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1권 2-5
2 기행紀行
5 고암니활鼓岩泥滑 고암의 진흙이 미끄러워
도휴우족수란표稻畦雨足水亂漂 논 두둑에 비가 흡족하여 물이 넘쳐흐르고
사석전가부계교沙石填街浮溪橋 모래와 돌, 거리에 밀리고 다리도 뜨게 했네.
탁랑골골몰마제濁浪汩汩沒馬蹄 흐린 물결 출렁출렁 말발굽이 묻히고
청니활활제우요靑泥滑滑齊牛腰 푸른 진흙 미끈미끈 소 허리에 닿는구나.
연자함장희경교燕子啣將喜輕趫 제비 떼들 물어 가지고 기뻐서 살짝 날고
와아고취자등도蛙兒鼓吹恣騰跳 개구리 새끼 노래하며 마음대로 뛰논다.
세로환도역여차世路宦途亦如此 세상길 벼슬길도 그 역시 이 같은 것
하당일세령기요何當一洗令其澆 무슨 방법 한 번 씻어 가셔낼 수 있을까?
►고암니활鼓巖泥滑 고암산의 미끄러운 진흙.
고암鼓巖 전라도 장흥長興 천관산天冠山의 봉우리 가운데 하나
벼논에 비가 흡족하게 내려 이리저리 물꼬가 터졌고
모래와 돌이 길바닥에 쏟아지고 계곡다리가 물살 위에 떠있네.
길바닥에 흙탕물이 출렁거려 말발굽이 빠지고
푸른 진흙은 미끌미끌하여 소 허리에 덕지덕지 묻었다오.
부리에 먹이를 문 제비가 즐거운 듯 날아다니고
개구리는 제멋대로 폴짝거리며 소리질러대네.
인생길 가다가 얻어걸린 벼슬도 이와 같거니
어찌 단번에 씻어버리듯 미련을 떨쳐낼까.
►도휴稻畦 벼를 심는 논이나 밭. 논두렁
‘벼 도稻’ (쌀을)일다(흔들어서 쓸 것과 못 쓸 것을 가려내다)
‘밭두둑 휴畦’ 밭두둑, 밭두렁(밭이랑의 두둑한 부분)
►전塡 메우다. 가득 참
►골골汨汨 물이 흐름. 물이 흐르는 模樣. ‘汨 골몰할 골, 물 이름 멱’
►청니靑泥 푸른색을 띤 고운 진흙가루의 해양성 퇴적물堆積物.
바다 가까운 곳에서 발견되며 有機과 鑛物 조각이 들어 있음. 푸른 빛깔은 黃化鐵 때문.
►골골滑滑 콸콸[물이 흐르거나 솟아나는 소리] ‘滑 미끄러울 활, 익살스러울 골’
►함장銜將 새끼먹일 먹이를 부리에 물고 있음
►경교輕趫 민첩하고 날램. 경망스럽다 ‘재빠를 교趫’
►요澆 엷어지다. 벼슬에 대한 미련이 사라져감. ‘澆 물 댈 요, 물돌아 흐르는 모양 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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