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가 니까야> 제2권 대품 Maha vagga
<마하수닷사나 경 Mahāsudassana Sutta D17>
2013-12-27 02:45:53
세존께서는 꾸시나라라는 조그마하고 척박하고 볼품없는 도시에서 반열반하셨다.
인류의 대 스승이신 부처님께서 이런 볼품없는 곳에서 입멸하신다는 것이 격에 맞지 않는 것이 아닌가?
아난다를 위시한 몇몇 비구들은 분명히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대반열반경> §§5.18~19에서 아난다 존자는 세존께 이렇게 간청을 드린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이처럼 조그마하고 척박하고 볼품없는 도시에서 반열반하지 마시옵소서.
세존이시여, 짬빠, 라자가하, 사왓티, 사께따, 꼬삼비, 와라나시 같은 다른 큰 도시들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세존께 청정한 믿음을 가진 많은 끄샤뜨리야 부호들과 바라문 부호들과 장자 부호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여래의 존체를 잘 수습할 것입니다.”
이런 아난다 존자의 간청에 세존께서는
“아난다여, 그렇게 말하지 말라.
아난다여, 조그마하고 척박하고 볼품없는 도시라고 그렇게 말하지 말라.”
고 하신 다음 옛적에 이곳이 마하수닷사나라는 전륜성왕의 수도인 꾸사와띠였다고 하시며 꾸사와띠의 번창함을 묘사하시는 것이 본경의 주요 내용이다.
그러므로 본경은 바로 앞의 <대반열반경>에 대한 보유補遺의 성격이 강한 경이다.
본경이 주는 더 중요한 메시지는 세존께서 §2.15에서 말씀하고 계시듯이 그처럼 굉장한 왕이 제아무리 큰 궁전에 살아도 자는 곳은 한두 평 남짓한 침상뿐이며 제 아무리 많은 재물과 재산과 음식이 있어도 한 끼 먹는 것은 일정 분량의 밥과 반찬이었다는 등의 묘사이다.
이러한 말씀이야말로 본경을 통해서 세존께서 제자들에게 간곡하게 전하고자 하시는 메시지일 것이다.
이처럼 세속적 권위를 모두 다 갖추어 누린 전륜성왕에게도 깨달음을 실현하시고 법을 선포하신 여래에게도, 죽음이라는 현상은 필연적이다.
그러므로 세속적인 것이든 비세속적인 것이든 그 성취가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그것에 조금의 의미라도 부여하는 한 염오․이욕․해탈은 불가능하다.
상카라[行]들로 표현되는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서 사무치도록 넌더리치지[厭惡] 못하는 한 해탈․열반은 공허한 구호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본경은 이러한 간곡한 말씀을 간직하고 있는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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