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經/비파사나 수행

염처경念處經에 나타난 수행법

염처경念處經에 나타난 수행법/김재성 고려대장경연구소

2014-01-21 00:54:55

 

Ⅰ. 들어가는 말

 

초기경전에서 보이는 수행법은 다양하지만 이러한 수행법은

근본적으로 괴로움의 소멸이라는 목적을 위해 제시되어 있다.

 

초전법륜에서 中道로서 제시된 八正道를 위시로 해서

37보리분법은 이러한 수행법의 여러 가지 조합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계정혜의 三學으로 간략하게 제시되는 불교수행 체계에서 念(sati)

또는 念處(satipa.t.thaana) 수행은 선정과 지혜와 깊은 관계가 있음을

경전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데 본고는 <念處經>에 나타난 수행법을 전체적으로 개괄하면서

염처 수행이 불교수행체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대해서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먼저 염 또는 염처에 대한 기존의 연구 성과를 간단히 살펴보고 난 후

<염처경>의 전체적인 구조를 개괄해 본다.

 

그리고 법념처를 중심으로 한 염처 수행의 진행 단계를 고찰해 본 후

신념처를 다룬 경전들을 비교해 보고 염처 수행의 이익에 대해서 살펴보면서

초기불교 수행체계에서 염처 수행의 위치를 고찰해본다.

 

1. 기존연구 성과

 

<염처경>에 나타난 수행법 또는 염처 수행에 대한 대표적인 연구로는 두 가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먼저 Gathin[1992]의 연구가 있다.

 

이것은 37菩提分法 전체에 대한 연구이며 이 가운데 염처에 대한 자세한 분석적인

연구(pp.29-68)는 염처 수행에 대한 이해를 깊이 있게 해주고 있다.

 

다음으로 田中敎照[1993]의 연구는 숫타니파타 등의 초기 韻文經典에 나타난

수행법(제1장 최초기불교의 수행법)에서 念 수행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팔정도와 칠각지와 사념처의 관계(pp. 132ff)에서 사념처의 의의와 그 수습법을 다루고 있다.

 

특히 팔리 <중부>의 <염처경>과 <중아함경>의 <염처경>(대정장경 1권 p. 582ff)을 비교하면서

팔리본과 한역과 비교하여 두 경전의 차이점을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주로 염 또는 염처 수행의 의미에 대한 설명을 의주로 하고 있으며 본 고는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하여 <염처경>에 나타난 수행체계의 구조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III. <염처경>에 대한 이해

 

1. <염처경>의 구조

 

먼저 <염처경>의 전체적인 구조를 살펴본다.

<염처경>에 제시된 수행법은 身受心法의 네 가지 대상에 대한 隨觀이다.

 

네 가지 대상을 거듭 관찰하는 것 바로 뒤에서(anu-)

관찰하는 것(passanaa)이 바로 사념처 수행이다.

경전에 제시된 네 가지 대상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身念處에는 14가지 육체적인 현상에 대한 관찰이 있다.

(1)호흡에 대한 마음챙김[入出息念],

(2)가고, 서고, 앉고 눕는 동작[行住坐臥]에 대한 마음챙김,

(3)분명한 앎[正知]을 지니고 행동함,

(4)육체에 대해 싫어하는 마음을 일으킴[厭逆作意],

(5)네 가지 요소[四大; 地水火風]에 대한 관찰,

(6-14) 9가지 묘지에서의 관찰.

 

受念處는 苦·樂·不苦不樂의 3가지 육체적·정신적인 느낌[感受]에 대한 관찰이다.

心念處는 - 마음의 현상에 대한 관찰인데 16가지가 제시되어 있다.

(1-2) 탐욕이 있는 마음[有貪心], 탐욕이 없는 마음[無貪心],

(3-4) 성내는 마음[有瞋心], 성냄이 없는 마음[無瞋心],

(5-6) 어리석은 마음[有癡心], 어리석음이 없는 마음[無癡心],

(7-8) 침체된 마음, 산만한 마음,

(9-10) (선정 수행으로) 커진 마음[大心], (선정 수행을 닦지 않아) 커지지 않은 마음,

(11-12) (色界禪과 無色界禪 수행이) 향상된 마음, 향상이 안 된 마음,

(13-14) (선정에 의해) 잘 집중된 마음, 집중이 안 된 마음,

(15-16) (선정 수행에 의해 번뇌로부터) 자유로워진 마음[解脫心],

자유로워 지지 않은 마음[非解脫心]을 (있는 그대로) 아는 것을 말한다.

 

法念處 - 5 가지 범주의 법에 대한 관찰이다.

(1) 다섯 가지 덮개 [五蓋; 욕망, 분노, 혼침과 졸음, 들뜸과 우울, 회의적 의심],

(2) 五蘊[色受想行識],

(3) 十二處[眼耳鼻舌身意와 色聲香味觸法],

(4) 七覺支 [念, 擇法, 精進, 喜, 輕安, 定, 捨],

(5) 四聖諦 [苦集滅道]

 

이와 같이 사념처는 육체적인 현상에 대한 관찰(신념처, 법념처의 일부)과 정신적인 현상에

대한 관찰(수념처, 심념처, 법념처의 일부)을 주제로 하는 수행법임을 알 수 있다.

 

2. <염처경>에 보이는 수행의 순서 - 법념처의 이해

 

이러한 사념처 수행은 구체적으로 어떤 순서로 실천되는가에 대해서

<염처경>에서는 별 다른 설명이 없다.

 

身受心法이라는 순서대로 설해져 있기에 이 순서대로 수행하면 되는 것일까?

수행의 순서에 대한 힌트가 경전 자체에 제시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는가?

 

여기에서 법념처에 제시된 5가지 범주가 염처경에서 제시된

수행의 순서를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상응부의 念處相應의 여러 경전과 수행의 단계에 대해서 설하고 있는

장부와 중부 등의 경전2) 등에서 그 근거를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법념처에서 처음으로 등장하는 다섯 가지 덮개(五蓋)에 대하여 살펴본다.

5가지 덮개란 감각적인 욕망, 분노, 혼침과 졸음, 들뜸과 우울, 회의적 의심으로 마음의

부수적인 번뇌(cetaso upakkilesa), 지혜를 약화시키는 요인(pa~n~naayadubbaliikara.na)를 말한다.

 

부처님은 이러한 오개를 먼저 제거하고 사념처를 확립시킨 후

칠각지를 있는 그대로 닦아서 무상정등각을 이루셨다고 한다.

 

또 다른 경전에서는 오개는 不善의 덩어리(akusalaraasii)라고 하며

사념처는 善의 덩어리(kusalaraasii)라고 하면서 서로 대비하여 설하고 있다.

 

이처럼 오개는 극복되어야 하는 번뇌이며

오개가 극복되어야 사념처 수행으로 진행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오개는 법념처에서 사념처 수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극복되어야 할 정신적인 현상으로 제일 먼저 제시되어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오개에 대한 관찰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대념처경을 보면 다음과 같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떻게 비구가 법에서 법을 관찰하는 수행을 하면서 지내는가 ?

비구들이여, 여기에 어떤 수행자가 다섯 가지 덮개[五蓋]라는 법에서 법을 관찰하면서 지낸다.

 

그러면 비구들이여, 어떻게 다섯 가지 덮개[五蓋]라는 법에서 법을 관찰하면서 지내는가?

비구들이여,

여기에 내적으로 감각적 욕망이 있으면 나에게 내적으로 감각적 욕망이 있다? 라고 안다.

또는 내적으로 감각적 욕망이 없으면 나에게 내적으로 감각적 욕망이 없다?라고 안다.

 

그리고 생겨나지 않은 감각적 욕망이 일어나면 바로 그것을 알고

생겨난 감각적 욕망이 사라지면 바로 그것을 안다.

그리고 이미 사라진 감각적 욕망이 이후에 생겨나지 않으면, 바로 그것을 안다.

 

이러한 방식으로 오개의 나머지도 관찰하는 것이 법념처의 시작이며

사념처 수행의 도입 단계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계정혜를 중심 내용으로 하는 수행의 단계적인 진전을 설하고 있는 경전들 가운데

중부의 <제어의 경지에 대한 경>(調御地經, MN III, 128-137)에서 제시된 수행단계에서

사념처 수행의 직전에 오개를 버리는 내용이 설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7).

 

다시 말하면 다섯 가지 덮개[五蓋]는 사념처 수행을 시작할 때 바로 부딪히는 장애인데

이 5가지 덮개를 극복하면서 오온과 12처에 대한 관찰이 본 궤도에 오르면

깨달음의 7가지 요소[七覺支]가 경험되기 시작한다.

 

깨달음의 일곱 가지 요소[七覺支]가 경험되면서

네 가지 고귀한 진리는 이론적이 아니라 체험적으로 이해되게 된다.

이것이 법념처를 통해 볼 수 있는 사념처 수행의 진전 단계라고 생각한다.

 

3. 신념처의 다양성 - 염처경, 입출식념경, 신념경에 나타난 신념처

 

사념처 가운데 제일 먼저 설해지는 몸에 대한 관찰에 대해서는 중부 118경인

<入出息念經 Ānaapaanasatisutta>(MN III, 78-88)과

119경인 <身念經Kayaagatasatisutta>(MN III, 88-99)라는 독립된 경전이 있다.

 

이 두 경전은 같은 염처라는 수행법을 닦으면서 내용적으로 염처경

또는 대념처경에서 전개되는 수행의 차제와는 방향성이나 내용을 달리하고 있다.

그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入出息念經>은 신념처 수행의 처음에 제시되는 호흡에 대한 관찰 부분만을 설한 경전인데

수행의 단계가 입출식념 → 사념처 → 칠각지 →明(vijja)․解脫(vimutti)로 제시되어 있다.

 

<염처경> 에서는 단순히 호흡에 대한 관찰만이 제시되어 있는데 <入出息念經>에서는 호흡에 대한

관찰이 16단계로 나뉘어져서 각 4단계마다, 신수심법의 사념처를 순서로 적용시키고 있다.

 

신념처 :

(1) 긴 날숨과 들숨에 대한 관찰.

(2) 짧은 날숨과 들숨에 대한 관찰,

(3) 전신(全身)을 감지하면서(pa.tisa.mvedii) 호흡,

(4) 호흡이라는 몸의 작용(身行)을 가라앉히면서(passambhayam cittasa"nkhaara.m) 호흡.

 

수념처 :

(1)기쁨(喜 piiti)을 감지하면서 호흡,

(2) 행복(樂 sukha)을 감지하면서 호흡,

(3) (느낌이라는) 마음의 작용(心, cittasa"nkhaara)을 감지하면서 호흡,

(4) (느낌이라는) 마음의 작용(心行)을 가라앉히면서 호흡.

 

심념처 :

(1) 마음(citta)을 감지하면서 호흡,

(2) 마음을 기쁘게 하면서 (abhippampdaya.m citta.m) 호흡,

(3) 마음을 집중하면서(samaadaha.m citta.m) 호흡,

(4) 마음을 해탈시키면서 (vimocaya.m citta.m) 호흡.

 

법념처 :

(1)無常(anicca)을 관찰하면서(anupassii) 호흡,

(2)離貪(viraaga)을 관찰하면서 호흡,

(3)滅盡(nirodha)을 관찰하면서 호흡,

(4) 버림(捨 pa.tinissagga)을 관찰하면서 호흡.

 

이처럼 호흡을 하면서 사념처로 진행되는 수행법은

염처경에서는 제시되지 않은 새로운 수행법임을 알 수 있다.

 

호흡에 대한 관찰을 통해 사념처로 이어지고 사념처의 각

염처 수행은 다시 각각 칠각지로 이어진다(MN III, 85-88)

마지막으로 칠각지를 수행하여 明과 解脫을 완성한다.

 

비구들이여,

칠각지는 어떻게 수습되어 어떻게 반복해서 수습되어 명과 해탈을 이루는가?

 

비구여, 여기에서 비구는 멀리 떠남(遠離)에 기반을 둔, 탐욕을 버림(離貪)에 기반을 둔,

멸진(滅盡)에 기반을 둔, 버림(捨)에 기반을 둔 念(이하 칠각지)이라는 깨달음의 요소를 닦는다.

 

이처럼 <入出息念經>에서 제시하고 있는 사념처의 내용은 염처경과는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 법념처는 번뇌를 극복한 상태가 중심 내용이 되어 있고

<入出息念經>의 마지막 목적은 明과 해탈임을 본 경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중부>의 <身念經>은 <대념처경>의 <몸에 대한 마음챙김>부분만이 제시되어 있는

독립된 경전이지만 몸에 대한 마음챙김 수행이

禪定 수행으로 이어지는 면이 중심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기본적인 내용은 염처경의 신념처에 해당하는 부분과 동일하지만

각 수행법 뒤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추가되어 있다.

 

이렇게 게으르지 않고 열심히, 스스로 노력하며 지내는

그에게 在家의 기억과 생각(sarasa"nkappa)이 끊어져 버린다.

 

이것들이 끊어짐으로써 안으로 마음이 잘 머물고 가라앉으며 한곳에 집중되고 안정된다.

비구들이여, 이렇게 비구는 신념을 닦는다.

 

마음이 한 곳에 집중되고 안정된다는 말은 곳 초선을 이룬다는 의미이다.

초선을 이룬 후 신념경은 계속해서 제2선, 제3선, 제4선을 이루고 마지막 번뇌가 다한

누진통漏盡通을 포함한 6가지 신통(abhi~n~naa)을 이루게 된다고 한다.

이처럼 신념경에서는 신념으로 사선을 이루고 사선으로 6신통을 이루는 과정으로 설명되어 있다.

 

4. 염처 수행의 이익

 

<염처경> 에 제시된 사념처 수행의 이익은 경의 말미 이렇게 제시되어 있다.

 

비구들이여, 누구든지 이 네 가지 마음챙김[四念處]을 이와 같이 7년 간(내지 7일 간) 닦는다면

그에게는 두 가지의 결실 가운데 어느 하나의 결실이 기대될 것이다.

즉 지금 이 생에서 (아라한의) 지혜(a~n~naa)를 이루거나 집착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아나가미[不還]의 깨달음(anaagaamitaa)을 이루게 될 것이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入出息念經>에서는 마지막으로 明(vijja) 解脫(vimutti)을 얻는다고

되어 있으며 <身念經>에서는 다음과 같이 6신통을 포함한 10가지 이익이 있다고 한다.

 

10가지란

(1)불쾌함과 즐거움을 제어

(2)공포와 두려움을 제어

(3)추위와 더위 등의 고통의 견딤

(4)四禪을 얻음

(5)神足通

 

(6)天耳通

(7)他心通

(8)宿命通

(9)天眼通

(10)漏盡通을 말한다.

 

이처럼 염처경에 제시된 이익과 <入出息念經><身念經>에 제시된 수행의 이익이

내용상 차이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아라한의 깨달음이라는

마지막 목적을 위한 길들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라고 할 수 있다.

 

IV. 맺는 말

 

염처수행의 대상은 몸, 느낌, 마음, 법[身受心法]의 4가지이며 <염처경> 에 설해진 염처 수행법은

기본적으로 선정에 대한 언급이 없었으므로 우리는 <염처경> 에 설해진 수행법을 통해서는

순수한 관찰만으로 아라한의 智를 얻을 수 있다고 제시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入出息念經>에서도 기본적으로 선정은 제시되어 있지 않으며

사념처, 칠각지을 거쳐서 明(vijja) 解脫(vimutti)에 이르는 수행도가 제시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身念經>의 경우는 사선을 매개로 하여 6신통을 통한

아라한의 깨달음의 성취가 제시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처럼 염 또는 염처라는 수행법을 바탕으로 하여 제시된 수행의 길은 곧 바로 지혜로 이어지는

길이 있는가 하면 선정으로 통해서 지혜로 이어지는 길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정과 지혜라는 수행법의 근간에는 염처라는 수행법이 있었으며

<염처경> 계통에서 다양한 형태의 수행법이 제시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