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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1권 3-59

매월당 시집 제1권 3-59

3 술회述懷

 

59 서회書懷 회포를 쓰다

 

두변세월고분류頭邊歲月苦犇流 머릿가의 세월이 괴롭게도 달려 흘러

불각추천우백두不覺推遷又白頭 알지도 못하는 동안 옮겨 가서 또 백두白頭 되었네.

치악거년서화종雉岳去年鋤火種 지난해엔 치악산雉岳山에 화전을 매었었고

오잠석일치춘주鰲岑昔日治春疇 옛날엔 금오산金鰲山에 봄밭을 가꾸었다네.

 

음봉탁간오생원飲峯啄澗吾生願 산에서 마시고 시내에서 먹는 것이 내 평생의 소원이라

왕도종인이불구枉道從人已不求 도道를 어겨 가며 사람 따르는 것 구하지 아니했네.

갱의호산이주처更擬好山移住處 다시 좋은 산에로 사는 곳 옮길까 하는데

벽운추색속쌍모碧雲秋色屬雙眸 푸른 구름 가을빛이 두 눈동자에 비치리.

 

 

서회書懷 글로 푸는 회포

 

머리카락에만 고된 세월이 바삐 흘렀는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백발로 변했네.

작년에는 치악산에서 화전 밭을 씨 뿌려 갈았고

옛날에는 금오산에서 봄 농사도 지었지.

 

산에서 밥 먹고 개울물 마시는 것이 내 평생소원이니

정도를 벗어나 사람을 쫒아 다니면 구원받기 이미 늦다네.

좋은 산 어디 없나 살펴서 거처를 또 옮기면

푸른 하늘 흰 구름 완연한 가을이 두 눈에 담기리.

 

 

►두변頭邊 머리카락. 머리 꼭대기 部分

►‘달릴 분/놀랄 분犇’ 달리다. 급急히 가다. (소가)놀라다

►추천推遷 추이推移. 變化하다.

►서화鋤火 화전火田을 일굼.

►‘이랑 주/누구 주疇’ 이랑. 밭, 삼밭. 떼, 무리.

 

►오잠鼇岑 경주 金鰲山(485m). 경주시 南山의 한 봉우리임.

金時習이 31살 때인 1465년,

南山의 용장사茸長寺 터에 매월당梅月堂이란 움막(金鰲山室)을 지어 은거隱居를 시작함.

이후 6년간 농사를 짓는 한편 한국 최초의 漢文小說인 금오신화金鰲新話를 썼음.

金時習은 37살이던 1472년에 경주 金鰲山을 나왔다.

 

►‘쫄 탁, 부리 주啄’ 부리로 먹이를 쪼다

►왕도枉道 정도正道를 그르침

►‘눈동자 모眸’ 눈동자. 눈(眼)

 

 

●서회書懷 회포를 쓰다/김삿갓

 

공정반월적우소空庭半月寂尤蕭 빈 뜰의 반달이 고요하니 더욱 쓸쓸하고

설대매지군영초雪待梅枝窘影招 눈 기다리는 매화가지는 군색한 그림자를 불렀네.

암복풍진간일몽暗馥風塵間一夢 그윽한 향기와 티끌은 꿈 한자리 사이인데

인칭불걸독도소人稱不乞獨韜昭 사람들의 칭송 구걸 않고 홀로 밝음을 감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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