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1권 3-61
3 술회述懷
61 예예翳翳 침침한 마음
예예운차일翳翳雲遮日 침침하게 구름이 해를 가렸는데
단단설복송團團雪覆松 둥글둥글한 흰 눈이 소나무를 덮었구나.
원산첨갱호遠山尖更好 먼 산은 뾰족한 것 더욱 좋았고
유흥담환농幽興淡還濃 유흥幽興은 담담한 듯 또 진한 듯하다.
대객배수민對客排愁悶 손에 대해서는 근심과 답답함 밀어내고
과시가탕흉課詩可盪胸 시 짓기 일과 삼아 가슴 씻을 수 있다.
외인여문아外人如問我 세상사람 찾아와 나를 묻거든
천지일소용天地一疎慵 천지간에 한 털털한 게으름뱅이라 하소.
예예翳翳 어스레한 저물녘.
어둑한 구름이 해를 가리고
눈이 내려 소나무를 둥그스름하게 덮었네.
먼 산은 뾰쪽하게 솟아 더욱 호기롭고
그윽한 흥취는 묽은 듯 짙어진다네.
손님을 마주하면 근심과 번민을 떨치고
날마다 시를 지어 답답한 가슴을 씻어낸다오.
사람들이 내게 뭐하는 사람이냐고 물으면
하늘아래 둘째가라면 서러운 게으름뱅이라 하겠소.
►예예翳翳 어둡다. 어두컴컴하다. 명확하지 않다. 은회隱晦하다.
‘깃 일산 예翳’ 그늘. 방패防牌
예예월침무翳翳月沈霧 달은 안개에 잠겨 어둑어둑하고
휘휘성근루輝輝星近樓 별은 누대에 가까워 밝디 밝네.
/두보杜甫 <불매不寐>
예예자연미원근翳翳紫煙迷遠近 자욱한 자줏빛 연기 원근을 분별 못 하게 하고
이리홍일조고저離離紅日照高低 번성하는 붉은 해는 높고 낮은 데를 다 비추네.
/이제현李齊賢<달존행화운達尊杏花韻>
►愁悶 수심愁心에 잠겨 번민煩悶함. 근심하고 괴로워 함.
►탕흉盪胸 가슴을 후련하게 씻어냄 ‘씻을 탕盪’
►疎慵 나른하다. 흘게 늦고 게으름. 옹골차지 못하고 게으름. ‘게으를 용’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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