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암록碧巖錄 55칙 도오일가조위道吾一家弔慰
【垂 示】
수시운垂示云 수시에 이르기를
온밀전진穩密全眞 은밀하고 완전한 참모습을
당두취증當頭取證 대뜸 깨치고
섭류전물涉流轉物 갖가지의 반연 속에서도 그것을 다룰 수 있어
직하승당直下承當 단박에 당처를 알아챈다.
향격석화向擊石火 반짝하는
섬전광중閃電光中 전광석화 속에서도
좌단효와坐斷誵訛 잘못을 순간에 끊고
어거호두於據虎頭 호랑이 머리를 타고
수호미처收虎尾處 꼬리를 잡는 경지에
벽립천인壁立千仞 천길 벼랑처럼 우뚝 서있구나.
즉차치則且置 그러나 이런 경지는 그만두고라도
방일선도放一線道 가느다란 방편의 길을 놓아
환유위인처야무還有爲人處也無 수행자를 위해 할 일이 있는가 없는가.
시거간試擧看 다음 이야기를 살펴보라.
►온밀전진穩密全眞
‘穩密’ 안온면밀安穩綿密. 말이 미치지 못하는 세계. 무엇이라 설명할 수 없는 경지.
‘全眞’ 우주 전체의 眞相이 나타나다.
►당두취증穩密全眞 ‘當頭’ 직하直下(당장) ‘取證’ 증오證悟. 계오契悟(깨달음)
‘穩密全眞 穩密全眞’은 把住, 긍정의 입장이다.
꽃을 보면 꽃. 버들을 보면 버들에서 우주의 참 모습을 알아본다.
►섭류전물涉流轉物 이 句는 放行이며 긍정적인 입장이다.
‘涉流’
보고 듣는 사물을 자기 것으로 삼아 꽃을 보면 스스로 꽃이 되어 난만하게 피어나고
산을 대하면 스스로 산이 되어 높이 치솟은 채 不動의 모습을 나타낸다.
‘轉物’
하나하나의 대상에 사로잡히지 않고 그 대상들을 살려서
활동시켜 그것들을 본바탕의 風光으로 받아들인다.
►직하승당直下承當 ‘直下’ 당장에 ‘承當’ 證悟
앞 句의 하나하나의 대상물을 있는 그대로 포용하고 살려서
활용하는 그런 차별이 본래의 모습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격석화擊石火 섬전광閃電光
부싯돌이 반짝, 번갯불이 번쩍하는 정도의 빠른 속도
►좌단효와坐斷誵訛
‘坐斷’ 여기서는(타파, 없애버리다. 결점을 없애버리다)禪者의 솜씨.
‘誵訛’ 실수. 과실. 결점.
조심하지 않고 실수하다. 잘못 말하거나 잘못 쓴다는 뜻.
►벽립천인壁立千仞 치솟은 벼랑처럼 근접하기 어려움. 독자적인 경지에 있음.
►방일선도放一線道 한 줄기 좀 쉬운 방편의 길을 열어 第2義門으로 내려 감.
암시를 주다. 힌트를 주다.
►위인처爲人處 사람들을 위해 일하다. 중생제도를 위해 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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