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評 唱】
승문조주僧問趙州 어느 스님이 조주에게 물었다.
지도무난至道無難 유혐간택唯嫌揀擇
“지극한 도는 어려움이 없고 오로지 간택을 그만두면 될 뿐이다.”
삼조신심명벽두三祖信心銘劈頭 편도저량구便道這兩句
이 구절은 삼조三祖의 <信心銘> 첫 머리에 있는 두 구절인데
유다소인착회有多少人錯會 많은 사람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다.
하고何故 왜냐하면
지도본무난至道本無難 “지극한 도란 본래 어려움이 없고
역무불난亦無不難 어렵지 않을 것도 없지만
지시유혐간택只是唯嫌揀擇 오로지 간택을 그만두면 될 뿐이다”고
약임마회若恁麼會 일만년一萬年 만일 이렇게 이해한다면 1만년이 지난다 해도
야미몽견재也未夢見在 (그 의도를)꿈에도 보지 못할 것이다.
조주상이차어문인趙州常以此語問人
조주는 항상 이 말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였는데
저승장차어這僧將此語 도거문타倒去問他
스님이 이 말을 가지고 거꾸로 그에게 물은 것이다.
약향어상멱若向語上覓 이를 말에서 찾는다면
차승각경천동지此僧卻驚天動地
그 스님이 도리어 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흔들겠지만
약부재어구상若不在語句上 어구語句 위에 있지 않다면
우차여하又且如何 어떻게 해야 할까?
갱참삼십년更參三十年 다시 30년을 참구하도록 하라.
저개사자관려자這箇些子關捩子 수시전득시해須是轉得始解
이 조그마한 문빗장을 뒤집어볼 줄 알아야 만이 비로소 알 수 있다.
랄호수捋虎鬚 야수시본분수단시득也須是本分手段始得
그러므로 호랑이 수염을 뽑으려면 반드시 본분의 수단이 있어야 한다.
저승야불고위망這僧也不顧危亡 이 스님도 위험과 죽음을 돌아보지 않고
감랄호수敢捋虎鬚 편도便道 감히 호랑이 수염을 뽑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했다.
차유시간택此猶是揀擇 “이것도 오히려 간택입니다”
조주벽구편색도趙州劈口便塞道 조주는 갑자기 그의 입을 막으며 말했다.
전사노田厙奴 십마처시간택什麼處是揀擇 “이 맹추야! 어느 곳이 간택이란 말이냐?”
약문착별저若問著別底 만일 이를 조주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물었다면
편견각망수란便見腳忙手亂 허둥지둥 어찌할 바를 몰랐겠지만
쟁내저로한시작가爭奈這老漢是作家 이 늙은이 또한 작가 종사인데야 어찌하랴.
향동부득처동向動不得處動 움직일 수 없는 곳에서 움직이며
향전부득처전向轉不得處轉 몸을 돌릴 수도 없는 상태에서 몸을 돌린 것이다.
니약투득你若透得 그대가 본칙공안을 깨닫는다면
일체악독언구一切惡毒言句 모든 악독한 언구와
내지천차만상乃至千差萬狀 세간희론世間戲論 천태만상의 세간의 말장난들이
개시제호상미皆是醍醐上味 모두 제호醍醐의 上味(최상의 맛)일지니
약도착실처若到著實處 만일 이런 분명한 경지에 이르렀다면
방견조주적심편편方見趙州赤心片片 조주의 자비의 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전사노田厙奴 전사노(멍청한 놈)는
내복당인향어乃福唐人鄉語 복주 지방의 사람을 욕하는 말로서
매인사무의지상사罵人似無意智相似 지혜롭지 못하다는 뜻이다.
저승도這僧道 차유시간택此猶是揀擇 승이 “이것도 오히려 간택이다” 하자
조주도趙州道 전사노田厙奴 십마처시간택什麼處是揀擇
조주는 “이 맹추야! 어느 곳이 간택이란 말이냐?” 하였다.
종사안목宗師眼目 수지임마須至恁麼 종사의 안목이 반드시 이래야지만
여금시조벽해如金翅鳥擘海 직취룡탄直取龍吞
바다를 뚫고 들어가 곧바로 용을 삼켜버리는 金翅鳥처럼 할 수 있을 것이다.
설두송운雪竇頌云 설두의 송은 다음과 같다.
►관려자關捩子 문을 여닫는 ‘걸이’와 ‘고리’ 곧 핵심. 전환점.
‘비틀 렬(열), 술대 려(여)捩’
►벽구편색劈口便塞 갑자기 상대의 입을 틀어 막아버리다.
►적심편편赤心片片 간절한 마음.
종래미오사미從來迷悟似迷 종래從來(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에 悟를 迷했으나
금일오미비오今日悟迷非悟 미迷와 흡사하고 금일 迷를 悟하니 悟가 아니다.
쟁내적심편편지인소爭奈赤心片片知人少 적심赤心이 片片이나 아는 사람이 적고
적면퇴퇴도자희覿面堆堆覩者稀 적면하여 堆堆하지만 보는 자가 드묾을 어찌하리오.
/空谷集 60則 僧問首山
‘적심赤心’ 純眞한 마음. 赤은 순진에 비유)
‘편편片片’ 조각조각.
‘覿面’ 當面
‘堆堆’ 겹겹이 쌓여 있다.
►복당福唐 복주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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