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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錄/벽암록

벽암록 72칙 本則 評唱

【評 唱】

운암재백장雲巖在百丈 이십년작시자二十年作侍者

운암은 백장 밑에서 20년 동안 시자로 있었다.

 

후동도오지약산後同道吾至藥山 산문운山問云

그 후에 도오道吾와 함께 약산藥山에 이르자 약산이 물었다.

 

자재백장회하子在百丈會下 위개십마사為箇什麼事 “자네는 백장 회하에서는 무슨 일을 했는가?”

암운巖云 투탈생사透脫生死 “투철하게 생사를 벗어나는 일을 했습니다.”

 

산운山云 환투탈야미還透脫也未 “투철하게 벗어났는가?”

암운巖云 거무생사渠無生死 “제게는 생사가 없습니다.”

 

산운山云 이십년재백장二十年在百丈 습기야미제習氣也未除

“20년 동안 백장에 있었으면서도 아직도 번뇌[習氣]를 없애지 못하였구나.”

 

암사거견남전巖辭去見南泉 운암은 하직하고 남전南泉을 찾아갔다가

후부귀약산後復歸藥山 방계오方契悟 그 뒤 또 다시 약산으로 되돌아와서야 깨침을 얻었다.

 

간타고인看他古人 저 옛사람 운암을 살펴보라

이십년참구二十年參究 유자반청반황猶自半青半黃 20여 년 동안 참구하고서도 미숙하여

점피저골粘皮著骨 불능영탈不能穎脫 살에 달라붙고 뼈에 달라붙어 싹 빠져나오질 못하였다.

 

시즉야시是則也是 운암이 옳기는 옳았으나

지시전불구촌只是前不搆村 후불질점後不迭店

앞으로 나아가도 마을을 만나지 못하고 뒤로

돌아가자니 주막도 없는 것처럼 오도 가도 못하는 격이다.

 

불견도不見道 다음과 같은 말을 듣지 못하였는가.

어불리과구語不離窠臼 언구가 고정된 틀[窠臼]을 여의지 못하면

언능출개전焉能出蓋纏 어찌 5개蓋 10전纏을 벗어날 수 있으랴.

백운횡곡구白雲橫谷口 흰 구름 골짜기에 덮이니

미각기인원迷卻幾人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헤매었을까.

 

동하洞下 위지촉파謂之觸破

조동 문하에서는 이를 한 번 딱 건드려 봄[觸破]이라 한다.

(생사가 없다는 말은 본성을 관통한 말)

 

고운故云 그러므로 지의紙衣화상이 말했다.

약개선장봉황루躍開仙仗鳳凰樓 봉화루 앞에서 선장仙仗을 살짝 여니

시인혐촉당금호時人嫌觸當今號 당시의 사람들이 호령을 할까 두려워하네.

 

소이도所以道 그러므로 또 말했다.

형극림수시투과시득荊棘林須是透過始得 “가시덤불을 뚫고 지나가지 못하네.”

 

약불투과若不透過 만일 이를 뚫고 지나지 못한다면

종시섭렴섬終始涉廉纖 참부단斬不斷

결국 가느다란 실오라기에 걸려서 끊어버리지 못한다.

 

적래도適來道 이는 앞서 말한

전불구촌前不搆村 후불질점後不迭店

“앞으로 나아가자니 마을도 없고 뒤로 돌아가자니 주막도 없다”이다.

 

운암雲巖 지관거점검타인저只管去點檢他人底

운암은 그저 백장을 점검해보려 했을 뿐인데

 

백장百丈 견타여차見他如此 일시파래타살료야一時把來打殺了也

백장은 그 같은 모습을 보고서 대뜸 잡아다가 쳐버렸다.

 

설두송운雪竇頌云 설두는 이를 다음과 같이 송하였다.

 

 

►거渠=저[他] 여기에선 ‘본래의 나[主人公]’

►습기習氣 어떤 행위를 하고 난 다음 남아 있는 생각이나 감정의 상태.

번뇌습煩惱習, 여습餘習, 잔기殘氣, 약칭이 습習.

 

<구사론기俱舍論記>1

언습기자言習氣者 습위수습習謂數習 기위기분氣謂氣分

말한 습기란 것은 習은 이르자면 자주 익힘이며 氣는 이르자면 氣分이다.

 

유제번뇌급렬지등有諸煩惱及劣智等 여러 번뇌 및 열지劣智 등이 있어

수습기분數習氣分 고명습기故名習氣 자주 기분을 익히는지라 고로 이름이 습기다.

습지기고習之氣故 명위습기名爲習氣 습의 기인지라 이름하여 습기다.

 

<사교의과해四敎儀科解>中

습즉관습習卽慣習 기위기분氣謂氣分 습習은 곧 관습이며 氣는 이르자면 기분이니

즉시관습정사기분卽是慣習正使氣分 곧 이 관습이 바로 기분을 부림이다.

 

여구쇄각인如久鎻脚人 마치 오랫동안 발을 채운 사람이

졸득해탈卒得解脫 갑자기 해방되어 벗어남을 얻었다면

행시수무상유습재行時雖無尙有習在 다닐 때 비록 없지만 오히려 습관이 있음과 같다.

 

우여향재기중又如香在器中 또 마치 향이 그릇 속에 있는데

수제기향雖除其香 비록 그 향을 제거했더라도

여기유유餘氣猶有 나머지 향기가 아직 있음과 같다.

 

►반청반황半靑半黃 (벼가 아직 덜 익어서)반은 푸르고 반은 누렇다.

‘아직 수행이 익지 않은 상태’

 

반생불숙半生不熟 반은 생것이라 익지 않았음.

다유사상불성숙多喩思想不成熟 오리미투철悟理未透徹

다분히 사상이 성숙하지 않고 오리悟理가 투철하지 않음에 비유.

 

<오등회원五燈會元>12 운봉문열雲峰文悅

설유십개오개設有十箇五箇 설사 10개 5개가 있더라도

주상주하走上走下 반청반황半靑半黃 주상주하하고 반청반황한다.

회즉총도아회會卽總道我會 만나면 곧 모두 말하기를 내가 안다 하며

각각자위악령사지주各各自謂握靈蛇之珠 각각 스스로 이르기를 영사의 구슬을 쥐었다 하나니

숙긍지비孰肯知非 누가 어찌(肯) 그른 줄 알겠는가.

급호애찰편핍장래及乎挨拶鞭逼將來 애찰挨拶하고 편핍鞭逼하여 가져옴에 이르면

직시만중무일直是萬中無一 바로 이 만중무일萬中無一하다.

 

►영탈穎脫 재능 따위가 남보다 뛰어나다.

지여추재낭중이탈출指如錐在囊中而脫出 송곳이 주머니 속에 있다가 탈출함과 같이

재능출중자才能出衆者 재능이 출중한 자를 가리킴.

 

<원오심요圜悟心要>상종上終

직일거편지락처直一擧便知落處 바로 일거一擧에 바로 낙처를 안

연후영탈도칠통팔달지지然後穎脫到七通八達之地 연후에 穎脫하여 七通八達의 경지에 이른다

 

►과구窠臼=구과臼窠. 상식적인 틀. ‘臼’ 구상臼狀의 물건.

어선림중於禪林中 유지집저구니지의喩指執著拘泥之義

선림 중에선 집착ㆍ구니拘泥의 뜻을 비유로 가리킴.

 

<오종록五宗錄>4 동산洞山 보경삼매寶鏡三昧

의부재언意不在言 뜻은 말에 있지 않나니

래기역부來機亦赴 내기來機가 또한 이른다.

동성과구動成窠臼 움직이면 과구窠臼를 이루고

차락고저差落顧佇 어긋나면 고저顧佇에 떨어진다.

 

<종보도독어록宗寶道獨語錄>2

불락견문과구不落見聞窠臼 견문의 과구窠臼에 떨어지지 않아야

내가귀가온좌乃可歸家穩坐 이에 가히 귀가해서 편안히 앉으리라.

 

►개전蓋纏 번뇌의 다른 이름.

개여전개위번뇌지이명蓋與纏皆爲煩惱之異名

개蓋와 전纏은 다 번뇌의 다른 이름이 됨.

 

개蓋 부장지의覆障之義 인번뇌가복장선심因煩惱可覆障善心 고칭개故稱蓋

개는 부장의 뜻이니 번뇌가 가히 선심을 부장하기 때문에 고로 명칭이 개.

 

전纏 전박지의纏縛之義 인번뇌가전박수선지심因煩惱可纏縛修善之心 고칭전故稱纏

전은 전박의 뜻이니 번뇌가 가히 선을 닦는 마음을 전박하기 때문에 고로 명칭이 전.

 

유오개여십전有五蓋與十纏 개번뇌지수皆煩惱之數

5개蓋와 10전纏이 있으며 다 번뇌의 수數임.

 

►원源 心源. 본성.

►촉파觸破 촉휘觸諱 촉기觸忌. 상대가 터부시하는 것을 말하다.

‘말해선 안 될 것을 말하다’

원래는 ‘살아 있는 황제의 이름을 부르길 꺼려한다’는 뜻.

 

►약개선장봉황루躍開仙仗鳳凰樓

<인천안목삼人天眼目>3 극부도자克符道者

겸중도兼中到 겸중도兼中到여

룡기배출어가조龍旗排出御街早 용기龍旗를 어가御街에 배출排出함이 이르다(早)

략개선장봉루전略開仙仗鳳樓前 봉루鳳樓 앞에 선장仙仗을 약개略開하니

심상각휘당금호尋常却諱當今號 심상尋常에 도리어 당금當今의 호號를 꺼린다.

 

‘약개躍開’=略開. (문을)활짝 열다.

 

►선장仙仗 황제의 의장儀杖.

어전의장야御前儀仗也 어전御前의 의장儀仗임/벽암록碧巖錄 72則 종전초種電鈔

 

►봉황루鳳凰樓 禁中. ‘깨달음의 경지’

흠모군주지거처적미칭欽慕君主之居處的美稱 군주의 거처를 흠모하는 미칭.

 

►렴섬廉纖 ‘발 렴簾’ ‘가늘 섬纖’

아주 미세한 번뇌. 검렴檢斂하여 세미細微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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