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評 唱】
파릉부동간과巴陵不動干戈 파릉스님이 창칼을 쓰지 않았는데도
사해오호다소인四海五湖多少人 온 세상 적잖은 사람들의
설두락지舌頭落地 혓바닥이 땅에 떨어졌다.
운문접인雲門接人 정여차正如此 운문이 사람을 제접하는 법이 이와 같았다.
타시운문적자他是雲門的子 그(파릉)는 운문의 자손이었으며
역각구개작략亦各具箇作略 또한 각기 운문식의 책략을 갖추고 있었다.
시고도是故道 그러므로 설두가 말했다.
아애소양신정기我愛韶陽新定機 “나는 소양韶陽(운문)의 신정기新定機를 좋아한다.
일생여인추정발설一生與人抽釘拔楔
그는 일생 동안 사람들을 위해 번뇌 망상의 못과 쐐기를 뽑아주었다”
저개화정임마지야這箇話正恁麼地也
이 파릉의 화두(珊瑚枝枝撐著月)가 바로 이러한 운문 식의 경지였다.
어일구중於一句中 자연구삼구自然具三句 이 한 구절에 자연 세 구절이 갖춰져 있나니
함개건곤구函蓋乾坤句 하늘과 땅을 뒤덮는 구절
절단중류구截斷眾流句 모든 사량 분별을 끊는 구절
수파축랑구隨波逐浪句 상황에 맞추어 설명하는 구절이다.
답득야불방기특答得也不妨奇特 파릉의 대답 또한 이처럼 기특하였다.
부산원록공운浮山遠錄公云 부산浮山의 원록공遠錄公이 말하였다.
미투저인未透底人 참구불여참 參句不如參意
“깨치지 못한 사람이 어구[句]를 참구하는 것은 뜻[意]을 참구하는 것만 못하나,
투득저인透得底人 참의불여참구參意不如參句
깨친 사람은 뜻을 참구하는 것이 어구를 참구하는 것만 못하다.”
운문하유삼존숙雲門下有三尊宿 답취모검答吹毛劍 구운료俱云了
운문 회하의 세 고승은 모두 취모검에 대하여 “요了!”라고 하였는데
유시파릉답唯是巴陵答 득과어료자得過於了字 차내득구야此乃得句也
오직 파릉의 대답은 ‘요了’자를 능가하니 이것이 바로 훌륭한 어구이다.
차도且道 말해보라,
료자여산호지지탱착월了字與珊瑚枝枝撐著月 시동시별是同是別
‘요了’자와 ‘산호의 가지마다 달이 달려 있다’는 말은 같은 것인지 아닌지를.
전래도前來道 앞(제27칙 송)에서 말하길
삼구가변三句可辨 일족료공一鏃遼空
“운문의 三句를 분별할 줄 안다면 화살 하나가 허공을 끼고 돈다”고 했다.
요회저화要會這話 이 본칙공안을 알고자 한다면
수시절정진須是絕情塵 의상정진意想淨盡
반드시 알음알이[情塵]와 의식[意想]을 말끔히 끊어 없애야 만이
방견타도方見他道 산호지지탱착유珊瑚枝枝撐著有
비로소 파릉이 말한 ‘산호의 가지 끝에 매달린 달’의 뜻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약갱작도리若更作道理 전견모색불착轉見摸索不著
만일 이러쿵저러쿵 말을 한다면 더더욱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차어此語 이 구절은(珊瑚枝枝撐著月)
시선월회우인시是禪月懷友人詩 왈曰
선월禪月의 회우시懷友詩(벗을 그리며 읊은 시)에서 나온 말이다.
후사철위산상철厚似鐵圍山上鐵 두껍기로는 철위산 위의 무쇠와 같고
박사쌍성선체힐薄似雙成仙體纈 얇기로는 쌍성선녀雙成仙女의 몸에 걸친 비단 같아라.
촉기봉추동궐별蜀機鳳雛動蹶蹩 촉 지방의 비단 위에 수놓은 봉황의 새끼는 걸음마다 움직이고
산호지지탱착월珊瑚枝枝撐著月 산호의 가지마다 달이 달려 있구나.
왕개가중장난굴王凱家中藏難掘 왕개王凱 집안에 숨긴 보물 찾기 어렵고
안회기한수천설顏回飢漢愁天雪 굶주린 안회顔回 같은 이는 눈이 올까 걱정하네.
고회필직뢰부절古檜筆直雷不折 고회古檜의 곧은 붓은 우레에도 꺾이지 않고
설의석녀반도결雪衣石女蟠桃缺 설의석녀雪衣石女는 하늘 복숭아 반쪽을 쪼개어서
패입룡궁보지지佩入龍宮步遲遲 패옥을 몸에 차고 느릿느릿 용궁 가니
수렴은점하참차繡簾銀簟何參差 비단 주렴 은 돗자리는 높낮이로 깔렸네
즉부지려룡실주即不知驪龍失珠 모르겠구나. 검은 용이 여의주 잃은 것을
지부지知不知 아는지 모르는지.
파릉巴陵 어구중취일구於句中取一句 답취모검答吹毛劍 즉시쾌則是快
파릉이 위의 시구 중에서 한 구절을 인용하여 취모검에 대답을 하니 명쾌하구나.
검인상취모시지劍刃上吹毛試之 칼날 위에 털 한 오라기 올려
기모자단其毛自斷 후~ 불어 털이 잘리면
내리검위지취모야乃利劍謂之吹毛也 이는 매우 예리한 칼이므로 이를 취모검이라 한다.
파릉巴陵 지취타문처只就他問處 파릉은 그 승의 물음에
편답저승화便答這僧話 바로 珊瑚枝枝撐著月 답변하니
두락야부지頭落也不知 스님의 머리가 떨어진 것도 모르고 있다.
송운頌云 송은 다음과 같다.
►설두락지舌頭落地 혀[舌頭]가 땅에 떨어지다. ‘말을 할 수가 없다’
►삼존숙三尊宿
<전등록傳燈錄>23 운문문언법사장雲門文偃法嗣章. 동산수초선사洞山守初禪師
문問 여하시취모검如何是吹毛劍 묻되 무엇이 이 취모검입니까?
사왈師曰 금주객니金州客尼 스님이 가로되 금주金州의 객니客尼다.
라한광계선사羅漢匡界禪師
승문僧問 여하시취모검如何是吹毛劍 중이 묻되 무엇이 이 취모검입니까?
사왈師曰 료了 스님이 가로되 요了.
<련등회요聯燈會要>26 운문문언법사장雲門文偃法嗣章 파릉호감선사巴陵顥鑒禪師
문問 여하시취모검如何是吹毛劒 묻되 무엇이 이 취모검입니까?
사운師云 산호지지탱착월珊瑚枝枝撐著月 스님이 이르되 산호의 가지마다 달을 탱착 했다.
►구운료俱云了 윗글 ‘삼존숙三尊宿’ 참조
운문문하의 3尊宿[동산수초. 나한광계(果). 파릉호감] 가운데 취모검을 묻는데
‘요了’라고 대답한 사람은 오직 나한광과 뿐이다.
그런데 본문에서 ‘모두들 ‘요了’라고 말했다[俱云了]’로 기록한 것은 잘못이다.
아마도 편집과정에서 잘못 기록한 것 같다/<種電鈔>
►전래도前來道 27칙 頌句에 이르기를
►철위산鐵圍山 철륜위산鐵輪圍山. 륜위산輪圍山. 금강산金剛山. 금강위산金剛圍山.
불교지세계관이수미산위중심佛敎之世界觀以須彌山爲中心
불교의 세계관은 수미산을 중심으로 하여
기주위공유팔산팔해위요其周圍共有八山八海圍繞 그 주위에 모두 8山8海가 圍繞하여 있으며
최외측위철소성지산最外側爲鐵所成之山 칭철위산稱鐵圍山
가장 바깥쪽은 철鐵로 이루어진 바의 산이 되며 명칭이 철위산鐵圍山이다.
즉위요수미사주외해지산卽圍繞須彌四洲外海之山 곧 수미산과 4洲를 위요하는 外海의 산.
혹위대중소삼천세계或謂大中小三千世界 혹은 이르기를 大中小의 3千世界에
각유대중소지철위산환요各有大中小之鐵圍山環繞 각기 대중소의 철위산이 빙 둘러 있다 함
/기세경起世經1 염부주품閻浮洲品, 동이지옥품同二地獄品.
립세아비담론立世阿毘曇論2 수량품數量品. 창소지론상기세계품彰所知論上器世界品
►쌍성선체힐雙成仙體纈 동쌍성董雙成이라는 선녀의 몸에 걸친 얇은 비단 옷.
‘홀치기 염색染色 힐纈’ 무늬 있는 비단緋緞. 풀의 이름
‘雙成’
불이왈不二曰 쌍성雙成 선녀명仙女名 불이가 가로되 雙成은 선녀의 이름이다.
서림장군방설書林張君房說 서림書林 장군방張君房이 설하되
서왕모강무제전西王母降武帝殿 유시녀사인有侍女四人
서왕모가 무제武帝의 전殿에 강림했는데 시녀 4인이 있었다.
제문기명帝問其名 왈동쌍성曰董雙成 허비경許飛瓊 완릉화婉陵華 단안향段安香
무제가 그 이름을 묻자 가로되 동쌍성董雙成ㆍ허비경ㆍ완릉화ㆍ단안향입니다.
/벽암록불이초碧巖錄不二鈔
►촉기봉추蜀機鳳雛
‘蜀機’ 비단의 산지인 촉 지방의 방직기계
‘鳳雛’ 봉황의 새끼. 지략이 뛰어난 젊은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촉기내촉강금기야蜀機乃蜀江錦機也 촉기蜀機는 곧 촉강금기蜀江錦機며
봉추자금문鳳雛者錦文 봉추鳳雛란 것은 금문錦文임
/벽암록碧巖錄 第100則 종전초種電鈔
►궐별蹶蹩 사뿐사뿐 걸어가다.
►왕개王凱
왕개는 서진 무제의 숙부로서 산호를 애장했다고 한다/<晋書>33 石崇傳
자군부字君夫 명유왕숙제사자名儒王肅第四子
자는 군부며 명유名儒 왕숙王肅의 제4자.
서진시기외척西晉時期外戚 서진西晉 시기의 외척이며
부호富豪 진무제사마염적외숙晉武帝司馬炎的外叔 부호 晉武帝 사마염의 외척이며
증득진무제지조曾得晉武帝之助 일찍이 진무제의 도움을 얻었다.
여석숭두부반비與石崇鬥富攀比 석숭石崇과 富를 다투며 반비攀比하여
위시론자소기풍爲時論者所譏諷 당시의 論者에게 기풍譏諷(넌지시 비꼼)됨.
(반비攀比 허세를 부리다. 비교하다)
<태평어람太平御覽>766
진서왈晉書曰 진서晉書에 가로되
왕개이제구사호王凱以帝舅奢豪 왕개는 帝舅(제왕의 외삼촌)며 奢豪(豪奢)했다.
유우有牛 명팔백리준박名八百里駿駁 소가 있었는데 이름이 팔백리준박이며
상형기제각常瑩其蹄角 늘 그 발굽과 뿔을 갈고 다듬었다.
►안회顔回(前521-前490) 공자의 제자인 안연顔淵.
춘추시대春秋時代 로국곡부인魯國曲阜人(今屬山東)
매우 궁핍했으나 지조를 꺾지 않고 꿋꿋하게 살았던 현자.
공자수제자孔子首弟子 공자의 수제자였으며
자자연字子淵 혹칭안연或稱顔淵 자는 자연子淵이니 호칭이 안연顔淵.
선공자이서先孔子而逝 공자에 앞서 서거했다.
►고회古檜 옛 소나무[古松]. 오래된 소나무. ‘회檜’의 본음本音은 ‘괴’
‘전나무 회, 전나무 괄檜’ 전나무. 노송老松나무(편백. 측백나뭇과의 상록 교목)
►설의석녀雪衣石女 앵무새
►반도蟠桃 신선이 사는 山에서 3천년 만에 열린다는 복숭아.
<혜림음의慧琳音義>11 반도蟠桃 방안반傍安反
산해경운山海經云 <산해경>에 이르되
동해중유도도산東海中有桃都山 동해 가운데 도도산이 있다.
산상유대도수山上有大桃樹 명왈도도名曰桃都
산 위에 큰 복사나무가 있으니 이름 해 가로되 도도桃都다.
기근반결오백여리其根盤結五百餘里 그 뿌리는 5백여 리에 盤結(서리서리 얽힘)했다.
지상거삼천리枝相去三千里 가지는 서로의 거리가 3천리다.
수상유금색천계樹上有金色天鷄 나무 위에 금색 천계天鷄가 있는데
일초출시광조차수日初出時光照此樹 천계즉명天鷄卽鳴
해가 처음 나올 때 빛이 이 나무에 비추면 천계가 곧 운다.
천하중계개수이명天下衆鷄皆隨而鳴 천하의 뭇 닭도 모두 따라서 운다.
►결缺 패옥佩玉(허리에 차는 둥근 玉)
‘缺=결玦’ 고리처럼 되어 있는데 한 부분이 이지러진 것, 활깍지
►수렴繡簾 비단 발
►은점銀簟 은 돗자리. <禪月集>에는 ‘은전銀殿’으로 되어 있다.
‘대자리 점簟’ 대자리(대오리로 엮어 만든 자리) 삿자리(갈대를 엮어서 만든 자리)
<선월집禪月集> 30권이며 보유(補遺)가 1권.
당대관휴찬唐代貫休撰 당대 관휴貫休가 지었고
유기제자담역편기시문이성由其弟子曇域編其詩文而成
그의 제자 담역이 그의 시문을 편編함으로 말미암아 이루었다.
원본삼십권중原本三十卷中 문집오권이일文集五卷已佚 근존시집이십오권僅存詩集二十五卷
원본 30권 중 문집 5권은 이미 잃었고 겨우 시집 25권만 남았다.
명대모진작보유일권明代毛晉作補遺一卷 명대 모진毛晉이 보유補遺 1권을 지었다.
기중유악부고제잡언其中有樂府古題雜言 그 가운데 악부고제잡언
고풍잡언古風雜言 률시律詩 절구등絶句等 고풍잡언ㆍ율시ㆍ절구 등이 있으며
공수입관휴시수백수共收入貫休詩數百首 모두 관휴의 시 수백 首에 수입收入 되었다.
수가풍음월雖歌風吟月 비록 바람을 노래하고 달을 읊었으나
단어언청려但語言淸麗 다만 어언이 청려淸麗하고
선서흉억宣抒胸臆 흉억胸臆을 선서宣抒(펴다)했으며
파구선미頗具禪味 자못 선미禪味를 갖추었다.
수입사고전서收入四庫全書 사부총간四部叢刊
사고전서와 사부총간에 수입되었다.
<선월대禪月大師> 관휴貫休
촉주왕건사오대승관휴적호蜀主王建賜五代僧貫休的號
촉주 왕건이 오대승 관휴에게 준 호
►참차參差 높낮이. (여기서는)높낮이로 깔리다.
►즉부지卽不知
<종전초種電鈔>에서는 <복본福本>에 의해서 이 3글자를 삭제했다.
<불이초不二鈔>에서는 아예 기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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