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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錄/벽암록

벽암록 10칙 本則 評唱

【評 唱】

대범부수종교大凡扶豎宗教 대체로 최고의 가르침을 세우려면

수시유본분종사안목須是有本分宗師眼目 모름지기 본분종사의 안목이 있어야 하고

유본분종사작용有本分宗師作用 본분종사로서의 작용이 있어야 한다.

 

목주기봉睦州機鋒 여섬전상사如閃電相似

목주스님의 솜씨[機鋒]는 번득이는 번갯불과 같다.

 

애감좌주愛勘座主 즐겨 강사 스님들을 감파 하였는데

심상출일언반구尋常出一言半句 평소에 하시는 일언반구는

사개형극총상사似箇荊棘叢相似 가시덤불과 같아서

착각수부득著腳手不得 어떻게 손을 대볼 수 없었다.

 

타재견승래他纔見僧來 그는 웬 스님이 오는 것을 보자마자

편도현성공안便道見成公案 “지금 이 장소가 바로 그대로 드러난 공안이다.

방이삼십방放爾三十棒 그대에게 삼십 방망이를 때리리라”했다.

 

우견승운又見僧云 상좌上座 또 어떤 스님을 보고서는 “상좌上座야”하고 부르며

승회수僧回首 그 스님이 머리를 돌리면

주운州云 첨판한檐板漢 목주는 “외곬수야!”라 하였다.

 

우시중운又示眾云 또한 대중 법문에서

미유개입두처未有箇入頭處 “아직 깨달음을 얻지 못했으면

수득개입두처須得箇入頭處 모름지기 깨달음을 얻어야 하며

기득개입두처既得箇入頭處 깨달음을 얻었으면

부득고부로승不得辜負老僧 노승을 저버리지 말라”하였다.

 

목주위인다여차睦州為人多如此 목주스님은 사람을 가르칠 적에 흔히 이처럼 하였다.

저승야선조탁這僧也善雕琢 (본칙에서 말한) 이 스님도 잘 다듬어지기는 했으나

쟁내룡두사미爭奈龍頭蛇尾 용머리에 뱀 꼬리가 된 것을 어찌하랴.

 

당시약불시목주當時若不是睦州 야피타혹란일장也被他惑亂一場

그 당시 목주스님이 아니었더라면 그에게 한바탕 현혹 당하였을 것이다.

 

지여타문근리십마처只如他問近離什麼處 승편갈僧便喝

그가 “요즈음 어느 곳을 떠나왔느냐?”고 묻자 스님은 갑자기 소리 질렀다.

 

차도타의작마생且道他意作麼生 말해보라. 그 뜻이 무엇인가?

저로한야불망這老漢也不忙 완완지향타도緩緩地向他道 로승피여일갈老僧被汝一喝

목주스님도 서둘지 않고 느긋하게 “노승이 그대에게 일갈一喝을 당하였다”고 하였다.

 

사령타화재일변似領他話在一邊

이는 마치 그의 말을 알고서도 한쪽에 밀어두는 것 같기도 하고

 

우사험타상사又似驗他相似 또는 그를 시험한 듯도 하다.

사신간타여하斜身看他如何 몸을 비스듬히 하고서 그가 어떻게 하는가를 살폈더니만

저승우갈這僧又喝 이 스님이 또다시 소리 지르니

사즉사시즉미시似則似是則未是 비슷하기는 비슷하나 옳지 않다.

 

피저로한천각비공래야被這老漢穿卻鼻孔來也 그 늙은이(목주스님)에게 오히려 콧구멍을 뚫렸다.

수문운遂問云 마침내 묻기를

삼갈사갈후작마생三喝四喝後作麼生 “서너 차례 소리 지른 뒤에는 어찌하려느냐?”고 하니

저승과연무어這僧果然無語 그 스님은 예상했던 대로 아무런 말이 없었다.

 

주편타운州便打云 목주스님은 문득 그를 치면서

저략허두한這掠虛頭漢 “이 사기꾼!”이라 하였다.

 

험인단적처驗人端的處 사람을 시험하는 분명한 곳에서는

하구편지음下口便知音 말이 떨어지자마자 곧 사람을 알아볼 수 있다.

 

가석허可惜許 참으로 애석하도다.

저승무어這僧無語 그 스님은 아무런 말도 못하고

 

야득목주도략허두한惹得睦州道掠虛頭漢

목주스님에게 “사기꾼”이라는 말을 하도록 만들었다.

 

약시제인若是諸人 여러분이라면

피목주도삼갈사갈후작마생被睦州道三喝四喝後作麼生

“서너 차례 소리 지른 뒤엔 어찌하겠느냐?”는 목주스님의 물음을 받았을 때

 

합작마생지대合作麼生祇對 면득타도략허두한免得他道掠虛頭漢

어떻게 대답하여 “사기꾼”이라는 그의 꾸지람을 면하겠는가?

 

저리약시식존망這裏若是識存亡 별휴구別休咎 각답실지한腳踏實地漢

만일 존망과 길흉을 알고 참다운 경지[實地]를 밟는 사람이라면

 

수관삼갈사갈후작마생誰管三喝四喝後作麼生

“서너 차례 소리 지른 뒤엔 어찌하겠느냐”는 말에 누가 말려들겠는가?

 

지위저승무어只為這僧無語 다만 그 스님이 아무런 말이 없었기에

피저로한편거관결안被這老漢便據款結案

그 늙은이가 그의 자백에 의하여 판결한 것이다.

 

청취설두송출聽取雪竇頌出 설두스님의 송을 들어보아라.

 

 

►본분종사本分宗師 인간의 본래 모습에 철저한 선승禪僧. 수행력이 깊은 선 수행자

►기봉機鋒 선승禪僧의 예리한 말이나 동작. 날카롭고 자유분방한 선승의 전술전략

►‘견딜 감堪’ 堪辨. 상대의 경지를 점검하다.

►좌주座主

① 학문과 덕행이 뛰어나 어떤 자리에 으뜸이 되는 사람.

② 경론經論을 강의하는 승려.

 

대중일좌지주야大衆一座之主也 여언상좌수좌如言上座首座

대중일좌大衆一座의 主임. 상좌上座ㆍ수좌首座라고 말함

 

선가운주지禪家云住持 교가운좌주敎家云座主

禪家에선 이르되 주지住持며 교가敎家에선 이르되 座主니

 

위대중일좌지주爲大衆一座之主 통리일산자統理一山者

대중일좌大衆一座의 主가 되어 一山을 통리統理하는 자임.

 

여천태산수선사좌주도수시야如天台山修禪寺座主道邃是也

천태산 수선사修禪寺 좌주 도수道邃 같은 게 이것임.

 

우선가명교가개왈좌주又禪家名敎家皆曰座主

또 선가禪家에선 교가를 이름 해 다 가로되 좌주라 함.

 

►다여차多如此 대부분 이와 같다.

►하구下口 개구開口(입을 열다) 장구張口(입을 벌림)

►가석허可惜許

가석可惜 허許 어조사語助辭 우어기사又語氣詞 표시감탄表示感嘆

가석이니 허는 어조사, 또 어기사語氣詞니 감탄을 표시함.

 

►실지實地 평지平地 지면地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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