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評 唱】
유마힐維摩詰 령제대보살令諸大菩薩 각설불이법문各說不二法門
유마힐이 여러 대보살들에게 각기 둘이 아닌 법문을 말하게 하였다.
시삼십이보살時三十二菩薩 개이이견皆以二見 때에 32보살이 모두 나누어보는 二見인
유위무위有為無為 진속이제真俗二諦 유위·무위와 真·俗 2제를
합위일견合為一見 위불이법문為不二法門 합일시켜 이를 불이법문이라 하였다.
후문문수後問文殊 문수운文殊云 끝으로 문수보살에게 물었고 문수가 말했다.
여아의자如我意者 어일체법於一切法 “제 생각으로는 일체의 법에
무언무설無言無說 말도 없고 설명도 없으며
무시무식無示無識 보여줌도 없고 알려줌도 없으며
리제문답離諸問答 모든 물음과 답변을 떠난
시위입불이법문是為入不二法門 그것이 둘이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위삼십이인이언견언蓋為三十二人以言遣言 대체로 32보살은 말로써 말을 버렸다.
문수文殊 이무언견언以無言遣言 그러나 문수보살은 말이 없는 것[無言]으로 말을 버렸다.
일시소탕총불요一時掃蕩總不要 그리하여 일시에 털어버려 아무것도 필요치 않는 것으로
시위입불이법문是為入不二法門 이것이 둘이 아닌 법문에 들어감이라 하였다.
수부지령구예미殊不知靈龜曳尾 불적성흔拂迹成痕
그러나 이는 신령한 거북이 꼬리를 끌어서 그 꼬리 자욱이 났음을 전혀 모르고 있다.
우여소추소진상사又如掃箒掃塵相似 또 빗자루로 먼지를 쓴 것과 같나니
진수거塵雖去 추적유존箒迹猶存 먼지는 비록 쓸렸으나 빗자루 흔적이 아직 남아있다.
(‘자취 적迹 발자취 적跡’ 업적業績. 행적行跡 ‘비 추箒’ 쓸다=비 추帚 빗자루)
말후의전제종적末後依前除蹤跡 그리고 본칙공안의 후반부에서도 역시 흔적을 제거해야 한다.
어시문수각문유마힐운於是文殊卻問維摩詰云 이에 문수보살은 유마힐에게 되물었다.
아등각자설이我等各自說已 “저희들은 각자의 설명이 끝났습니다.
인자당자설仁者當自說 인자仁者께서 말씀하셔야겠습니다.
하등시보살입불이법문何等是菩薩入不二法門
무엇이 보살이 둘이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입니까?”
유마힐묵연維摩詰默然 유마힐은 묵묵히 말이 없었다.
약시활한若是活漢 만일 살아 있는 놈이라면
종불거사수리침각終不去死水裏浸卻 썩은 물속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며
약작임마견해若作恁麼見解 만약 이러한 생각(維摩詰默然)을 낸다면
사광구축괴似狂狗逐塊 미친개가 흙덩이를 쫓아가는 것과 같은 격이다.
설두역불설량구雪竇亦不說良久 설두 또한 말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으며[身久]
역불설묵연거좌亦不說默然據坐 설명하지 않고서 묵묵히 의자에 기대어 앉은 채 있다가
지거급급처운只去急急處云 다급하고도 빠르게 말했다.
유마도십마維摩道什麼 “유마는 무슨 말을 했는가?”
지여설두임마도只如雪竇恁麼道 설두가 이처럼 말한 것은
환견유마마還見維摩麼 유마거사를 이해한 것일까?
몽야미몽견재夢也未夢見在 꿈 꾸냐? 꿈속에서도 유마를 보지 못했다.
유마내과거고불維摩乃過去古佛 역유권속亦有眷屬 조불선화助佛宣化
유마는 전생에 부처가 됐는데 살붙이들이 있어서 석가모니 부처의 교화를 도왔다.
구불가사의변재具不可思議辯才 그는 불가사의한 변재를 갖추었으며
유불가사의경계有不可思議境界 불가사의의 경계도 있었으며
유불가사의신통묘용有不可思議神通妙用 불가사의의 신통묘용도 있어서
어방장실중於方丈室中 사방 10척 자신의 방에다
용삼만이천사자보좌容三萬二千獅子寶座 여팔만대중與八萬大眾
3만 2천 사자보좌와 8만 대중을 수용하였지만
역불관협亦不寬狹 방장실은 넓지도 좁지도 않았었다.
차도시십마도리且道是什麼道理 말해보라, 어떠한 도리일까?
환작신통묘용득마喚作神通妙用得麼 이를 가지고 신통묘용을 얻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차막착회且莫錯會 잘못 이해해서는 안 된다.
약시불이법문若是不二法門 만일 불이법문이었다면
수동득동증雖同得同證 (32보살과) 함께 얻고 함께 깨쳐서
방내상공증지方乃相共證知 바야흐로 서로가 증득한 것을 알아야 한다.
독유문수獨有文殊 가여수대可與酬對 그러나 다만 문수보살만이 주고받을 수 있었다.
수연임마雖然恁麼 환면득설두검책야무還免得雪竇檢責也無
비록 그렇긴 하지만 문수가 설두의 질책을 면할 수 있을까?
설두임마도雪竇恁麼道 야요여저이인상견운也要與這二人相見云
설두가 이처럼 말한 것은 문수와 유마를 서로 만나도록 해주고자 함이었다.
유마도십마維摩道什麼 그러므로 설두는 “유마야, 무슨 말을 하겠느냐”하고서
우운又云 감파료야勘破了也 다시 “속셈을 감파 해버렸다.”고 말하였다.
이차도시십마처爾且道是什麼處 그대들은 말해보라,
시감파처是勘破處 감파한 곳이 어디인가를.
지저사자只這些子 불구득실不拘得失 불락시비不落是非
이는 잘잘못에도 관계없고 시비에도 상관하지 않는다.
여만인현애如萬仞懸崖 향상사득성명向上捨得性命
마치 만 길 벼랑 위에서 목숨을 버리고
도득과거跳得過去 과거를 뛰어넘을 수 있다면
허이친견유마許爾親見維摩 유마거사를 친견하였다고 인정하겠지만
여사부득如捨不得 대사군양촉번大似群羊觸藩
버리지 못한다면 울타리에 뿔이 걸려 어쩌지 못하는 염소와 같을 것이다.
설두雪竇 고연시사득성명저인故然是捨得性命底人 소이송출운所以頌出云
설두는 일찍이 목숨을 버린 사람이었기에 다음과 같이 송하였다.
►불이법문不二法門
불용어언문자전시不用語言文字傳示 직접이심인수적법문直接以心印受的法門
어언과 문자로 전시傳示함을 쓰지 않고 직접 마음으로 인수印受하는 법문.
재선록리다지선법在禪錄裏多指禪法 선록 속에 있어선 다분히 선법을 가리킴.
불이환포괄不二還包括 일체사리一切事理 평등여일平等如一
몰유차이대립적의사沒有差異對立的意思
불이不二는 도리어 일체의 사리가 평등여일하여
차이와 대립이 있지 아니함의 의사를 포괄함.
<유마경維摩經>中
어시문수사리문유마힐於是文殊師利問維摩詰 이에 문수사리가 유마힐에게 묻되
아등각자설이我等各自說已 아등我等은 각자 설해 마쳤으니
인자당설仁者當說 인자仁者가 마땅히 설하십시오.
하등시보살입불이법문何等是菩薩入不二法門 무엇 등이 이 보살의 입불이법문입니까?
시유마힐묵연무언時維摩詰默然無言 때에 유마힐이 묵연하며 말이 없자
문수사리탄왈文殊師利歎曰 문수사리가 감탄하며 가로되
선재선재善哉善哉 선재선재로다,
내지무유문자어언乃至無有文字語言 내지 문자어언이 있지 않음이
시진입불이법문是眞入不二法門 이 참다운 입불이법문입니다.
<조당집祖堂集>11 제운齊雲
문問 고인유언古人有言 무언무설無言無說 직입불이법문直入不二法門
묻되 고인이 말씀이 있기를 무언무설이 불이법문에 직입한다 했습니다.
문수여마도文殊與摩道 환칭득장로의무還稱得長老意無
문수의 이러한 말씀이 도리어 장로의 뜻에 稱得(稱合)합니까, 아닙니까?
사운師云 스님이 이르되
비의리국比擬理國 요즈음 나라를 다스리려고 하다가
각령가파却令家破 도리어 집을 파산하게 했다.
<오등회원五燈會元14 대양경현大陽警玄
종승묘구宗乘妙句 종승의 묘구는
어로난진語路難陳 어로語路를 펴기 어렵나니
불이법문不二法門 불이법문不二法門에
정명두구淨名杜口 정명이 입을 닫았다.
►선화宣化 敎化. 부처의 가르침을 널리 전하다.
►환면득설두검책야무還免得雪竇檢責也無
‘還 ~ 也無’ ~할 수 있겠는가?
►방내方乃 然乃. 然始. 비로소.
►사득捨得 아까워하다. ‘사부득捨不得’ 아까워 말라.
►저양羝羊
저본작군양底本作群羊 저본에 군양群羊으로 지어졌음.
의타본개依他本改 타본에 의해 고쳤음.
►고연故然 원래, 원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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