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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錄/벽암록

벽암록 76칙 頌 着語

【頌과 着語】

진기불성할盡機不成瞎 기틀을 다했더라면 장님이 되지 않았을 텐데

지도득일반只道得一半 절반쯤 이야기했을 뿐이다.

야요험타과也要驗他過 그래도 그를 시험해야 한다.

언유재이言猶在耳 말소리가 아직도 귓전에 남아 있다.

 

안우두끽초按牛頭喫草 소머리를 찍어 눌러 풀을 먹이네.

실전조죄失錢遭罪 돈 잃고 벌까지 받는구나.

반하남半河南 반하북半河北 반은 하남, 반은 하북 땅이다(온 천하가 모두 이런 말을 하고 있다).

수부지상봉범수殊不知傷鋒犯手 칼날이 상하고 손이 다친 걸 모르고 있다.

 

사칠이삼제조사四七二三諸祖師 서천 28조, 동토 6조의 모든 조사는

유조반조有條攀條 조문條文이 있으면 조문을 따르게 마련이지.

대루선성帶累先聖 불유지대루일인不唯只帶累一人

선대 성인까지 누를 끼쳤으니 한 사람에게 누를 끼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보기지래성과구寶器持來成過咎 보배 그릇을 가져와 허물 이루었네.

진대지인환수추흉盡大地人換手搥胸 온 누리 사람들이 양손을 번갈아가며 가슴을 친다.

환아주장래還我拄杖來 나에게 주장자를 되돌려다오.

대루산승야출두불득帶累山僧也出頭不得 산승에게까지 누를 끼쳐 벗어나질 못하겠군.

 

과구심過咎深 허물이 깊어

가살심可殺深 몹시 깊구나.

천하납승도불출天下衲僧跳不出 천하의 납승들이 뛰어넘지 못한다.

차도심다소且道深多少 말해보라. 어느 정도 깊은가를.

 

무처심無處尋 찾을 곳 없으니

재이각근하在爾腳跟下 그대가 서 있는 자리에 있다.

모색불착摸索不著 찾아도 찾을 수 없다.

 

천상인간동륙침天上人間同陸沈 천상·인간이 다 함께 침몰되었다.

천하납승일갱매각天下衲僧一坑埋卻 천하의 납승을 한 구덩이에 묻어버렸다.

환유활저인마還有活底人麼 그 속에서도 살아 있는 사람이 있을까.

방과일착放過一著 한 번 놓아준다.

창천창천蒼天蒼天 아이고, 아이고!

 

 

►안우두끽초按牛頭喫草 소의 머리를 눌러 억지로 풀을 먹이다.

‘시절인연이 익지 않았는데 억지로 깨닫게 하려는 것은 아무 효과가 없다’

‘스승의 지나친 친절’

 

►사칠이삼四七二三 (4*7=28) 인도의 28조사와 중국의 6조사(2*3=6)

사칠四七 지선종소립서천指禪宗所立西天28祖

사칠 선종에서 세운 바인 서西天 28祖니

 

즉인도가엽부법상승지卽印度迦葉付法相承之28祖

곧 인도의 가섭이 법을 부촉付屬하여 서로 이은 28조임.

 

초조初祖 마하가섭摩訶迦葉 Mahākāśyapa

2조 아난阿難 Ānanda

3조 상나화수商那和修 Śāṇa-vāsin

4조 우파국다優婆毱多 Upagupta

5조 제다가提多迦 Dhītika

 

6조 미차가彌遮迦 Miccaka

7조 파수밀婆須蜜 Vasumitra

8조 불타난제佛陀難提 Buddhanandiya

9조 복타밀다伏馱蜜多 Buddhamitra

10조 협脅 Pārśva

 

11조 부나야사富那夜奢 Puṇyayaśas

12조 마명馬鳴 Aśvaghoṣa

13조 가비마라迦毘摩羅 Kapimala

14조 룡수祖龍樹 Nāgārjuna

15조 가나제바迦那提婆 Kāṇa-deva

 

16조 라후라다羅睺羅多 Rāhulabhadra

17조 승가난제僧伽難提 Saṃghanandi

18조 가야사다伽耶舍多 Sanghayaśas

19조 구마라다鳩摩羅多 Kumāralāta

20조 사야다闍夜多 Jayata

 

21조 파수반두婆修盤頭 Vasubandhu

22조 마나라摩拏羅 Mónáluó

23조 학륵나鶴勒那 Haklena-yaśa

24조 사자師子 Simhabodhi

25조 바사사다婆舍斯多 Vasiasita

 

26조 불여밀다不如蜜多 Puṇyamitra

27조 반야다라般若多羅 Prajñātāra

28조 보리달마菩提達摩 Bodhidharma

 

달마래지동토達磨來至東土 달마가 동토東土에 와 이르렀으니

이달마수역위동토륙조중지초조而達摩遂亦爲東土六祖中之初祖

달마는 드디어 또한 동토의 6조 중에 초조가 됨.

 

고서천사칠故西天四七 여동토이삼與東土二三 상련결이칭지常連結而稱之

고로 서천사칠西天四七과 동토이삼東土二三을 항상 연결하여 이를 일컬음.

 

이삼二三 지동토이삼륙대조사指東土二三六代祖師

이삼二三 동토의 이삼 육대조사六代祖師를 가리킴.

 

초조初祖 달마원각達磨圓覺(?-?)

2조 혜가대조慧可大祖(487-593)

3조 승찬감지僧璨鑑智(?-606)

4조 도신대의道信大醫(580-651)

5조 홍인대만弘忍大滿(601-674)

6조혜능대감慧能大鑒(638-713)

/전법정종기傳法正宗記二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1 오등회원五燈會元1  

 

►보기寶器

靈山會上에서는 석존이 들어 보인 연꽃이고 여기서는 밥을 먹는 바리때

 

►환수추흉換手搥胸 두 손으로 번갈아 가며 가슴을 치다.

‘몹시 원통해 하다’

 

►과구심過咎深 무처심無處尋 잘못은 도저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다.

장경이나 보복이 ‘寶器를 들고 와서’ 그것을 손상한 잘못은 헤아릴 수 없이 깊다.

‘過咎’ 잘못. ‘허물 구咎’

 

►륙침陸沈

세상을 피해 은거하지 않고 본의 아니게 속세에서 세인들과 어울려 사는 삶(大隱).

<莊子 雜篇 則陽>에 나오는 말로

‘大隱者는 저자 속에 숨어버린다’는 뜻이나 여기서는 천상계나 인간계에는

의당 숨어야 할 까닭도 없이 공연히 육침하는 자가 많다.

 

① 물 없이 가라앉음. 인간에 은거함. 대은大隱.<장자莊子 잡편雜篇 칙양則陽>

곡구호천석谷口好泉石 정자진鄭子眞이 은거했던 곡구는 돌과 샘물이 좋아

거인능육침居人能陸沈 이 사람은 잘도 숨어 사는구나.<

/전기錢起 <제옥산촌수벽題玉山村叟壁

 

유황덕지공인혜惟皇德之孔仁兮 어질디 어지신 옥황님 덕으로

증여호육지침拯余乎陸地沉 저를 이 육침에서 건져 주옵소서.

/이숭인李崇仁 <애추석사哀秋夕辭>

 

② 육지가 가라앉음. 국토가 적의 수중에 들어감.

 

 

●<莊子 雜篇 第25篇 則陽> 第4章

공자지초孔子之楚 공자가 초楚나라에 여행하여

사어의구지장舍於蟻丘之漿

의구蟻丘라는 언덕에 있는 다점茶店에 숙소를 정해 묵었다.

 

기린유부처신첩등극자其鄰有夫妻臣妾登極者

그 이웃집의 주인 부부와 남녀 하인들이 지붕 위에 올라가 지붕갈이를 하고 있었다.

 

자로왈子路曰 자로子路가 물었다.

시총총하위자야是稯稯何為者邪

“이렇게 모여서 지붕에 오르는 사람들은 뭐하는 사람들인지요?”

 

중니왈仲尼曰 중니仲尼가 말했다.

시성인복야是聖人僕也 “이 사람들은 聖人의 무리이네.

시자매어민是自埋於民 이들은 스스로 민중 사이에 파묻히고

자장어반自藏於畔 스스로 밭두둑 사이에 은둔하여

기성소其聲銷 기지무궁其志無窮 그 명성은 소멸되었으나 그들의 뜻은 무한하며

기구수언其口雖言 그 입은 비록 세상 사람들처럼 말을 할지라도

기심미상언其心未嘗言 그 마음은 한 번도 말을 하는 일이 없으며

 

방차여세위方且與世違 바야흐로 세속과 등지고서

이심불설여지구而心不屑與之俱 마음으로 세속과 함께 하는 것을 깨끗하다 여기지 않는다.

시륙침자야是陸沈者也 이들은 육지 속에 몸을 감추고 있는 이들이니

 

시기시남의료야是其市南宜僚邪

이 사람은 아마도 초楚의 賢者인 시남의료市南宜僚 아니겠는가?”

 

►사어의구지장舍於蟻丘之漿

의구蟻丘라는 언덕에 있는 다점茶店에 숙소를 정해 묵음.

 

‘蟻丘’ 언덕의 이름.

‘漿’ 음료수를 비롯한 음식 파는 집.

 

►유부처신첩有夫妻臣妾’ 주인 부부와 남녀 하인들.

‘夫妻’ 주인 부부夫婦.

‘臣妾’ 남녀 下人.

 

►등극登極 지붕 위에 올라감.

登極의 뜻에 대해서는 사마표司馬彪는 “極은 가옥의 용마루이다[極 屋棟也]”라고 하여

지붕을 말한다고 풀이했는데 池田知久 등이 이 견해를 따르고 있다.

 

►자로子路(BC543-BC480)

본명은 중유仲由. 자字는 자로子路. 별칭은 계로季路

춘추시대 노나라의 정치가이자 무인이다.

 

공자 보다 9살 아래인 자로는 공자의 천하유세 동안 고난을 끝까지 함께 하였다.

자로는 죽은 뒤에 시신이 소금에 절여지는 해형醢刑을 당했다고 전해진다.

 

►시총총是稯稯 하위자야何爲者邪

이렇게 모여서 지붕에 오르는 사람들은 뭐하는 사람들인지요?

‘모일 총(종)稯’ 볏단

‘稯稯’ 많이 모여 있는 모양.

 

►시성인지복야是聖人之僕也 이 사람들은 성인聖人의 무리.

임희일林希逸은

성인복聖人僕 언성인도야言聖人徒也

성인의 종복이라 한 것은 성인의 무리임을 말한 것이다.

 

해동奚侗은

복僕 여도與徒 동의同義

복僕은 ‘무리 도徒’와 같은 뜻이다

 

►자매어민自埋於民 스스로 민중 사이에 파묻히고

자장어반自藏於畔 스스로 밭두둑 사이에 은둔함.

스스로 민간民間에 숨고 농사짓는 무리 속에 자신을 감춘다는 뜻.

 

►시륙침자야是陸沈者也 이들은 육지 속에 몸을 감추고 있는 이들이다.

수중水中이 아닌 뭍[陸]에 자기 몸을 가라앉히고 있는 자.

즉 몸은 세속 속에 있으면서도 세속으로부터 모습을 감추고 있는 大地의 침륜자沈淪者.

즉 도인道人/池田知久

 

►시기시남의료야是其市南宜僚邪

이 사람은 아마도 초楚의 賢者인 시남의료市南宜僚일 것이다.

시남의료市南宜僚는 〈산목山木〉편에 나온다.

 

사마표司馬彪는 시남의료市南宜僚는 ‘웅의료熊宜僚’이다.

웅의료야熊宜僚也 거시남居市南 인위호야因爲號也

저잣거리 남쪽에 살았기 때문에 그것을 호칭으로 삼은 것이다.

 

이이李頤는

성웅姓熊 명의료名宜僚 성은 웅이고 이름이 의료이다.

 

육덕명陸德明은

안좌전운案左傳云 春秋左氏傳>을 살펴보건대

시남유웅의료市南有熊宜僚 초인야楚人也

저잣거리 남쪽에 웅의료라는 이가 있는데 초나라 사람이라고 했다.

/<春秋左氏傳> 哀公16년.

 

 

유거치춘시幽居値春詩/유신庾信(513-581)

산인구륙침山人久陸沈 산사람이 오래 세인들과 어울리다보니

유경홀춘림幽徑忽春臨 그윽한 오솔길에 문득 봄이 다가왔네.

결거이수대決渠移水碓 도랑을 터 물레방아를 움직이고

개원소죽림開園掃竹林 원림을 열어 대숲을 쓸어내네

 

의교구반단欹橋久半斷 기울어진 다리는 내내 반쯤 잘렸고

붕안시사침崩岸始邪侵 무너진 언덕은 바야흐로 비스듬히 침범했네.

단가취세적短歌吹細笛 짧은 노랫소리에 가는 피리 불고

저성범고금低聲泛古琴 나직한 소리는 칠현금에 띄우네.

 

전도불상급錢刀不相及 돈으로는 서로 미치지 못하니

경종차수심耕種且須深 논밭 갈아 씨 뿌리고 또한 깊게 해야 하리

장문일지부長門一紙賦 한 편의 <장문부>로

하처멱황금何處覓黃金 어디에서 황금을 구하나

 

‘자산子山 유신庾信’

육조시대 최후를 장식했던 중국 남북조시대의 시인.

양나라 시절의 화려한 작풍과는 전혀 그 형식을 달리하여 남북조의 시문을 집대성하고

당대唐代 율시律詩의 선구가 되는 작품을 썼다.

<유자산문집庾子山文集>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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