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3권 5-21
5 시절節序
21 추흥秋興 가을 흥취
주주절절초충명啁啁晣晣草虫鳴 쭈쭈 찍찍 풀 속에 벌레들 울어대는데
소우오동차일청疎雨梧桐此日晴 오동에 내리던 가랑비 이날에 활짝 개었네.
지욕비음음미료只欲費吟吟未了 다만 애써 노래만 하려도 노래 아직 끝나 쟎아
반계풍엽석양명半溪楓葉夕陽明 시냇물 반쯤 단풍 잎새 석양에 환하네.
►조조啁啁 ‘비웃을 조, 새소리 주啁’ 조롱嘲弄하다
우족품만화羽族稟萬化 새 들은 수만 가지 종류로 태어나지만
소대각유의小大各有依 큰 새 작은 새 모두 각각 의탁할 곳이 있다네.
주주역하고啁啁亦何辜 주주 새는 또 무슨 죄가 있기에
육핵엄불휘六翮掩不揮 두 날개 접고 날지 못하는가!
원함중금익願銜衆禽翼 원하는 건 뭇 새들이 서로 도와서
일향황하비一向黃河飛 함께 황하로 날아가는 것이네.
비자막아고飛者莫我顧 날아가는 새들은 날 돌아보지도 않으니
탄식장안귀歎息將安歸 장차 어디로 돌아갈까 탄식만 하네.
/이백李白
►절절晣晣 ‘밝을 절晣’=절晢(同字) 밝다. 똑똑하다, 슬기롭다. 밝은 빛
<노시魯詩>에 절절晢晣로 날이 밝아오기 시작하는 여명이다.
<정료庭燎> 뜰의 횃불/<詩經 小雅 동궁彤弓>
야여하기夜如何其 밤이 얼마쯤 되었는고?
야미앙夜未央 정료지광庭燎之光 밤은 아직 한밤중인데, 뜰의 횃불만 밝다네.
군자지지君子至止 란성장장鸞聲將將 제후들 조회에 이르러, 방울소리 짤랑거리도다.
야여하기夜如何其 밤이 얼마쯤 되었는고?
야미애夜未艾 정료절절庭燎晣晣 밤은 끝나지 않은데, 뜰의 횃불만 빛나다네.
군자지지君子至止 란성홰홰鸞聲噦噦 제후들 조회에 이르러, 방울소리 딸랑거리도다.
야여하기夜如何其 밤이 얼마쯤 되었는고?
야향신夜鄉晨 정료유휘庭燎有輝 밤은 새벽에 가까워, 뜰의 횃불만 환하다네.
군자지지君子至止 언관기기言觀其旂 제후들 조회에 이르러, 그들의 깃발이 보이도다.
제후가 천자에게 조현을 올리기 위해 입궐하면 햇불 100개를 한 개로 묶어 궁궐의 정원을 밝힌다고 했다.
제후가 아침 일찍 궁궐에 들어와 천자에게 조현을 올리는 모습을 묘사한 시가라로 했다.
구설은 주선왕 때의 작품이라고 했으며 특히 모서毛序는
“정료는 주선왕을 찬미하고 또한 경계를 주기 위한 시가다.”라고 했다.
●추흥秋興/최남선崔南善(1890-1957)
홋홋한 봄바람과 조름 오는 여름날에
풀리고 늘어져서 행맥 이가 없는 신경神經
맞초아 쌀쌀한 가을 조여 주지 않는가.
이슬이 아니 차면 국화菊花빛도 감減하려니
서리가 안 매우면 단풍잎이 피 같으랴
기러기 애끊는 울음 달빛 더욱 나거라.
벽상壁上에 없는 칼을 있는 듯이 빼는 체해
부르쥔 두 주먹을 저 달 향해 내뻗으니
반공半空에 푸른 기운이 빗겨 서슬 있고나.
/<미발표未發表>
●추흥秋興/강난향姜蘭馨(1813-?)
독포금서구엄비獨抱琴書久掩扉 금琴을 뜯고 책을 보며 조용하게 살아가니
우유심사세상위迂儒心事世相違 시끄러운 세상형편 마음서로 맞질 않네
이래병골지한조伊來病骨知寒早 병 들고 약한 몸이 추위일직 알게 되어
팔월중순기수의八月中旬己授衣 팔월도 반 못가서 철 옷 꾸며 입었으니
●추흥秋興/茶山 정약용丁若鏞(1762-1836)
운길산전황엽비雲吉山前黃葉飛 운길산 기슭에 누른 잎 흩날리고
소양강북조홍귀昭陽江北早鴻歸 소양강 북쪽에 철 이른 기러기 돌아오네.
세간휴퇴성능사世間休退誠能事 세속에서 물러남이 진실로 좋으나
반피인견반자원半被人牽半自遠 절반은 남에 의해, 절반은 내가 어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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