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評 唱】
전상전우예불수全象全牛瞖不殊(흐릴 예, 안질. 깃 일산 예翳)
“코끼리 전체와 소 전체를 봤다 해도 눈병의 탓임에 틀림이 없다”는 것은
중맹모상眾盲摸象 각설이단各說異端
뭇 봉사들이 코끼리를 더듬으며 각기 다른 부분을 말하는 것인데
출열반경出涅槃經 이는 <열반경>에서 나온 말이다.
승문앙산僧問仰山 어떤 스님이 앙산에게 물었다.
화상견인문선문도和尚見人問禪問道 “스님께서 사람들이 선禪과 도를 물으면
편작일원상便作一圓相 문득 일원상을 그리고
어중서우자於中書牛字 그 가운데 소 우牛 자를 쓰시니
의재어하意在於何 그 뜻은 어디에 있습니까?”
앙산운仰山云 앙산이 말했다.
저개야시한사這箇也是閑事 “이것은 뭐 그리 굉장한 뜻이 있는 게 아니다.
홀약회득忽若會得 부종외래不從外來 만일 이를 안다면 그대 바깥에서 온 것이 아니며
홀약불회忽若不會 결정불식決定不識 모른다면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아차문이我且問爾 “내가 그대에게 묻고 싶다.
제방로숙諸方老宿 어이신상於爾身上 지출나개시이불성指出那箇是爾佛性
총림의 많은 큰스님들이 그대의 몸 어느 곳을 가리키며 佛性이라고 말하던가?
위부어저시為復語底是 묵저시默底是 말을 하는 이것(불성)인가, 묵묵히 있는 이것인가?
막시불어불묵저시莫是不語不默底是 아니면 말하지도 침묵하지도 않는 이것인가?
위부총시為復總是 위부총불시為復總不是 또는 모두인가, 모두 아닌 것인가?”
이약인어저시爾若認語底是 여맹인모착상미如盲人摸著象尾
그대가 말하는 것이 옳다고 한다면 이는 봉사가 코끼리 꼬리를 더듬는 격이며
약인묵저시若認默底是 여맹인모착상이如盲人摸著象耳
묵묵히 있는 것이 옳다고 한다면 이는 봉사가 코끼리 귀를 더듬는 격이며
약인불어불묵저시若認不語不默底是 여맹인모착상비如盲人摸著象鼻
말하지도 침묵하지도 않는 것이 옳다고 한다면 이는 봉사가 코끼리 코를 더듬는 격이며
약도물물도시若道物物都是 여맹인모착상사족如盲人摸著象四足
사물마다 모두 옳다고 한다면 이는 봉사가 코끼리의 네 발목을 더듬는 격이며
약도총불시若道總不是 모두가 옳지 않다고 한다면
포본상拋本象 본래의 코끼리는 제쳐놓고
락재공견落在空見 아무것도 없다는 견해에 떨어질 것이다.
여시중맹소견如是眾盲所見 지어상상명막차별只於象上名邈差別
이처럼 여러 봉사들이 보는 것은 코끼리의 껍데기를 더듬어 차별이 생긴 것이다.
이요호爾要好 절막모상切莫摸象
그대가 간절히 알고저 한다면 결코 코끼리를 더듬어서는 안 된다.
막도견각시莫道見覺是 역막도불시亦莫道不是
보고 느끼는 것이 옳다고 말하지 말며, 또한 옳지 않다고도 말하지 말라.
조사운祖師云 6조가 읊었다.
보리본무수菩提本無樹 보리는 본래 나무가 없고
명경역무대明鏡亦無臺 밝은 거울 또한 대가 없도다.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본래 한 물건도 없으니
쟁득염진애爭得染塵埃 어찌 티끌 먼지에 더럽혀지리오.
우운又云 또 <육조단경>에서 말했다.
도본무형상道本無形相 지혜즉시도智慧即是道 “도란 본래 형상이 없고 지혜가 곧 도이다
작차견해자作此見解者 시명진반야是名真般若 이렇게 생각하는 것을 ‘진실한 반야’라 한다.”
명안인明眼人 견상見象 득기전체得其全體 눈 밝은 사람은 코끼리를 보면 그 전체를 알아차린다.
여불견성如佛見性 역연亦然 부처의 佛性을 보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전우자全牛者 출장자出莊子 온전한 소[全牛]란 <장자莊子>에서 나온 말이다.
포정해우庖丁解牛 미상견기전우未嘗見其全牛 포정庖丁이 소를 잡는데 결코 소 전체를 보지 않고
순리이해順理而解 유인자재游刃自在 순리대로 해체해서 칼 놀림이자유자재하다.
갱불수하수更不須下手 재거목시纔舉目時 두각제육頭角蹄肉 일시자해료一時自解了
다시 손을 대지 않더라도 소를 보자마자 머리․뿔․발굽․고기가 대뜸 저절로 나뉘어버린다.
여시십구년如是十九年 이처럼 하기를 19년이나 계속하였는데도
기도리여신발어형其刀利如新發於硎 칼날은 숫돌에서 갓 갈아온 것처럼 날카로웠으니
위지전우謂之全牛 이를 두고 온순한 소[全牛]라 말한 것이다.
수연여차기특雖然如此奇特 설두도雪竇道 비록 이처럼 기특하지만 설두는 말했다.
종사득여차縱使得如此 전상전우여안중예갱불수全象全牛與眼中瞖更不殊
설령 이처럼 코끼리 전체와 소 전체를 봤다고 하더라도 눈병이 난 상태에서 보는 것과 다름이 없다
종래작자공명모從來作者共名摸 “예로부터 작가 모두가 껍데기(이름)를 더듬었네.”는
직시작가直是作家 작가라 하여도
야거리두모색불착也去裏頭摸索不著 ‘그(佛性)’ 안은 더듬을 수 없다.
자종가섭自從迦葉 내지서천차토조사乃至西天此土祖師 가섭으로부터 서천과 중국의 조사와
천하로화상天下老和尚 천하의 노스님에게 이르기까지
개지시명모皆只是名摸 모두가 껍데기(이름)만을 더듬었다.
설두직절도雪竇直截道 그러므로 설두는 송의 3句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여금요견황두로如今要見黃頭老 “지금 여기서 누런 머리의 노인을 보려고 하느냐”
소이도所以道 그렇기에 옛사람이 말했다.
요견즉편견要見即便見 갱요심멱방견更要尋覓方見 즉천리만리야則千里萬里也
“보려면 바로 보아야지, 찾고 더듬고 헤아리려 하면 천리만리 어긋난다.”
황두로黃頭老 내황면로자야乃黃面老子也 누런 머리의 노인이란 황면노자(부처)를 말한다.
이여금요견爾如今要見 그대들이 이제 그를 보려고 하는가?
찰찰진진재반도剎剎塵塵在半途 “이 모든 곳에서 부처를 봤다 해도 아직 길 중간이다”
심상도尋常道 평소에 말하기를
일진일진찰一塵一塵剎 일엽일석가一葉一釋迦
“한 티끌이 한 부처의 세계이며, 한 잎이 한 석가이다”라고 하였다.
진삼천대천세계盡三千大千世界 소유미진所有微塵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미세한 티끌을
지향일진중견只向一塵中見 당임마시當恁麼時 한 티끌 속에서 보아도 이러한 때
유재반도猶在半途 또한 오히려 중도에 있는 것이다.
나변갱유반도재那邊更有半途在 그렇다면 어디에 나머지 반쪽이 있을까?
차도재십마처且道在什麼處 말해보라, 어느 곳에 있는가를.
석가로자釋迦老子 상자부지尚自不知 교산승작마생설득教山僧作麼生說得
석가 늙은이도 오히려 모르는데 산승(원오)이 어떻게 무슨 말할 수 있겠느냐!
►출열반경出涅槃經 <열반경涅槃經>32云
비여유왕고일대신譬如有王告一大臣 비유하여 어떤 왕이 한 大臣에게 고하되
여견일상이시맹자汝牽一象以示盲者 네가 한 마리의 코끼리를 끌고 와서 盲者에게 보여라.
이시대신수왕칙이爾時大臣受王勅已 다집중맹이상시지多集衆盲以象示之
이때 대신이 왕칙을 받은 다음 뭇 맹인을 많이 모아 코끼리를 그들에게 보였다.
시피중맹각이수촉時彼衆盲各以手觸 때에 그 뭇 맹인이 각기 손으로써 마촉摩觸했다.
대신즉환이백왕언大臣即還而白王言 대신이 곧 돌아와 왕에게 사뢰어 말하되
신이시경臣已示竟 신臣이 이미 보이기를 마쳤습니다.
이시대왕爾時大王 즉환중맹각각문언即喚衆盲各各問言 여견상야汝見象耶
이때 대왕이 곧 뭇 맹인을 불러 각각 물어 말하되 너희들이 코끼리를 보았느냐?
중맹각언衆盲各言 아이득견我已得見 뭇 맹인이 각기 말하되 내가 이미 득견得見했습니다.
왕언王言 상위하류象爲何類 왕이 말하되 코끼리가 어떤 종류가 되는가?
기촉아자즉언상형여로복근其觸牙者即言象形如蘆菔根
그 어금니를 마촉摩觸한 자는 곧 말하되
코끼리의 형상이 蘆菔(萊菔이니 무)의 뿌리와 같습니다.
기촉이자언상여기其觸耳者言象如箕
그 귀를 마촉摩觸한 자는 말하되 코끼리가 키(箕)와 같습니다.
기촉두자언상여석其觸頭者言象如石
그 머리를 마촉한 자는 말하되 코끼리가 돌과 같습니다.
기촉비자언상여저其觸鼻者言象如杵
그 코를 마촉한 자는 말하되 코끼리가 절굿공이(杵)와 같습니다.
기촉각자언상여목구其觸脚者言象如木臼
그 다리를 마촉한 자는 말하되 코끼리가 木臼(나무절구)와 같습니다.
기촉척자언상여상其觸脊者言象如床 그 등을 마촉한 자는 말하되 코끼리가 床과 같습니다.
기촉복자언상여옹其觸腹者言象如甕
그 배를 마촉한 자는 말하되 코끼리가 항아리(甕)와 같습니다.
기촉미자언상여승其觸尾者言象如繩
그 꼬리를 마촉한 자는 말하되 코끼리가 노끈(繩)과 같습니다. 하였다.
선남자善男子 여피중맹불설상체역비불설如彼衆盲不說象體亦非不說
선남자여 예컨대(如) 저 뭇 맹인이 象體를 설하지 못했지만 또한 설하지 못한 것도 아니다.
►위부爲復AB A인가 B인가.
►견각見覺 見聞覺知의 준말. 보고 듣고 깨달아 알다.
►조사운祖師云 법보단경法寶壇經 혜능게왈惠能偈曰
보리본무수菩提本無樹 보리는 본래 나무가 없고
명경역비대明鏡亦非臺 명경도 또한 대臺가 아니다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본래 한 물건도 없거늘
하처야진애何處惹塵埃 어느 곳에 진애塵埃를 야기하겠는가.
►‘숫돌 형硎’
►직시直是 비록 ~라 하더라도
/2014-10-14 06: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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