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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4권 10-2

매월당 시집 제4권 10-2

10 원림園林 동산과 숲

 

2 서경鉏徑 길을 깎다

 

산경모자새山徑茅茨塞 산길에 띠와 가시 꽉 막혀 있기에

장참수자서長鑱手自鋤 긴 가래로 내 손수 다 깎아 버렸네.

로첨의몌습露沾衣袂濕 이슬 맞아 옷과 소매 촉촉히 젖었고

선조수음소蟬噪樹陰疎 매미 울어 나무 그늘 성기네.

 

형극종교잔荊棘從敎剗 가시덤불을 깎는 그대로 따를 것이네만

찬완차막제巑岏且莫除 울퉁불퉁한 것은 아직 없애지 말라.

천운사피석穿雲斜避石 구름 뚫고 엇비슷이 돌 피해 가면

암두시오려巖竇是吾廬 바위 구멍 그게 바로 내 집이라오.

 

 

►‘호미 서, 삐죽삐죽 내밀 차鉏’ 호미. 김매다

►모자茅茨 모옥茅屋.

띠로 이어 만든 지붕 또는 그 지붕을 덮어 만든 집으로 일반 인민의 집을 가리킴.

옛날 중국의 요堯 임금이 모자로 궁을 지었다 하여 君主의 검소한 생활을 빗대는 말로도 쓰임.

 

의대산치궁실依大山置宮室 립성벽立城壁 큰 산에 의지하여 궁실을 짓고 성벽을 쌓았는데

명기산왈신숭名其山曰神嵩 그 산을 이름하여 신숭이라고 했다.

민거개모자民居皆茅茨 백성들은 모두 띠로 지붕을 이은 집에 살았다.

/<宋史> 권제487, 18장

 

묘자소이습茆茨疎易濕 묘자는 성기어 젖어들기 쉽고

운무밀난개雲霧密難開 구름과 안개는 빽빽하여 열리기 어렵다.

/<두보杜甫 매우梅雨>

 

육곡창병요벽만六曲蒼屛繞碧灣 육곡 仙掌峯은 푸른 병풍 되어 파란 물굽이를 둘렀고

모자종일엄시관茅茨終日掩柴關 모자는 종일토록 사립문 빗장이 지쳐 있구나.

/<주희朱熹 무이구곡武夷九曲>

 

모자만옥평초합茅茨萬屋平初合 수많은 초가지붕마다 한결같이 눈이 덮였으니

사립고주중사첨蓑笠孤舟重乍添 외로이 뜬 쪽배의 도롱이 삿갓에도 무게 더했으리라.

/<정이오鄭以吾 신도설야효구양체新都雪野效歐陽體>

 

►‘침 참鑱’ 침針(바늘) 보습. 약솥(약을 달이는 솥)

►‘호미 서鋤’ 호미. 김매다. 없애다, 없애버리다

►‘깎을 잔, 깎을 찬, 깎을 전剗’ 깎다. 베다

 

►찬완巑岏 산이 높고 뾰족한 모양. 높은 나무.

‘산 뾰족할 찬巑’ 산이 뾰족하다. 높이 솟다. 고상高尙하다

‘산 뾰족할 완岏’ 산이 뾰족하다. 가파르다. 높다

 

창망추천명추엽悵望秋天鳴墜葉 구슬프게 바라보는 가을 하늘에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 들리고

찬완고류숙한치巑岏枯柳宿寒鴟 마른 버드나무 높은 가지에 겨울 올빼미 앉아 있네.

/<이기李頎 증노오구거贈盧五舊居>

 

백보구절등찬완百步九折登巑岏 백 걸음에 아홉 굽이 돌아 가파른 산을 오르니

가재반공유수간家在半空唯數間 절 집은 오직 두어 채가 반공중에 솟아 있구나.

/<정지상鄭知常 개성사팔척방開聖寺八尺房>

 

●제노오구거題盧五舊居 노오의 옛집에서 짓다/이기李沂(690-751 唐)

 

물재인망무견기物在人亡無見期 살림은 있고 사람은 죽어 만날 기약 없으니

한정계마불승비閒庭繫馬不勝悲 빈 뜰에 말을 매며 슬픔을 이기지 못하네.

창전녹죽생공지窓前綠竹生空地 창 앞에는 푸른 대나무가 빈터에서 자라는데

문외청산사구시門外靑山似舊時 문밖에는 푸른 산은 옛날과 다름없구나.

 

창망추천명추엽悵望秋天鳴墜葉 슬피 바라보는 가을하늘엔 울며 떨어지는 낙엽.

찬완고류숙한치巑岏枯柳宿寒鴟 삐죽 솟은 마른 버드나무엔 쓸쓸히 잠자는 올빼미.

억군루락동류수憶君淚落東流水 그대 생각에 눈물 떨어져 흐르는 강물이 되건만

세세화개지위수歲歲花開知爲誰 이제 해마다 꽃이 핀들 누구에게 알려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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