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3권 5-22
5 시절節序
22 원일립춘元日立春 정월 초하루에 입춘이 들다
동정춘색문도소洞庭春色問屠蘇 동정호洞庭湖의 봄빛을 도소屠蘇에게 물으니
옥률초회청야조玉律初回淸夜徂 옥玉 음률이 처음 돌아 맑은 밤이 가누나.
사채반중감권병絲菜盤中堪卷餅 청사채靑絲菜 소반에 올라 떡 싸 먹기 알맞고
선향소저가위로線香燒底可圍爐 가는 향 타는 밑엔 화로 둘러앉을 만하네.
난응매예동풍조暖凝梅蘂東風早 매화 꽃술에 엉킨 빛 동풍이 아직 이르고
성환인간물상수星換人間物象殊 별이 바뀌니 인간에는 물건 형상 달라졌네.
다소거년수흥락多少去年愁興樂 많고 적은 지난해의 근심과 즐거움은
부지금세잉첨무不知今歲剩添無 모르겠네, 올해에도 늘고 줄음 없을는지.
►원일元日(=세단歲旦 세수歲首 신원新元) 설날. 음력陰曆 1월 1일.
이날 행해지는 풍속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경도잡지京都雜志> 등에 의하면
“사당에 제를 올리는 것을 차례茶禮라 하며
새 옷을 입는 것을 세장歲粧(설빔, 歲庇廕)이라 한다.
그리고 어른을 찾아뵙는 것을 세배歲拜라 하며
시절 음식을 대접하는 것을 세찬歲饌이라 하고
이때에 마시는 술을 세주歲酒라 한다.
조정에서는 의정 대신들이 모든 관원을 거느리고 대궐에 나가 새해 문안을 드리며
전문箋文과 표리表裏를 바치고 정전正殿의 뜰에 나가 조하朝賀를 올린다.
그리고 8도의 관찰사, 병사兵使, 수사水使, 각 주의 목사牧使는 전문과 방물方物을 바친다.”고 하였다.
중국의 풍속에는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의하면 이날
“장유가 모두 의관을 정제하고 차례로 세배하고 축하하면서
초백주椒柏酒를 올리고 도탕桃湯을 마시며
도소주屠蘇酒와 교아당膠牙餳(치아를 굳히는 엿)을 올린다”라 하여
세찬과 세주가 여기서 유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이날 한 해의 소망을 붓으로 써서
대문 혹은 문미門楣, 문주門柱 등에 붙이는 풍속도 있었다.
●원일元日 설날/민정중閔鼎重(1628-1692)
삼객동고관三客同孤館 세 나그네 외로운 객관에 함께하여
량년분일소兩年分一宵 두 해를 한 날 밤에 나누는구나.
공차류경촉共嗟流景促 흐르는 세월 빠름을 같이 탄식하며
막견별혼소莫遣別魂消 이별의 정을 결코 잊지 말자
백일연대모白日燕臺暮 훤한 해는 연대에서 저물어가고
주안촉도조朱顏蜀道凋 붉은 젊은 얼굴 촉도에서 늙어간다
지비근오십知非近五十 내 나이 오십에 멀었다고 알았는데
과과자금조寡過自今朝 오늘 아침부터 오십을 조금 넘기는구나.
►입춘立春 24절기 중 첫째 절기로 大寒과 雨水 사이에 있는 절기.
보통 양력 2월 4일경에 해당한다. 태양의 황경黃經이 315도일 때로 이날부터 봄이 시작된다.
입춘은 음력으로 주로 정월에 드는데 어떤 해는 정월과 섣달에 거듭 드는 때가 있다.
이럴 경우 ‘재봉춘再逢春’이라 한다.
►도소屠蘇 정월 초하룻날에 마시는 술을 말한다.
거기에는 소엽蘇葉 즉 차조기 잎새를 넣어서 만들므로 도소주屠蘇酒라 한다.
① 약 이름. 술 이름. 도소주屠蘇酒.
정월 설날 아침에 도소를 넣어 빚은 술인 도소주를 마시면 邪氣를 물리친다고 함.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
② 초암草菴(초가 암자) 이름.
옛날 이 도소라는 초암에 어떤 사람이 살면서 섣달 그믐날 저녁에 동네마다
약 한 봉지를 주어 우물에 넣었다가 설날 아침에 이 물을 떠서 술잔에 부어
모두 모여 마시니 잔 병이나 전염병이 없더라 함/<세화기려歲華紀麗>
원수금요뇨願隨金騕褭 원하건대 금빛 요뇨 천리마를 좇아
주치금도소走置錦屠蘇 비단 도소 초막으로 달려가 이 괴엽냉도를 두고자 하노라.
/<두보杜甫 괴엽냉도槐葉冷淘>
③도소주屠蘇酒
도소屠蘇라는 말은 소蘇라고 하는 악귀를 물리친다는 뜻으로 연초에 마시는 술에 넣기 위해
後漢의 화타華陀 또는 唐나라의 손사막孫思邈이 처방하였다고 전한다.
도소주는 도라지 ·산초山椒 ·방풍防風 ·백출白朮 ·육계피肉桂皮 ·진피陳皮 등을 조합하여 빚는데
이 술을 설날 아침에 차례를 마치고 세찬과 함께 마시면 邪氣를 물리치고 오래 산다고 한다.
도소주를 마시는 풍습은 중국에서 시작되었으며
<東國歲時記>에는 설날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초백주椒栢酒를 마신다 하였고
설날에 도소주와 교아성膠牙餳을 올린다고도 기록되어 있다.
►청사채靑絲荣 설에는 일곱 가지 파란 나물을 제사에 쓴다고 하는데
그 나물을 떡 부침에다 싸서 먹는다는 고사故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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