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漢詩/詩經

국풍國風 빈풍豳風 155. 치효鴟鴞

국풍國風 빈풍豳風

155. 치효鴟鴞 올빼미

 

치효치효鴟鴞鴟鴞 올빼미야 올빼미야

기취아자既取我子 무훼아실無毀我室 이미 내 새끼 잡아갔으니 내 집은 허물지 말아라.

은사근사恩斯勤斯 죽자지민사鬻子之閔斯 정성을 다해 키웠는데 어린 자식이 불쌍하구나.

 

태천지미음우迨天之未陰雨 하늘이 비를 내리기 전에

철피상토徹彼桑土 주무유호綢繆牖戶 저 뽕나무 뿌리 캐어다가 창과 문을 얽어 놓으면

금녀하민今女下民 혹감모여或敢侮予 이제 너의 아래 백성들이 감히 나를 모욕하겠는가.

 

여수길거予手拮据 내 손으로 들어 움켜쥐고

여소랄도予所捋荼 여소축조予所蓄租 나의 집으로 갈대 뽑아오며 띠 풀 모아 쌓느라고

여구졸도予口卒瘏 왈여미유실가曰予未有室家 내 입이 병났는데 가족이 없기 때문이라 하느냐

 

여우초초予羽譙譙 나의 날개 망가지고

여미소소予尾翛翛 여실교교予室翹翹 나의 꼬리 찢어지며 나의 집이 위태롭게 드러나서

풍우소표요風雨所漂搖 여유음효효予維音嘵嘵 비바람에 흔들리니 나는 오직 소리 내어 울음 우네.

 

 

鴟鴞鴟鴞 부엉이야 부엉이야

旣取我子 無毀我室 내 새끼 잡아갔으니 내 집만은 허물지 마라.

恩斯勤斯 鬻子之閔斯 사랑으로 힘써 새끼 기르며 근심도 많았느니라.

 

迨天之未陰雨 아직 흐리고 비 오지 않으니

徹彼桑土 綢繆牖戶 뽕나무 뿌리 주워 다가 창과 문을 단단히 얽어놓았도다,

今女下民 或敢侮予 이제 너의 백성들이 감히 나를 업신여기랴.

 

予手拮據 予所捋荼 나 손 입 놀려 부지런히 갈대 주워 다가

予所蓄租 予口卒瘏 쌓고 쌓다가 내 입 마침내 병이 났는데

曰予未有室家 내 집을 아직 가지지 못했도다.

 

予羽譙譙 予尾翛翛 내 깃 줄어들고 꼬리도 많이 빠졌는데

予室翹翹 風雨所漂搖 내 집 위태로워 비바람에 나부끼듯 요동치네.

予維音嘵嘵 나 오직 비명만 지를 뿐이네.

 

 

●<모시전毛詩傳><모시전毛詩箋><모시정의毛詩正義>

<모전毛傳>은 한漢나라의 모형毛亨(?-?)이 자하子夏에게서 순황荀況을 거쳐 그에게 전해진 <시경詩經>을 대상으로 전傳을 붙여 <모시고훈전毛詩詁訓傳>을 지었는데 後漢에 와서 정현鄭玄이 전箋을 붙였으며 당唐나라 공영달孔穎達 등이 당시까지 전래한 여러 자료를 중심으로 자세한 소疏를 덧붙여 총정리 하여 <모시정의毛詩正義>를 완성하여 오늘날의 <시경>이 되었다.

 

 

【毛詩 序】 치효鴟鴞 주공구란야周公救亂也 <치효>는 周公이 난亂을 구원한 詩이다.

 

성왕미지주공지지成王未知周公之誌 공내위시이유왕公乃為詩以遺王 명지왈치효언名之曰鴟鴞焉

성왕成王이 周公의 뜻을 알지 못하니 주공이 마침내 시를 지어서 왕에게 주었는데 이름이 ‘올빼미’라고 하였다.

 

【鄭玄 序】

미지주공지지자未知周公之誌者 미지기욕섭정지의未知其欲攝政之意

주공의 뜻을 알지 못한다는 것은 섭정攝政을 하고자 하는 뜻을 알지 못함이다.

 

 

►치효치효鴟鴞鴟鴞 올빼미야 올빼미야

【毛亨 傳】

흥야興也 흥興이다.

치효鴟鴞 녕결야鸋鴂也 치효는 올빼미이다.

 

【鄭玄 箋】 전운箋云 전箋에 이르기를

 

중언치효자重言鴟鴞者 장술기의지소욕언重言鴟鴞者 장술기의지소욕언將述其意之所欲言 정녕지야丁寧之也

올빼미[鴟鴞]를 거듭 말한 것은 그 뜻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펼쳐서 그 뜻을 틀림없게 함이다.

 

►기취아자既取我子 무훼아실無毀我室 이미 내 새끼 잡아갔으니 내 집은 허물지 말아라.

【毛亨 傳】

흥야興也 흥興이다.

무능훼아실자無能毀我室者 공견지고야攻堅之故也 나의 집을 잘 허물 수 없는 것은 공격에 견고하기 때문이다.

녕망이자寧亡二子 불가이훼아주실不可以毀我周室 어찌 두 자식을 잃었으니 周나라의 집안을 허물 수 없음이다.

 

【鄭玄 箋】 전운箋云 실유소야室猶巢也 전箋에 이르기를 집[室]은 둥지와 같다.

 

치효언鴟鴞言 이취아자자已取我子者 행무훼아소幸無毀我巢

올빼미를 말하고 이미 내 새끼를 취했다는 것은 다행히 내 둥지는 허물지 않았음이다.

 

아소적일루공我巢積日累功 작지심고作之甚苦 고애석지야故愛惜之也

내 둥지는 날로 功이 더해져 쌓여서 심한 고난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그것이 애석함이다.

 

시주공경무왕지상時周公竟武王之喪 욕섭정성주도欲攝政成周道 치대평지공致大平之功

주공이 마침내 武王의 喪을 치르던 시절에 섭정攝政을 하여 周나라의 道를 이루고자 하고 태평의 功을 불러왔는데

 

관숙管叔 채숙등류언운蔡叔等流言云 관숙管叔과 채숙蔡叔이 떠도는 말을 퍼트려 이르기를

공장불리어성왕公將不利於成王 ”주공[公]이 장차 成王에게 이롭지 않다.”라고 하니

성왕부지기의成王不知其意 이다죄기속당而多罪其屬黨 성왕이 그 뜻을 알지 못하고서 그 당의 무리들을 많이 처벌했다.

 

흥자興者 유차제신내세신지자손喻此諸臣乃世臣之子孫 기부조이근로유차관위토지其父祖以勤勞有此官位土地

일으킨[興] 것은 이 여러 신하와 세습 신하의 자손들은 그 아비와 조상들이 부지런히 일하여서 이 관직과 토지가 있는데

 

금약주살지今若誅殺之 무절기위無絕其位 탈기토지奪其土地

지금 만약 죽여 벌주어 그 지위를 끊어 없애고 그 토지를 빼앗음을 비유함이다.

 

왕의욕초왕王意欲誚王 차지유연此之由然

성왕[王]이 주공[王]을 꾸짖으려고 함이 이것을 말미암아서 그러함이다.”라고 하였다.

 

►은사근사恩斯勤斯 죽자지민사鬻子之閔斯 정성을 다해 키웠는데 어린 자식이 불쌍하구나.

【毛亨 傳】

은恩 애愛 국鬻 치稚 (은혜 은)恩는 아낌이고 (어릴 국)鬻은 어림이다.(죽 죽/팔 육/어릴 국鬻)

민閔 병야病也 치자稚子 성왕야成王也 (위문할 민)閔은 아픔. 어린 자식[稚子]은 成王이다.

 

【鄭玄 箋】 전운箋云 전箋에 이르기를

 

치효지의鴟鴞之意 은근어차殷勤於此 치자당애민지稚子當哀閔之

올빼미의 뜻함은 은殷나라가 여기[周나라]에 힘쓰는데 어린 자식들이 마땅히 애처롭고 민망함이다.

 

차취치효자자此取鴟鴞子者 지치자야指稚子也 이 올빼미[鴟鴞]의 새끼를 취한 것은 어린 자식을 가리킴이다.

 

이유제신지선신以喻諸臣之先臣 여러 신하의 옛 신하를 비유함으로써

역은근어차亦殷勤於此 또한 은殷나라가 여기에 부지런하니

성왕역의애민지成王亦宜哀閔之 성왕成王이 또한 마땅히 애처롭고 민망해 함이다.

 

►태천지미음우迨天之未陰雨 하늘이 비를 내리기 전에

【毛亨 傳】 태迨 급及 (미칠 태)迨는 급함이다.

 

►철피상토徹彼桑土 주무유호綢繆牖戶 저 뽕나무 뿌리 캐어다가 창과 문을 얽어 놓으면

【毛亨 傳】 철徹 박야剝也 상토桑土 상근야桑根也 (통할 철)徹은 벗김. 상토桑土는 뽕나무 뿌리.

 

【鄭玄 箋】

전운箋云 주무유전면야綢繆猶纏綿也 전箋에 이르기를 얽어 묶음[綢繆]은 칭칭 얽어서 이어놓음과 같다.

 

차치효자설작소지고여시此鴟鴞自說作巢至苦如是

이 올빼미는 스스로 둥지를 지으며 이와 같은 고난에 이르름을 즐겨하는데

 

이유제신지선신以喻諸臣之先臣 그로써 여러 신하의 옛 신하들을 비유함이며

역급문亦及文 무미정천하武未定天下 또한 문왕[文]과 무왕[武]이 아직 천하를 안정함에 미치지 못하였으나

 

적일루공積日累功 이고정차관위여토지以固定此官位與土地

날로 功을 더해 쌓아 그로써 이 관직과 토지가 굳게 안정됨이다.

 

►금녀하민今女下民 혹감모여或敢侮予 이제 너의 아래 백성들이 감히 나를 모욕하겠는가.

【鄭玄 箋】 전운箋云 전箋에 이르기를

 

아지고의我至苦矣 내가 고난에 이르름은

금녀아소하지민今女我巢下之民 지금 너와 나의 둥지 아래 백성들이

녕유감모만욕훼지자호寧有敢侮慢欲毀之者乎 어찌 감히 업신여기며 둥지를 허물려고 하는 자가 있겠는가?

 

의욕에노지意欲恚怒之 뜻이 성을 내어 꾸짖음인데

 

이유제신지선신고정차관위토지以喻諸臣之先臣固定此官位土地

그로써 여러 신하의 옛 신하들이 이 관직과 토지를 굳게 안정시키고

 

역불욕견기절탈亦不欲見其絕奪 또한 그 빼앗기어 끊어짐을 당하지 않으려고 함을 비유함이다.

 

►여수길거予手拮据 내 손으로 들어 움켜쥐고

【毛亨 傳】 길거拮據 극국야撠挶也 길거는 근거를 침이다.

 

►여소랄도予所捋荼 여소축조予所蓄租 나의 집으로 갈대 뽑아오며 띠 풀 모아 쌓느라고

【毛亨 傳】 도荼 추초야萑苕也 조租 위為 (씀바귀 도)荼는 물억새 이삭. (쌀 저)租는 함이다.

 

►여구졸도予口卒瘏 왈여미유실가曰予未有室家 내 입이 병났는데 가족이 없기 때문이라 하느냐

【毛亨 傳】 도瘏 병야病也 (앓을 도)瘏는 아픔이다.

 

수병구병手病口病 고능면호대조지난故能免乎大鳥之難 손이 병나고 입이 병들었기 때문에 큰 새의 어려움을 잘 면한다.

위아미유실가謂我未有室家 내게 가족이 없음을 말한다.

 

【鄭玄 箋】 전운箋云 전箋에 이르기를

 

차언작지지고此言作之至苦 고능공견故能攻堅 인부득취기자人不得取其子

이 말을 지음이 고난에 이르렀기 때문에 攻이 잘 견고하여 사람들이 그 자식을 잘 취하지 못함이다.

 

아작지지고여시자我作之至苦如是者 내가 이와 같이 고난에 이르름을 지은 것은

왈아미유실가지고曰我未有室家之故 나는 아직 집과 집안을 얻지 못한 緣故를 말했음이다.

 

►여우초초予羽譙譙 나의 날개 망가지고

【毛亨 傳】 초초譙譙 살야殺也 초초(꾸짖을 초譙)는 감減함이다.

(죽일 살/감할 살, 빠를 쇄, 맴 도는 모양 설, 윗사람 죽일 시殺)

 

►여미소소予尾翛翛 여실교교予室翹翹 나의 꼬리 찢어지며 나의 집이 위태롭게 드러나서

【毛亨 傳】

소소翛翛 폐야敝也 소소(날개 찢어질 소翛)는 닳아 없어짐이다.

교교翹翹 위야危也 교교(치켜세울 교翹)는 위태함이다.

 

【鄭玄 箋】 전운箋云 전箋에 이르기를

 

수구기병手口既病 우미우살폐羽尾又殺敝 언기로고심言己勞苦甚

손과 입이 이미 병났는데 날개와 꼬리가 또 감쇠[譙譙]되고 찢어짐[翛翛]은 자기의 수고와 고난이 심함을 말함이다.

 

소지교교이위巢之翹翹而危 이기소탁지조약야以其所託枝條弱也

둥지가 치켜세워져서 위태함은 그로써 그 가지에 의탁한 곳의 가지가 약함이다.

 

►풍우소표요風雨所漂搖 여유음효효予維音嘵嘵 비바람에 흔들리니 나는 오직 소리 내어 울음 우네.

【毛亨 傳】 효효嘵嘵 구야懼也 효효(두려워할 효嘵)는 두려워함이다.

 

【鄭玄 箋】

전운箋云 이유금아자손불초以喻今我子孫不肖 고사아가도위야故使我家道危也

전箋에 이르기를 그로써 나의 자손이 닮지 않았기 때문에 나로 하여금 집안의 道가 위태함을 비유하였다.

 

풍우유성왕야風雨喻成王也 음효효연공구音嘵嘵然恐懼 고지의告之意

비와 바람은 成王을 비유함이며 울음[音]이 효효嘵嘵하는 것처럼 몹시 두려움을 알려줌의 뜻이다.

 

 

●시경집전詩經集傳

치효치효鴟鴞鴟鴞 부엉이야, 부엉이야,

기취아자既取我子 무훼아실無毀我室 이미 내 새끼를 잡아갔으니 내 집만은 헐지 말지어다.

은사근사恩斯勤斯 죽자지민사鬻子之閔斯 사랑하고 부지런히 하여 새끼를 기름에 근심도 많이 하였느니라.

 

비야比也 비교한 시.

위조언이자비야爲鳥言以自比也 새의 말로 스스로 비교함이다.

 

치효鴟鴞 휴류鵂鶹 확조자이식자야攫鳥子而食者也(수리부엉이 휴鵂. 부엉이 류鶹)

악조惡鳥 치효는 부엉이이고 악조니 새 새끼를 잡아먹는 것이다.

 

실조자명기소야室鳥自名其巢也 실室은 새가 스스로 그 둥지를 이름 함이다.

 

은恩 정애야情愛也 근勤 독후야篤厚也 죽鬻 양養 민閔 우야憂也

은은 정애이고 근은 독후. 육은 기름이고 민은 근심이다.

 

 

<書經 周書> 금등金縢편에

 

무왕武王 극상克商 사제관숙선使弟管叔鮮 채숙도蔡叔度 감우주자무경지국監于紂子武庚之國

무왕이 상나라를 치고 아우인 관숙 선과 채숙 도로 하여금 주紂의 아들 무경의 나라를 감독하게 하더니

 

무왕붕武王崩 성왕립成王立 주공상지周公相之 이이숙이무경반而二叔以武庚叛

무왕이 붕하고 성왕이 서서 주공이 도울 때에 두 작은아버지가 무경과 더불어 배반하고

 

차유언어국왈주공且流言於國曰周公 장불리어유자將不利於孺子

또 온 나라에 말을 퍼트려 ‘주공이 장차 유자(어린 성왕)에게 불리하게 하리라.’고 하니라.

 

고주공故周公 동정이년東征二年 내득관숙무경이주지乃得管叔武庚而誅之

그러므로 주공이 동쪽으로 정벌한지 2년 만에 이에 관숙과 무경을 잡아 베었으되

 

이성왕而成王 유미지공지의야猶未知公之意也 공公 내작차시乃作此詩 이이왕以貽王

성왕이 오히려 공의 뜻을 알지 못하거늘 공이 이에 이 시를 지어서 왕에게 주었느니라.

 

탁위조지애소자託爲鳥之愛巢者 호치효이위지呼鴟鴞而謂之 왈曰

새가 둥지를 사랑하는 데에 의탁하여 부엉이를 부르며 이르기를

 

치효치효鴟鴞鴟鴞 ‘부엉이야, 부엉이야,

 

이기취아지자의爾旣取我之子矣 무갱훼아지실야無更毁我之室也

네(무경)가 이미 내 새끼(관숙, 채숙)를 취했으니 다시는 내 집(주나라 왕실)마저도 헐지 말지어다.

 

이아정애지심以我情愛之心 독후지의篤厚之意 죽양차자鬻養此子

내가 정애한 마음과 독후한 뜻으로 이 새끼를 기름에

 

 

성가연민誠可憐憫 금기취지今旣取之 기독심의其毒甚矣 황우훼아실호況又毁我室乎

진실로 가히 연민하였거늘 이제 이미 취했으니 그 독이 심한데 하물며 또한 내 집을 헐랴?’ 하니

 

이비무경以比武庚 기패관채旣敗管蔡 불가갱훼아왕실야不可更毁我王室也

무경이 이미 관숙과 채숙을 패하게 했으니 가히 다시는 내 왕실을 훼상해서는 아니 된다고 비교함이라.

 

태천지미음우迨天之未陰雨 하늘에 구름 끼고 비가 오지 아니할 때에

철피상토徹彼桑土 주무유호綢繆牖戶 저 뽕나무 뿌리를 취하여 창문과 방문을 얽어서 칭칭 동여매면

금녀하민今女下民 혹감모여或敢侮予 이제 너의 아래 백성들이 나를 업신여기랴?

 

비야比也 비이다.

 

태迨 급及 철徹 취야取也 상토桑土 상근야桑根也 주무綢繆 전면야纏綿也

태는 급이고 철은 취함. 상토는 뽕나무 뿌리. 주무는 얽어 동여맴.

 

유牖 소지통기처巢之通氣處 유는 둥지의 기운이 통하는 곳이다.

호戶 기출입처야其出入處也 호는 그 출입하는 곳이다.

 

역위조언亦爲鳥言 또한 새가 하는 말이니

아급천미음우지시我及天未陰雨之時 ‘내가 하늘에서 비가 내리지 않을 때에 이르러

이왕취상근而往取桑根 뽕나무 뿌리를 취해 와서

 

이전면소지극혈以纏綿巢之隙穴 사지견고使之堅固 이비음우지환以備陰雨之患

둥지의 틈과 구멍을 얽어매어 견고하게 하여 음우의 우환을 방비하면

 

즉차하토지민則此下土之民 수감유모여자誰敢有侮予者

이 아래의 백성들이 누가 감히 나를 업신여기는 자 있으랴?’ 하니

 

이비기심애왕실이예방기환난지의以比己深愛王室而預防其患難之意

또한 자신이 왕실을 깊이 사랑하여 그 환란을 예방하는 뜻에 비교했음이라.

 

고故 공자찬지왈孔子贊之曰 그러므로 공자가 칭찬하며 말했다.

위차시자爲此詩者 기지도호其知道乎 “이 시를 지은이여, 그 도를 알도다.

능치기국가能治其國家 수감모지誰敢侮之 능히 그 국가를 다스리면 누가 감히 업신여기리오.”

 

맹자는 위 시구를 인용하여 국가가 큰 일이 없을 때 여론을 모아 정사와 형벌을 바로 세우면 아무도 함부로 업신여기지 못할 것이라 했다.

 

시운詩云 시에 이르기를

태천지미음우迨天之未陰雨 “하늘에 구름 끼고 비 오지 아니할 때에

철피상토徹彼桑土 주무유호綢繆牖戶 저 뽕나무 뿌리껍질을 벗겨서 창문을 얽고 얽매면

금차하민今此下民 혹감모여或敢侮予 이제 이 아래 백성이 혹 감히 나를 업신여기랴?” 하였거늘

 

공자왈孔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위차시자爲此詩者 기지도其知道 “이 시를 지은 자, 그 도를 알도다.

능치기국가能治其國家 수감모지誰敢侮之 능히 그 국가를 다스리면 누가 감히 업신여기리오.”

/<맹자> 公孫丑上 제4장

 

이 내용은 또한 <주역> 수화기제괘水火旣濟卦 대상전大象傳의 ‘사환이예방지思患而預防之’를 말한다.

군자는 조화가 잘 이루어진 기제旣濟의 상을 보고 혹 기제旣濟가 미제未濟로 갈 것을 염려한다는 뜻이다.

곧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고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경계하지 아니하면 환란이 닥치므로 늘 미리 방비해두라는 뜻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는 평화로우면 쾌락에 빠지고 게을러져 화를 부르기에 맹자는 덧붙여

 

금국가今國家 한가閒暇 “이제 국가가 한가하거든

급시시及是時 반락태오般樂怠傲 이때에 즐거움에 빠져 게을러지고 오만해지나니

시是 자구화야自求禍也 이는 스스로 화를 구함이니라.

화복禍福 무부자기구지자無不自己求之者 화와 복은 스스로 구하지 않음이 없느니라. 했다.”

 

여수길거予手拮据 내 손과 입을 부지런히 놀려

여소랄도予所捋荼 여소축조予所蓄租 내 갈대를 주워 왔으며 내 쌓고 모았느니라.

여구졸도予口卒瘏 왈여미유실가曰予未有室家 내 입이 마침내 병남은 내가 집안을 제대로 두지 못했기 때문이라.

 

비야比也 비이다.

길거拮据 수구공작지모手口共作之貌 길거는 손과 입이 함께 움직이는 모양이다.

랄捋 취야取也 날은 취함이다.

도荼 추초萑苕 가자소자야可藉巢者也 도는 환초(갈대)니 가히 둥지에 까는 것이다.

 

축蓄 적積 조租 취야聚也 졸卒 진盡 도瘏 병야病也 실가室家 소야巢也

축은 쌓음이고 조는 모음. 졸은 다함이고 도는 병이 남. 실가는 둥지이다.

 

 

역위조언亦爲鳥言 작소지시作巢之始 또한 새가 한 말이니 둥지를 짓는 처음에

 

소이길거이랄도축조所以拮据以捋荼蓄租 로고이지어진병자勞苦而至於盡病者

입과 손을 부지런히 놀려 갈대를 취하여 쌓고 모으고 수고하여 애쓰면서 끝내 병이 남에 이름은

 

이소지미성야以巢之未成也 둥지를 아직 이루지 못해서라고 하니

 

이비기지전일以比己之前日 소이근로여차자所以勤勞如此者 이왕실지以王室之 신조이미집고야新造而未集故也

자신(주공)이 전날에 근로함이 이와 같은 까닭은 왕실을 새로 지음에 아직 완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여우초초予羽譙譙 내 깃이 빠져 줄었으며

여미소소予尾翛翛 여실교교予室翹翹 내 꼬리가 떨어져서 내 집이 위태롭거늘

풍우소표요風雨所漂搖 풍우마저도 나부끼고 흔드느니라.

여유음효효予維音嘵嘵 내 소리가 급하노라.

 

비야比也 비이다.

 

초초譙譙 살야殺也 소소翛翛 폐야敝也 교교翹翹 위야危也 효효嘵嘵 급야急也

초초는 줄어드는 것이고 소소는 떨어짐이고 교교는 위태로움이고 효효는 급함이다.

 

 

역위조언亦爲鳥言 또한 새가 하는 말이니

 

우쇄미폐羽殺尾敝 이성기실이미정야以成其室而未定也

‘깃이 빠져 줄어들고 꼬리가 떨어져 나가서 그 집을 이루는데 아직도 완성하지 못했거늘

 

풍우우종이표요지風雨又從而漂搖之 즉아지애명則我之哀鳴 안득이불급재安得而不急哉

풍우가 또 따라서 나부끼고 흔드니 내가 애처롭게 욺이 어찌 급하지 아니하랴.’ 하니

 

이비기기로췌以比己旣勞悴 왕실우미안王室又未安 이다난승지而多難乘之

자신이 이미 수고롭고 초췌해졌는데도 왕실이 또한 아직도 편안하지 못하고 많은 어려움에 올라탔으니

 

즉기작시이유왕則其作詩以喩王 역부득이불급급야亦不得而不汲汲也

그 시를 지어서 왕을 깨우침은 또한 급급하게 서두르지 아니할 수 없음을 비교함이다.

 

 

■ 書經 第四篇 周書 第八章 金縢之書

<書經> 금등편金縢篇에 의하면 周武王이 殷을 滅한 뒤 殷 紂王 아들 武庚을 封하고 自己 아우 管叔과 蔡叔을 보내어 武庚을 도우며 監督하게 하였다.

그 後, 周 武王이 죽고 어린 成王이 卽位하여 周公이 攝政을 하게 되자 武庚이 나라를 回復하고자 周公을 除去하려고 管叔과 蔡叔을 通하여 周公이 叛心을 품고 있다는 流言을 퍼뜨렸다. 이에 成王은 叔父인 周公을 疑心하게 되었고 周公은 세상 사람들의 疑惑을 避하기 爲하여 東征에 나섰다.

 

그 後 2년이 지나서 모든 眞相이 들어났으나 成王이 如前히 周公의 眞情을 몰라주므로 이 詩를 지어서 成王에게 보냄으로써 鴟鴞<올빼미>라는 惡鳥로 武庚을 比喩하여 成王을 輔弼하여 國家를 安定시키기가 어려움을 自述한 詩로 새(鳥)를 빌어 자신의 苦衷과 憂國衷情을 成王에게 알려서 깨우쳐 주려고 한 것이다.

 

기극상이년왕유질불예旣克商二年王有疾弗豫 상商 나라를 이긴 지 2년에 武王이 병이 있어 편하지 못하였다

이공왈二公曰 2公[太公과 召公]이 말하였다.

아기위왕목복我其爲王穆卜“우리가 王을 위하여 목복穆卜(경건히 점을 쳐봄)을 하겠다.”

 

주공왈周公曰 주공周公이 말씀하기를

미가이척아선왕未可以戚我先王 “우리 先王을 근심하게 할 수는 없다” 하시고

 

공내자이위공公乃自以爲功 위삼단동선爲三壇同墠

주공이 스스로 자신의 일로 삼으시어 세 단壇을 만들되 터를 똑같이 하고

 

위단어남방북면爲壇於南方北面 세 단의 남쪽에 단을 만들어서 북쪽을 향하게 하고

 

주공립언周公立焉 식벽병규植璧秉珪 내고태왕왕계문왕乃告太王王季文王

주공이 여기에 서서 벽璧을 놓고 규珪를 잡고는 태왕太王ㆍ왕계王季ㆍ문왕文王에게 아뢰었다

 

사내책축왈史乃冊祝曰 사관史官이 다음과 같이 책冊에 축문祝文을 썼다

유이원손모惟爾元孫某 구려학질遘厲虐疾 “당신의 원손元孫 아무[武王]가 모질고 급한 병을 만났습니다.

 

약이삼왕若爾三王 시유비자지책우천是有丕子之責于天 이단대모지신以旦代某之身

당신들 세 왕은 비자丕子[元子]를 보호하는 책임을 하늘에게 받았으니 저 단旦으로써 아무의 몸을 대신하십시오.

 

여인약고予仁若考 능다재다예能多材多藝 능사귀신能事鬼神

나는 조상님께 어질고 순해서 재예材藝가 많아 귀신을 섬길 수 있으나

 

내원손乃元孫 불약단다재다예不若旦多材多藝 불능사귀신不能事鬼神

원손은 나처럼 재예材藝가 많지 못하여 귀신을 잘 섬기지 못할 것입니다

 

내명우제정乃命于帝庭 부우사방敷佑四方 용능정이자손우하지用能定爾子孫于下地

그러나 그는 上帝의 뜰에서 命을 받아 덕을 펴서 四方을 도와 당신들의 자손들을 이 땅에서 안정하게 하여

 

사방지민四方之民 망불지외罔不祗畏 四方의 백성들이 두려워하지 않음이 없게 하였으니

오호嗚呼 무추천지강보명無墜天之降寶命 아아, 하늘이 내린 보배로운 명을 실추하지 않게 하셔야

아선왕我先王 역영유의귀亦永有依歸 우리 先王들도 또한 길이 의지하여 돌아갈 곳이 있으실 것입니다.

 

금아즉명우원구今我卽命于元龜 이제 나는 큰 거북으로 점을 쳐 命을 나아가 살펴볼 것이니

이지허아爾之許我 당신들이 나의 청을 허락하신다면

 

아기이벽여규我其以璧與珪 귀사이명歸俟爾命

나는 벽璧과 규珪를 바치고 돌아가 당신들의 命을 기다리겠지만

 

이불허아爾不許我 아내병벽여규我乃屛璧與珪

당신들이 나의 청을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나는 벽璧과 규珪를 감출 것입니다”

 

내복삼구乃卜三龜 일습길一習吉 계약견서啓籥見書 내병시길乃幷是吉

세 거북을 점치니 한결같이 吉한 조짐이 거듭되었고, 열쇠를 열어 점친 글을 보니 모두 길하였다

 

공왈公曰 주공이 말씀하였다.

체왕기망해體王其罔害 “점占의 체體(조짐)는 王에게 해害가 없을 것이니

 

여소자予小子 신명우삼왕新命于三王 유영종시도惟永終是圖

나 小子가 새로 세 王에게 命을 받아 이 나라가 영원하기를 도모할 것이다.

 

자유사玆攸俟 능념여일인能念予一人 이것이 기다리던 것이니 여일인予一人)[武王]을 생각해 주셨다”

 

공귀내납책우금등지궤중公歸乃納冊于金縢之匱中 왕익일내추王翼日乃瘳

주공이 돌아가 축책祝冊을 쇠사슬로 묶은 금등金縢의 궤 안에 넣으시니 王이 다음날에 병이 나으셨다.

 

무왕기상武王旣喪 관숙급기군제管叔及其羣弟 내류언어국왈乃流言於國曰

그 후 武王이 세상을 떠나자 관숙管叔은 여러 아우들과 함께 나라에 流言을 퍼뜨리기를

 

공장불리어유자公將不利於孺子 “주공이 장차 孺子(成王)에게 이롭지 못할 것이다” 하였다

 

주공내고이공왈周公乃告二公曰 주공이 두 公(태공과 소공)에게 말하였다.

아지불피我之弗避 아무이고아선왕我無以告我先王 “내가 피하지 않으면 나는 지하에서 우리 先王에게 아뢸 수 없다”

 

주공거동이년周公居東二年 즉죄인사득則罪人斯得

주공이 동쪽에 거한 지 2년 후에 流言을 퍼뜨린 죄인(관숙과 채숙)을 이에 잡았다.

 

우후공내위시于後公乃爲詩 이이왕以貽王 명지왈名之曰 뒤에 주공이 詩를 지어 王에게 드리고 이름 하기를

치효鴟鴞 왕역미감초공王亦未敢誚公 ‘치효라 하니’ 王이 또한 周公을 감히 나무라지 못하였다.

(鴟鴞 올빼미 올빼미는 남의 둥지를 부수고 알을 가져가는 나쁜 새로 무경, 관숙, 채숙 등의 죄인들을 비유)

 

추대숙미확秋大熟未穫 천대뢰전이풍天大雷電以風

가을에 곡식이 크게 익었으나 아직 수확하지 않았는데 하늘이 크게 천둥번개를 치고 바람이 부니

 

화진언禾盡偃 대목사발大木斯拔 방인대공邦人大恐

벼가 모두 쓰러지고 큰 나무가 뽑히므로 나라 사람들이 크게 두려워하였다.

 

왕여대부진변王與大夫盡弁 이계금등지서以啓金縢之書

왕이 大夫들과 모두 변弁을 쓰고서 금등金縢의 글을 열어 보다가

 

내득주공소자이위공乃得周公所自以爲功 대무왕지설代武王之說

마침내 周公이 스스로 자신의 일로 삼아 武王을 대신하여 죽으려 했던 말씀을 얻게 되었다.

 

이공급왕二公及王 내문제사여백집사乃問諸史與百執事 대왈對曰

두 公(태공, 소공)과 王이 여러 史官과 百執事에게 물으니 대답하기를

 

신信 희噫 공명아물감언公命我勿敢言

“사실입니다. 아아, 周公의 명령이시므로 저희들이 감히 말하지 못했습니다.” 하였다.

 

왕집서이읍왈王執書以泣曰 왕이 책축冊祝한 글을 잡고 울며 말씀하기를

기물목복其勿穆卜“굳이 다시 점을 칠 것이 없다.

 

석공근로왕가昔公勤勞王家 유여충인惟予冲人 불급지弗及知

옛날에 周公이 우리 王家를 위해서 이렇게 애쓰셨으나 나 沖人[어린 사람]이 미처 알지 못하였는데

 

금천동위今天動威 이창주공지덕以彰周公之德

이제 하늘이 천재지변으로 위엄을 동하여 周公의 德을 밝히시니

 

유짐소자惟朕小子 기신역其新逆 아국가례역의지我國家禮亦宜之

나 小子가 친히 公을 맞이함이 우리 國家의 禮에 또한 마땅하다” 하시고

 

왕출교王出郊 천내우반풍天乃雨反風 화즉진기禾則盡起

왕이 郊外로 나가자 하늘이 비를 내려 바람을 반대로 불게 하니 쓰러졌던 벼가 모두 일어났다.

 

이공명방인二公命邦人 두 公이 나라 사람들에게 명하여

 

범대목소언凡大木所偃 진기이축지盡起而築之 세즉대숙歲則大熟

큰 나무가 쓰러진 것을 모두 일으켜 단단히 다지게 하니 이 해에는 수확을 크게 거둘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