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經/쿳따까 니까야

法句譬喩經 3권 33. 상유품象喩品

法句譬喩經 3권 33. 상유품象喩品

1

석자라운昔者羅雲 미득도시未得道時 옛날 라운이 아직 도를 얻기 전이었다.

심성추광心性麤獷 언소성신言少誠信 심성이 거칠고 사나워 그의 말에 성실함과 믿음이 적었다.

 

불칙나운佛敕羅雲 부처님께서 라운에게 분부하셨다.

여도현제汝到賢提 정사중주精舍中住 "너는 저 현제정사로 가서 머물면서

수구섭의守口攝意 입조심 하고 뜻을 다잡아

근수경계勤修經戒 경전과 계율을 부지런히 읽고 닦으라."

 

라운봉교羅雲奉敎 작례이거作禮而去 라운이 분부를 받들어 예배하고 떠났다.

주구십일住九十日 그리고 그 절에 90일 동안 머물면서

참괴자회慚愧自悔 주야불식晝夜不息 밤낮을 쉬지 않고 부끄러워하고 스스로 뉘우쳤다.

 

불왕견지佛往見之 부처님께서 그를 보러 들리시자

라운환희羅雲歡喜 취전례불趣前禮佛 라운이 반가워하면서 앞으로 나가 예배한 뒤

안시승상安施繩床 섭수진월攝受震越 노끈으로 얽어 만든 평상을 펴고 옷을 받아 챙겼다.

 

불거승상佛踞繩床 고라운왈告羅雲曰 부처님께서는 평상에 걸터앉아 라운에게 말씀하셨다.

조반취수澡盤取水 위오세족爲吾洗足 "대야에 물을 떠다가 내 발을 씻겨다오."

 

라운수교羅雲受敎 위불세족爲佛洗足 라운은 분부를 받고 부처님 발을 씻어드렸다.

세족이흘洗足已訖 불어라운佛語羅雲 발을 씻고 나자 부처님께서 라운에게 말씀하셨다.

여견조반汝見澡盤 중세족수불中洗足水不 "너는 발을 씻은 대야물이 보이느냐?"

 

라운백불羅雲白佛 라운이 아뢰었다.

유연견지唯然見之 "네, 보입니다."

 

불어라운佛語羅雲 부처님께서 라운에게 말씀하셨다.

차수가용식음此水可用食飮 관수이불盥漱以不 "그 물을 먹거나 양치질할 수 있겠느냐?"

 

라운백언羅雲白言 라운이 대답하였다.

불가복용不可復用 소이자하所以者何 "다시 쓸 수 없습니다.

차수본실청정此水本實淸淨 왜냐 하면 그 물이 본래는 참으로 깨끗했으나

금이세족今以洗足 수어진구受於塵垢 지금은 발을 씻어 더러워졌기 때문입니다.

시이지고是以之故 불가복용不可復用 그러므로 다시 쓸 수 없습니다."

 

불어라운佛語羅雲 부처님께서 라운에게 말씀하셨다.

여역여시汝亦如是 수위오자雖爲吾子 "너도 그와 같아서 비록 나의 제자요,

국왕지손國王之孫 사세영록捨世榮祿 국왕의 자손으로서 세상의 영화를 버리고

득위사문得爲沙門 불념정진不念精進 사문이 되었지만 정진하여 몸을 다잡고

섭신수구攝身守口 입 지키기를 생각하지 않고

삼독구예三毒垢穢 충만흉회充滿胸懷 세 가지 독의 더러움만 네 가슴에 가득 찼으니

역여차수亦如此水 불가복용不可復用 이 물과 같아 다시는 쓸 수 없느니라."

 

불어라운佛語羅雲 부처님께서 라운에게 말씀하셨다.

기조반중수棄澡盤中水 "그 발 씻은 대야의 물을 버려라."

라운즉기羅雲卽棄 라운은 즉시 버렸다.

 

불어라운佛語羅雲 부처님께서 라운에게 말씀하셨다.

조반수공澡盤雖空 가용성음식불야可用盛飮食不耶

"그 대야가 비었지만 거기에 음식을 담을 수 있겠느냐?"

 

백불언白佛言

불가용不可用 "담을 수 없습니다.

 

소이연자所以然者 용유조반用有澡盤 지명증수부정고之名曾受不淨故

왜냐 하면 발을 씻은 대야라서 일찍이 더러워졌기 때문입니다."

 

불어라운佛語羅雲 부처님께서 라운에게 말씀하셨다.

여역여시汝亦如是 수위사문雖爲沙門 "너도 그와 같이 비록 사문이 되었으나

구무성신口無誠信 심성강강心性剛强 입에는 진실한 말이 없고, 마음은 거칠고 고집이 세며

불념정진不念精進 정진하기를 생각하지 않아

증수악명曾受惡名 일찍이 나쁜 이름을 받았기 때문에

역여조반亦如澡盤 부중성식不中盛食 저 발을 씻은 대야에 음식을 담을 수 없는 것과 같으니라."

 

불이족지佛以足指 발각조반撥卻澡盤 부처님께서 발로 대야를 차셨다.

조반응시澡盤應時 륜전이주輪轉而走 자도자타自跳自墮 수반내지數返乃止

그러자 대야는 굴러 달아나면서 여러 번 튀어 올랐다 떨어졌다 하다가 멈췄다.

 

불어라운佛語羅雲 부처님께서 라운에게 말씀하셨다.

여녕석조汝寧惜澡 반공파불盤恐破不 "너는 혹 저 대야를 아껴 깨질까 두려워하느냐?"

 

라운백불羅雲白佛 라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족지기洗足之器 천가지물賤價之物 의중수석意中雖惜 부대은근不大慇懃

"조금 아까운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발을 씻은 그릇이요,

또 값이 싼 물건이라 그리 애닯지는 않았습니다."

 

불어라운佛語羅雲 부처님께서 라운에게 말씀하셨다.

여역여시汝亦如是 "너도 그와 같다.

수위사문雖爲沙門 불섭신구不攝身口 네가 비록 사문이기는 하나 몸을 다잡지 않고

추언악설麤言惡說 입으로 거친 말과 나쁜 욕설로

다소중상多所中傷 남을 중상하는 일이 많으므로

중소불애衆所不愛 지자불석智者不惜 사람들이 사랑하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이 아껴주지 않는다

 

신사신거身死神去 륜전삼도輪轉三塗 그리고 몸이 죽고 정신이 떠나 세 갈래 길에 윤회할 때

자생자사自生自死 고뇌무량苦惱無量 스스로 나고 죽으면서 고뇌가 한량없이 많을 것이다.

 

제불현성諸佛賢聖 소불애석所不愛惜 역여여언亦如汝言 불석조반不惜澡盤

또 여러 부처님과 성현들이 애석해 하지 않는 것은

네가 말했듯이 발 씻은 대야는 아까워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으니라."

 

라운문지羅雲聞之 참괴포계慚愧怖悸

라운은 이 말을 듣고 부끄럽기 그지없었고 한편으론 두렵기도 했다.

 

불고라운佛告羅雲 부처님께서 라운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청아설유聽我說喩 "내가 비유를 들어 말하리니 잘 들으라.

 

석유국왕昔有國王 유일대상有一大象 옛날 어떤 국왕이 큰 코끼리 한 마리를 가지고 있었다.

맹힐능전猛黠能戰 계기력세計其力勢 승오백소상勝五百小象

그 코끼리는 용맹하고 영리하여 잘 싸웠으며 그 힘은 작은 코끼리 5백 마리보다 더 세었다.

 

기왕흥군其王興軍 욕벌역국欲伐逆國 피상철개被象鐵鎧 상사어지象士御之

왕이 군사를 일으켜 적국을 치려고 할 때

코끼리에 쇠 갑옷을 입혀 가지고 코끼리 조련사가 몰고 나갔다.

 

이쌍여극以雙予戟 계상량아繫象兩牙 복이이검復以二劍 계착량이繫著兩耳

이곡인도以曲刃刀 계상사각繫象四脚 복이철과復以鐵撾 계착상미繫著象尾

또 코끼리의 두 어금니에는 두 개의 창을 잡아매고 두 귀에는 두 개의 칼을 붙들어 매었으며

또 네 발에는 구부러진 칼을 붙들어 매고 또 코끼리 꼬리에는 쇠몽둥이를 붙들어 매었다.

 

피상구병被象九兵 개사엄리皆使嚴利

상수장비象雖藏鼻 호부용투護不用鬥

이렇게 아홉 가지 날카로운 무기로 코끼리를 장엄하였다.

그러나 코끼리는 코만 감추어둔 채 싸움에 쓰려 하지 않았다.

 

상사환희象士歡喜 지상호신명知象護身命

코끼리 조련사는 그것을 보고 기뻐하면서 코끼리는 제 몸을 잘 보호한다는 것을 알았다.

 

소이자하所以者何 상비연취象鼻軟脆 중전즉사中箭卽死 시이불출비투이是以不出鼻鬥耳

왜냐 하면 코끼리의 코는 부드럽고 약해서

화살을 맞으면 곧 죽기 때문에 코를 꺼내 싸우지 않는 것이었다.

 

상두수구象鬥殊久 출비구검出鼻求劍 그런데 코끼리가 오랫동안 싸우다가 코를 꺼내 칼을 찾았다

상사불여념象士不與念 그러나 조련사는 칼을 주지 않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차맹상불석신명此猛象不惜身命 '이 용맹스런 코끼리는 제 목숨을 아끼지 않는구나.'

출비구검出鼻求劍 코끼리는 코를 꺼내 칼을 얻어 가지고

욕착비두欲著鼻頭  코끝에 붙이려 하였다

 

왕급군신王及群臣 석차대상惜此大象 불복사투不復使鬥

그러나 왕과 신하들은 이 큰 코끼리를 매우 아꼈기 때문에 싸우게 하지 않았다."

 

불고라운佛告羅雲 부처님께서 라운에게 말씀하셨다.

인범구악人犯九惡 "사람이 아홉 가지 악을 범했더라도

유당호구唯當護口 오직 입만은 보호하여야 하는 것은

여차대상如此大象 비유하면 마치 큰 코끼리가

호비불투護鼻不鬥 코를 보호하기 위하여 싸우지 않는 것과 같나니

소이연자所以然者 외중전사畏中箭死 왜냐 하면 화살에 맞아 죽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인역여시人亦如是 소이호구所以護口 당외삼도當畏三塗 지옥고통地獄苦痛

그와 같이 사람도 입을 단속하는 이유는

지옥 따위의 세 갈래 길에서 고통 받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니라.

 

십악진범十惡盡犯 불호구자不護口者 열 가지 악을 다 범하여 입을 단속하지 않은 사람은

여차대상如此大象 분상신명分喪身命 불계중전不計中箭 출비투이出鼻鬥耳

큰 코끼리가 화살에 맞을 것을 생각하지 않고

코를 꺼내 싸우다가 제 목숨을 잃는 것과 같으니라.

 

인역여시人亦如是 십악진범十惡盡犯 불유삼도不惟三塗 독통신고毒痛辛苦

사람도 그와 같이 열 가지 악을 모두 범한다면

그것은 세 갈래 길에서 겪을 혹독한 고통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약행십선若行十善 섭구신의攝口身意 그러므로 몸과 입과 뜻을 잘 단속하여 열 가지 선을 행하고

중악불범衆惡不犯 편가득도便可得道 어떤 악도 범하지 않으면 도를 얻어

장리삼도長離三塗 무생사환無生死患 세 갈래 길을 아주 여의나 나고 죽음의 근심도 없게 되리라."

 

어시세존於是世尊 즉설게언卽說偈言 그리고는 세존께서 곧 게송을 말씀하셨다.

아여상투我如象鬥 나는 마치 싸움에 나간 코끼리가

불공중전不恐中箭 화살에 맞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상이성신常以誠信 언제나 정성되고 진실한 마음으로

도무계인度無戒人 계율이 없는 사람 제도하리라.

 

비상조복譬象調伏 마치 잘 길들여진 코끼리는

가중왕승可中王乘 왕이 타기에 알맞은 것처럼

조위존인調爲尊人 자신을 길들여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내수성신乃受誠信 비로소 남에게 진실한 믿음 얻으리라.

 

라운문불羅雲聞佛 간측지회懇惻之誨 라운은 부처님의 간곡한 가르침을 듣고

감격자려感激自勵 극골불망剋骨不忘 감격하여 스스로 노력하고 뼈에 새겨 잊지 않으며

정진화유精進和柔 정진하여 온화하고 부드럽게

회인여지懷忍如地 참고 견디기를 땅과 같이 하였다.

 

식상적정識想寂靜 그리하여 온갖 생각이 사라지고 마음이 고요하여

득나한도得羅漢道 이내 아라도를 증득하였다.

 

2

석불재사위국기수정사昔佛在舍衛國祇樹精舍 옛날 부처님께서 사위국의 기수정사에서

위사부제자爲四部弟子 천룡귀신天龍鬼神 제왕신민帝王臣民 부연대법敷演大法

사부대중의 제자들과 천·용·귀신·제왕·신민들을 위하여 법을 연설하고 계셨다.

 

시유장자거사時有長者居士 명왈아제담名曰呵提曇 그때 아제담이라는 장자 거사가

래예불소來詣佛所 위불작례爲佛作禮 부처님 처소로 나아가 예배하고

각좌일면卻坐一面 차수장궤叉手長跪 한쪽에 물러앉아 합장하고 꿇어앉아

백세존왈白世尊曰 세존께 아뢰었다.

 

구승홍화久承洪化 "오래 전부터 세존께서 널리 교화하신다는 말씀을 듣고

흠앙봉안欽仰奉顔 우러러 흠모하여 진작 뵙고 싶었으나

핍사불획逼私不獲 사사로운 일에 쫓겨 뜻을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원수자서願垂慈恕 원컨대 자비로운 마음을 드리우시어 용서하여 주십시오."

 

세존령좌즉문世尊令坐卽問 그러자 세존께서 앉으라 하시고 물으셨다.

소종래성자위하所從來姓字爲何 "어디서 오는 길이며 이름은 무엇인가?"

 

장궤답왈長跪答曰 그는 꿇어앉아 대답하였다.

본거사종本居士種 자아제담字呵提曇 내선왕시乃先王時 위왕조상爲王調象

"원래 거사의 종족으로서 이름을 아제담이라 하며

선왕 때에는 왕을 위하여 코끼리를 길들였습니다."

 

불문거사佛問居士 부처님께서 거사에게 물으셨다. "

조상지법調象之法 유기사호有幾事乎 거사가 코끼리를 길들이는 법에는 몇 가지가 있는가?"

 

답왈答曰 그가 대답하였다.

상이삼사常以三事 용조대상用調大象 "늘 세 가지 법으로 코끼리를 길들입니다.

 

하위위삼何謂爲三 어떤 것을 세 가지라 하는가 하면

일자一者 강구구구剛鉤鉤口 저기기반著其羈靽

첫째는 단단한 쇠갈고리로 입을 걸어 고삐에 매는 것이고

 

이자二者 감식상령기수減食常令飢瘦 둘째는 먹이를 적게 주어 굶주리고 여위게 하는 것이며,

삼자三者 추장가기초통捶杖加其楚痛 셋째는 몽둥이로 때려 고통을 주는 것이니,

이차삼사以此三事 내득조량乃得調良 이 세 가지 법이라야 잘 길들일 수 있습니다."

 

우문又問 또 물으셨다.

시차삼사施此三事 하소섭치야何所攝治也 "그 세 가지 법을 써서 어떤 것을 길들이려는 것인가?"

 

왈曰 그가 대답하였다.

철구구구이제강鐵鉤鉤口以制强 "쇠갈고리로 입을 거는 것은 억센 성질을 제어하려는 것이요,

구불여식음口不與食飮 먹이를 적게 주는 것은

이제신광以制身獷 함부로 날뛰는 몸을 제어하려는 것이며

 

여추장자如捶杖者 몽둥이로 때리는 것은

이복기심以伏其心 그 마음을 항복받으려는 것이니

정이편조正爾便調 그렇게 하여 잘 길들입니다."

 

왈曰

작차복자作此伏者 위하소시용爲何所施用 "그렇게 훈련시켜 무엇에 쓰려는 것인가?"

 

답왈答曰

여시복이如是伏已 가중왕승可中王乘 "그렇게 훈련시켜야 왕이 타시기에 알맞고

역가령투亦可令鬥 또 싸울 때

수의전각隨意前卻 마음대로 앞으로 나가고 뒤로 물러나게 하는데

무유괘애無有罣礙 지장이 없습니다."

 

우문又問

거사정유居士正有 차법복유기리此法復有其異 "정녕 그 방법 외에 다른 법은 없는가?"

 

답왈答曰

조상지법調象之法 정여차이正如此耳 "코끼리를 길들이는 법은 이것뿐이옵니다."

 

불고거사佛告居士 부처님께서 거사에게 말씀하셨다.

단능조상但能調象 "다만 코끼리를 잘 길들일 뿐만 아니라

복능자조復能自調 자기 자신도 잘 길들여야 하느니라."

 

(그가 말하였다)

즉일불심卽日不審 "알 수 없습니다.

자조기의운하自調其義云何 자기를 길들인다는 그 이치는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유원세존唯願世尊 창연미문彰演未聞

원컨대 세존께서는 아직 제가 듣지 못한 그 법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불고거사佛告居士 부처님께서 거사에게 말씀하셨다.

오역유삼사吾亦有三事 "나도 세 가지 법으로

 

용조일체인用調一切人 역이자조亦以自調 득지무위得至無爲

모든 사람들을 다루고 또 내 자신도 다루어 무위의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일자지성제어구업一者至誠制御口業 즉 첫째는 지극정성을 다하여 口業을 제어하는 것이고

이이자정복신강강二以慈貞伏身剛强 둘째는 인자함과 꼿꼿함으로써 거센 몸을 항복받는 것이며

삼이지혜멸의치개三以智慧滅意癡蓋 셋째는 지혜로써 뜻의 어리석음을 없애는 것이다.

 

지시삼사持是三事 도탈일체度脫一切 리삼악도離三惡道

자치무위自致無爲 부조생사不遭生死 우비고뇌憂悲苦惱

대개 이 세 가지 법을 가지고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 세 갈래 나쁜 길을 여의게 하고,

또 나 자신도 무위의 경지에 이르러 남·죽음·근심·슬픔·고통·번민을 받지 않느니라."

 

어시세존於是世尊 즉설게언卽說偈言 이렇게 말씀하시고 세존께서 다시 게송을 말씀하셨다

여상명호재如象名護財 저 호재라 불리는 코끼리는

맹해난금제猛害難禁制 사납게 해치므로 제어하기 어렵다.

계반불여식繫靽不與食 고삐로 붙잡아 매고 밥을 주지 않아도

이유모일상而猶慕逸象 여전히 사납게 날뛰는 코끼리와 같네.

 

본의위순행本意爲純行 본 마음으로 순수한 행을 행하고

급상행소안及常行所安 또 안온한 일을 항상 행하여

실사강결사悉捨降結使 마치 갈고리로 코끼리를 길들이듯

여구제상조如鉤制象調 모두 버려 번뇌를 항복받아야 하리.

 

낙도불방일樂道不放逸 도를 즐겨 방일하지 않고

능상자호심能常自護心 항상 자신의 마음을 단속하면

시위발신고是爲拔身苦 그로써 몸의 온갖 괴로움 없애나니

여상출우함如象出于陷 코끼리가 함정을 벗어나는 것 같으리라.

 

수위상조雖爲常調 아무리 항상 길들여

여피신치如彼新馳 저와 같이 새롭게 치달리고

역최선상亦最善象 또한 가장 훌륭한 코끼리로 만들어도

불여자조不如自調 제 자신을 길들임만 못하리라.

 

피불능적彼不能適 저들이 갈 수 없는 곳이면

인소부지人所不至 사람도 가지 못하나니

유자조자唯自調者 오직 제 자신을 잘 길들인 사람만이

능도조방能到調方 능히 그곳까지 갈 수 있으리라.

 

거사문게居士聞偈 희경난량喜慶難量 내정해석內情解釋 즉득법안卽得法眼

거사는 이 게송을 듣고 이루 헤아릴 수 없이 기쁘고 마음이 트여 곧 법안을 얻었다.

 

청자무수聽者無數 개득도적皆得道跡

그리고 설법을 들은 무수한 사람들도 모두 도적을 증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