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4권 9-4
9 정수亭樹 정자
4 산정山亭 산 정자
백운위장벽산병白雲爲帳碧山屏 흰 구름으로 방장 삼고 푸른 산을 병풍 삼아
절승희지수계정絕勝羲之修禊亭 절승이라 왕희지王羲之가 계 모이던 정자로세.
막선석가초백곡莫羨石家椒百斛 석石씨 집의 호초胡椒 백 섬 부러워하지 말라.
태전십만산중정苔錢十萬散中庭 태전苔錢 십만냥十萬兩을 중정中庭에 흩으리라.
흰 구름을 장막삼고 푸른 산을 병풍처럼 둘렀으니
빼어난 경치는 왕희지의 난정蘭亭이라네.
석씨네에 산초가 백 섬이나 있다고 부러워 마시게
이끼로 돈 십만 냥을 뚝딱 만들어 뜨락 한가운데에 뿌려놓을 테니.
►절승絕勝 절경絕景. 비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한 경치景致.
►수계정修禊亭 난정蘭亭.
서예가 왕희지王羲之(307-365)가 353년 늦은 봄,
손탁孫綽·사안謝安 등과 회계산會稽山 북쪽의 난정蘭亭에 모여
不淨한 것을 씻어내는 계연禊宴을 베풀고 시회詩會를 열었다.
이때의 기록은 난정기蘭亨記에 그대로 기록된 것이 전傳한다.
►왕희지王羲之 <진서晉書 왕희지전王羲之傳>에
“永和九年 歲在癸丑 暮春之初 會于會稽山陰之蘭亭 修禊事也”라 하였으니
계禊는 3월 상사일上巳日에 임수臨水에서 행하는 모임[祭]이다.
‘푸닥거리 계(혜)禊(=契, 稧)’ 상호 부조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하여 만드는 조직체.
►호초胡椒 후추. 후추나무 열매의 껍질. 곽란癨亂ㆍ건위제健胃劑ㆍ구풍제 等에 쓰임.
►‘휘 곡斛’ 10말. 백곡百斛은 1,000말이니 200가마에 해당하여 100섬과 같음
●산정山亭/이량연李亮淵(1771-1853)
산정백일한山亭白日閒 산속 정자의 한낮이 고요한데
산조제량량山鳥啼兩兩 산새는 짝지어 우짖네.
류서비장하柳絮飛將下 휘날리는 버들개지는 내려앉다가
경풍취복상輕風吹復上 산들바람만 불어도 다시 위로 솟구치네.
●난정서蘭亭序
동진 목제 영화9년(353년) 3월 3일,
왕희지는 사안謝安, 손작孫綽 등 41명이 산음(지금의 절강성 소흥)의 난정에서
'수계' 즉 모여서 각자 시를 짓는 일을 했는데
왕희지가 그들의 시에 서문을 쓴 원고가 바로 <난정서>이다.
<난정서>는 <난정연집서蘭亭宴集序><난정집서蘭亭集序>
<임하서臨河序><계禊書><계첩禊貼>이라고도 한다.
행서行書로 쓴 서첩 중에서 정품 중의 정품으로 불리 우며
중국서법사상 지고무상의 지위를 누리고 있으며 "천하제일행서"로 불리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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