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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錄/벽암록

벽암록 97칙 垂示

벽암록碧巖錄 97칙 금강경죄업소멸金剛經罪業消滅

【垂 示】

수시운垂示云 수시에 이르기를

 

념일방일拈一放一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은

미시작가未是作家 아직 선지식이라 할 수 없다.

 

거일명삼舉一明三 또 하나를 들면 셋을 안다 하더라도

유괴종지猶乖宗旨 오히려 종지에 어긋나는 것이다.

 

직득천지두변直得天地陡變 비록 천지가 갑자기 변하고

사방절창四方絕唱 사방으로 대답할 방도가 끊어지고

 

뢰분전치雷奔電馳 번개가 내려치고 천둥이 우르릉거리고

운행우취雲行雨驟 구름이 날고 소나기가 쏟아지며

 

경추도악傾湫倒嶽 폭포가 엎어지고 산이 뒤집히며

옹사분경甕瀉盆傾 물동이로 물을 퍼붓듯 하더라도

야미제득일반재也未提得一半在 이는 한 개는커녕 반개도 터득했다고 할 수가 없다.

 

환유해전천관還有解轉天關 그렇다면 하늘의 문을 열어 제치고

능이지축저마能移地軸底麼 지축을 옮겨 놓을 자는 과연 누구이겠는가.

시거간試舉看 다음 이야기를 살펴보라.

 

 

►념일방일拈一放一

집어 들기도 하고 내버리기도 하고

긍정하기도 하고 부정하기도 하며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拈’ 拈提(把住) 부정적인 입장.

‘放’ 放行. 긍정적인 입장.

 

세사무휴世事無休 세상사가 쉼이 없어

재방사일纔放捨一 겨우 하나를 방사放捨하면

부념득일야復拈得一也 다시 하나를 염득拈得 한다.

/대혜서고로주大慧書栲栳珠

 

<대혜어록大慧語錄>26

세간진로사世間塵勞事 세간의 진로사塵勞事는

념일방일拈一放一 염일방일拈一放一하면서

무궁무진無窮無盡 무궁무진하다.

 

►미시작가未是作家 솜씨 있는 禪者가 못되다.

►거일명삼舉一明三 하나를 보면 셋을 안다.

 

►유괴종지猶乖宗旨 아직 禪의 참뜻에서 어긋나다.

그것만으로는 禪을 터득했다 할 수 없다.

‘어그러질 괴乖’ 빗나가 틀어지다. 거역하다.

 

►천지두변天地陡變 천지를 일거에 뒤집다.

‘陡變’ 갑자기 변하다. ‘갑자기 두陡’

 

►사방절창四方絕唱 사방의 어느 누구도 자신의 노래에 박자를 맞출 수 없다.

知音人이 없다.

 

뛰어난 노래. 남다른 言句로 사방을 풍미하다.

뛰어난 언구로 사방을 사로잡아 버리다.

 

►뢰분전치雷奔電馳 우레 같이 달리고 번개처럼 치달으며

운행우취雲行雨驟 구름인양 내닫고 빗발처럼 퍼붓다.

 

►경추도악傾湫倒嶽 못을 기울게 하고 산을 쓰러뜨리다.

►옹사분경甕瀉盆傾 항아리 물을 쏟아 버리고 동이를 기울어뜨리다.

 

►미제득일반재未提得一半在 아직 禪의 반도 제시할 수가 없다.

비록 그렇다 해도 문제의 절반 정도밖에 거론하지 못하다.

 

►환유해전천관還有解轉天關 과연 하늘의 관문을 돌려 열줄 알고

능이지축저마能移地軸底麼 지축을 이동시킬 만한 역량을 지닌 자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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