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향용담久響龍潭
룡담인덕산청익저야龍潭因德山請益抵夜 용담에게 德山이 청익請益하여 밤이 되었다.
담운潭云 용담이 이르되
야심자하불하거夜深子何不下去 밤이 깊었으니 자네는 그만 내려가게나.
산수진중게렴이출山遂珍重揭簾而出 덕산이 드디어 인사를 드리고 珠簾을 걷어 올리고 나갔다.
견외면흑각회운見外面黑却回云 외면外面이 칠흑漆黑임을 보고 돌아와 이르되
외면흑外面黑 외면이 칠흑입니다.
담내점지촉도여潭乃點紙燭度與 용담이 이에 지촉紙燭에 불을 붙여 건네주었다.
산의접山擬接 담편취멸潭便吹滅 덕산이 접수하려는데 용담이 바로 불어 껐다.
산어차홀연유성山於此忽然有省 덕산이 이에서 홀연히 깨침이 있었다.
편작례便作禮 담운潭云 바로 작례作禮하자 용담이 이르되
자견개심마도리子見箇甚麽道理 자네가 무슨 도리를 보았는가?
산운山云 덕산이 이르되
모갑종금일거某甲從今日去 불의천하로화상설두야不疑天下老和尙舌頭也
모갑某甲이 금일로부터 천하 노화상老和尙의 혀를 의심하지 않겠습니다.
지명일룡담승당운至明日龍潭陞堂云 다음 날에 이르자 용담이 승당陞堂하여 이르되
가중유개한可中有箇漢 이 중에 어떤 자가
아여검수牙如劍樹 구사혈분口似血盆 이빨은 검수와 같고 입은 혈분과 같아서
일봉타불회두一棒打不回頭 한 방棒 때려도 머리를 돌리지 않으리니
타시이일他時異日 다른 때 다른 날에
향고봉정상립오도재向孤峯頂上立吾道在 고봉정상으로 향해 가서 나의 도를 세울 것이다.
산수취소초山遂取疏抄 어법당전장일거화於法堂前將一炬火 제기운提起云
덕산이 드디어 소초疏抄를 취해 법당 앞에서 한 횃불을 가져 들어 일으키고 이르되
궁제현변窮諸玄辨 약일호치어태허若一毫致於太虛
모든 현변玄辨을 다하더라도 마치 한 터럭을 태허太虛에 보냄(致)과 같고
갈세추기竭世樞機 사일적투어거학似一滴投於巨壑
세상의 추기樞機를 다하더라도 마치 한 물방울을 거학巨壑에 던짐과 같다.
장소초편소將疏抄便燒 어시례사於是禮辭
소초를 가져다 바로 태우고는 이에 예배하고 고별했다.
무문왈無門曰 무문無門이 가로되
덕산미출관시德山未出關時 덕산德山이 관문關門을 나서지 않았을 때
심분분구비비心憤憤口悱悱 마음이 분분하고 입이 비비하였다.
득득래남방得得來南方 요멸각교외별전지지要滅却敎外別傳之旨
특별히(得得) 남방南方으로 와서 교외별전의 지취旨趣를 멸각滅却하려 했다.
급도례주로상及到澧州路上 문파자매점심問婆子買點心
그리고 예주澧州의 路上에 이르러 노파에게 물으며 點心을 사려 하자
파운婆云 노파가 이르되
대덕차자내시심마문자大德車子內是甚麽文字
대덕大德의 수레(車子) 안에 이 무슨 文字입니까?
산운山云 금강경초소金剛經抄疏 덕산이 이르되 금강경초소입니다.
파운婆云 지여경중도只如經中道 노파가 이르되 지여只如(如 例를 듦) 經中에 말하되
과거심불가득過去心不可得 과거심過去心도 불가득이며
현재심불가득見在心不可得 현재심見在心도 불가득이며
미래심불가득未來心不可得 미래심未來心도 불가득이라 했는데
대덕요점나개심大德要點那箇心 대덕은 어느 마음(心)에 點 찍으려 하십니까?
덕산피자일문德山被者一問 직득구사편담直得口似匾檐
덕산이 이 一問을 당하자 바로 입이 편담과 같음을 얻었다.
연수여시然雖如是 그러하여 비록 이와 같았으나
미긍향파자구하사각未肯向婆子句下死却 노파의 句下를 향해 죽어버림을 긍정하지 않고
수문파자遂問婆子 근처유심마종사近處有甚麽宗師
드디어 노파에게 묻되 가까운 곳에 어떤 종사宗師가 있습니까?
파운婆云 오리외유룡담화상五里外有龍潭和尙
노파가 이르되 오리 밖에 용담화상龍潭和尙이 계십니다.
급도룡담납진패궐及到龍潭納盡敗闕
그리고 용담에 이르러 패궐敗闕을 바쳐 없앴으니
가위시전언불응후어可謂是前言不應後語
가위可謂 이것은 앞의 말이 뒤의 말에 상응하지 못했다 할 만하다.
룡담대사련아불각추龍潭大似憐兒不覺醜
용담이 아이를 연민憐愍하다가 추함을 깨닫지 못함(憐兒不覺醜)과 매우 흡사하여
견타유사자화종見他有些子火種 그에게 조금의 화종火種(불씨)이 있음을 보고
랑망장악수郞忙將惡水 바쁘게(郞忙) 더러운 물(惡水)을 가져다
맥두일요요살驀頭一澆澆殺 갑자기(驀頭) 한 번 부어 죽였도다.
랭지간래일장호소冷地看來一場好笑 냉지冷地(地 助詞)에서 보매 한바탕 좋은 웃음거리로다.
송왈頌曰
문명불여견면聞名不如見面 이름을 들음이 얼굴을 봄 만 같지 못하고
견면불여문명見面不如聞名 얼굴을 봄이 이름을 들음 만 같지 못하도다.
수연구득비공雖然救得鼻孔 비록 그러히 콧구멍을 구득救得했으나
쟁내할각안정爭奈瞎却眼睛 눈동자를 멀게 했음을 어찌 하리오.
►구향久響=구향久嚮.
‘響’= =취향趣向. 향착向著. 용用이 향嚮과 같음.
‘구향久響’ 오랫동안 경모敬慕함이니 최초에 그 사람을 상견했을 때 쓰는 말이다.
오래도록 만나고 싶었다.
►용담龍潭 용담숭신龍潭崇信.
당대唐代의 승려며 출신과 생졸卒年한 해가 다 상세하지 못함.
고래古來로 그 사법사嗣法師가 마조의 법사法嗣인 천왕도오天王道悟로 의심했다.
후에 예주澧州(湖南 澧縣) 용담선원龍潭禪院에 암자를 엮어 종풍宗風을 크게 떨쳤다.
세칭世稱 용담숭신龍潭崇信ㆍ용담화상龍潭和尙이며 덕산선감德山宣鑑에게 법을 전했다.
/傳燈錄14 聯燈會要9
►청익請益 가르침을 받고서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거듭 질문하는 것.
►진중珍重 헤어질 때의 인사말. 안녕히 가세요(계셔요)
자중자애自重自愛를 권하는 말.
진중珍重의 본 뜻은 큰일을 위하여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는 것이다.
<대송승사략大宋僧史略>1
림거사왈臨去辭曰 떠남에 임해서 말해 가로되
진중자하珍重者何 진중珍重이라고 하는 것은 왜인가 하면
차즉상견기필此則相見旣畢 이것은 곧 상견을 이미 마치고
정의이통情意已通 정의情意가 이미 통했음이다.
촉왈진중囑曰珍重 부촉付囑해 가로되 진중이라 함은
유언선가보중猶言善加保重 오히려 말하되 잘 보중保重을 더하라,
청가자애請加自愛 청컨대 자애自愛를 더하라,
호장식好將息 좋게 장차 쉬어라,
의보석宜保惜 의당 보호하여 아껴라
동야同也 함과 같음이다.
►지촉紙燭
기름에 적셔 꼰 종이니 불을 붙여 일으켜 가히 조명照明에 쓰는지라 고로 칭명稱名함.
►승당陞堂=승당昇堂ㆍ승당升堂
선사禪師가 법당에 올라 대중을 위해 설법함을 승당陞堂이라 호칭함.
►가중可中 이 가운데(此中) ‘가可’=당當.
►아여검수구사혈분牙如劍樹口似血盆
라찰羅刹과 야차夜叉 등과 같은 흉악凶惡하고 가히 두려운 형상形相을 형용形容.
여기에선 근기根機가 맹리猛利하고 기개氣槪가 충천衝天하는 선인禪人을 비유比喩.
‘血盆’ 시뻘겋게 딱 벌린 입. 猛獸의 쩍 벌어진 아가리.
►타시이일他時異日 ①과거의 어느 날 ②미래의 어느 날
►고봉정상孤峯頂上 외로운 봉우리의 꼭대기 위.
세간을 벗어 난 해탈의 세계를 가리킴.
►오도吾道 나의 道. 우리의 道. 禪宗의 宗旨
►소초疏抄=소초疏鈔. 여기에선 금강경청룡소초金剛經靑龍疏鈔를 가리킴.
‘疏’ 주註에 다시 붙인 註釋.
‘抄’ 베껴 쓴 원고 혹은 중요한 내용만 간추려 베껴 쓴 요약문.
당唐 청룡사靑龍寺 사문沙門 도인道氤이 현종玄宗의 조칙詔勅을 받들어
금강경소金剛經疏를 지었으니 또 명칭이 청룡소靑龍疏이다.
<미타경소초연의정본彌陀經疏鈔演義定本>4에 가로되
덕산德山은 호가 주금강周金剛이며
남종南宗의 단전직지單傳直指의 설을 믿지 않아 청룡초靑龍鈔를 지었다.
<오가정종찬五家正宗贊>1 덕산견성선사德山見性禪師.
드디어 청룡초靑龍鈔를 지고 촉蜀을 나섰다.
‘소초疏鈔’
‘소疏’는 경론經論의 주석서注釋書의 통칭通稱.
대개大蓋 불경佛經의 의리義理가 유심幽深하여 만약 소결疏決하여
개통開通하지 않으면 곧 쉽게 계오啓悟하지 못하는지라
반드시 文에 의해 뜻을 해석하여 疏通함을 일컬어 가로되 疏라 한다.
또 소문疏文을 주해注解한 것을 일컬어 ‘초鈔’라 한다.
‘초鈔’란 초략抄略의 뜻이니 본소本疏를 수순隨順하여 간략히 해석解釋을 더하여
경소經疏의 묘의妙義를 요연了然히 이해易解케 함이다.
<연등회요聯燈會要>29
석유로숙昔有老宿 문일좌주問一座主
옛적에 어떤 노숙老宿이 한 좌주座主에게 묻되
소초해의疏鈔解義 광략여하廣略如何
소초疏鈔로 뜻을 해석함의 광력廣略이 어떠한가?
주운主云 좌주가 이르되
초해소鈔解疏 소해경疏解經
초鈔는 소疏를 해석하고 소疏는 경經을 해석합니다.
숙운宿云 경해심마經解甚麽 노숙이 이르되 경經은 무엇을 해석하는가?
주무대主無對 좌주가 대답이 없었다.
►현변玄辨 현묘한 말솜씨.
<연등회요><오등회원>에는 현변玄辨이 ‘玄辯’(말씀 변辯)으로 되어 있다.
►추기樞機 중추적中樞的인 기관機關. 사물事物의 추요樞要.
<설문說文> ‘추樞’ 문의 지도리(戶樞)다.
<광아廣雅> ‘추樞’ 본本이다.
►심분분구비비心憤憤口悱悱
‘憤憤’=분분忿忿. 매우 화가 난 모양. 몹시 분개하는 모양
‘悱悱’ 마음속으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말로써 표현해 내지 못하는 모양.
<논어論語> 술이편述而篇에 이르되
불분불계不憤不啓 불비불발不悱不發
불분不憤하면 불계不啓하고 불비不悱하면 불발不發한다.
(주註)
분자憤者 분憤이란 것은
심구통이미득지의心求通而未得之意
마음에 통함을 구하지만 얻지 못함의 뜻이며
비자悱者 비悱란 것은
구욕언이미능지모口欲言而未能之貌
입으로 말하려고 하나 능하지 못하는 모양이며
계啓 위개기의謂開其意 계啓는 이르자면 그 뜻을 엶이며
발發 위달지사謂達之辭 발發은 이르자면 달達(通達. 到達)의 말이다.
►득득得得 특지特地(地 助詞). 특히, 일부러
►교외별전敎外別傳
문자어언文字語言에 의하지 않고 바로 불타佛陀가 깨친 바의 경계境界를
깨침을 곧 교외별전敎外別傳이라 호칭呼稱이다. 또 명칭이 단전單傳이다.
이 교외별전敎外別傳의 선법禪法은
또한 곧 보리달마菩提達磨가 전한 바의 조사선祖師禪이다.
禪宗에서는 敎는 부처의 言說이고 禪은 부처의 마음이며
禪은 敎의 밖에서 따로 마음에서 마음으로, 以心傳心으로 전한다.
►점심點心
정식正食 전후前後의 소식小食이니 소식으로 공심空心에 점 찍음의 뜻.
①아주 조금 먹다 ②간식, 정찬이 아닌 약식의 식사 ③점심 식사
►대덕大德
덕이 있는 고승高僧.
또 일반一般의 승인僧人에 대한 존칭尊稱.
<사분율명의표석四分律名義標釋>13
범운바단타梵云婆檀陀 차언대덕此言大德 범어梵語로 바단타婆檀陀는 大德이다.
잡사운雜事云 잡사雜事에 이르되
년소필추年少苾芻 응환로자위대덕應喚老者爲大德
연소年少한 필추苾芻는 응당 노자老者를 부르면서 대덕大德이라 하고
로환소자위구수老喚少者爲具壽 노자老者는 少者를 부르면서 구수具壽라 하라.
약불이자若不爾者 득월법죄得越法罪 만약 그렇지 않는 자는 越法罪를 얻는다.
모경운母經云 모경母經에 이르되
불고아난佛告阿難 부처님이 아난에게 고하시되
종금이거從今已去 금일로부터 已去(이후)로는
하자응칭상좌존자下者應稱上座尊者 하자下者는 응당 上座를 尊者라고 呼稱하고
상좌응칭하좌혜명上座應稱下座慧命 상좌는 응당 下座를 慧命이라고 呼稱하라.
(···)
승기률운僧祇律云 승기율僧祇律에 이르되
시륙군비구時六羣比丘 때에 육군비구六羣比丘가
전전작속인상환展轉作俗人相喚 전전展轉히 俗人의 相喚(서로 부름)을 지어
아공阿公 아모阿母 아형阿兄 아제阿弟 아공(阿 助詞)ㆍ아모ㆍ아형ㆍ아제라 했다.
불언佛言 부처님이 말씀하되
종금이후從今已後 오늘로부터 이후已後로는
응여시공어문신應如是共語問訊 응당 이와 같이 공어共語하며 문신問訊하고
공공어시共公語時 여러 사람들이 있는 공공장소에서 말할 때에는
부득환아공아랑不得喚阿公阿郞 아공ㆍ아랑이라고 부르지 말아라.
►직득直得 ~하여 ~되다. ~한 탓으로 ~하다. ~하기 때문에 ~하게 되다(부정적인 면)
~한 결과를 낳다. ~하게 되다.
►금강경金剛經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 1권
약칭略稱이 금강반야경金剛般若經ㆍ금강경金剛經.
요진姚秦 구마라집鳩摩羅什이 번역했는데 이역본異譯本으로 5종種이 있다.
1 북위北魏 보리류지역菩提流支譯(同題).
2 진陳 진제역眞諦譯(同題).
3 수대隋代 달마급다역達磨笈多譯의
금강능단반야바라밀경金剛能斷般若波羅蜜經(略稱 金剛能斷經).
4 당唐 현장역玄裝譯의 능단금강반야바라밀다경能斷金剛般若波羅蜜多經
(大般若波羅蜜多經卷五七七의 能斷金剛分).
5 당唐 의정역義淨譯의 능단금강반야바라밀다경能斷金剛般若波羅蜜多經
(略稱 能斷金剛經)임.
►현재見在=현재現在. ‘현見’ 현재現在.
►구사편담口似匾檐 입을 닫고 말이 없는 모습을 형용形容.
‘편匾’ 얇음(薄). 또 둥글지 못한 모양. ‘담檐’ 담擔과 같음.
►종사宗師
㊀오로지 부처의 심종心宗(禪宗)을 전하는 스님을 가리킴.
정법正法을 전해 대중에게 존숭尊崇되는 바가 되는 자를 호칭해 가로되 종사임.
<석씨요람釋氏要覽>上. 종사宗師.
부처의 심종心宗을 전하는 스님이다.
종宗이란 것은 존尊이니 말하자면 이 사람은
공법空法의 도를 열어 대중이 존경하는 바이기 때문이다.
㊁경율론經律論 삼장三藏의 종지宗旨를 체득하고 학덕學德을 겸비兼備하여
감堪(可)히 만인萬人의 사범師範이 되는 고승高僧을 가리킨다.
►연아불각추憐兒不覺醜
자기의 아이를 친애親愛함으로 인해 자기의 추태醜態를 깨닫지 못함이다.
불조佛祖도 또한 학인學人을 위함으로 인해 第二義門을 향하면서
염오染汚를 깨닫지 못하고 타니태수拖泥帶水함에 비유比喩함이다.
►낭망郞忙 급망急忙. 총망悤忙. 낭망狼忙.
►맥두驀頭 홀연忽然. 돌연突然. ‘두頭’ 조사助詞
●고칙 구향룡담久響龍潭은 <조당집>5권 德山和尙
<연등회요>20권, <오등회원>7권 <경덕전등록>15권
鼎州德山宣鑑(780-865)禪師에 나오는데 조금씩 다르다.
●德山의 노파 이야기는 <조당집><경덕전등록>에는 나오지 않고
<연등회요>20권 鼎州德山宣鑑禪師에 처음 등장하고 <오등회원>에서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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