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評 唱】
조주림기趙州臨機 조주스님이 상황에 알맞게 대처함이
일사금강왕보검一似金剛王寶劍 마치 금강왕 보검 같아서
의의즉절각이두擬議即截卻爾頭 머뭇거리면 당장에 그대의 머리를 잘라버리기도 한다.
왕왕갱당면환각이안정往往更當面換卻爾眼睛
언제나 대뜸 그 자리에서 그의 눈알을 바꿔버리기도 한다.
저승야감랄호수這僧也敢捋虎鬚 치개문두致箇問頭
이 스님이 감히 호랑이 수염을 만지며 물음을 던지니
대사무사생사大似無事生事 이는 마치 괜스레 없는 일을 만들어낸 것과 같다.
쟁내구중유기爭奈句中有機 허나 구절 속에 문제의 핵심이 있는 것을 어찌하랴.
타기정기래他既呈機來 그가 이미 문제의 핵심을 드러냈으므로
조주야불고부타문두趙州也不辜負他問頭 조주스님도 그의 물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소이역정기답所以亦呈機答 그러므로 솜씨를 드러내어 답한 것이지
불시타특지여차不是他特地如此 그가 괜히 일부러 이처럼 한 것은 아니다.
개위투저인자연합철蓋為透底人自然合轍 확철히 깨친 사람이었으므로 자연히 딱 맞추니
일사안배래상사一似安排來相似 마치 (일부러) 안배한 것처럼 보인 것이다.
불견유일외도不見有一外道 듣지 못했느냐? 어느 외도外道가
수악작아手握雀兒 래문세존운來問世尊云 손아귀에 참새를 감추고서 세존께
차도且道 “말씀해 보십시오.
모갑수중작아某甲手中雀兒 제 손에 있는 참새는 죽었겠습니까?
시사야是死耶 시활야是活耶 살았겠습니까?”라고 물으니
세존수기문곤운世尊遂騎門閫云 세존께서 드디어 문지방에 올라서서 말씀하셨다.
이도아출야입야爾道我出耶入耶 “그대는 말해보라, 내가 나가겠느냐, 들어오겠느냐?”
(일본운一本云 어떤 책에는
세존수기권두운世尊豎起拳頭云 개야합야開也合也
세존께서 주먹을 불끈 쥐어 들고서 손을 펴겠느냐 쥐겠느냐고 하였다고 씌어 있다)
외도무어外道無語 수례배遂禮拜 외도는 말을 못하고 예배를 하였다.
차화편사저공안此話便似這公案 이 이야기는 곧 이 공안과 같다.
고인자시혈맥부단古人自是血脈不斷
옛사람은 원래 혈맥이 막히지 않아서
소이도所以道 문재답처問在答處 답재문처答在問處
“물음은 답에 있으며 답은 물음에 있다”고 했다.
설두여차견득투雪竇如此見得透 설두스님은 이처럼 투철히 알아차려
편도구리정기벽면래便道句裏呈機劈面來
대뜸 이르기를 “어구 속에 기연을 드러내어 그대로 치고 들어왔다”라고 하였다.
구리유기句裏有機 여대량의如帶兩意
“어구 속에 기연을 드러냈다”는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 듯하다.
우사문인又似問人 우사문경상사又似問境相似
즉 사람[人]을 묻는 것 같기도 하고 또한 경계[境]를 묻는 것 같기도 하다.
조주불이역일사호趙州不移易一絲毫
조주스님은 한 실오라기만큼도 까딱하지 않고
편향타도便向他道 동문서문남문북문東門西門南門北門
곧 그에게 “동에는 동문, 서에는 서문, 남에는 남문, 북에는 북문”이라 하였다.
가라안절섬애爍迦羅眼絕纖埃 “삭가라의 눈에는 가는 티끌도 없다”는
차송조주인경구탈此頌趙州人境俱奪
송은 조주스님이 사람[人]과 경계[境]를 한꺼번에 빼앗아버리고
향구리정기여타답向句裏呈機與他答 어구 속에서 기연을 드러내어 그에게 답한 것이다.
차위지유기유경此謂之有機有境 이를 두고 “기연도 있고, 경계도 있다”고 한다.
재전편조파타심담纔轉便照破他心膽 꿈쩍하기만 해도 곧 그의 속셈을 비춰 보았지만
약불여차若不如此 난새타문두難塞他問頭
이와 같지 못한다면 그의 질문을 막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삭가라안자爍迦羅眼者 시범어是梵語 “삭가라爍迦羅의 눈”이란 범어梵語이며
차운견고안此云堅固眼 여기 말로는 견고한 눈
역운금강안亦云金剛眼 또는 금강안金剛眼이라 하기도 한다.
조견무애照見無礙 걸림이 없이 비춰보기 때문에
불유천리명찰추호不唯千里明察秋毫 천리밖에 있는 가는 깃털 끝을
역내정사결정亦乃定邪決正 또한 삿됨과 올바름을 딱 구별 짓고
변득실辨得失 득실을 분별하고
별기의식휴구別機宜識休咎 기연의 마땅함을 구별하며 길흉을 식별하기도 한다.
설두운雪竇云 설두스님은
동서남북문상대東西南北門相對 “동·서·남·북 문이 서로 마주 보고 있는데
무한륜추격불개無限輪鎚擊不開 마구 철퇴를 휘둘러 부셔도 열리지 않는다”고 말하였다.
기시무한륜추既是無限輪鎚 하고격불개何故擊不開
한없이 철퇴를 휘둘렀는데 무슨 까닭에 활짝 열리지 않았을까?
자시설두견처여차自是雪竇見處如此
이는 설두스님의 견처가 이와 같았기 때문이다.
이제인우작마생爾諸人又作麼生 득차문개거得此門開去
그대들이여, 어떻게 하면 이 문을 열 수 있을까?
청참상간請參詳看 바라건대 자세히 참구하여 보아라.
►합철合轍
거륜여거적궤적상합車輪與車的軌迹相合 수레바퀴와 수레의 궤적이 서로 합함이니
비유피차사상언행일치比喩彼此思想言行一致 피차의 사상과 언행의 일치에 비유함.
►외도外道=외교外敎. 외법外法. 외학外學.
지불교이외지일절종교指佛敎以外之一切宗敎 불교 이외의 일체 종교宗敎를 가리킴.
여유가소위이단일어상당與儒家所謂異端一語相當 유가에서 이른 바 異端의 一語와 相當함.
<삼론현의三論玄義>
지묘허통至妙虛通 목지위도目之爲道 지묘至妙하여 허통虛通함을 제목하여 도道라 하고
심유도외心遊道外 고명외도故名外道 마음이 도 밖에 노니는지라 고로 이름이 外道다.
►작아雀兒 즉작卽雀 아兒 후철後綴 곧 작雀(참새)이니 아兒는 후철後綴.
►세존世尊 불타의 존호尊號.
이불구만덕세소존중고야以佛具萬德世所尊重故也
불타는 만덕萬德을 갖추어 세상에서 존중하는 바이기 때문임.
우어세독존야又於世獨尊也 또 세상에서 홀로 존귀함.
아함경급성실론阿含經及成實論 아함경 및 성실론은
이지위불호중지제십以之爲佛號中之第十 이를 불호佛號 중의 제10으로 삼나니
이구상지구호以具上之九號 위의 9호號를 갖춘지라
고왈세존故曰世尊 고로 가로되 세존이며
열반경급지도론치지어십호지외涅槃經及智度論置之於十號之外
열반경 및 지도론은 10호의 밖에 둠.
►권두拳頭
즉권卽拳 두頭 후철後綴
곧 권拳(주먹)이니 두는 후철.
<적호통속편翟灝通俗篇> 두頭
두역조사야頭亦助詞也 두頭 두는 또한 조사이다.
즉인체언卽人體言 인체로 나아가(卽) 말하자면
미왈미두眉曰眉頭 미眉를 가로되 미두며
비왈비두鼻曰鼻頭 비鼻를 가로되 비두며
설역왈설두舌亦曰舌頭 설舌은 또 가로되 설두며
지역왈지두指亦曰指頭 지指는 또 가로되 지두이다.
기용지속器用之屬 즉여발두則如鉢頭 파두把頭 용지우심다야用之尤甚多也
기용器用의 무리는 곧 鉢頭ㆍ把頭 같은 것이니 이를 씀이 더욱 甚多하다.
►고인古人 세존과 조주를 가리킴.
►인경구탈人境俱奪 사요간四料簡의 하나.
주관과 객관을 모두 버린다는 뜻으로 주관과 객관을 모두 부정하는 입장.
즉인경량구탈卽人境兩俱奪 림제의현사료간지일臨濟義玄四料簡之一
곧 인경량구탈人境兩俱奪. 임제의현의 4料簡의 하나.
시대아집여법집도엄중적학인是對我執與法執都嚴重的學人 소채취적접인시설所採取的接引施設
이는 아집과 법집이 모두 엄중한 학인에 대해 채취한 바의 접인시설接引施設.
<임제어록臨濟語錄>
승운僧云 여하시인경량구탈如何是人境兩俱奪
어떤 것이 사람과 경계를 모두 빼앗는 것입니까?
師云 병분절신幷汾絶信 독처일방獨處一方
병주幷州와 분주汾州는 소식을 끊고 각기 따로 독립하여 있도다.
(병분幷汾 병주幷州 분주汾州 병시지명竝是地名)
►혈맥부단血脈不斷 법맥法脈이 면면히 흐르고 있다
►참상參詳 탐구심사探究審思 탐구探究하고 심사審思함.
/2014-07-05 23:32:30
'語錄 > 벽암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벽암록 10칙 本則과 着語 (0) | 2024.03.24 |
---|---|
벽암록 10칙 垂示 (1) | 2024.03.24 |
벽암록 9칙 頌과 着語 (0) | 2024.03.23 |
벽암록 9칙 本則 評唱 (1) | 2024.03.23 |
벽암록 9칙 本則과 着語 (0) | 2024.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