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評 唱】
설두상석타령雪竇相席打令 설두는 본칙공안에 가장 적절한 송을 읊었으니
동현별곡動絃別曲 운문이 玄을 울리는 즉시 무슨 曲인지 알아차려
일구일구판장거一句一句判將去 한 구절 한 구절 분명하게 판결을 내린다.
차일송此一頌 불이념고지격不異拈古之格 이 송은 염고拈古의 격식과 다른 점이 없다.
화약란花藥欄 편도便道 막만안莫顢頇
“꽃 울타리여!” 하더니 바로 “어리석은 짓하지 말라”고 하였다.
인개도人皆道 운문신채답장거雲門信彩答將去
사람들은 모두 “운문스님은 별 생각 없이 무심하게 대답하였다” 한다.
총작정해회타저總作情解會他底 모두가 그의 뜻을 망정으로 이해하였다.
소이설두하본분막료所以雪竇下本分莫料 편도便道 막만안莫顢頇
이 때문에 설두스님은 본분 소식으로 “어리석은 짓하지 말라”고 하였다.
개운문의蓋雲門意 부재화약란처不在花藥欄處
그러나 운문스님의 뜻이 “꽃 울타리”에 있지 않았기에
소이설두도所以雪竇道 성재칭혜부재반星在秤兮不在盤
설두가 “저울 눈금은 저울대에 있지 받침대에 있지 않다”고 한 것이다.
저일구這一句 특쇄루두忒殺漏逗
이 한 구절이 참으로 친절이 지나쳐 낭패를 본 것이다.
수중원무월水中元無月 월재청천月在青天
물속에는 원래 달이 없고 달은 하늘에 있듯이
여성재칭부재어반如星在秤不在於盤
저울 눈금은 저울대에 있지 받침대에 있지 않다.
차도나개시칭且道那箇是秤 말해보라, 무엇이 저울대인가를.
약변명득출若辨明得出 불고부설두不辜負雪竇
이를 분별하여 밝힐 수 있다면 설두스님의 뜻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고인도저리古人到這裏 옛사람(설두스님)은 여기에 이르러서
야불방자비也不妨慈悲 분명향니도分明向你道 자비로써 분명히 그대에게 말하기를
부재저리不在這裏 재나변거在那邊去 “여기에 있지 않고 저기에 있다”하였다.
차도나변시십마처且道那邊是什麼處 말해보라, 저기는 어느 곳인가를.
차송두변일구료此頌頭邊一句了 이는 첫 구절에서 이미 노래하였으며
후면後面 송저승도頌這僧道 변임마거시여하便恁麼去時如何
뒤이어 그 스님이 “그럴 때는 어떻게 합니까?”라고 말한 데 대해서
설두도雪竇道 저승야태무단這僧也太無端
설두는 “전혀 잡다함이 없다”고 노래하였다.
차도시명두합且道是明頭合 암두합暗頭合
말해보라, 이는 밝은 것일까, 어두운 것일까?
회래임마도會來恁麼道 불회래임마도不會來恁麼道
알고서 이처럼 말했을까, 모르고서 말했을까?
금모사자대가간金毛獅子大家看 “황금빛 털 사자를 그대들은 살펴보라”하였는데
환견금모사자마還見金毛獅子麼 황금빛 털 사자를 보았느냐?
할瞎 태양과 같아서 정면으로 보았다가는 눈이 먼다.
►상석타령相席打令 연회석의 분위기를 보고 거기 알맞은 유희를 한다.
‘임기응변’
본위시연석주빈지구체정황이행주령本謂視筵席主貧之具體情況而行酒令
본래는 연석筵席의 주빈主貧의 구체적인 정황을 보아 주령酒令을 행함을 일컬음.
다유선가언구작략지수기변응多喩禪家言句作略之隨機變應
다분히 선가의 언구와 작략의 수기변응(隨機變應)에 비유함.
►동현별곡動絃別曲=동현별곡動弦別曲
현絃이 움직이면 그 즉시 무슨 곡인지를 아는 것.
일청탄현一聽彈絃 식별곡조識別曲調
탄현彈絃(악기 줄을 퉁김)을 한 번 듣고 곡조를 식별함이니
비유십분민첩지령회比喩十分敏捷地領會 계합선기 契合禪機
십분 민첩하게 領會(깨달아 앎)하고 선기에 계합함에 비유.
►재나변거在那邊去 <一夜本>에는 ‘在那邊 어디에 있는가’로 되어 있다.
‘去’는 불필요한 字이므로 <一夜本>의 ‘在那邊’이 올바르다.
/2014-09-07 11: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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