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4권 7-1
7 계간溪澗 시내와 도랑
1 초계동貂溪洞
우입초계동偶入貂溪洞 우연히 초계동에 들어가 보니
연하수석간煙霞水石間 연기 노을이 물과 돌 새에 있네.
송회울창창松檜鬱蒼蒼 소나무·전나무 빽빽하여 시퍼렇고
계간명잔잔溪澗鳴潺潺 시냇물 잔잔하게 울며 흐르네.
어쩌다 초계동에 들어왔는데
안개노을이 물과 돌 사이에 걸려있다네.
소나무와 전나무가 울창하여 짙푸르고
계곡물이 졸졸거리며 흐르네.
►연하煙霞 안개와 놀. 안개노을. 고요한 산수의 경치景致
①연하일휘煙霞日輝 연기와 노을과 햇빛이라는 뜻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의미한다.
‘연하煙霞’는 안개와 노을 그 자체를 가리키기도 하고 산수 산림의 경치를 뜻하기도 한다.
안개, 노을, 햇빛 여러가지 자연물을 조합한 말로 연하일휘는
계절에 따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 경치의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고 저절로 이루어지는 천연의 경관에 대한 감탄의 말이다.
유사한 성어로는 강호연파江湖煙波, 청풍명월淸風明月, 산명수려山明水麗,
산명수청山明水淸, 산자수명山紫水明, 산자수려山紫水麗 등이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용공삼타벽부용聳空三朶碧芙蓉 허공에 솟은 세 송이 연꽃 같은 푸른 봉우리
표묘연하기만중縹眇烟霞幾萬重 아득한 연하는 몇 만 겹인가.
각억당년의루처却憶當年倚樓處 돌이켜 그 당시 누각에 올라 기대었을 때
일몰소사수성종日沒蕭寺數聲鍾 해는 지고 절간의 종소리 몇 번 울렸었지.
/오순吳洵 <망삼각산望三角山>
②연하고질煙霞痼疾 연하지벽煙霞之癖, 천석고황泉石膏肓
산수 경치를 매우 아끼는 마음을 이른다.
안개와 노을에 대한 고질병이라는 뜻으로
자연 즐기기를 너무 좋아하여 고칠 수 없는 버릇처럼 되어버린 것,
당나라 전유암이라는 사람이 재주가 뛰어났으나 벼슬을 그만두고 太白山에 들어갔다.
가족들도 세속에 뜻이 없어서 모두 함께 산수 간을 돌아다니며 살았다.
그의 능력을 내버려둘 수 없어 조정에서 불렀으나
그는 병을 핑계로 기산箕山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았다.
고종이 근처에 행차하였다가 직접 그가 사는 곳에 찾아갔다.
전유암이 초야의 옷을 입고 나와 재배하니
고종은 그가 또 가버리기 전에 좌우를 시켜 붙잡고 물었다.
“선생은 이런 생활이 좋으십니까?”
전유암이 말했다.
신천석고황臣泉石膏肓 신은 물과 바위에 대한 마음이 고황膏肓이 되었고
연하고질煙霞痼疾 안개와 노을을 좋아하는 마음이 고질병이 되었습니다.
기봉성대旣逢聖代 성상의 태평성대를 만나
행득소요幸得逍遙 다행히 거닐며 소요하고 있습니다.
/<신당서>권196 〈은일열전隱逸列傳 전유암(田遊巖>
천석泉石과 연하煙霞는 물과 바위, 안개와 노을,
자연물 그 자체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산수, 자연을 의미하기도 한다.
►창창蒼蒼 앞길이 멀어서 아득함.
►잔잔潺潺 ‘졸졸 흐를 잔潺’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약하고 가늚. 소리가 나지막함. 가라앉아 조용함.
락엽몰계경落葉沒磎徑 낙엽은 골짜기 길을 모두 덮었고
령양찬암조羚羊竄巖阻 영양羚羊들은 바위틈에 도망가 숨네.
창태활여옥蒼苔滑如鋈 푸른 이끼 금을 입힌 듯 미끌미끌하고
백운비여서白雲飛如絮 흰 구름은 솜같이 날아드누나.
낙엽이 골짝 산길을 모두 덮고
영양들은 험준한 곳에 숨어있다네.
푸른 이끼는 도금한 듯 매끈거리고
흰 구름이 솜털처럼 흩날린다네.
►‘숨을 찬竄’ 숨다. 달아나다, 도망逃亡치다. 숨기다
►암조巖阻 험준한 지역이나 땅
►‘도금 옥鋈’ 도금鍍金. 은銀
►‘솜 서, 간 맞출 처, 실 헝클어질 나絮’ 솜, 솜옷
동심설유적洞深雪猶積 골 깊어 눈이 아직 쌓여 있는데
초아굴금저草芽屈金箸 풀 싹은 쇠 젓갈 마냥 구부러졌네.
송계상영전松桂相縈纏 소나무·계수나무 서로들 얽혀
청향박아비淸香撲我鼻 맑은 향기 이내 코를 흠씬 찌르네.
골짜기가 깊숙해 눈이 아직도 쌓였고
일찍 돋은 풀싹이 구부러져 쇠 젓가락처럼 나란하네.
소나무와 계수나무가 서로를 둘러싸고
청초한 향내가 내 코를 찌른다네.
►영전縈纏 둘러싸임. 얽힘 ‘얽힐 영縈’ ‘纏 얽을 전’
►‘칠 박, 회초리 복撲’ 때리다. 찌르다
경정칭아심境靜稱我心 지경의 고요함이 내 마음에 꼭 맞아
돈망신세루頓忘身世累 별안간 이 신세의 누累를 잊었네.
기어동은자寄語同隱者 함께 숨어 사는 이에게 말 붙이 노니
복지신소비福地神所閟 복된 땅[福地]은 귀신도 숨겨 놓았네.
조용한 경계가 내 마음에 흡족하니
이 몸은 세상의 번민을 까맣게 잊었다오.
함께 은둔하는 이에게 운을 떼어보니
신선이 사는 땅엔 문 닫고 사는 귀신도 있다하네.
절험차아강絶嶮嵳峩岡 깎아지른 듯 높고 험한 언덕 위에는
삽죽이위지插竹以爲誌 대를 꽂아 그걸로 표지되게 하소.
험한 절벽에 높고 가파른 산의 언덕
대나무를 꽂아서 그곳임을 표시해 놓으려네.
►돈망頓忘 갑자기 잊음. 까맣게 잊음.
일언지하一言之下 돈망생사頓忘生死 한마디 말에 단박 생사를 깨닫다.
돈망일야과頓忘一夜過 문득 하룻밤을 잊고 지냈으니
시공하소유時空何所有 시간과 공간이 어디에 있는가?
개문화소래開門花笑來 문을 여니 꽃이 웃으며 다가오고
광명만천지光明滿天地 광명이 천지에 가득 넘치는구나.
/동곡일타東谷日陀선사(1929-1999) 오도송悟道頌
►세루世累 세상世上이 어수선하고 괴로움
►기어寄語 말을 기별奇別하여 보냄
►‘문 닫을 비閟’ 문門을 닫다. 닫다. 닫히다
►차아嵯峨 산이 높고 험險함
‘우뚝 솟을 차, 울쑥불쑥할 치嵳’ 우뚝 솟다. (산이)가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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