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3권 4-3
4 사관寺觀 절 구경
3 제벽題壁 벽에 쓰다
수락산중심고사水落山中尋古寺 수락산에서 옛 절을 찾아
전년가석우금년前年街錫又今年 작년에 머물렀더니 또 금년이네
두변일월도환과頭邊日月跳丸過 머리 주변 일월은 뛸 듯이 지나고
안저성상비조천眼底星霜飛鳥遷 눈 밑 성상은 나는 새처럼 바뀌네
파옥하방용차환破屋何妨容此幻 부서진 집이나 육신 처함을 꺼리랴
담찬차가악오천淡餐且可樂吾天 담백한 반찬에도 천명을 즐긴다네
흥래지장경행처興來支杖經行處 흥겨워 지팡이 짚고 경행하는 곳에
풍수명조인사현風樹鳴蜩咽似絃 나무 위 매미소리가 현악기 같아라
수락산 속 옛 절을 찾아
지난해 머물고 올해 또 머무네
머리 위의 해와 달은 뛰는 탄환 지나가듯 하고
눈 속의 별과 서리는 나는 새처럼 옮겨 가네
허물어진 집에 어찌 이 허깨비를 멀리하겠으며
담박한 음식 또한 내 천성을 즐길만하네
흥이 오면 지팡이 짚고 나다니는 곳엔
바람 부는 나무에서 매미는 거문고 타듯 흐느끼네
►제벽題壁 시문詩文을 벽에 씀.
●제벽題壁/상촌象村 신흠申欽
행년사십구년비行年四十九年非 나이가 마흔하고도 또 아홉을 나던 해에
시각천기시도기始覺天機是道機 비로서 깨달은 것은 천기요 도기이니라
탈진세연소진루脫盡世緣消盡累 세상 인연 모두 털고 걸리는 것 다 없애
만산홍록엄중비萬山紅綠掩重扉 온 산은 붉고 푸를 때에 싸립문 닫고 살리.
지하홍퇴로번총池荷紅褪露翻叢 연못의 붉은 연꽃은 바래고 이슬 떨기는 뒤집혀
작야서풍감정동昨夜西風撼井桐 어젯밤 갈바람이 불어 우물가 오동나무 흔들어
선객입추무기식禪客入秋無氣息 가을을 맞은 선객들이 숨을 모두 죽인 채 드네요
부증삼소과계동不曾三笑過溪東 서너 번 웃지 않고서는 개울을 지나지 못하도다
●제벽題壁/장흥효張興孝(1564-1633 명종19~인조11)
구위복지기懼爲福之基 두려워 조심함은 복의 근원이요
홀시화지문忽是禍之門 경솔하게 날뛰는 건 재앙의 문이다
무망경사간毋忘敬肆間 공경함과 방자함 사이를 잊지 말라
성광종차분聖狂從此分 성스럽고 광폭하게 됨이 여기서 나누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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