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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錄/벽암록

벽암록 56칙 垂示

벽암록碧巖錄 56칙 흠산일족파관欽山一鏃破關

【垂 示】

수시운垂示云 수시에 이르기를

 

제불부증출세諸佛不曾出世 일찍이 많은 부처님이 출현 하였으되

역무일법여인亦無一法與人 한 가지 법도 사람에게 베푼 적이 없고

조사부증서래祖師不曾西來 조사가 서쪽에서 왔으나

미상이심전수未嘗以心傳授 한 사람에게도 법을 전해준 적이 없다.

 

자시시인불료自是時人不了 그러나 사람들은 이를 알지 못하고

향외치구向外馳求 밖으로 달리며

수부지殊不知 자기각근하自己腳跟下 자기 발아래 있는 수많은 인연을 알지 못하니

일단대사인연一段大事因緣 자기 자신에게 있는 하나의 대사인연大事因緣도

천성역모색불착千聖亦摸索不著 어떤 성인인들 그것을 찾아내 줄 수 있으랴

 

지여금只如今 견불견見不見 문불문聞不聞 지금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며

설불설說不說 지부지知不知 말하려 해도 말하지 못하고 알려고 해도 알지 못하는 것을

종십마처득래從什麼處得來 어디에서 얻을 수 있겠는가.

 

약미능통달若未能洞達 만약 능히 통달하지 못했다면

차향갈등굴리회취且向葛藤窟裏會取 옛사람이 파놓은 이야기의 굴속에서 알아차리도록 하라.

시거간試舉看 다음 이야기를 살펴보라.

 

 

수시垂示하여 이르되

제불이 일찍이 출세하지 않았고 또한 한 법도 사람에게 줌이 없으며

조사가 일찍이 서래하지 않았고 일찍이 마음을 전수하지 않았다.

 

스스로 이는 시인時人이 깨치지 못해 밖을 향해 치구馳求함이다.

너무 알지 못하나니 자기의 발뒤꿈치 아래(脚跟下)의 한 조각 대사인연은

천성千聖이라도 또한 모색함을 얻지 못한다.

 

다만 여금에 보아도 봄이 아니며 들어도 들음이 아니며

설해도 설함이 아니며 알아도 아는 게 아니거늘

어느 곳으로 좇아 얻어 오리오.

 

만약 능히 통달洞達하지 못했을진대

다만(且) 갈등굴葛藤窟 속을 향해 회취會取하라.

시험 삼아 들어보겠다.

 

 

►제불부증출세諸佛不曾出世 역무일법여인亦無一法與人

諸佛은 아직 세상에 나타난 일이 없고 또 불법을 사람들에게 베푼 일도 없다.

참된 자기란 諸佛이 이 세상에 나타난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조사부증서래祖師不曾西來 미상이심전수未嘗以心傳授

달마가 중국에 와서 直指人心 見性成佛의 禪을 전한 일이 없다.

마음이란 달마가 오기 전부터 천하에 두루 있었고 사람들 마음에 본래부터 갖추어져 있었다.

 

►자시시인불료自是時人不了 향외치구向外馳求 ‘自是’ 본래, 원래부터

이런 도리를 요즘 사람들은 알지 못하므로

공연히 이곳저곳 밖을 향해 쫓아다니며 구하고 있다.

 

►수부지殊不知 자기각근하自己腳跟下

특히 자기의 발밑을 살펴 알지 못하면

‘참된 자기란 자기 눈으로 보고 자기 코로 냄새를 맡지 않으면’

 

'脚跟下'

유지목전안하喩指目前眼下 본인신변本人身邊

목전ㆍ눈 아래ㆍ본인의 신변을 비유로 가리킴.

 

선가인위선법즉재목전禪家認爲禪法卽在目前 즉재신변卽在身邊

선가에서 인식하기를 선법은 곧 목전에 있으며 곧 신변에 있다.

 

►일단대사인연一段大事因緣 한층 중요한 인연.

해탈이나 大悟의 導因이 되고 緣由가 됨.

 

►천성역모색불착千聖亦摸索不著

어느 聖賢도 그 ‘一段大事因緣’을 더듬어 찾아 내 줄 수가 없다.

현실의 자기를 초월하여 근원적인 참 자기로 돌아가는 일은 각자 스스로 체험해야 한다.

 

►지여금只如今 지금과 같은 경우. 이러한 경우

►견불견見不見 보려 해도 보이지 않고

문불문聞不聞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으며

설불설說不說 말하려 해도 말할 수 없고

지부지知不知 알려 해도 알 수 없는

종십마처득래從什麼處得來 그 ‘摸索不著’의 禪을대체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겠는가?

 

►동달洞達 철저하게 이해하다.

►갈등굴리葛藤窟裏 글이나 말로 이러쿵저러쿵 따질 때의 그 글과 말.

►회취會取 會得. 理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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