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經/쿳따까 니까야

法句譬喩經 3권 25. 안녕품安寧品

法句譬喩經 3권 25. 안녕품安寧品

1

석불재나열기昔佛在羅閱祇 옛날 부처님께서 나열기성에 계셨다.

 

동남삼백리東南三百里 유산민촌有山民村 오백여가五百餘家

그 성 동남쪽 3백리 밖에 5백여 채의 가구가 살고 있는 산간 마을이 있었다.

 

위인강강爲人剛强 난이도화難以導化

거기서 사는 사람들은 사람됨이 억세고 거칠었으므로 인도하여 교화시키기가 어려웠다.

 

숙세복원宿世福願 응몽개도應蒙開度

그러나 전생에 지은 복과 소원이 있었기 때문에 은혜를 입어 구제받을 수 있었다.

 

어시세존於是世尊 화작사문化作沙門 지촌분위村分衛

그때 세존께서 한 사문으로 변화하여 그 마을로 가서 걸식하셨다.

 

분위필경至分衛畢竟 출어촌외出於村外 걸식을 마치시고 마을 밖으로 나와

수하좌정樹下坐定 입니원삼매入泥洹三昧 어떤 나무 밑에 앉아서 열반삼매에 드시어

지우칠일至于七日 불천불식不喘不息 이레 동안 기침도 하지 않으시고 숨도 쉬지 않으셨으며

부동부전不動不轉 움직이지도 않고 눕지도 않으셨다.

 

촌인견지村人見之 위위명종謂爲命終 공상위왈共相謂曰

마을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목숨을 마친 것이라 생각하고는 저희들끼리 수군거렸다.

 

사문이사沙門已死 "이 사문은 이미 죽었다.

당공장송當共葬送 우리 함께 장사를 치러 주는 것이 옳은 일일 것이다."

 

각지속신各持束薪 취왕소지就往燒之 그리고는 그들은 각기 땔나무를 가지고 가서 불을 붙였다.

화연신진火然薪盡 불종좌기佛從坐起 불이 꺼지고 땔감이 다 타자 부처님께서 자리에서 일어나

현도신화現道神化 광명조요光明照曜 도의 신통변화를 나타내셨고 광명을 두루 비추어

감동시방感動十方 시방 세계 중생들을 감동시켰다.

 

현변필흘現變畢訖 환좌수하還坐樹下 그리고 신통을 거두시고 다시 나무 밑에 앉아 계시니

용체정안容體靜安 이열여고怡悅如故 몸은 고요하고 편안하여 본래 모습과 같았다.

 

촌인대소村人大小 막불경구莫不驚懼 계수사왈稽首謝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모두 놀라고 두려워하여 머리를 조아리며 사죄하였다.

 

산민완야山民頑野 불식신인不識神人 망이신화妄以薪火 소어미연燒於未然

"저희들은 산에나 머무는 족속으로 미련하고 무식하여 신인을 몰라 뵙고

함부로 땔나무에 불을 붙였사온데 아직 타지는 않았습니다.

 

자유획죄自惟獲罪 중어태산重於太山 스스로 생각하니 저희들이 지은 죄는 태산보다 무겁습니다.

유수자사唯垂慈赦 원하옵건대 인자한 마음으로

불견구원不見咎怨 용서하시어 저희 허물을 보지 마시옵소서.

 

불심신인不審神人 알 수 없습니다만 신인께서는

득무상병호得無傷病乎 혹 다치시거나 병에 걸리시지나 않으셨으며

장무수척호將無愁慼乎 장차 근심 걱정이나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장무기갈호將無飢渴乎 장무열뇌호將無熱惱乎

또 배고프거나 목마르거나 고통스럽지는 않으셨습니까?"

 

어시세존於是世尊 화안함소和顔含笑 이설게언而說偈言

그때 세존께서 온화한 얼굴로 빙그레 웃으시면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아생이안我生已安 원한에 대해 노여움 없으니

불온어원不慍於怨 내 생은 이미 편안하여라.

중인유원衆人有怨 사람들은 누구나 원한을 품지만

아행무원我行無怨 내 행에는 아무런 원한 없다네.

 

아생이안我生已安 병에 대해 괴로워하지 않으니

부병어병不病於病 내 생은 이미 편안하여라.

중인유병衆人有病 사람들은 모두 병을 앓지만

아행무병我行無病 내 행에는 아무런 질병도 없다네.

 

아생이안我生已安 근심에 대하여 걱정하지 않으니

불척어우不慼於憂 내 생은 이미 편안하여라.

중인유우衆人有憂 사람들은 누구나 근심이 있지만

아행무우我行無憂 내 행에는 아무런 근심 없다네.

 

아생이안我生已安 맑고 깨끗하여 함이 없으니

청정무위淸淨無爲 내 생은 이미 편안하여라.

이락위식以樂爲食 즐거움으로써 음식을 삼으니

여광음천如光音天 마치 광음천과 같다네.

 

아생이안我生已安 편안하여 아무 일이 없으니

념담무사恬惔無事 내 생은 이미 편안하여라.

미신국화彌薪國火 온 나라에 가득 한 불인들

안능소아安能燒我 어찌 나를 태울 수 있으랴.

 

이시촌중오백인爾時村中五百人 문설게이聞說偈已 개작사문皆作沙門 득나한도得羅漢道

그때 그 마을에 살고 있던 5백 사람들은 이 게송을 듣고

모두 사문이 되어 다 아라한도를 증득하였다.

 

촌인대소村人大小 개신삼존皆信三尊 불여오백인佛與五百人 비환죽원飛還竹園

그리고 그 마을의 늙고 젊은 사람들도 다 부처님과 법과 승가를 믿게 되었다.

부처님께서 그들 5백 사람과 함께 날아서 죽원으로 돌아가셨다.

 

현자아난賢者阿難 견불여득도자구래見佛與得道者俱來 전백불언前白佛言

현자 아난은 부처님께서 도를 증득한 그들과 함께 오시는 것을 보고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아뢰었다.

 

차제비구此諸比丘 유하리덕有何異德 "이 모든 비구들은 어떤 특별한 공덕이 있기에

내사세존乃使世尊 자왕림도自往臨度 세존으로 하여금 몸소 오셔서 제도하시게 하였습니까?"

 

불고아난佛告阿難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미하위불시我未下爲佛時 세유벽지불世有辟支佛

"내가 아직 이 세상에 내려와 부처가 되기 전 어느 때에 이 세상에 벽지불이 있었다.

 

상처시산常處是山 거촌불원去村不遠 그는 항상 이 산에서 살다가 마을에서 멀지 않은

재일수하在一樹下 욕반니원欲般泥洹 어떤 나무 밑에서 열반에 들려고 하였고

현도신덕現道神德 편취멸도便取滅度 도의 신통을 나타내어 열반에 들었다.

 

촌인지신화村人持薪火 취왕소지就往燒之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땔나무를 가지고 가서 그를 화장하고

 

렴취사리斂取舍利 착보병중著寶甁中 사리를 거두어 보배 병에 넣어

매재산정埋在山頂 각공구원各共求願 그 산 꼭대기에 묻고는 각기 발원하였다.

 

원후득도願後得道 여시사문如是沙門 멸도쾌락야滅度快樂也

'원컨대 우리도 후생에 도를 얻어 이 사문처럼 편안히 열반에 들게 하소서.'

 

연차복고緣此福故 응당득도應當得道 시고여래是故如來 왕도지이往度之耳

그들은 이 복의 인연으로 반드시 도를 얻을 것이라 생각하였기 때문에

여래께서 직접 가서 구제한 것이다."

 

불설시시佛說是時 천인무수天人無數 개득도적皆得道跡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실 때 무수한 하늘과 사람들은 모두 도적을 증득하였다.

 

2

석불재사위국정사昔佛在舍衛國精舍 옛날 부처님께서 사위국 정사에 계셨다.

 

시유사비구時有四比丘 좌어수하坐於樹下 공상문언共相問言

그때 어떤 네 비구가 나무 밑에 앉아서 서로 의논하여 물었다.

 

일체세간一切世間 하자최고何者最苦 "이 일체 세간에서 무엇이 가장 괴로운가?"

일인언一人言 한 사람이 말하였다.

천하지고天下之苦 무과음욕無過婬欲 "천하의 괴로움 중에서 음욕보다 더한 것이 없다."

 

일인언一人言 또 한 사람이 말하였다.

세간지고世間之苦 무과진에無過瞋恚

"이 세상의 괴로움 중에서 성내는 것보다 더 괴로운 것이 없다."

 

일인언一人言 또 한 사람이 말하였다.

세간지고世間之苦 무과기갈無過飢渴

"이 세상의 괴로움 중에서 배고프고 목마른 것보다 더 괴로운 것은 없다."

 

일인언一人言 또 한 사람이 말하였다.

천하지고天下之苦 막과경포莫過驚怖

"천하의 괴로움 중에서 놀라움과 두려움보다 더 괴로운 것은 없다."

 

공쟁고의共諍苦義 운운부지云云不止

이와 같이 괴로움의 뜻을 두고 서로 다투기를 그치지 않았다.

 

불지기언佛知其言 왕도기소往到其所 문제비구問諸比丘

부처님께서 그것을 아시고 그곳으로 가서 그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속론하사屬論何事 "무슨 일로 서로 다투느냐?"

 

즉기작례卽起作禮 구백소론具白所論 그들은 일어나 예배하고 이야기하던 일을 자세히 아뢰었다.

불언비구佛言比丘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등소론汝等所論 불구고의不究苦義 "너희들은 아직 괴로움의 뜻을 깊이 알지 못하고 있구나.

천하지고天下之苦 막과유신莫過有身 천하에서 몸보다 더 괴로운 것은 없느니라.

 

기갈한열飢渴寒熱 진에경포瞋恚驚怖 색욕원화色欲怨禍 개유어신皆由於身

배고프고 목마른 것과 추위와 더위, 그리고 미워하고 성내는 것,

놀라고 두려워하는 것, 색욕과 원한은 모두 몸으로부터 생기기 때문이다.

 

부신자夫身者 중고지본衆苦之本 환화지원患禍之元

무릇 몸은 온갖 괴로움의 근본이요, 모든 재앙의 근원이다.

 

로심극려勞心極慮 마음을 괴롭히고 생각을 태우며

우외만단憂畏萬端 근심하고 두려워하는 온갖 실마리와

삼계연동三界蠕動 갱상잔적更相殘賊 삼계의 모든 곤충들이 서로 해치는 것과

오아박착吾我縛著 생사불식生死不息 우리를 결박해 생사가 그치지 않는 것이

개유어신皆由於身 모두 이 몸으로부터 생겨나기 때문이다.

 

욕리세고欲離世苦 그러므로 이 세상의 온갖 괴로움을 여의려면

당구적멸當求寂滅 마땅히 적멸을 구해야 하나니

섭심수정攝心守正 마음을 거두어 잡고 바른 길을 지켜

파연무상怕然無想 말끔하게 아무 생각이 없어야

가득니원可得泥洹 열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차위최락此爲最樂 또 그것이 가장 즐거운 것이기도 하다."

 

어시세존於是世尊 즉설게언卽說偈言 그리고는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을 말씀하셨다.

열무과음熱無過婬 음욕보다 더한 뜨거운 것 없고

독무과노毒無過怒 성냄보다 더한 독이 없으며

고무과신苦無過身 몸보다 더한 괴로움 없고

락무과멸樂無過滅 열반보다 더한 즐거움 없네.

 

무락소락無樂小樂 조그만 즐거움과 조그만 말재주와

소변소혜小辯小慧 조그만 지혜를 즐거워하지 말라.

관구대자觀求大者 자세히 관찰해 큰 것을 구하면

내획대안乃獲大安 비로소 큰 안락 얻게 되리라.

 

아위세존我爲世尊 나는 이 세상 높은 이 되었나니

장해무우長解無憂 영원히 해탈해 근심이 없네.

정도삼유正度三有 삼계의 중생 바르게 제도하고

독항중마獨降衆魔 혼자서 많은 악마들을 항복받았네.

 

불설게이佛說偈已 고제비구告諸比丘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마치시고 다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왕석구원무수세往昔久遠無數世 "수 없이 먼 옛날 어느 세상에

시유오통비구時有五通比丘 다섯 가지 신통을 가진 비구가 있었는데

명정진력名精進力 이름을 정진력이라 하였다.

 

재산중수하在山中樹下 한적구도閑寂求道

그는 어느 산 속의 나무 밑에 앉아 고요히 도를 닦고 있었다.

 

시유사금時有四禽 의부좌우依附左右 상득안은常得安隱

그때 네 마리 짐승이 항상 그의 곁에 의지해 편안히 살고 있었는데

 

일자합一者鴿 이자오二者烏 삼자독사三者毒蛇 사자녹四者鹿

첫째는 비둘기요, 둘째는 까마귀이며, 셋째는 독사요, 넷째는 사슴이었다.

 

시사금자是四禽者 주행구식晝行求食 모즉래환暮則來還

이 네 마리 짐승은 낮에는 나가 먹이를 구하다가 날이 저물면 돌아오곤 하였다.

 

사금일야四禽一夜 자상문언自相問言 어느 날 밤 네 마리 짐승은 저희들끼리 서로 물었다.

세간지고世間之苦 하자위중何者爲重 '이 세상에서 무엇이 제일 괴로운가?'

 

오언烏言 까마귀가 말하였다.

기갈최고飢渴最苦 '배고프고 목마른 것이 가장 괴롭다.

 

기갈지시飢渴之時 신리목명身羸目冥 배고프고 목마를 때에는 몸이 피로하고 눈이 어두워지며

신식불녕神識不寧 투신나망投身羅網 불고봉인不顧鋒刃

정신이 편치 못해서 그물에 몸을 던지기도 하고 작살이나 칼날도 돌아보지 못한다.

 

아등상신我等喪身 막불유지莫不由之 우리가 몸을 죽이는 것이 모두 그것 때문이다.

이차언지以此言之 기갈위고飢渴爲苦

그러므로 배고프고 목마른 것이 가장 괴롭다고 말하는 것이다.'

 

합언鴿言 비둘기가 말하였다.

음욕최고婬欲最苦 '음욕이 가장 괴롭다.

 

색욕치성色欲熾盛 무소고념無所顧念

색욕이 불꽃처럼 일어날 때에는 아무 것도 돌아보거나 생각하지 않는다.

 

위신멸명危身滅命 막불유지莫不由之

그리하여 몸을 위태롭게 하고 목숨을 잃는 것이 모두 그것으로 말미암지 않는 것이 없다.'

 

독사언毒蛇言 독사가 말하였다.

진에최고瞋恚最苦 '성내는 것이 가장 괴롭다.

 

독의일기毒意一起 불피친소不避親疏 역능살인亦能殺人 복능자살復能自殺

독한 마음이 한 번 일어나면 친소를 가리지 않고 남을 죽이기도 하고 또 스스로 죽기도 한다.'

 

녹언鹿言 사슴이 말하였다.

경포최고驚怖最苦 '놀라움과 두려움이 가장 괴롭다.

 

아유림야我遊林野 심항출척心恒怵惕 외구렵사畏懼獵師 급제시낭及諸豺狼

나는 숲 속에서 놀면서도 늘 마음으로

사냥꾼이나 늑대나 이리들에게 습격당할까 걱정하고 두려워하다가

 

방불유성彷彿有聲 분투갱안奔投坑岸 모자상연母子相捐 간담도계肝膽悼悸

어디서 그럴싸한 소리가 들리면 곧 내닫다가 구덩이에 빠지기도 하고 언덕에서 떨어지기도 하며

어미와 새끼가 서로 헤어져 애를 태우며 슬퍼하기도 한다.

 

이차언지以此言之 경포위고驚怖爲苦

그러므로 놀라움과 두려움이 가장 괴롭다고 말하는 것이다.'

 

비구문지比丘聞之 즉고지왈卽告之曰 비구가 그 말을 듣고 그들에게 말하였다.

여등소론汝等所論 시기말이是其末耳 '너희들이 논하는 것은 곧 지말적인 것만 말하는 것이지

불구고본不究苦本 아직 괴로움의 근본을 궁구하지 못한 말들이다.

 

천하지고天下之苦 무과유신無過有身 천하의 괴로움으로는 몸보다 더한 괴로움이 없다.

신위고기身爲苦器 이 몸은 괴로움을 담고 있는 그릇으로서

우외무량憂畏無量 근심과 두려움이 한량없다.

 

오이시고吾以是故 사속학도捨俗學道 그러므로 나는 속세를 버리고 도를 공부하되

멸의단상滅意斷想 불탐사대不貪四大 뜻을 없애고 생각을 끊어 이 몸을 탐하지 않고

욕단고원欲斷苦原 지존니원志存泥洹 괴로움의 근원을 끊으려고 오직 열반에 뜻을 두는 것이다

 

니원도자泥洹道者 적멸무형寂滅無形 열반의 도는 아주 적정하여 형상이 없는 것이니

우환영필憂患永畢 근심과 걱정이 영원히 끝나야

이내대안爾乃大安  비로소 큰 안락을 얻는 것이다.'

사금문지四禽聞之 심즉개해心卽開解 네 마리 짐승들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곧 열렸느니라."

 

불고비구佛告比丘 부처님께서 이어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시오통비구爾時五通比丘 즉오신시則吾身是 시사금자時四禽者 금여사인시야今汝四人是也

"비구들아,

그때 다섯 가지 신통을 가진 비구는 바로 나이고

그때 네 마리의 짐승은 바로 지금의 너희 네 사람이다.

 

전세이문前世已聞 고본지의苦本之義 여하금일如何今日 방복운이方復云爾

비구문지比丘聞之 참괴자책慚愧自責 즉어불전卽於佛前 득나한도得羅漢道

전생에 이미 괴로움의 근본이 되는 이치를 들었는데 어째서 오늘 또 그런 말을 하느냐?"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부끄러워하면서 자책하고 이어 부처님 앞에서 아라한도를 증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