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1권 2-3
2 기행紀行
3 금계어약金溪魚躍 금계에 뛰는 고기
어어양양취세파圉圉洋洋吹細波 어릿어릿 펄떡펄떡 가는 물결 이루면서
량량상희유반와兩兩相戲遊盤渦 둘 씩 둘 씩 희롱하며 도는 물에 떠 논다.
유시취조번금척有時聚藻飜金尺 가끔 뭉친 마름 속에서 황금자[金尺]가 번득이고
홀수청란포옥사忽洙淸瀾抛玉梭 문득 맑은 물결 튀기며 옥 같은 북[俊] 뛰논다.
록행심처피인영綠荇深處避人影 사람 그림자를 피하여서 미나리 속으로 숨어 들고
벽초기변의해과碧草磯邊依蠏窠 푸른 풀 낚시터에서는 게 굴에 의지하기도 한다.
지여득소호량간知汝得所濠梁間 너는 시내 사이에서 좋은 것 얻은 줄 알겠지만
향이미민기여하香餌微緡其如何 향기 나는 낚싯밥 가는 줄 드리운 것 어찌하리.
►금계어약金溪魚躍 물고기가 펄쩍 뛰는 금계의 개울.
금계金溪 전라도 영암靈巖의 금계들판 계곡.
원래는 중국 江西省 포주蒲州의 黃河 물줄기가 굽어지는 곳에 있는 유명한 계곡 이름
바람에 잔물결일자 물고기가 비실비실 팔팔하고
둘 씩 짝지어 서로 희롱하며 휘도는 물살에서 노네.
때로 마름 풀에 모여들어 금빛 몸통을 뒤척이니
홀연히 말간 포말이 튀어 옥으로 만든 베틀 북을 던진 것 같네.
사람그림자가 다가오면 푸른 마름 밑으로 깊숙이 숨고
푸른 풀 우거진 물가 낚시터에서는 게 구멍에 숨네.
물고기 너희들이 다리 밑에서 얼쩡거리는 내가 잘 알아
가는 낚싯줄에 맛깔스런 미끼를 달았으니 이를 어쩌나.
►어어양양圉圉洋洋 (물고기 등이) 비실비실하거나 팔팔함.
맹자孟子(BC372-BC289)의 <만장전萬章傳>에 孟子가 제자 萬章에게 가르쳐 일렀다.
어어圉圉 곤이미서지모困而未紓之貌
圉圉는 물고기가 몸이 괴로워서 어릿어릿하는 모양을 말하느니라(생기 없이 움직인다)
양양洋洋 즉초종의則稍縱矣 유연이서자攸然而逝者 자득이원거야自得而遠去也
洋洋은 물고기가 차츰 생기를 띠어 힘차게 꼬리를 흔들며 스스로 멀리 감이다.
►반와盤渦 선와旋渦. 소용돌이. 휘도는 물살
►취조聚藻 금어초金魚草. 붕어마름(金鱼藻). 말 풀
►옥사玉梭 옥으로 만든 베틀 북.
이 詩에서는 뒤척이는 물고기 몸통을 옥으로 만든 베틀 북에 比喩
►행荇 마름. 바늘꽃과의 한해살이 수초水草 ‘노랑어리연꽃 행荇’
►기磯 물가. 낚시터. ‘물가 기磯’
►과窠 오목한 게(蟹)구멍 ‘보금자리 과窠’ 둥지. 방, 居室. 오목한 곳
►호량濠梁 물웅덩이나 연못위의 다리[橋]
►민緡 낚싯줄 ‘緡 낚싯줄 민, 새 우는 소리 면, 성할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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