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4권 13-1
13 서화書畫 글씨와 그림
1 화매화畫梅花 매화 그림
향혼옥골선춘연香魂玉骨先春妍 향기로운 혼魂 옥 같은 뼈 봄 오기 전에 고운데
독점고산연우변獨占孤山煙雨邊 홀로 고산孤山의 연기와 비 오는 가를 점령했네.
소영암향수부동疎影暗香雖不動 성긴 그림자 그윽한 향기 비록 움직이진 않네만
청매풍운정의연淸妹風韻正依然 맑은 숙녀의 풍도와 운치 정말 의연하여라.
향기로운 혼 옥 같은 기골 봄에 앞서 곱고
홀로 외로운 산의 비 오는 곳을 차지했구나.
성긴 그림자 은은한 향 움직이지 않아도
맑은 숙녀의 풍모와 운치가 정말 의연하여라.
►향혼香魂 꽃의 정기精氣.
‘향기香氣로운 넋’이라는 뜻으로 女子의 넋을 比喩的으로 이르는 말.
►옥골玉骨
1)‘옥玉같이 희고 깨끗한 骨格’이라는 뜻으로 高潔한 風采를 이르는 말.
2)‘뼈’를 아름답게 이르는 말.
3)천자天子의 유해遺骸.
옥골선풍玉骨仙風
빛이 썩 희고 고결高潔하여 神仙과 같은 뛰어난 풍채風采와 골격骨格.
봉자옥골鳳姿玉骨
‘봉황鳳凰의 자태姿態와 玉같이 깨끗한 骨格’이라는 뜻으로
기품氣稟 있는 자태姿態와 고결高潔한 풍채風采를 이르는 말.
빙기옥골氷肌玉骨
1)살결이 맑고 깨끗한 美人을 比喩的으로 이르는 말.
2)매화梅花의 곱고 깨끗함을 비유적比喩的으로 이르는 말.
풍신옥골豐身玉骨
풍채 좋은 몸과 옥 같은 골격이라는 뜻으로
빼어나게 잘 생긴 사나이를 형용하여 이르는 말.
►암향暗香 그윽이 풍기는 향기香氣.
암향소영暗香疎影 그윽한 香氣와 성긴 그림자라는 뜻으로 매화梅花를 두고 이름.
암향부동暗香浮動 그윽한 향기가 은은히 떠돎.
●산원매화山園梅花/매처학자梅妻鶴子 임포林逋
중방요락독훤연衆芳搖落獨暄姸 모든 꽃 다 졌는데 홀로 아리따워
점진풍정향소원占盡風情向小園 담뿍 정취 머금고 저만치 피었구나
소영횡사수청천疏影橫斜水淸淺 맑은 개울물 위로 성긴 그림자 비꼈고
암향부동월황혼暗香浮動月黃昏 그윽한 향기는 달빛 속에 번져 온다
상금욕하선투안霜禽欲下先偸眼 겨울새 공중에서 내려오다 눈길 먼저 주나니
분접여지합단혼粉蝶如知合斷魂 봄 나비가 보았다면 넋을 잃고 기뻐하리
행유미음가상압幸有微吟可相狎 그래도 시 읊조리는 사람 있어 이를 아끼니
불수단판공금존不須檀板共金尊 요란하게 노래판 술자리를 벌일 것도 없는 일이라
중국 송나라의 임포林逋(967-1028).
그는 항주에 있는 서호의 고산에서 결혼도 하지 않고
매화를 아내 삼고 학을 자식 삼아 벼슬을 버리고 신선처럼 고고하게 은거하며 살았다.
그의 시 <山園小梅 산 동산의 작은 매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이 시는 만고의 절창으로 암향부동월황혼暗香浮動月黃昏
여기에서 매화 향기를 암향이라고 한 표현 등은 유명하다.
매화향기를 표현하는 말 가운데 가장 많이 사용해 온 것이 암향暗香이다.
매화의 향기는 강한 편이 아니다.
그래서 밤이 깊어 사위가 적막할 때
비로소 먼 곳에서도 스며드는 은은한 향기를 암향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밑에 부동浮動이라는 말을 붙이기도 한다.
그래서 월황혼月黃昏이라는 임포의 시구가 있듯이
매화의 향기는 대낮보다는 으스름한 달빛과 잘 어울린다.
은은하고 청아한 매화의 후각적 요소를 어렴풋하고 차가운 달빛의
시각적 특성으로 전환시킨 것이 바로 월매도月梅圖요, 야매도夜梅圖이다.
또한 매창梅窓이라고 하면 달빛에 매화 그림자가 창문에 비치는 것을 뜻하고
소영疎影이라고 하면 그 매화가 바람에 흔들리는 어렴풋한 그림자의 이미지를 가리킨다.
향기의 후각, 달빛의 시각, 그리고 꽃가지의 그림자가 불러일으키는
촉각적인 이미지들은 서로 조응하여 공감각적인 시너지 효과를 준다.
매화 시는 때로는 매화 그림의 소재가 되어 왔는데
선비들은 매화를 그리고 시를 읊어야 제대로 군자 대접을 받았다.
임포 외에 매화에 미친 사람은 이황, 조희룡, 육우 등이 있다./이원식의 문학 블로그
死六臣 매죽헌梅竹軒 성삼문成三問(1418-1456)
生六臣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1435-1493 세종17~성종24)
►의연依然 전前과 다름없음.
구태의연舊態依然=고태의연古態依然 옛 모양模樣 그대로임.
●탐매探梅/梅月堂 金時習(1435-1493)
일지고수일지영一枝枯瘦一枝榮 한쪽 가지는 시들고 마르고 한쪽 가지엔 꽃이 한창일세
단장춘심작마생斷腸春心作磨生 왜 이다지도 고르지 못하느뇨. 봄 그리워 애만 끊느니
우로습시무정물雨露습是無情物 비 뿌리고 이슬 내리지만 이는 진정 무정한 미물이라
내견조잔불수향耐見彫殘不受享 시들어 버린 저 나뭇가지를 그대여 어이 보고만 있단 말고
반건고엽착춘지半乾枯燁着春枝 시든 잎 반쯤 말라 꽃가지에 달려있네
세료동풍불해음細料東風不解吟 아마도 봄바람이 분다지만 잎의 뜻 웬일인지 알지 못하리
위자각능선착예爲子却能先着蘂 차라리 잎은 내버려 두고 꽃이라도 먼저 피어서
고방무엽피인기故防無葉被人欺 잎사귀 왜 없는가 조롱 못하게 사람들의 험한 입 막아 주게나
대지소지설천퇴大枝小枝雪千堆 크고 작은 가지마다 휘도록 눈이 쌓였건만
온난응지차제개溫暖應知次第開 짐짓 따뜻함을 알아차려 차례로 피어나네
옥골정혼수불어玉骨貞魂雖不語 옥골의 곧은 혼은 비록 말이 없어도
남조춘의취선배南條春意取先胚 남쪽 가지 봄뜻 따라 먼저 꽃망울 틔우네
●매화도梅花圖/매창梅窓(1573-1610)
평생불학동가식平生不學東家食 평생을 떠도느라 배우지 못했으니
지애매창월영사只愛梅窓月影斜 단지 매화 핀 창가에 비낀 달빛을 사랑하는데
사인미식유한의詞人未識幽閑意 선비들은 나의 그윽한 마음은 모르고
지점행운왕자다指點行雲枉自多 한 점 흐르는 구름 가리키며 잘못 칭찬하더라.
●심춘尋春/無名비구니
진일심춘불견춘盡日尋春不見春 진일심춘부득춘盡日尋春不得春
망혜편답롱두운芒鞋遍踏隴頭雲 망혜답편롱두운芒鞋踏遍隴頭雲
귀래우과매화하歸來偶過梅花下 환래적과매화하還來適過梅花下
춘재지두이십분春在枝頭已十分 춘재지두이십분春在枝頭已十分
종일심춘불견춘終日尋春不見春 종일토록 찾아도 봄을 보지 못했네
망혜답파령두운芒鞋踏破嶺頭雲 짚신 신고 산마루 구름 속을 헤맸지
귀래소연매화취歸來笑撚梅花臭 돌아올 때 우연히 매화향기 맡으니
춘재지두이십분春在枝頭已十分 봄은 어느새 가지 끝에 와 있었구나
►송宋 나대경羅大經의 <학림옥로鶴林玉露>에 무명 비구니가 지었다고 하는 오도송이 실려 있다.
또 송나라 때 대익戴益이 지었다고 하는 〈탐춘探春〉이라는 시도 이와 유사하다.
●탐춘探春 봄을 찾아서/대익戴益(宋)
종일심춘불견춘終日尋春不見春 종일토록 봄을 찾아 헤메었지만 찾지 못하고
장려답파기중운杖藜踏破幾重雲 지팡이 짚고 멀리 구름 싸인 곳까지 몇 번이나 헤맸네
귀래시파매초간歸來試把梅梢看 돌아와 길에 시험 삼아 매화가지 끝을 잡고 보았더니
춘재지두이십분春在枝頭已十分 봄은 이미 가지 끝에 성큼 와 있었네
●매봉梅峯/김인후金隣厚(1510-1560)
매형풍골본기진梅兄風骨本起塵 매화의 풍격은 본디 풍진을 떨치고서
고고유난득차진枯槁有難得此眞 말랐어도 어렵사리 진실함을 지녔네
철석간장암학면鐵石肝腸巖壑面 철썩 같은 간장에 바위 골짝 모습 지녀
불번빙설로정신不煩氷雪露精神 빙설에도 꿈쩍 않는 정신을 볼 수 있네
●매화梅花/익종翼宗(1809-1830) 조선 제23대 순조의 世子
원상매화만수향園上梅花滿樹香 정원에 만발한 매화는 향기를 보내오고
빙혼요락월혼황氷魂瑤落月昏黃 차가운 꽃잎이 달이 뜬 황혼에 지고 있네
난개불용동풍력爛開不用東風力 봄바람을 빌리지 않고도 난만히 피어나서
잔설유능조담장殘雪惟能助淡粧 잔설이 오직 담장을 도우고 있네
►백매화
꽃잎은 백색이고 꽃받침이 홍갈색이다
매실을 얻기 위해 심는 매화나무는 대부분 백매화이다.
►청매화
꽃잎은 백색이고 꽃받침이 초록색이며 어린 줄기도 초록색이다.
관상용으로 정원에 주로 심긴다.
►홍매화
꽃잎과 꽃받침이 홍색이다. 관상용으로 심긴다.
►만첩매화
다른 매화는 꽃잎이 5장이나 만첩매화는 꽃잎이 여러 장이다.
백매화 열매보다 만첩매화 열매가 크다.
●천연기념물 매화
►484호. 강원도 강릉시 오죽헌의 율곡매.
오죽헌이 들어선 1400년경에 심겨졌다고 하며 신사임당과 율곡이 직접 가꾸었다고 전한다.
꽃 색깔이 연분홍인 홍매 종류이다.
►485호. 전라남도 구례군 화엄사 길상암 앞 급경사의 대나무 숲 속에 자란다.
이 매화는 열매가 작으나 꽃향기가 강해서 들매화로 짐작이 된다.
►486호. 전라남도 장성군 백양사의 고불매.
진분홍 꽃이 피는 홍매이다. 수령은 350년으로 추정된다.
►488호. 전라남도 순천 선암사 선암매.
선암사 경내에는 수령이 350~600년으로 추정되는 매화나무가 50여 그루 자란다.
이들을 선암매라고 하는데 그 중 흰 매화 1그루와 분홍 매화 1그루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유명 매화
►산청3매山淸三梅
남사예담촌 하씨고가에 있는 원정매元正梅 670년 이상
단속사지에 있는 정당매政堂梅 640년 이상
산천재에 있는 남명매南冥梅 450년 이상
►호남6매
①천연기념물 486호 고불매
전남 장성군 소재 백양사 경내에 심어져 있는데 백양사를 고불총림이라 고불매
②대명매
전남대학교 캠퍼스 내 소재.
명나라 14대 황제 광종이 사망하자 조선에서 조문 사절단을 보내어 조문을 하였는데
광종의 아들인 희종 황제가 조문사절단의 서장관인 월봉 고부천에게
조문 답례로 매화 한 그루를 선물하였고 월봉 고부천은 선물 받은 그 매화나무를 가져와
전남 담양군 창평면 소재 자신의 고향집에 심어 놓았었는데
고부천의 11대손인 고재천은 전남대학교 농과대학 학장 시절에 자신의 집 뜰에 심어져 있는
그 매화나무를 전남대학교 중앙도서관 옆에 옮겨 심었다.
명나라에서 건너온 나무라는 의미로 대명매라 불리어지고 수령 약420년 정도.
③계당매
전남 담양군 남면 지곡리 지실마을에 있는 송강 정철의 넷째 아들인 대제학을 지낸 정홍명의 집을
시냇가에 지은 집이라는 뜻으로 계당이라고 하는데
이 계당에 정홍명이 손수 심었다는 수령 약 420년의 매화나무
④선암매
순천시 소재 선암사 경내에 심어져 있어 선암매라 하고 천연기념물 488호로 수령 약 640년.
현재 우리나라의 매화나무 중에서 가장 몸이 큰 나무이다
⑤수양매
전남 고흥군 소록도 한센병원 중앙 공원에 심어져 있었으나 2014년도에 쓰러진 후 枯死되었다
⑥화엄매
전남 구례군 화엄사에 심어져 있어 화엄매라 하고 천연기념물 485호로 수령 약 470년
►도산매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 도산서원에 퇴계 이황이 손수 심은 수령 약 470년의 매화
►율곡매
강릉시 오죽헌의 매화로 1400년 경 오죽헌이 들어설 당시 이조 참판을 지낸 최지운이 심었고
율곡 이이가 가꾼 나무라고 해서 율곡매라 하고 천연기념물 484호로 수령 약 600년
● '24 1.13. 통도사 자장매
'19. 3,11 통도사 탐매했을 땐
자장매는 이미 지고 있었지만 백매 홍매 오향매 수양매는 한창이었다.
이번엔 자장매는 개화하고 있었지만 다른 매화들은 잠자고 있었다.
폰 카메라라 그렸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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