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評 唱】
운문도雲門道 운문스님이 말하기를
륙불수六不收 “여섯으로는 거두지 못한다.”하였는데
직시난구直是難搆 그 참뜻을 간파하기가 어렵다.
약향짐조미분시구득若向朕兆未分時搆得 이시제이두已是第二頭
만일 조짐이 나뉘어지지 않은 때에 뭐라고 할 수 있다 해도 벌써 제2의 속제이며
약향짐조이생후천득若向朕兆已生後薦得 우락제삼수又落第三首
조짐이 생긴 뒤에 알면 제3의 자리에 떨어지며
약향언구상변명若向言句上辨明 졸모색불착卒摸索不著
언구로 분별하고 밝히려 했다가는 끝내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차필경이하위법신且畢竟以何為法身
그렇다면 결국 무엇을 법신이라 할까?
약시작가저若是作家底 료문거착聊聞舉著 척기편행剔起便行
작가라면 듣자마자 거량할 줄 알아서 바로 가버리지만
구혹저사정기苟或佇思停機 복청처분伏聽處分
생각하거나 기연에 매였다가는 엎드려 처분을 듣고야 만다.
태원부상좌太原孚上座 본위강사本為講師
태원太原의 부상좌孚上座는 본디 강사였는데
일일등좌강차一日登座講次 설법신운說法身云
하루는 법좌에 올라 강의를 하던 즈음에 법신에 대해 말하게 되었다.
수궁삼제豎窮三際 “법신은 시간으로는 과거․현재․미래에 두루하고
횡긍시방橫亘十方 공간으로는 十方(우주)에 두루 해 있다”
유일선객有一禪客 재좌하문지실소在座下聞之失笑
그러자 어떤 한 선객이 그곳에 있다가 피시식 웃어버렸다.
부하좌운孚下座云 부상좌는 법좌에서 내려와 말하였다.
모갑적래유심단처某甲適來有甚短處 “제가 조금 전에 무슨 잘못이 있었습니까?
원선자위설간願禪者為說看 선승은 말씀해보십시오.”
선자운禪者云
좌주座主 “좌주座主께서는
지강득법신량변사只講得法身量邊事 법신을 헤아리는 일만을 강의했을 뿐
불견법신不見法身 법신을 보지는 못하였습니다.”
부운孚云 필경여하즉시畢竟如何即是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선자운禪者云
가잠파강可暫罷講 어정실중좌於靜室中坐
“잠시 강의를 그만두고 고요한 방에 앉아 참선을 해보시오.
필득자견必得自見 반드시 스스로 알게 될 것입니다.”
부여기언孚如其言 일야정좌一夜靜坐
부상좌는 그의 말을 따라서 하룻밤을 고요히 좌선하다가
홀문타오경종忽聞打五更鐘 홀연대오忽然大悟
오경五更을 알리는 종소리에 문득 크게 깨쳤다.
수고선자문운遂敲禪者門云 마침내 선객이 머무는 곳의 문을 두드리며 말하였다.
아회야我會也 “나는 알았습니다.”
선자운禪者云
니시도간你試道看 “어디 말해보시오.”
부운孚云
아종금일거我從今日去 “나는 오늘 이후론
갱부장부모소생비공뉴날야更不將父母所生鼻孔扭捏也
다시는 부모가 낳아주신 이 몸을 가지고 재주를 뽐내지 않겠습니다.”
(►扭 묶을 뉴(유), 수갑 추 ↔ 뽑을 추抽)
우교중도又教中道 또 교중敎中(금광명경 4천왕품)에서 말했다.
불진법신佛真法身 유약허공猶若虛空 “부처님의 참 법신은 마치 허공과 같아
응물현형應物現形 여수중월如水中月 사물을 따라 형태를 나타내니 물속에 어린 달과 같도다.”
우승문협산又僧問夾山 또 어떤 스님은 협산스님에게 물었다.
여하시법신如何是法身 “어떤 것이 법신입니까?”
산운山云 법신무상法身無相 “법신은 모습이 없다.”
여하시법안如何是法眼 “어떤 것이 법안입니까?”
산운山云 법안무하法眼無瑕 “법안은 티가 없다.”
운문도雲門道 운문스님이 말한
륙불수六不收 “여섯으로도 알 수 없다”는
차공안유자도此公案有者道 공안에 대하여 어떤 사람은
지시륙근륙진륙식只是六根六塵六識 “이는 6근․6식․6진이다.
차륙개종법신생此六皆從法身生 이 여섯이 모두 법으로부터 생겨나므로
륙근수타부득六根收他不得 6근으로는 법신을 알 수 없다”고 한다.
약임마정해若恁麼情解 이처럼 망정으로 헤아린다면
차희몰교섭且喜沒交涉 좋아하시네, 전혀 이와는 관계가 없으며
갱대루운문更帶累雲門 나아가 운문스님에게 누를 끼치는 일이다.
요견편견要見便見 보려면 바로 보아라.
무니천착처無你穿鑿處 천착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불견교중도不見教中道 듣지 못하였느냐, 교학(법화경 방편품)의 말을.
시법是法 비사량분별지소능해非思量分別之所能解
“이 법은 사량이나 분별로써 헤아릴 바 아니다.”
타답화他答話 다야인정해多惹人情解
운문의 대답(六不收)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음알이를 야기 시켰다.
소이일구중所以一句中 그러므로 한 구절 속에서는
수구삼구須具三句 반드시 三句가 구비되어
갱불고부니문두更不辜負你問頭 그의 물음을 저버리지 않는다.
응시응절應時應節 나아가 상황에 딱 들어맞아
일언일구一言一句 한 말씀 한 구절과
일점일획一點一畫 한 점 한 획에서도
불방유출신처不妨有出身處 몸을 벗어나는 곳이 있었던 것이다.
소이도所以道 그러므로 말하였다.
일구투一句透 천구만구일시투千句萬句一時透
“한 구절을 깨치면 천 구절 만 구절을 일시에 깨친다.”
차도시법신且道是法身 시조사是祖師 말해보라, 이(六不收)는 법신일까, 조사일까?
방니삼십봉放你三十棒 그대들에게 30방망이를 먹이리라.
설두송운雪竇頌云 설두스님의 송은 다음과 같다.
►척기편행剔起便行
眉毛剔起便行的簡省語 미모척기편행眉毛剔起便行의 간생어簡省語.
비유령회선의比喩領會禪義 응접선기십분신첩應接禪機十分迅捷
선의禪義를 영회領會하고 선기를 응접함이 십분 신첩迅捷함에 비유함.
척剔 도挑 발동撥動
척剔은 도挑(돋우다. 들다). 발동撥動(휘저어 움직임).
약시작가저若是作家底 만약 이 작가라면
료문거착聊聞擧著 애오라지 거착擧著함을 들으면
척기편행剔起便行 (눈썹을) 치켜세우고 바로 행하려니와
구혹저사정기苟或佇思停機 다만 혹 저사정기佇思停機하려면
복청처분伏聽處分 처분을 복청伏聽하라/碧巖錄第 47則
►구혹苟或 그러나, 만일, 조금이라도
►저사정기佇思停機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곰곰이 생각하다.
►수竪 시간
►횡橫 공간
►삼제三際 전제前際(過去) 금제今際(現在) 후제後際(未來)
►법신량변사法身量邊事 법신의 외향적인 면.
►추날扭揑 더럽히다.
‘묶을 뉴(유), 수갑 추扭’ 묶다. 체포逮捕하다. ‘뉴’의 본음本音은 ‘추’
‘모을 열, 꾸밀 날揑’ 모으다. 주워 모으다
►교중敎中 <金光明經>2
불진법신佛眞法身 유여허공猶如虛空 부처의 참 법신이 마치 허공과 같으며
응물현형應物現形 여수중월如水中月 물物(중생)에 응해 형상을 나타냄이 수중의 달과 같다
►협산夾山 협산선회夾山善會(805-881)
►교중敎中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1 方便品
시법是法 비사량분별지소능해非思量分別之所能解
불법의 심오한 깊은 뜻은 사량 분별로는 알 수 없다.
►법안法眼 진리를 통찰할 수 있는 직관력
5眼의 하나. 연생緣生의 차별差別을 명백히 관찰하는 안목眼目.
5眼은 모든 法의 사事•이理를 관조하는 5種의 눈이니
곧 肉眼•天眼•慧眼•法眼•佛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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