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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5권 2-2

매월당 시집 제52-2

2

2 무주無酒 술이 없어서

 

리백파주문월음李白把酒問月飮 이백은 술잔 잡고 달과 문답하며 마셨는데

괴연일두시백편塊然一斗詩百篇 괴연히 홀로 앉아 한 말 술에 지은 시가 백편이라.

연명인호면정취淵明引壺眄庭醉 도연명은 술병 끌어 뜰을 보며 취했는데

유연자악희황천悠然自樂羲皇天 유연하게 복희씨 적 세상을 스스로 즐겼어라.

 

이아천재유위인而我千載猶爲人 그러나 나는 천년 뒤의 사람 되어

독대청산무주전獨對靑山無酒錢 혼자 청산 바라보며 술 살 돈 하나 없는가.

 

사업조광문司業助廣文 사업 소원명이 광문 정건을 도왔는데

좌객한무전坐客寒無氈 앉은 손님 추워도 방석 하나 없었어라.

 

왕홍송팽택王弘送彭澤 왕홍이 평택령을 보낼 때에는

공좌국화변空坐菊花邊 공연히 국화 가에 앉아 있었어라.

 

오비청식교吾非請息交 사귀기를 그만두자고 청하지 않았건만

자연절세연自然絶世緣 저절로 세상 인연 끊어지고 말았어라.

 

세아상모순世我相矛盾 세상과 나 서로 모순되어 선가

오유삼십년遨遊三十年 3십년을 마음대로 즐겁게 놀았어라.

 

무인과탁료無人過濁醪 탁주 한 잔 넘겨주는 사람 아무도 없어

정초여탐선情悄如耽禪 마음 적적하기 참선 즐기는 것 같아라.

 

안득진념서적매安得盡捻書籍賣 어찌해야 서적을 모두 집어 팔아

복축이가거주천卜築移家居酒泉 집 지어 이사하여 주천 가에 살까.

 

 

이백은 술잔을 잡아 달에게 물어가며 마시며

홀로 의연히 한 말술에 지은 시가 백 편이라.

 

도연명은 술을 벗하여 뜰을 바라보며 취하고

유유하며 태연하게 복희 황제의 세상을 스스로 즐겼다네.

 

그러나 나는 천년 뒤의 사람인데도 오히려

청산을 홀로 마주하여 술살 돈도 없구나.

 

국자사업 소원명은 광문박사 정건을 도왔는데

앉아있는 사람이 떨어도 담요 한 장 없었다네.(두보의 시)

 

왕홍이 평택현령[도연명]을 보낼 때에는

쓸데없이 국화꽃 곁에 앉았다네.

 

나와 교제를 그만두자 청하지 않았지만

저절로 세상과의 인연이 끊어졌구나.

 

세상과 나는 서로 모순되어

재미있게 놀기를 삼십년이네.

 

탁한 술 들고 들리는 사람도 없으니

마음은 고요하여 참선을 즐기는 것 같구나.

 

어찌 만족하게 서적을 다 집어 팔아서

집을 옮겨 헤아려 짓고 술이 솟는 샘을 차지할까 ?

 

 

●무주無酒 술이 없으니/이규보李奎報(1168-1241)

 

가빈온주지家貧醞酒遲 집이 가난하여 술을 늦게 빚으니

폐갈함배소肺渴含盃少 마음속으로 갈증渴症이 나도 술 마시는 일이 드무네.

승상하처도丞相何處逃 매일 술타령하던 승상丞相 조참曹參은 어디로 달아났는가.

외창단묵소隈窓但默笑 창문窓門 구석에서 다만 말없이 웃기만 하는구나.

 

►이규보李奎報(1168-1241)고려 중기의 문신ㆍ문인.

자는 춘경春卿. 호는 백운거사白雲居士ㆍ지헌止軒ㆍ삼혹호선생三酷好先生.

벼슬은 정당문학을 거쳐 문하시랑평장사 등을 지냈다.

經典과 史記와 禪敎를 두루 섭렵하였고 호탕 활달한 시풍은 당대를 풍미하였으며 명문장가였다.

저서에 <동국이상국집><백운소설> 따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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