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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錄/벽암록

벽암록 88칙 本則 着語

【本則과 着語】

거擧 거론하다.

 

현사시중운玄沙示眾云 현사가 대중 법문을 하였다.

제방로숙諸方老宿 “여러 총림의 노스님들이

진도접물리생盡道接物利生 모두 사람을 제접하고 중생을 이롭게 한다고 하나

수분개개포석隨分開箇鋪席 분수에 따라서 자리를 편다.

수가풍검隨家豐儉 집안에 따라 넉넉하기도 하고 인색하기도 하다.

 

홀우삼종병인래忽遇三種病人來 작마생접作麼生接

갑자기 귀머거리, 봉사, 벙어리가 찾아왔을 때는 어떻게 맞이하겠는가?

 

타초지요사경打草只要蛇驚 풀을 치는 것은 뱀이 놀라게 하려고 함이다.

산승직득목징구거山僧直得目瞪口呿

산승(원오)도 (이 말을 듣자마자) 눈을 둥그렇게 뜨고 입을 헤벌쭉 벌렸다.

관취도퇴삼천리管取倒退三千里 반드시 3천 리 밖으로 급히 물러서야 한다.

 

환맹자患盲者 념추수불拈鎚豎拂 타우불견他又不見

봉사에게 백추白鎚를 잡고 불자拂子를 곧추세워도 그는 보지 못하며

 

단적할端的瞎 분명히 눈이 멀었구나.

시즉접물리생是則接物利生 모든 사람을 제접하고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이지

미필불견재未必不見在 굳이 봉사에게만 그러는 것은 아니다.

 

환롱자患聾者 어언삼매語言三昧 타우불문他又不聞

귀머거리는 일체의 어언삼매語言三昧도 듣지 못하며,

 

단적롱端的聾 분명히 벙어리군.

시즉접물리생是則接物利生 모든 사람을 제접하고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이지

미필롱재未必聾在 굳이 귀머거리에게만 그러는 것이 아니다.

시나개미문재是那箇未聞在 어느 사람이 듣지 못하느냐?

 

환아자교이설患啞者教伊說 우설부득又說不得 벙어리에게는 말을 하도록 시켜도 하지 못한다.

단적아端的啞 분명히 벙어리군.

시즉접물리생是則接物利生 모든 사람을 제접하고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이지

미필아재未必啞在 굳이 벙어리에게만 그러는 것은 아니다.

시나개미설재是那箇未說在 어느 사람이 말하지 못하느냐?

 

차작마생접且作麼生接 이들을 어떻게 맞이할까?

약접차인부득若接此人不得 불법무령험佛法無靈驗

만일 이들을 제접하지 못한다면 불법은 영험이 없는 것이다."

 

성재시언誠哉是言 진실하다, 이 말이여!

산승공수귀강山僧拱手歸降 산승(원오)은 두 손 번쩍 들고 항복했다.

이접료야已接了也 이미 제도해버렸다.

편타便打 (원오는) 대뜸 선강을 쳐라.

 

승청익운문僧請益雲門

어떤 스님이 현사의 이 말을 들고 운문에게 재차 가르침을 청했다.

 

야요제방공지也要諸方共知 총림이 현사의 말뜻을 다 함께 알아야지.

착著 (질문) 잘했다.

 

운문운雲門云 여례배착汝禮拜著 “절 좀 해봐라.”

풍행초언風行草偃 바람이 부는 데로 풀이 쏠리는구나.

돌咄 쯧쯧!

 

승례배기僧禮拜起 스님이 절을 올리고 일어나자

저승요절주장자야這僧拗折拄杖子也 이 스님의 주장자는 (자신의 주장) 이미 부숴 졌다.

 

운문이주장질雲門以拄杖挃 승퇴후僧退後 운문이 주장자로 밀쳐버리니[挃] 스님이 뒷걸음질 쳤다.

문운門云 여불시환맹汝不是患盲 운문은 말했다.“너는 눈멀지는 않았구나.”

단적할端的瞎 분명히 눈이 멀었다.

막도저승환맹호莫道這僧患盲好 스님이 눈이 멀었다고 말하지 않았어야 좋았을걸.

 

부환근전래復喚近前來 승근전僧近前 다시 그를 불러 앞으로 가까이 오라 하여 스님이 다가오자

제이표악수요第二杓惡水澆 두 번째 바가지의 똥물을 뿌리는구나.

관음래야觀音來也 (소리 듣고 오는 것을 보니) 관음보살이구먼.

당시호여일갈當時好與一喝 당시에 일갈一喝을 했어야 했는데

 

문운門云 여불시환롱汝不是患聾 운문이 말했다. “귀머거리는 아니군.”

단적롱端的聾 분명히 귀가 먹었다.

막도저승환롱호莫道這僧患聾好 이 스님에게 벙어리가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어야 좋았을걸.

 

문내운門乃云 환회마還會麼 운문이 “알았느냐”고 말하자

하불여본분초료何不與本分草料 왜 본분납자를 길러내는 먹이를 주지 않았느냐.

당시호막작성當時好莫作聲 당시에 대답하지 않았어야 좋았을걸.

 

승운僧云 불회不會 “모르겠습니다.”

량중공안兩重公案 두 번 거듭된 공안이다.

창천창천蒼天蒼天 아이고, 아이고!

 

문운門云 여불시환아汝不是患啞 운문은 “너는 벙어리는 아니군.” 하였다.

단적아端的啞 분명한 벙어리이다.

구파파지口吧吧地 어버버하는군.

막도저승아호莫道這僧啞好 이 스님이 벙어리라고 말하지 않았어야 좋았을걸.

 

승어차유성僧於此有省 스님이 이에 알아차리는 바가 있었다.

적과후장궁賊過後張弓 도적이 떠난 뒤에 활을 쏘는구나.

토십마완討什麼碗 (밥 때가 벌써 지났는데) 뭐 밥그릇을 찾느냐!

 

 

►현사玄沙 현사사비玄沙師備(835-908)

唐末五代僧 복주福州(屬福建)민현인閩縣人 속성사俗姓謝

 

유호수조幼好垂釣 어릴 적에 낚시질을 좋아해

범소정어남대강汎小艇於南臺江 작은 배를 남대강에 띄우고

압제어자狎諸漁者 여러 어자漁者(어부)를 친압親狎하던 자였다.

 

당唐 함통초咸通初(860-873) 년계삼십年屆三十

당 함통(860-873) 初 나이가 30에 이르자

 

시탈진지始脫塵志 투부용산령훈선사락발投芙蓉山靈訓禪師落髮

비로소 脫塵의 뜻을 세우고 부용산 영훈선사에게 투신해 落髮했다.

 

수구족계후受具足戒後 행두타법行頭陀法 구족계를 받은 후 두타법을 행해

종일연좌終日宴坐 인칭비두타稱備頭陀 종일 연좌한지라 사람들이 비두타로 일컬었다.

 

여법형설봉의존與法兄雪峰義存 법형인 설봉의존과

친근약사도親近若師徒 친근하기가 마치 師徒 같았으며(설봉의 법을 이음)

동력체구同力締構 참학자중參學者衆 힘을 합쳐 체구하여 참학자가 많았다.

 

우열릉엄경偶閱楞嚴經 발명심지發明心地 우연히 릉엄경을 열람하다가 心地를 發明했으며

제방청익자여수귀해諸方請益者如水歸海

제방에서 청익하는 자가 마치 물이 바다로 돌아감과 같았다

 

초주매계보응원初住梅谿普應院 천복주현사산遷福州玄沙山

처음엔 매계梅谿 보응원에 거주하다가 복주福州 현사산으로 옮겼다.

 

응기접물범삼십여재應機接物凡三十餘載 학려팔백여인學侶八百餘人

응기접물하기 무릇 30여 재載(年)며 학려가 8백여 인 이었다.

 

시유민수왕심지時有閩帥王審知 사이사례事以師禮 곡진은근曲盡殷勤

때에 민수 왕심지가 스승의 禮로 모시면서 은근을 곡진함이 있었으며

 

병주사자의竝奏賜紫衣 호종일대사號宗一大師

아울러 주청하여 자의와 종일대사란 호를 주었다.

 

량개평이년시적梁開平二年示寂 수壽74(一說70或75) 유어록삼권전세有語錄三卷傳世

양梁 개평 2년에 示寂했으니 나이는 74(70 혹은 75). 어록 3권이 있어 세상에 전함

/송고승전宋高僧傳13 전등록傳燈錄18

 

►접물리생接物利生

‘接物’ 인물에 접하는 것. ‘利生’ 중생에게 이익을 주는 것.

 

즉접인화도세간중생卽接引化導世間衆生 곧 세간의 중생을 접인하여 화도함이니

상응기종종기근相應其種種機根 이급여리익而給與利益 그 갖가지의 기근에 상응해 이익을 급여함.

 

►풍검豐儉 풍요豐饒와 검약儉約.

전의위사가지도학인시적파주방행량종수단轉義爲師家指導學人時的把住放行兩種手段

전의轉義하여 사가가 학인을 지도할 때의 파주把住와 방행放行의 두 가지 수단이 됨.

 

►념추수불拈鎚竪拂 쇠몽둥이를 쥐고 털채를 세우다.

선승이 일종의 사상 표현법으로 쓰는 손짓.

‘拈’ 잡다. ‘鎚’ 쇠몽둥이. ‘竪’ 세우다. ‘拂’ 拂子. 털채.

 

►어언삼매語言三昧 갖가지 말이나 설법에 열중하고 있다.

‘三昧’ 열중함. 정신을 어느 한군데에 집중함.

 

►교이설敎伊說 그로 하여금 말하게 하다.

‘하여금 교敎’ ~로 하여금 ~하게 하다.

‘伊’ 저 이, 이 이. 윗 句의 ‘他又不聞’의 他와 같다.

 

►차작마생접且作麽生接 자, 어떻게 접득하면 되겠는가?

►령험靈驗 영묘한 효험.

►청익請益 추가질문. 부디 좀 부탁드립니다. 탐구하다. 천착하다.

►례배착禮拜著 알고 싶으면 먼저 절부터 해라.

‘著’ 조동사. (여기서는) 명령을 나타내는 어조사. ‘~하라’

 

►‘찌를 질/벼 베는 소리 질挃’ 때리다. 두드리다.

 

►근전래近前來 이리 앞으로 오너라. 가까이 오라.

►문내운門乃云=門曰.

 

►유성有省 조금은 깨우침이 트였다. 조금은 깨우쳤다.

평창에 <유마경> 弟子品의 글을 인용하여 풀이했다.

 

안견색여맹등眼見色如盲等 눈으로 색을 보아도 봉사와 같으며

이문성여롱등耳聞聲如聾等 귀로 소리를 들어도 귀머거리와 같다

 

눈이 멀었을 때 진짜 빛깔이 보이고

귀가 멀었을 때 드디어 참된 소리가 들린다.

 

►구파파지口吧吧地 시끄럽게 떠들다. ‘地’ 어조사

다언지모多言之貌 말이 많은 모양.

 

파吧 소아생기쟁초小兒生氣爭吵

파吧는 소아가 생기生氣하여 쟁초爭吵(다투다)함.

 

►토십마완討什麽碗 (밥 때가 지났는데)무슨 밥그릇을 찾고 있는가? ‘이미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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