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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3권 4-4

매월당 시집 제3권 4-4

4 사관寺觀 절 구경

4 제소림암题少林菴 소림암에서 쓰다

 

선적무진지禪寂無塵地 선방 고요하게 티끌 없는 그 자리에

봉승화갈등逢僧話葛藤 승을 만나 뒤얽힌 것 풀어가며 이야기 하니

신여천리학身如千里鶴 천리를 나는 학처럼 이 몸은 가벼워지고

심사구추응心似九秋鷹 마음은 가을 한철 매처럼 눈이 뜨네.

 

석경심운도石逕尋雲到 돌길에 구름 헤치고 여기까지 와서

송창독자빙松窓獨自凭 솔 창에 나 홀로 기대어 있네.

무단갱회수無端更回首 까닭없이 다시금 머리를 돌려 보니

산색벽릉증山色碧崚嶒 산 빛이 푸른데 높고 아주 험하네.

 

 

제소림암題小林菴 작은 숲속 암자에 글을 남기다.

 

속세의 티끌이 없는 곳에서 좌선하다가

스님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오.

몸은 천 리를 날아가는 학 같고

마음은 가을날의 송골매 같네.

 

자갈길을 걸어서 구름에게 물어 당도하여

소나무가 보이는 선방의 창가에 홀로 기댄다네.

무심코 고개 돌려 다시 쳐다보니

짙푸른 산봉우리가 높고 험하네.

 

 

►선적禪寂 마음을 가라앉히고 고요히 좌선坐禪함

►구추九秋 삼추三秋(석 달간의 가을). 구월九月

►기댈 빙凭 기댐. 의지함. 의거依據하다. 전거로 삼다

►무단無端 무단無斷. 무심코

►릉증崚嶒 산세山勢가 높고 험險함

 

 

●임하필기제37권 봉래비서蓬萊秘書 보현암普賢庵

 

선적무진지禪寂無塵地 ​속진 없이 깨끗한 이 암자에

수교객일등誰敎客一登 그 누가 이 나그네 한번 오르게 했는고.

송삼대도와松杉代陶瓦 소나무 삼나무는 기와를 대신하고

금벽피강릉金碧被岡陵 금벽의 빛깔은 강릉에 입혀졌네.

 

득식순래작得食馴來雀 먹이를 얻어먹는 것은 길들여진 새요

휴량정후승休糧定後僧 곡식을 끊은 사람은 선정禪定에 든 스님이네

불언함소거不言含笑去 말없이 웃음 머금고 가노라니

사로우층층絲路又層層 실낱같은 길 또 층층이 나 있구나.

 

 

►임하필기林下筆記

조선말기의 문신 이유원李裕元(1814-1888)의 39권 33책

권37 봉래비서蓬萊秘書는 금강산과 그 일대의 승경지를 기록한 것이다.

 

자신이 유람하며 살펴보았던 승경지에 대해 해설하고

선현들이 남긴 문집 중에서 그 장소와 관련된 시문을 추려서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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