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암록碧巖錄 24칙 철마로자우鐵馬老牸牛
【垂 示】
수시운垂示云 수시에 이르기를
고고봉정립高高峰頂立 높고 높은 봉우리에 서 있으면
마외막능지魔外莫能知 악마나 외도도 능히 알지 못하고
심심해저행深深海底行 깊고 깊은 바다 밑을 가노라니
불안처불견佛眼覷不見 부처의 눈으로도 엿보지 못한다.
직요안사류성直饒眼似流星 설령 눈은 흐르는 별처럼 민첩하고
기여체전機如掣電 기봉機鋒은 번개 치듯 하여도
미면령구예미未免靈龜曳尾
신령한 거북이 꼬리를 끄는 것처럼 자취를 없애지 못할 것이다.
도저리到這裏 합작마생合作麼生 여기에 이르러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시거간試舉看 시험 삼아 거론해보자.
►마외魔外 天魔外道, 악마와 이단의 무리
►안사류성眼似流星
유지간파선법적안목여류성신질喩指看破禪法的眼目如流星迅疾
선법을 간파하는 안목이 유성 같이 신질迅疾함을 비유로 가리킴.
►끌 체(철)掣 (질질)끌다. 끌어당기다
►령구예미靈龜曳尾
만년 동안 산다는 신령스러운 거북이 진흙 위에서 꼬리를 끈다.
출세하기 위하여 무리하다가 일찍 죽기보다는
좋지 않은 환경에서 살더라도 오래 사는 것이 좋음을 이르는 말.
<조정사원祖庭事苑>5 령구예미靈龜曳尾
범구지행凡龜之行 상예미이소기적常曳尾以掃其迹 이미적유존而尾迹猶存
무릇 거북의 행동은 늘 꼬리를 끌며 그 자취를 쓸거니와 꼬리의 자취는 오히려 존재함.
장자소위오장예미어도중莊子所謂吾將曳尾於塗中
장자에 이른 바 내가 장차 도중塗中(塗는 진흙)에서 꼬리를 끌겠다한 것임.
<조정사원륙祖庭事苑>6
장자조어복수莊子釣於濮水 장자가 복수濮水(濮은 물 이름)에서 낚시질했는데
초왕사이대부왕소언楚王使二大夫往召焉
초왕楚王(釋文에 楚威王)이 두 大夫를 시켜 가서 부르게 했다.
왈曰 원이경내루의願以境內累矣
가로되 원컨대 경내境內(國政을 말함)로써 누累를 끼칠까 합니다
(국정을 맡겨 心勞를 끼칠까 한다는 뜻).
장자왈莊子曰 장자가 가로되
초유신구楚有神龜 초楚에 신귀神龜가 있어
사이삼천세의死已三千歲矣 죽은 지 이미 3천세며
왕건사장지묘당지상王巾笥藏之廟堂之上
왕이 건사巾笥하여 묘당廟堂의 위에 그것을 감춰 두었다는데
(巾은 巾箱이니 상자. 笥는 상자 사. 곧 상자에 넣음)
차구자此龜者 이 거북이란 것이
녕기사위류골이귀호寧其死爲留骨而貴乎 차라리 그 죽어서 뼈를 남김이 소중하겠습니까.
녕기생예미어도중호寧其生曳尾於塗中乎 차라리 그 살아서 진흙 속에 꼬리를 끌겠습니까.
이대부왈二大夫曰 두 대부가 가로되
녕생이예미어도중寧生而曳尾於塗中 차라리 살아서 진흙 속에 꼬리를 끌겠습니다.
장자왈莊子曰 왕의往矣 장자가 가로되 가십시오.
오장예미어도중의吾將曳尾於塗中矣 나는 장차 진흙 속에 꼬리를 끌겠습니다.
/<莊子 秋水>
<밀암어록密菴語錄> 대중상부선사어록大中祥符禪寺語錄
상당上堂. 거擧하다.
반산도盤山道 반산이 말하기를
향상일로向上一路 천성부전千聖不傳 향상의 一路는 千聖도 전하지 못한다 했고
자명화상도慈明和尙道 자명화상은 말하기를
향상일로向上一路 천성불연千聖不然 향상의 일로는 천성도 그렇지 않다(不然) 했다.
이존숙여마二尊宿與麽 두 존숙의 이러함은
대사령구예미大似靈龜曳尾 영귀예미와 매우 흡사하다 하겠다.
상부도祥符道 상부祥符가 말한다.
향상일로向上一路 굴지멱천掘地覓天 향상의 일로는 땅을 파서 하늘을 찾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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