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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4권 17-1

매월당 시집 제4권 17-1

17 기용器用

 

1 지장紙帳 종이 장막

 

지장명난야상의紙帳明煖也相宜 종이 장막 밝고 따뜻해 역시 알맞는 것

뢰락생애아자지牢落生涯我自知 쓸쓸한 생애를 나 스스로가 잘 안다네.

고전경람취뇨뇨古篆輕嵐吹裊裊 옛 전자篆字엔 가벼운 아지랭이 하늘하늘 불어오고

소렴박영동사사疎簾薄影動絲絲 성긴 발에 엷은 그늘 살살 움직이네.

 

신여단경수파범身如短梗隨波泛 몸은 짧은 막대 같아 물결 따라 둥둥 뜨고

심사고운임의비心似孤雲任意飛 마음은 외로운 구름이라 뜻대로 훨훨 나네.

축항차허천우설縮項嗟噓天又雪 목 움츠리고 허허 하는데 하늘엔 또 눈이 내려

소창가수과신시小窓呵手課新詩 작은 창에 손 호호 불며 새 시[新詩]를 공부하네.

 

 

►기용器用 용도用途. 쓰임새. 유용한 인물. 도구道具. 소용.

사람을 능력이나 재주에 따라 등용하고 배치하는 것.

 

►지장紙帳 종이로 만든 방장房帳이나 모기장.

 

●죽지사竹枝詞/김시습金時習(1435-1493 세종17~성종24)

 

일편지장백어운一片紙帳白於雲 한 조각의 종이 휘장은 구름보다 희어

야살동창직도흔夜撒東窓直到昕 밤에 동창에 걸치고 다만 아침에 이르리.

의몽정인면부득擬夢情人眠不得 정인을 꿈꾸고 싶어도 잠 오지 않아

수조향선감삼분數條香線減三分 몇 가지 향 줄기가 3/10이나 줄어들었네.

 

농여백척음애빙儂如百尺陰崖氷 나는 백척 응달의 얼음 같고

이사일간양희등爾似一竿陽曦騰 너는 한 장대의 햇빛이 뜬 것 같네.

원차일간조양휘願借一竿朝陽暉 원컨대 한 장대의 아침 햇빛 빌려주어

소아백척음애응銷我百尺陰崖凝 나의 백 척 응달의 응어리 녹여주소.

 

야여하기야미앙夜如何其夜未央 밤아, 어찌하여 밤이 끝나지 않는 건가?

성이서령월침상星移西嶺月侵床 별은 서쪽 고개로 옮겨갔고 달은 침상으로 파고드네.

인간최시다정고人間最是多情苦 인간은 가장 다정함에 괴로워

전전불매공단장展轉不寐空斷腸 엎치락뒤치락 잠들지 못하고 부질없이 애간장 끓네.

/<梅月堂詩集> 卷7

 

►상의相宜 알맞다. 적당하다. 적합하다.

 

●대주부지待酒不至 기다리는 술은 오지 않고/이백李白

 

옥호계청사玉壺繫靑絲 아름다운 술병에 푸른 실 매어

고주래하지沽酒來何遲 술 사러 보냈는데 왜 이리 늦는가

산화향아소山花向我笑 산꽃은 날 향해 웃고 있으니

정호함배시正好銜盃時 바로 지금이 술 마시기 좋은 때라네

 

만작동창하晩酌東窓下 해 저문 동쪽 창가에서 술을 따르니

류앵부재자流鷪復在玆 아름다운 꾀꼬리 소리 함께 하네

춘풍여취객春風與醉客 봄바람과 더불어 취한 나그네

금일내상의今日乃相宜 오늘 서로 정답게 어울리누나

 

►뢰락牢落 성기다. 드문드문하다. 쓸쓸하다. 고독하다. 고립되다.

한사금뇌락寒事今牢落 추위로 박 넝쿨 얹었던 시렁을 없이하니 쓸쓸해

인생역유초人生亦有初 인생도 또한 이 시렁같이 요긴히 쓰이던 젊은 때가 있었느니.

/두보杜甫 <제가除架>

 

불유주존공란만不有酒尊供爛漫 실컷 취하도록 술 단지를 내놓지 않았다면

기여뇌락객회하其如牢落客懷何 쓸쓸한 나그네의 회포가 그 어떠했으리.

/노공필盧公弼 <차장사인벽상운次張舍人壁上韻>

 

►고전古篆

한자의 자체字體의 한 가지인 옛날의 전자篆字.

전자에는 대전大篆과 소전小篆의 2가지가 있는데 대전은 周나라 선왕宣王 때

太史 사주史籒가 지은 것으로 자체가 너무 복잡하여 쓰기에 불편하였다.

 

그래서 진秦나라의 승상丞相 이사李斯가 이것을 개량 간략하게 했는데

대전과 구별하기 위하여 소전이라고 불렀다.

 

이 대전이나 소전이나 전자는 좌우가 한결 같이 고르고

자형이 방정하고 필획이 균등하게 되어 있어서 方形字라고 부른다.

/네이버 지식백과

 

●전서篆書

‘篆’은 당나라 장회관張懷瓘의 <서단書斷> 卷上에

“전篆이라는 것은 전傳으로 物理를 전하는 것이니

시지무궁施之無窮 베풀되 다함이 없다.”고 하였다.

 

곽말약郭沫若은 <古代文字之辨證的發展 고대문자의 변증적 발전>에서

“전篆은 연掾으로 연은 아전[吏]이니 漢代 관제官制에 文書를 맡은 하리下吏를

연속掾屬 · 연사掾史하여 전서는 실상 연서掾書 곧 관서官書”라고 하였다.

 

▪곽말약郭沫若(1892~1978) 중국의 문학가ㆍ정치가.

신문학 운동에 종사하였고 중일 전쟁 후에 과학원 원장, 부수상을 지냈다.

저서에 <중국 고대사회 연구><갑골문자 연구> 시집 <女神> 따위가 있다.

 

전서는 넓은 뜻으로는 예서隷書 이전에 있는 서체로 갑골문甲骨文 ·금문金文

·석고문石鼓文 ·六國古文 ·小篆 ·무전繆篆 ·첩전疊篆 등이 모두 이에 속한다.

좁은 뜻으로는 대전大篆과 소전이 주축이 된다.

전서의 변체變體는 지극히 많아 수서殳書·각복刻符 등 통칭하여 雜體篆이라 한다.

 

▪예서隷書 10체의 하나. 팔체서의 하나.

전서篆書보다 간략하고 해서楷書에 가까운 서체로 진나라 운양의 옥사獄事 정막이

번잡한 전서를 생략하여 만든 것인데 노예와 같이 천한 일을 하는 사람도

이해하기 쉽도록 한 글씨라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갑골문甲骨文

고대 중국에서 거북의 등딱지나 짐승의 뼈에 새긴 상형 문자.

한자의 가장 오래된 형태를 보여 주는 것으로 주로 占卜을 기록하는 데에 사용.

 

▪小篆 10체의 하나. 팔체서의 하나.

진시황 때 이사가 大篆을 간략하게 변형하여 만든 것으로

조선 시대에는 시험 과목으로 실시하기도 하였다.

 

▪무전繆篆 육체서六體書의 하나.

八體의 모인摹印과 같이 도장의 크기와 글자의 수에 따라 맞추어 새기는 글자체이다.

한漢나라 때 인각印刻에 썼다.

 

옛사람들은 전서를 창힐蒼頡이 만들었다고 하나

당나라 위속韋續은 묵수墨藪에 <五十七種書>를 들고

“황제黃帝의 사관史官 창힐이 새의 발자취[鳥跡]를 그려서

문자를 삼아 전서를 만들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 말은 믿기 어렵다.

 

▪창힐蒼頡 중국 고대의 전설적인 제왕인 황제黃帝 때의 좌사左史.

새와 짐승의 발자국을 본떠서 처음으로 문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주선왕周宣王 태사太史 주籒가 <사주편史籒篇>을 저술하였는데 이것을 ‘대전’이라고 하였다.

그 뒤 여러 나라로 나누어져 문자는 형태를 달리하게 되었고

진秦나라의 정승 이사李斯가 하나로 통일한 것을 ‘소전’이라고 한대에 일컫게 되었다.

 

▪<사주편史籒篇> 자서字書의 하나.

주周 선왕 때의 태사太史인 주籒가 편찬하였다고 하나 춘추전국시대에 편찬된 것으로 여겨진다.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기 위하여 만들어졌으며 四字一句로 9,000자가 있었다고 하나

진晉나라 때에 일부가 없어지고 오늘날에 전하는 것은

<설문>과<옥편>에 斷片이 인용되었을 뿐이다.

<옥함산방집일서玉函山房輯佚書>에 집본輯本이 있다.

 

<설문說文>에 의하면 전은 인서引書로 인서란 붓을 당겨서 죽백竹帛(책, 특히 史書)에

나타내는 것이라 하여 이사가 통일한 서체를 전서라고 칭한다는 것이다.

 

전서를 크게 나누면 다음과 같다.

① 갑골문甲骨文

은殷·周시대에 구갑龜甲과 수골獸骨에 새겨진 문자를 일컬어 구갑수골문자라 한다.

약칭 갑골문 · 구갑문 · 복사卜辭 · 貞卜文字 · 契文 · 은계殷契 등으로도 부른다.

 

은·주 시대에는 미신을 숭상하여 제사·정벌·질병·전렵田獵·기상·출입·연사年事 등

어느 하나 점쳐서 길흉을 알려고 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점을 친 다음 갑골 위에 복사와 점복에 관한 일을 새겼다.

은·상 시대를 연구하는 데 가장 귀중한 문헌이며 한자의 가장 오래된 실증이다.

 

② 대전大篆

한자 고대 서체의 하나로 그 명칭은 한대에 처음 볼 수 있으니 소전의 대칭이다.

넓게는 소전 이전의 문자와 서체로서

갑골문·종정문鐘鼎文·주문籒文 및 六國文字 등이 모두 이에 속한다.

좁게는 주선왕 태사 주가 정리한 문자인 주문이다.

 

▪주문籒文 10체의 하나.

주나라 선왕宣王 때에 太史였던 주籒가 창작한 한자의 字體이다.

소전小篆의 전신으로 대전大篆이라고도 한다.

 

③ 주문周文

周代文字로 일반은 대전으로 알기도 하고

또 대전과 같지 않다 하여 ‘주전’·‘기자奇字’로 보기도 한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 서敍에서는

“선왕 태사 주가 대전 15편을 저술하니 혹 古文과 다르다.” 하고

주는 인명으로 그의 성은 모른다고 하였다.

또 주전 · 주서籒書 · 사서史書 · 고주古籒라고도 한다.

 

▪허신許愼 중국 후한의 학자(30-124). 자는 숙중叔重.

고문학을 배우고 육서를 구명하였다.

저서에 <설문해자><오경이의> 따위가 있다.

 

▪<설문해자說文解字> 後漢 때 허신이 편찬한 자전.

문자학의 기본적인 고전의 하나로 한자 9,353자를 수집하여

540部로 분류하고 六書에 따라 글자의 모양을 분석ㆍ해설하였다. 15권.

 

④ 금문金文

은·주시대의 靑銅器 위의 명문銘文의 통칭으로

종정문 · 길금문吉金文 · 관지문款識文이라고도 일컫는다.

 

대전 계통에 속하여 소전 이전의 대부분 전서 형체를 포괄하고 있어서

고대서법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실물자료이다.

 

청동기는 상대商代에 기원하여 서주시대西周時代에 성행하였다.

금문의 내용은 당시 사전祀典 · 석명錫命 · 전렵 · 정벌 · 계약 등의 기록과

조기원인造器原因을 새겼기 때문에 상고사회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명문銘文 쇠붙이와 돌, 살림살이에 쓰는 그릇 따위에 새겨 놓은 글.

 

⑤ 초전草篆 초솔草率하고 빨리 쓰는 전서라 하여 초전이라 한다.

결구結構에 생략하고 간편하게 하여 필획筆劃이 때로는 연결되는 것이 특징이다.

 

청나라의 완원阮元은

<적고재종정이기관지積古齋鐘鼎彛器款識><을해정명乙亥鼎銘>에 대하여

“초평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오직 ‘王九月乙亥’ 및 ‘乃吉金用作寶尊鼎用孝享’ 등의 字이고

그 나머지는 다 알 수 없음은 모두 멋대로 간략하고 덜었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또 청나라의 엄가균嚴可均은 <설문익說文翼> 序에서

“초서는 그 근원을 고주古籒에 두어 전篆 같기도 하고 예隷 같아서 고기문古器文의

서로 이어지고 뒤엉킨[련면규결聯綿糾結] 것 같은 것이 그것이다.”라고 하였다.

 

완원阮元 청나라의 학자(1764-1849). 자는 백원伯元. 호는 운대芸臺.

서학書學에 정통하여 전례篆隷를 잘하였다.

<경적찬고><十三經注疏校勘記>를 편집하였으며 청나라 고증학을 집대성하였다.

 

⑥ 고전古篆 고전에는 2가지 뜻이 있으니

하나는 고대전서로 청나라의 계복桂馥은 <속삼십오거續三十五擧>에서

“宋人間用古篆作印 元人尤多變態”라 하여 변태적인 전서를 말하였고

 

또 하나는 古文字를 가리켰으니 명나라의 조환광趙宦光은

<한산추담寒山帚談>에서 九體書를 논하되 “二日古篆 三代之書 見於金石款識”라 하였다.

 

⑦ 고문古文 고문에는 3가지 뜻이 있다.

첫째, 문자학적 각도로 볼 때 갑골문 · 종정문 · 석고문 · 고도문古匋文 · 고천문古泉文과

소전이 모두 고문 계통이고 진한秦漢 이후의 예隷 · 해楷는 今文계통으로 상대하여 일컫는다.

 

둘째, 은·주 혹은 그보다 이전의 문자로

송의 곽충서郭忠恕는 <한간汗簡>에서 “鳥跡科斗, 通謂古文”이라 하였고

 

元의 정표鄭杓는 <서요편書要篇>에서

“自伏羲命子襄作六書, 而黃帝後命倉頡製文字 下及唐虞三代, 通謂之古文”이라 하였다.

 

▪곽충서郭忠恕(?-977) 후주後周 말에서 北宋 초의 학자ㆍ서화가. 자는 서선恕先.

篆書와 隷書에 능하였으며 계척計尺을 사용하여 매우 복잡한 누각 건축도 정확하게 그렸다.

저서에 <한간汗簡>이 있다.

 

셋째, 오로지 만주晩周·六國에서 쓰던 문자로 곧 왕국유王國維가 말하는

“허신의 <설문해자>에 나오는 고문은 공자벽중서孔子壁中書로

그 체體는 주문 소전과 같지 않아 육국유기六國遺器 또한 그러하다.

벽중고문壁中古文은 주진간周秦間 동토東土의 무자라.” 하였다.

 

▪왕국유王國維(왕궈웨이 1877-1927) 청나라의 문학자ㆍ고증학자.

신해혁명으로 일본에 망명하였다.

저서에 <인간사화人間詞話><송원희곡사宋元戲曲史><관당집림觀堂集林> 등.

 

⑧ 소전小篆

전서篆書의 하나로 ‘대전’과 대칭하는 것으로 ‘진전秦篆’이라 일컬으니

진시황秦始皇이 천하를 통일하고서 이사에게 명하여 만든 것이다.

 

<설문해자> 序에 “진문秦文과 맞지 않은 것은 모두 없애고

이사는 <창힐편蒼頡篇>

조고趙高는 <원력편爰歷篇>

호무경胡母敬은 <박학편博學篇>을 지어

사주史籒의 대전을 고쳐서 소전이라 일컬었다.”고 하였다.

 

<창힐편蒼頡篇> 진秦의 재상 이사가 소전小篆으로 기록한 자서字書. 1편.

<원력편爰歷篇> 진秦의 거부령車府令 조고趙高가 지은 字書로 지금은 전하지 않는다.

<박학편博學篇> 진秦의 거부령車府令 조고趙高가 지은 字書로 지금은 전하지 않는다.

 

소전의 필획은 둥글고 굴려서 유창하며 대전에 비하여 정제하며 진秦의 각석刻石으로

<태산泰山><역산嶧山><낭야대琅捓臺> 등은 이사가 썼다고 전하며 소전의 대표작이다.

소전으로 획이 약간 굵으면 옥저전玉筯篆(箸)이라 하고 가는 것을 철선전鐵線篆이라고 한다.

 

⑨ 한전漢篆 한대漢代의 전서로 체격體格이 방형方形에 가깝고 필법은 예隷에 가깝다.

비碑와 같이 장중할 때와 청동기 등에 사용하고 있다.

비에는 전액篆額으로 또 청동기에는 경명鏡銘에 주로 썼다.

 

▪전액篆額 전자체篆字體로 쓴 현판이나 비갈碑碣의 제액題額.

 

⑩ 당전唐篆

당대唐代의 서가書家들이 쓴 전서로

대전과 소전을 많이 썼으며 이양빙李陽冰이 그 대표적이다.

 

⑪ 동방전東方篆

동방 곧 고조선으로부터 신라 · 고려 · 조선에 걸쳐 그 유적을 살펴보면

황해도 九月山에 단군시대의 고비古碑로 전하는 고전비古篆碑가

중국에서 창힐의 필적으로 전하는 것과 같아서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 필적과 동류의 것으로는 南海에 있는 刻石文字와도 일맥상통하고 있어 주목된다.

 

⑫신라전新羅篆으로는 <신라태종무열왕릉비>가 있어 吳나라의 <천발신참비天發神讖碑>의

전과 비슷하게 예봉필법銳鋒筆法으로 정방형의 특색을 보이고 있으며

또 최치원崔致遠의 필적인 <진감선사비眞鑑禪師碑>의 전액篆額인

<당해동진감선사지비唐海東眞鑑禪師之碑>의 9자는 예봉필법으로

초전의 맛이 짙어 당시 중국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그리고 통일신라기와 고려 및 조선에 걸쳐서는 모두 소전으로 썼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중엽의 허목許穆의 전서는 초전의 특색을 살렸으나

자신만이 알 수 있는 기형의 전서를 써서 알아볼 수 없는 자가 많다.

 

조선 순조 때의 학자 홍길주洪吉周는 <동문십이가소제東文十二家小題>에서

“허목은 결정파대缺鼎破敦와 같아서 억지로 은주殷周의 고기古器라 하나

어리석으면서 기괴함을 좋아하였으니 광혹誑惑하다.”고 하였다.

 

이러한 기풍은 간혹 있어 온 일이라 하겠으나

지나친 경향으로 애써 꾸미는 일은 삼가야 한다./한국민족대백과사전

 

►뇨뇨裊裊 ‘간드러질 뇨(요)裊’

연기·냄새 따위가 모락모락 오르는 모양.

가늘고 부드러운 것이 흔들리는 모양. 하늘거리는 모양.

소리가 가늘고 길게 이어지는 모양. 은은하다.

 

●강남류江南柳/정몽주鄭夢周(1337-1392)

 

강남류강남류江南柳江南柳 강남의 버들개지, 강남의 버들개지

춘풍뇨뇨황금사春風裊裊黃金絲 봄바람에 황금 실 흔들리네.

강남류색년년호江南柳色年年好 강남의 버들색이 해마다 좋더라도

강남행객귀하시江南行客歸何時 강남의 나그네 어느 때 돌아 갈련지?

 

창해망망만장파蒼海茫茫萬丈波 푸른 바다 아득히 만 장의 파도치니

가산원재천지애家山遠在天之涯 집과 산은 저 멀리 하늘 끝에 있어

천애지인일야망귀주天涯之人日夜望歸舟 하늘 끝의 사람이 밤낮으로 돌아가는 배 바라보네.

 

좌대락화공장탄坐對落花空長嘆 앉아 낙화를 대하고서 부질없이 길게 한탄하고

공장탄단식상사고空長嘆但識相思苦 부질없이 길게 한탄하다 다만 상사의 고통을 알겠더라도

긍식차간행로난肯識此間行路難 이 사이의 ‘살 길 팍팍해’라는 걸 알리오?

 

인생막작원유객人生莫作遠游客 사람으로 태어 멀리 유람하는 나그네 되지 마시라.

소년량빈여설백少年兩鬢如雪白 소년의 두 귀밑머리가 눈처럼 희어졌으니.

/<포은선생문집圃隱先生文集> 卷1

 

●감풍感諷 가을바람에 부치는 감상/이하李賀(790-816 中唐)

 

남산하기비南山何其悲 남산에 슬픈 비가 내린다.

귀우쇄공초鬼雨灑空草 귀신을 몰고 오는 비가 마른 풀을 적신다.

장안야반추長安夜半秋 장안長安의 이 깊은 가을밤

풍전기인로風前幾人老 이 바람 앞에 얼마나 많은 목숨이 꺼져 가는가?

 

저미황혼경低迷黃昏徑 낮고 어두운 황혼의 오솔길

뇨뇨청력도裊裊靑櫟道 꼬불꼬불 푸른 참나무 길

월오수무영月午樹無影 휑한 달빛에 나무는 그림자 드리우고

일산유백효一山唯白曉 온 산은 하얀 새벽을 연다.

 

칠거영신인漆炬迎新人 옻빛 횃불 들어 신부를 맞이하듯

유광형요요幽壙螢擾擾 깊은 묘혈墓穴 속에 도깨비불이 어지럽다.

 

►사사絲絲

지극히 가느다란 모양. 욱신욱신 쑤시면서 아픈 모양.

 

●야보野步 들길을 걸으며/진화陳澕(?-?)

 

소매령락류기수小梅零落柳僛垂 작은 매화 떨어지자 버들가지 어지러이 늘어지는데

한답청람보보지閑踏晴嵐步步遲 한가로이 푸른 산기운을 밟노라니 걸음걸음 더디네.

어점폐문인어소漁店閉門人語少 어부의 집은 문 닫힌 채 사람 소리 없고

일강춘우벽사사一江春雨碧絲絲 온 강 가득 내리는 봄비 줄기마다 푸르네.

/<동문선> 권20

 

►임의任意

일정一定한 기준基準이나 원칙原則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함.

대상對象이나 장소場所 따위를 일정一定하게 정定하지 아니함.

 

►축항縮項 목을 움츠리다.

‘줄일 축縮’ 줄이다, 감축減縮하다. 오그라들다, 물러서다. 모자라다

‘항목 항項’ 항목項目, 조목條目. 목, 목덜미

 

►차허嗟噓 탄식하다.

 

●사자암獅子庵/허응虛應 보우普雨(1515-1565) 조선 중기의 승려

 

노변구란야路邊舊蘭若 길가의 옛 암자여

뇌객매장공惱客每長空 늘 비어 있어 나근네 마음 쓸쓸하네

고체생등만古砌生藤蔓 옛 섬돌에는 등 넝쿨 뻗어 있고

한정장초총寒庭長草叢 추운 뜰엔 풀이 키로 자랐네

 

진침금불면塵侵金佛面 금불의 얼굴에는 먼지만 자욱하고

엽만수조중葉滿水槽中 수곽에는 낙엽이 가득하네

앙벽차허립仰碧嗟噓立 하늘 보며 탄식하고 서 있나니

천봉다조홍千峰多照紅 봉우리 산봉우리마다 노을 붉게 물드네

/<허응당집虛應堂集>

 

►가수呵手 언 손을 불다. 손에 입김을 불(어 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