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암록 88칙 垂示

벽암록碧巖錄 88칙 현사삼종병인玄沙三種病人

【垂 示】

수시云垂示云 수시에 이르기를

 

문정시설門庭施設 선문에서 사람을 지도하는 방법이란

차임마파이작삼且恁麼破二作三 둘을 쪼개서 셋을 만들기도 하고

 

입리심담入理深談 깊은 이치를 이야기하는 데도

야수시칠천팔혈也須是七穿八穴 자유자재의 솜씨가 있어야 한다.

 

당기고점當機敲點 당면한 문제의 핵심을 답변할 때는

격쇄금쇄현관擊碎金鎖玄關 자물통이나 현관을 쳐부수고

 

거령이행據令而行 법령에 따라 시행하여

직득소종멸적直得掃蹤滅跡 망념을 쓸어 없애 주어야 한다.

 

차도효와재십마처且道淆訛在什麼處 말해 보라. 어려움이 어느 곳에 있는가?

구정문안자具頂門眼者 정수리에 안목을 갖춘 자라면

청시거간請試舉看 예를 들 테니 잘 보아 두어라.

 

 

선가에서 쓰는 솜씨는 둘을 쪼개어 셋을 만들기도 하고

이치가 깊은 이야기를 산산조각내기도 한다.

 

당면한 문제의 핵심을 묻고 답변하면서

쇠자물쇠와 현묘한 관문을 쳐부수고

법령에 따라 시행하여 곧바로 자취를 쓸어 없애버린다.

 

말해보라, 어려움이 어느 곳에 있는가를.

정수리[頂門]에 안목을 갖춘 자라면 말해보아라.

 

 

►문정시설門庭施設 방편을 베풀다.

祖師門庭의 시설. 禪門에서 제자를 接得하고 지도하는 수단방법.

 

►차임마且恁麼 그럼 어떤 방법이 있는가 하면

►파이작삼破二作三 잡아서 2,3을 만들다. 둘을 쪼개 셋을 만든다.

‘정해진 형식을 대려 부수다’

 

난해한 대상을 파헤쳐 알기 쉽게 풀이해주거나

사물을 둘로 보는 迷惑을 깨뜨려 둘이면서 실은 하나임을 깨닫도록 지도하다.

결국 第2義門에 내려가 지도하는 방법.

 

►입리심담入理深談 근원적인 담론. 사물의 깊숙한 도리에 대한 이야기.

第1義門에 속하는 것. 入不二法門에 속하는 담화.

 

►칠천팔혈七穿八穴 세밀하게 점검하여 七縱八橫의 자유자재로움으로 접득하는 역량.

►당기고점當機敲點 상대방의 핵심을 지적하다.

접인당기이고타점파接引當機而敲打點破

당기를 접인接引하여 고타敲打(두드리다. 치다)하고 점파點破함.

 

‘當機’ 臨機. 어떤 경우에도.

‘敲點’ 고문敲問·점파點破의 약어.

남에게 날카롭게 질문하거나 남의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하다.

 

►격쇄금쇄현관擊碎金鎖玄關

수행자가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소위 깨달음이라고 하는 쇠사슬이나

현묘한 관문을 타파하여 자유로운 세계로 인도하다.

 

‘金鎖玄關’ 미혹과 깨달음의 틀.

‘金鎖’ 금속의 단단한 쇠사슬. 쇠사슬은 자유로운 행동을 구속하는 것.

‘玄關’ 玄妙한 관문.

 

►거령이행據令而行 佛祖의 正令에 따라 일을 하다. 第1義諦에 의거한 활동.

►소종멸적掃蹤滅跡 수행자가 집착하는 것을 깡그리 빼앗아 자취를 남기지 않다.

殺佛殺祖하여 佛祖를 초월하여 佛見·法見도 말끔히 씻어 없애다.

 

►효와재십마처淆訛在什麼處 결점이 어디에 있는가?

집착을 없애고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고 했으나 그래도 어디 흠잡을 데가 있는가?

‘淆訛’ 실수. 조심하지 않고 실수하다. 잘못 말하거나 잘못 쓴다는 뜻.

 

►정문안頂門眼 般若의 慧眼. 깨달음의 눈.

마혜수라천구유삼안摩醯首羅天具有三眼 마혜수라천이 3眼을 갖추어 있는데

 

기중其中 정문수립일안頂門豎立一眼 초어상인량안超於常人兩眼

그 중에 頂門(정수리)에 1眼이 豎立(세로로 섬)하여 常人의 두 눈을 초월함.

 

구유이지혜철조일체사리지특수안력具有以智慧徹照一切事理之特殊眼力

지혜로써 일체의 事理를 철조하는 특수한 眼力을 갖추고 있으므로

 

고칭정문안故稱頂門眼 고로 명칭이 정문안頂門眼임.

비유탁월지견해比喩卓越之見解 탁월한 견해에 비유함.

 

선림용어중禪林用語中 선림의 용어 중

정문유안頂門有眼 정문구안頂門具眼 정문구일척안頂門具一隻眼 개작차의皆作此意

정문유안ㆍ정문구안ㆍ정문구일척안은 다 이 뜻이다.

 

<대혜어록大慧語錄>9

격전삭개정문안激電爍開頂門眼 격렬한 번개가 정문안을 번쩍 열고

격계원규일성한隔谿猿呌一聲寒 계곡 너머 원숭이의 부르짖는 한 소리가 차갑다.

 

<원오어록圓悟語錄>4

황명오지사況明悟之士 하물며 명오지사明悟之士는

정문구안頂門具眼 정문에 눈을 갖추고

주하유부肘下有符 팔꿈치 아래 부적이 있어

출몰권서득대자재出沒卷舒得大自在 출몰권서에 대자재를 얻음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