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4권 7-3
7 계간溪澗 시내와 도랑
3 월야연좌반석月夜宴坐盤石 달밤에 반석 위에 편히 앉다
동산라월정분명東山蘿月正分明 동산 청미래 달이 참말로 분명한데
요지가가소일성遙指呵呵笑一聲 멀리 손짓하며 하하 하고 한바탕 웃네.
사표후봉제혈규謝豹後峯啼血叫 사표謝豹는 뒷산에서 피나게 울부짖고
훈호중야괴인명訓狐中夜怪人鳴 훈호訓狐는 한밤에 괴인의 울음을 하네.
심여고간무사재心如古澗無查滓 마음은 옛 시내 같아 가라앉은 찌꺼기 없고
신사한운불세정身似閑雲不世情 몸은 한가한 구름 같아 세상에 없는 정이로세.
독좌한암수시주獨坐寒巖誰是主 찬 바위에 홀로 앉았으니 누가 그 주인인가?
창병만첩용쟁영蒼屏萬疊聳崢嶸 푸른 병풍 일만 쪽이 높다랗게 솟아 있네.
►나월蘿月 담쟁이덩굴 사이로 바라보이는 달.
상류차대계화숙相留且待雞禾熟 머물러 닭백숙을 기다리노라,
석와심산나월춘夕臥深山蘿月春 저녁에 깊은 산에 누워 잎새로 보이는 달 봄이로구나.
/<심전기沈佺期 입소실계入少室溪>
나월괘송지蘿月掛松枝 나월은 소나무 가지에 걸려
한광래조의寒光來照衣 그 차가운 빛이 옷에 비치네.
/<김시습金時習 잔등여일촌殘燈餘一寸>
●제승축題僧軸 스님의 두루마리에 쓰다/이제李禔(1394-1462)
산하조작반山霞朝作飯 산안개로 아침 짓고
라월야위등蘿月夜爲燈 넝쿨에 비친 달빛 등불로 삼네.
독숙고암하獨宿孤庵下 외로운 암자에 홀로 잠드니
유존탑일층惟存塔一層 오직 탑 한 층 남았네.
●유산사遊山寺/춘포春圃 엄의길嚴義吉(?-? 조선 현종)
자맥삼년객紫陌三年客 도성 길의 삼년 손님
청산일로승靑山一老僧 푸른 산의 늙은 스님
상봉담소처相逢談笑處 서로 만나 웃으며 이야기하는 곳에
라월불현등蘿月不懸燈 댕댕이 넝쿨에 달이 걸려 있으니 등불이 필요치 않네
►사표謝豹 두견새(=두견杜鹃)
전설에 괵주虢州 굴속에 사는 짐승으로 사람을 보면 앞다리를 내밀어
자신의 얼굴을 가려 마치 부끄럽다는 듯한 모습을 취한다고 한다.
►훈호訓狐=휴류鵂鶹 부엉이. 올빼미. 올빼밋과의 새.
‘수리부엉이 휴鵂’ 수리부엉이(올빼밋과의 새) 수알치새(≒수리부엉이)
‘올빼미 류(유), 송골매 골, 메추라기 순鶹’
<구당서舊唐書 오행지五行志>에 “휴류일명훈호鵂鶹一名訓狐”라 하였다.
►‘찌꺼기 재, 찌꺼기 자, 더럽힐 치滓’ 찌꺼기. 때, 더러운 것
►한암寒巖 한산寒山의 은거지
천태天台 당흥현唐興縣 한암寒巖과 암암暗巖의 굴속에 살면서 때로 국청사國淸寺를 왕래했다.
고목한암枯木寒巖 사람의 무위무심無爲無心함을 이름/<장자莊子>
말라 죽은 나무가 선 것처럼 움직이지 않고 마음은 죽은 재처럼 아무 생각이 없음.
►쟁영崢嶸
① 산이 높고 가파른 모양. 뛰어난 모양.
백이칭대로伯夷稱大老 백이를 대로라 칭하나니
기시세쟁영豈是歲崢嶸 이 어찌 나이 많다는 데서 뛰어나다 하리오.
/<이숙李埱 노송老松>
② 깊고 어두우며 험한 모양.
천구음쟁영天衢陰崢嶸 하늘 거리-날씨-는 침침하고 험해서
객자중야발客子中夜發 나그네인 나는 밤중에야 길을 떠났다.
/<두보杜甫 자경부봉선현영회5백자自京赴奉先縣詠懷五百字>
③ 세사쟁영歲事崢嶸 세모歲暮에 일이 많음/<서언고사書言故事>
상가쟁영만진도象駕崢嶸漫進途 코끼리 수레 끌고 위풍당당히 길을 가거니
수건당랑능거철誰見螳螂能拒轍 버마재비 수레 길을 막는 걸 누가 보겠는가.
/<증도가證道歌>
●추회秋懷/맹교孟郊(751-814 唐)
其二
秋月顔色氷秋月顔色氷 가을 달빛은 얼음같이 차고
로객지기단老客志氣單 늙은 나그네의 생각은 고단하네
랭로적몽파冷露滴夢破 찬 이슬이 떨어져 꿈을 깨우고
초풍소골한峭風梳骨寒 싸늘한 바람이 불어와 뼛속까지 시리네
석상인병문席上印病文 자리에는 병으로 뒤척인 흔적이 있고
장중전수반腸中轉愁盤 가슴 속엔 온갖 시름이 끊이지 않네
의회무소빙疑懷無所憑 부질없는 생각은 의지할 바 못되고
허청다무단虛聽多無端 허튼 소리는 모두 근거가 없다
오동고쟁영梧桐枯崢嶸 오동나무 마른 모습 한없이 높아 보이고
성향여애탄聲響如哀彈 바람소리에 애달프게 악기를 연주하듯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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