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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錄/無門關

禪宗無門關 제48칙 건봉일로乾峯一路

건봉일로乾峯一路

건봉화상인승문乾峯和尙因僧問 건봉화상乾峯和尙에게 중이 묻되

시방박가범十方薄伽梵 시방의 박가범薄伽梵이

일로열반문一路涅槃門 미심未審 1路의 열반문이라 하니 미심未審합니다,

로두재심마처路頭在甚麽處 노두路頭가 어느 곳에 있습니까?

 

봉념기주장峯拈起拄杖 획일획운劃一劃云 재자리在者裏

건봉이 주장자를 들어 일으켜 일획一劃을 긋고 이르되 이 속에 있다.

 

후승청익운문後僧請益雲門 뒤에 중이 운문雲門에게 청익請益하자

문념기선자운門拈起扇子云 운문이 부채(扇子)를 잡아 일으키고 이르되

 

선자발도扇子𨁝跳 상삼십삼천上三十三天 부채가 펄쩍 뛰어(𨁝跳) 33天에 올라가

축착제석비공築著帝釋鼻孔 제석帝釋의 콧구멍을 찌르고(築著)

동해리어타일봉東海鯉魚打一棒 동해의 잉어(鯉魚)를 한 방棒 때리니

우사분경雨似盆傾 비가 옴이 동이(盆)를 기울인 것과 같다.

/<운문광진선사광록雲門匡眞禪師廣錄> 中卷 실중어요室中語要

 

무문왈無門曰 무문無門이 가로되

일인향심심해저행一人向深深海底行 파토양진簸土揚塵

한 사람은 깊고 깊은 해저海底로 향해 가니 흙을 까부르고 티끌을 날리며

 

일인어고고산정립一人於高高山頂立 백랑도천白浪滔天

한 사람은 높고 높은 산정山頂에 서니 흰 물결이 하늘에 넘실거린다.

 

파정방행각출일척수把定放行各出一隻手 부수종승扶竪宗乘

파정방행하면서 각기 한 짝의 손을 내어 종승宗乘을 부축해 세웠거니와

 

대사량개치자상당착大似兩箇馳子相撞著 세상응무직저인世上應無直底人

2개의 타자馳子가 서로 부닥친 것과 매우 흡사하여 세상에 응당 바른 사람이 없다 하노라.

 

정안관래正眼觀來 이대로총미식로두재二大老總未識路頭在

정안으로 바라보매 2大老(二大老漢)가 모두 노두路頭를 알지 못한다 하노라.

 

송왈頌曰

미거보시선이도未擧步時先已到 걸음을 들기 전에 먼저 이미 이르렀고

미동설시선설료未動舌時先說了 혀를 움직이기 전에 먼저 설했도다.

직요저저재기선直饒著著在機先 직요直饒(가령. 卽使) 착착著著 기선機先에 있더라도

경수지유향상규更須知有向上竅 다시 꼭 향상규向上竅가 있음을 알아야 하리라.

 

 

►건봉乾峯 당말唐末의 조동종 승려.

생졸년生卒年은 불상不詳. 동산양개洞山良价(807-869)의 법사法嗣.

 

월주越州(浙江)에 거주했는데 건봉일로乾峰一路의 공안公案과

건봉의 二光三病의 법어法語로써 선림禪林에 이름이 알려졌다.

/傳燈錄17 聯燈會要23 五燈會元13

 

►시방박가범十方薄伽梵 일로열반문一路涅槃門

릉엄경오운楞嚴經五云 <릉엄경>5에 이르되

시명묘련화是名妙蓮華 이 이름이 묘련화며

금강왕보각金剛王寶覺 금강왕보각金剛王寶覺이며

여환삼마제如幻三摩提 여환삼마제如幻三摩提다

 

탄지초무학彈指超無學 탄지彈指에 무학無學을 초월하며

차아비달마此阿毘達磨 이것이 아비달마阿毘達磨니

시방박가범十方薄伽梵 시방의 박가범이

일로열반문一路涅槃門 1로의 열반문이다.

 

‘박가범薄伽梵’(梵 Bhagavad) 佛陀十號의 하나, 제불의 통호通號(통칭)의 하나.

바가바婆伽婆ㆍ바가범婆伽梵이니 유덕有德ㆍ능파能破ㆍ세존世尊ㆍ존귀尊貴이다.

즉 유덕有德하여 세상에서 존중尊重하는 바가 됨의 뜻이다.

인도에 있어선 유덕한 신, 혹은 聖者의 敬稱에 사용된다.

자재自在ㆍ正義ㆍ이욕離欲ㆍ길상吉祥ㆍ명칭名稱ㆍ해탈解脫 등의 여섯 뜻을 갖추어 있다.

불교 중에서는 부처의 존칭이다.

 

<불지경론佛地經論>1을 안험按驗컨대 박가범薄伽梵은

자재自在ㆍ치성熾盛ㆍ단엄端嚴ㆍ명칭名稱ㆍ길상吉祥ㆍ존귀尊貴 등의

여섯 가지 의의意義를 갖추고 있다/大智度論2 淸淨道論7 大乘義章20

 

►로두路頭 길, 도로, 흔히 인생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선자扇子 부채(扇)임. ‘子’ 후철後綴(接尾辭).

►발도𨁝跳 ‘발𨁝’ 붕蹦(뛸 붕). 또 부도踣跳(넘어질 부踣)ㆍ발도勃跳(우쩍 일어날 발勃).

(발𨁝 뛰다)(살별 패, 안색 변할 발孛)

 

►33天 도리천忉利天이니 33天임.

욕계欲界의 第2天이며 수미산須彌山의 정상頂上에 있다.

중앙이 제석천帝釋天이 되며 사방에 각기 8天이 있어 합하면 33天이 된다.

 

►축착築著

‘축築’ 찌름(刺). 부딪히다. 단단히 다지다.

‘착著’ 조사助詞. 들이받다. 부딪히다. 쥐어박다. 때리다.

 

►제석帝釋 도리천忉利天의 주인.

수미산 꼭대기의 희견성喜見城에 거처하며 저 32天을 통령統領함.

범어의 이름이 석가제환인다라釋迦提桓因陀羅며 간략히 일러 석제환인釋提桓因.

 

신역新譯의 범어 이름은 석가제바인달라釋迦提婆因達羅.

석가釋迦는 번역하면 능能이며 천제天帝의 성姓이며

제환提桓이란 것은 天이며 인다라因陀羅란 것은 帝니 곧 능천제能天帝이다.

 

<현응음의玄應音義>3 구익拘翼

이 말은 그르고 생략되었다.

성姓이 교시가憍尸迦니 석제환인釋提桓因 및 제석帝釋과 동일한 지위의 이름.

 

<삼장법수三藏法數>11

범어로 석제환인釋提桓因은 화언華言으론 능천주能天主.

제석帝釋이라고 말하는 것은 범화梵華를 겸해서 든 것이다.

 

<조정사원祖庭事苑>7

제석천명帝釋千名=삭갈라鑠羯羅·보란달라補爛達羅·막가범莫伽梵·바삽바婆颯縛·

교시가憍尸迦·사지부舍芝夫·인달라印達羅·천안千眼·33天尊.

/대비바사론大毗婆沙論72 참고.

 

►우사분경雨似盆傾 비가 물동이를 쏟아 붓듯이 내린다.

건봉과 운문 모두 열반으로 가는 길이라는 헛된 망상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파정방행把定放行=방행파주放行把住.

파정把定과 방행放行은 이 선가禪家의 같지 아니한 방식方式이나

혹은 풍격風格의 기연시설機緣施設이다.

 

파정把定은 어로語路를 절단截斷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가히

용심用心함이 없게 함이니 이는 본분수단本分手段이다.

 

방행放行은 곧 자비慈悲를 품고서 언구言句의 교설敎說을 베푸는 것이니

이는 방편법문方便法門이다.

 

‘把定’ ①물샐틈없이 지키다. 제압하다. 장악하다

②마음을 빼앗음이다.

스승이 수행자를 가르칠 때에 수행자가 그때까지 품고 있던 사상, 신념, 견해 등

모든 것을 타파 부정하여 수행자를 곤혹, 절망의 늪으로 몰아넣음으로써

오히려 생생한 향상의 진보의 결과를 가져다주려고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건봉이 주장자로 한 획을 긋고서 ‘여기에 있다’고 한 것을 가리킨다.

 

‘放行’=放開 ‘放’은 허락함, 허가함의 사역의 의미가 있다.

①행함을 허락하다. 가도록 허가하다(놓아주다). 넓히다. 크게 하다. 상관하지 않다

②학인을 지도하는 수단의 하나로 把定과는 다르게 일체를 허락하여 자유롭게 하다.

운문이 모든 경계를 허물고 걸림 없이 자유자재하게 행동하는 모습이다.

 

把定과 放行은 禪家의 상이한 지도방식으로

把定은 상대의 기량을 꺾어서 꼼짝 못하게 하는 것이고

放行은 학인 스스로 참구하게 하는 방식이다.

 

►종승宗乘 선종의 교범.

각종各宗에서 홍포弘布하는 바의 종의宗義와 및 교전敎典을 종승宗乘이라 한다.

다분히 선문禪門과 및 정토문淨土門에서 자가自家의 말을 표칭標稱함이다.

 

►치자馳子=타자駝子. 꼽추, 곱사등이

‘치馳’ 거마車馬가 급히 달림. ‘子’ 후철後綴(接尾辭).

<서書 윤정胤征> 색부嗇夫(벼슬 이름이니 主幣之官)가 치馳하다.

 

<육덕명陸德明의 석문釋文>

거마車馬를 치馳라 하고 걸음을 달림(走步>을 주走라 한다.

 

►세상응무직저인世上應無直底人 세상에는 분명 꼿꼿이 선 멀쩡한 사람은 없는가 보다

대혜종고大慧宗杲(1089-1163) <대혜보각선사어록大慧普覺禪師語錄>10권 頌古

 

남원상당운南院上堂云 남원이 상당하여 말했다.

적육단상赤肉團上 벽립천인壁立千仞 몸뚱이 위에 천길 절벽이 있다.

 

시유승문時有僧問 그때 한 중이 물었다.

적육단상赤肉團上 벽립천인壁立千仞 몸뚱이 위에 천길 절벽이 있다 함은

기불시화상도豈不是和尙道 어찌 스님의 도가 아니겠습니까?

원운院云 시是 그렇다.

 

승편흔도선상僧便掀倒禪床 그 중이 곧장 선상을 번쩍 들어 엎었다.

원운院云 남원이 말했다

니간저할한난주你看這瞎漢亂做 이 눈 먼 놈이 난동을 부리는 것 봐라

 

승의의僧擬議 그 승려가 머뭇거리고 있자

원편타진출원院遍打趁出院 남원이 바로 그를 때려 절 밖으로 내쫓았다.

 

송운頌云 대혜가 송했다.

적육단변용득친赤肉團邊用得親 몸뚱이 위에서 직접 쓸 수 있지만

주빈유리각난신主賓有理各難伸 주인과 손님에게 있는 도리를 각자가 펼치기는 어렵구나.

량개치자상봉착兩箇馳子相逢著 꼽추 두 사람이 딱 마주쳤으니

세상여금무직인世上如今無直人 세상에는 지금 곧게 선 사람이 없구나.

 

 

►당착撞著 맞부딪히다. 불의의 사태를 만나다.

►이대로총미식로두재二大老總未識路頭在 두 노인이 모두 아직 길을 알지 못하고 있다.

열반으로 가는 길이 있다면 눈 먼 소리요,

열반으로 가는 길이 없다면 어떻게 열반에 이르는가?

 

►미동설시선설료未動舌時先說了 아직 혀를 움직이기도 전에 벌써 다 말했다.

무문이 이렇게 말한다면 무문 역시 스스로 만든 포승줄에 스스로 묶여 있는 것이니

건봉, 운문과 더불어 같은 訴狀으로 다스려야 한다.

 

►착착著著 하나하나, 한 걸음 한 걸음. 일이 순조롭게 되어가는 모양.

►기선機先=기전機前. 일이 일어나기 직전

원래原來는 사기事機의 선조先兆를 가리키지만 선림禪林 중에선 일

념一念이 움직이기 전, 일언一言을 발發하기 전의 상태狀態를 형용形容한다.

 

아무리 방편을 잘 써서 분별망상을 부순다고 하여도

아직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일에 매여 있다.

 

►향상규向上竅=향상일규向上一竅(구멍 규竅)=향상일착向上一著ㆍ향상일로向上一路.

말이 끊기고 뜻이 끊어진 정진正眞의 대도大道를 가리킴.

이것은 千聖이라도 전하지 못하는 妙道니 곧 釋迦도 설하지 못하는 것이며

달마達摩도 전하지 못하는 바의 것이다.

 

손가락을 잊어버리고 달을 보아야 한다.

본래 죽이고 살릴 일이 없는 것이다.

이 한마디로 무문이 지금까지 48칙 동안 지은 口業에서 벗어나려 한다.

 

 

●건봉일로乾峯一路

<선문염송집> 권22 제918칙

 

운거원송雲居元頌 운거원雲居元이 송하되

일로열반문一路涅槃門 1路의 열반문涅槃門에

시방인공입十方人共入 시방의 사람이 공입共入한다

섬예재목중纖翳在目中 섬예纖翳가 목중目中에 있으면

로의념불출盧醫拈不出 노의盧醫라도 집어 내지 못한다.

 

각사다구로운문却思多口老雲門 도리어 多口(多言) 노운문老雲門을 생각하나니

타착어혜수사분打着魚兮水似盆 고기를 타착打着하매 물이 동이와 같다

선자지금무처용扇子至今無處用 부채(扇子)를 지금토록 쓸 곳이 없나니

종교범성진고은從敎凡聖盡辜恩 범성凡聖이 모두 은혜를 저버리는 대로 좇는다.

〈불고은자不辜恩者 위오제기爲吾提起 은혜를 저버리지 않는 자는 나를 위해 提起하라. 갈喝〉

 

►노의盧醫 <선림소어고증>2 노편盧扁(BC407-BC310))

<사기>(105)에 가로되 편작扁鵲이란 자는 발해군 정鄭의 사람이다.

성은 진씨秦氏며 이름은 월인越人이다.

젊은 시절 사람들의 사장舍長이 되었다.

 

사객舍客인 장상군長桑君이 이르렀는데(過) 편작이

유달리 그를 기이하게 여겨 늘 근신謹愼하며 그를 대우했다.

 

장상군도 또한 편작이 범상한 사람이 아님을 알았다.

출입하기 10여 년에 곧 편작을 불러 私的으로 대좌하고서

한가롭게 함께 얘기했는데 가로되 나에게 금방禁方이 있다.

나이가 늙어 公에게 주려고 하니 공은 누설하지 말아라.

편작이 가로되 공경히 승낙하겠습니다.

이에 그 품속에서 약을 꺼내어 편작에게 주었다.

 

上池之水(물이 땅에 이르지 아니한 전에 竹木 위의 이슬을 받아 취하므로

고로 이름이 上池之水다)를 써서 이를 마시게.

30일이면 마땅히 사물을 알 것이다.

 

이에 그 금방서禁方書를 다 취해 모두 편작에게 주고는 홀연히 보이지 않았다.

거의 비인非人이었다.

 

편작이 그의 말을 써서 약을 먹은 지 30일에 담장의 한 방면 사람을 보았으며

이로써 병을 보매 5藏의 징결癥結(癥은 積聚)을 다 보았다.

정의正義에 가로되 노국盧國에 居住한지라 때문에 명명해 가로되 노의盧醫다.

 

 

해인신송海印信頌 해인신海印信이 송하되

치자가중좌癡子家中坐 치자癡子(癡者)가 집 속에 앉아

문인멱귀로問人覔歸路 남에게 물으며 귀로歸路를 찾는데

각피개맹아却被箇盲兒 도리어 저(箇) 맹아盲兒(맹인)에게

지종별처거指從別處去 다른 곳으로 좇아가라는 가리킴을 입었다

 

로봉명안한路逢明眼漢 길에서 눈 밝은 자를 만났는데

책가유미오責呵猶未悟 책가責呵하여도 오히려 깨닫지 못하다가

홀연오사고忽然悟師姑 홀연히 깨치매 사고師姑는

원시녀인주元是女人做 원래 이 여인이 짓는다.

 

 

천동각송天童覺頌 천동각天童覺이 송하되

입수환장사마의入手還將死馬醫 입수入手하려니 도리어(還將) 사마의死馬醫라

반혼향욕기군위反魂香欲起君危 반혼향反魂香이 그대를 위기에서 일어나게 하려고 한다.

일기찰출통신한一期拶出通身汗 1期에 온몸의 땀을 찰출拶出(압박해 내다)하니

방신농가불석미方信儂家不惜眉 비로소 농가儂家가 눈썹을 아끼지 않은 줄 믿는다.

 

►반혼향反魂香 <혜림음의>18. 반혼反魂

십주기十洲記에 이르되 취굴주聚窟洲는 서해 중에 있는 洲다.

이 위에 큰 나무가 있는데 이 나라의 단풍나무와 비슷하다.

향기가 수백 리에 풍기며 이름해 반혼수反魂樹다.

그 나무를 베어서 옥부玉釜 중에 삶아 즙을 취한다.

다시 작은 불로 그것을 익히고 다린다.

흑석黑鍚과 같아지면 가히 환丸이 되게 하는데 이름이

화경정향火驚精香·진령환震靈丸·反生香·人鳥精·却死香이니 무릇 5名이 있다.

태우면 향기가 멀리 풍기는데 죽은 시체라도 땅에 있으면서 향기를 맡으면 그대로 살아난다.

 

한漢 연화延和(征和로 의심됨) 3년(BC90) 무제가 안정궁에 거둥했는데

서국 월지왕이 사신을 파견하여 반혼향 4兩·집현교集絃膠·신맹수神猛獸를 바쳤다.

황색이면서 매우 작았는데 백사百邪의 망량䰣魎을 위복威伏시켰다.

帝가 그것을 친히 시험했는데 모두 영험이 있었지만 제가 그것을 가볍게 여겼다.

후에 불각에 그 사자 및 짐승 등을 잃었으며 간 곳을 알지 못했는데 몰래 서국으로 돌아갔다.

 

 

취암종송翠嵓宗頌 취암종翠嵓宗이 송하되

오귀삼안홍여화烏龜三眼紅如火 오귀烏龜의 3眼이 불과 같이 붉은데

일각기린쾌사추一角麒麟快似錐 1角의 기린이 송곳처럼 쾌하다

토숙야유남섬부土宿夜遊南贍部 토수土宿(凶星)가 남섬부南贍部를 야유夜遊하는데

니우각하화성비泥牛脚下火星飛 이우泥牛의 각하脚下에 火星(불똥)이 난다(飛).

〈송건봉頌乾峯 건봉을 송했음〉

 

우송又頌 또 송하되

권서진재일사두卷舒盡在一絲頭 권서卷舒가 모두 일사두一絲頭에 있나니

부동섬진이편주不動纖塵已遍周 섬진纖塵을 움직이지 않고도 이미 편주遍周(周遍)했다

동서남북념래야東西南北拈來也 동서남북에서 집어와

노촉고분고촉루怒觸古墳枯髑髏 노怒해 고분古墳의 마른 촉루髑髏를 저촉했다.

〈송운문頌雲門 운문을 송했음〉

 

 

장령탁송長靈卓頌 장령탁長靈卓이 송하되

수미두도탁須彌頭倒卓 수미두須彌頭)가 거꾸로 서니

벽해기청풍碧海起淸風 벽해碧海에 청풍이 일어난다.

동불이요락東弗已搖落 동불東弗(東弗于逮)이 이미 흔들려 떨어지매

서구화정홍西瞿花正紅 서구西瞿(西瞿耶尼)에 꽃이 바로 붉다.

 

 

운문고송雲門杲頌 운문고雲門杲가 송하되

차파운문일병선撦破雲門一柄扇 운문의 한 자루 부채를 차파撦破(찢어 깨뜨리다)하고

요절건봉일조봉拗折乾峰一條棒 건봉의 한 가닥 방棒을 요절拗折했다

이삼천처관현루二三千處管絃樓 이삼천처二三千處의 관현루管絃樓며

사오백조화류항四五百条花柳巷 사오백조四五百条의 화류항花柳巷이다.

 

 

죽암규송竹庵珪頌 죽암규竹庵珪가 송하되

건봉불용지진乾峯不用指陳 건봉은 지진指陳을 쓰지 않았고

운문휴타골동雲門休打骨蕫 운문은 골동骨蕫을 타파함을 쉬었다

자연동해리어自然東海鯉魚 자연히 동해의 이어鯉魚(잉어)가

축착제석비공築著帝釋鼻孔 제석의 콧구멍을 축착築著(찌르다)했다.

 

►지진指陳 지시하며 진술함. 설해 보이다.

 

 

개암붕송介庵朋頌 개암붕介庵朋이 송하되

호광염렴청방호湖光㶑灔晴方好 호광湖光이 염렴㶑灔하며 맑아서(晴) 바야흐로 아름다운데

산색공몽우역기山色空濛雨亦奇 산색山色이 공몽空濛하며 비가 오니 또한 기이하다

약파서호비서자若把西湖比西子 만약 西湖를 가지고 서자西子(西施)와 비교한다면

담장농말총상冝淡粧濃抹惣相冝 묽게 단장丹粧하거나 짙게 바르거나 모두 相冝(마땅함)하다

 

►염렴㶑灔 넘쳐 출렁거리는 모양. ‘물 넘치는 모양 렴(염)㶑’ ‘출렁거릴 염灔’

►공몽空濛 세우細雨가 미망迷茫한 모양.

 

 

무위자송無爲子頌 무위자無爲子가 송하되

열반로涅槃路 봉두거棒頭擧 열반로涅槃路를 방두棒頭로 거擧하매

두납승杜衲僧 임마거恁麽去 두납승杜衲僧(杜撰衲僧)이 이렇게 간다.

 

 

열재거사송悅齋居士頌 열재거사悅齋居士가 송하되

허공완개굴롱虛空剜箇窟籠 허공에 저(箇) 굴롱窟籠(穴)을 깎아(剜)

파포일체골동擺布一切骨蕫 일체의 골동骨蕫을 파포擺布(布置)한다

절기치인면전切忌癡人面前 간절히 꺼리나니 치인癡人의 면전에서

제일부득설몽第一不得說夢 첫째로 설몽說夢함을 얻지 못한다.

 

 

설두현거차화雪竇顯擧此話 지재자리至在者裏 설두현雪竇顯이 차화를 들어 至이 속에 있다.

사대승편갈師代僧便喝 스님이 대승代僧하여 곧 할喝했다.

 

부유승문장경復有僧問長慶 다시 어떤 중이 장경長慶에게 묻자

경운문취당중제이좌慶云問取堂中第二座 장경이 이르되 堂中의 제2좌에게 문취問取하라.

사대승운師代僧云 착錯 스님이 대승代僧하여 이르되 착錯.

 

부유승문사復有僧問師 다시 어떤 중이 스님에게 묻자

사운師云 타갱락참墮坑落壍 스님이 이르되 타갱낙참墮坑落壍했다.

 

자대운自代云 자기가 대운代云하되

작적인심허作賊人心虛 도적이 되면 사람의 마음이 허전하다.

 

 

천복일상당거차화운薦福逸上堂擧此話云 천복일薦福逸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건봉화상乾峯和尙 선지요로善知要路 건봉화상이 요로要路를 잘 알지만

재거일보纔擧一步 당착로주撞著露柱 겨우 한 걸음 들자 노주露柱를 당착撞著했고

 

운문선사雲門禪師 운문선사는

수지로도통색雖知路途通塞 비록 노도路途의 통색通塞을 알았지만

호주란주도야胡走亂走到夜 호주난주胡走亂走하며 밤에 이르더니

지재금강각하秪在金剛脚下 다만 금강金剛(금강역사)의 각하脚下에 있다.

 

지해즉불연智海卽不然 지해智海는 곧 그렇지 않다.

미심로두재십마처未審路頭在什麽處 미심하나니 노두路頭가 어느 곳에 있는가?

석인거수분명기石人擧手分明記 석인石人이 거수擧手하니 분명히 기억하고

만년고골소시간萬年枯骨笑時看 만년萬年의 고골枯骨이 웃을 때 보아라.

〈참叅 참叅하라〉

 

►지해智海 천복본일薦福本逸 자신. 일찍이 지해智海에 住했다.

 

 

대위수념大潙秀拈 대위수大潙秀가 염하되

금고진도今古盡道 금고今古에 다 말하되

건봉안거조사지당乾峯安居祖師之堂 건봉이 조사의 당堂에 안거하면서

개후인지경로開後人之徑路 후인의 경로徑路를 연다 하거니와

수부지건봉로한殊不知乾峯老漢 너무 알지 못하나니 건봉 노한이

피저승일문被這僧一問 이 중의 1問을 입자

직득수망각란直得手忙脚亂 바로 수망각란手忙脚亂함을 얻었다.

 

제덕차도諸德且道 제덕諸德이여 그래 말하라,

뇨와재심처譊訛在甚處 요와譊訛가 어느 곳에 있느냐?

량구운良久云 양구하고 이르되

부재수혜부재산不在水兮不在山 물에 있지도 않고 산에 있지도 않고

지재인심반복간只在人心反覆間 다만 人心이 반복反覆하는 사이에 있다.

 

 

황룡남상당거차화운黃龍南上堂擧此話云 황룡남黃龍南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건봉일기지로乾峯一期指路 건봉은 一期에 지로指路하여

곡위초기曲爲初機 위곡委曲히 초기初機를 위했고

운문내통기변雲門乃通其變 운문은 곧 그 변變을 통달하지라

고사후인불권故使後人不倦 고로 후인으로 하여금 고달프게(倦) 하지 않았다.

 

여등제인汝等諸人 너희 등 제인이

수궁이로지의須窮二老之意 모름지기 2老의 뜻을 궁구하고

막축이로지언莫逐二老之言 2의 말을 쫓지 말아라.

득의즉반정도이귀가得意則返正道而歸家 득의得意하면 곧 正道를 위반違返하더라도 歸家하지만

심언즉탕사도이전원尋言則蕩邪途而轉遠 심언尋言하면 곧 邪途를 소탕掃蕩하더라도 더욱 멀다.

이불자격선상以拂子擊禪床 불자로써 선상을 쳤다.

 

 

승천악상당거차화承天岳上堂擧此話 지재저리至在這裏

승천악承天岳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어 至이 속에 있다.

 

사운師云 산승즉불연山僧卽不然 스님이 이르되 산승은 곧 그렇지 않다.

미심로두재십마처未審路頭在什麽處 미심하나니 노두가 어느 곳에 있느냐?

 

척하주장운擲下拄杖云 부재저리不在這裏 주장자를 척하擲下하고 이르되 이 속에 있지 않다.

제인향십마처진보諸人向什麽處進步 제인이 어느 곳을 향해 진보進步하겠는가?

 

약향백척간두若向百尺竿頭 만약 百尺竿頭를 향한다면

불면도사리현애不免道思履懸崖 각심산삽脚心酸澁

思履(사유와 履踐)가 懸崖며 脚心(발과 마음)이 酸澁하다고 말함을 면하지 못한다.

 

약도맥직거若道驀直去 만약 바로 곧장 간다(驀直去)고 말하면

불면도호개사승우임마거不免道好个師僧又恁麽去

호개好个의 師僧이 또 이렇게 가는구나 라고 말함을 면하지 못한다.

 

약도시처처록양감계마若道是處處綠楊堪繫馬 만약 말하되 이 처처가 녹양이라 말을 맬 만하고

가가문저통장안家家門底通長安 가가家家의 문저門底가 장안으로 통한다 하면

야시란주선화여마사속也是亂走禪和如麻似粟 또한 이는 난주亂走하는 禪和가 여마사속이다.

 

대중大衆 대중이여,

양장굴곡羊腸屈曲 조도현위鳥道懸危 양장羊腸은 굴곡屈曲하고 조도鳥道는 현위懸危하다.

금일일시념각今日一時拈却 금일 일시에 염각拈却(집어 물리침)하고

호향승천문하好向承天門下 별진일보別進一步 좋게 승천문하를 향해 달리 一步 전진하겠다.

 

약야답착若也踏着 만약에 답착踏着한다면

불방조유라부不妨朝遊羅浮 모귀단특暮歸檀特

아침에 羅浮(山)를 유람하다가 저녁에 檀特(山)으로 돌아옴에 방애되지 않겠지만

약답미착若踏未着 갱청일송更聽一頌 만약 밟지 못했다면 다시 1송을 청취하라.

 

일로열반문一路涅槃門 1路의 열반문이여

잡지청풍기匝地淸風起 잡지匝地(온 땅)에 청풍이 일어난다.

남북동서南北東西 유산완수遊山翫水 남북동서로 유산완수遊山翫水하나니

원즉원혜遠則遠兮 근칙근의近則近矣 먼 즉 멀고 가까운 즉 가깝다

보행기마도신라步行騎馬到新羅 보행步行으로 기마騎馬하고 신라에 이르면서

수년사편手撚絲鞭 손으로 사편絲鞭을 꼬았다

 

창개환향곡唱箇還鄕曲 저 환향곡을 부르나니

라리라라리囉哩囉囉哩 라리라라리

박선상拍禪床 선상을 쳤다.

 

►승천악承天岳 어떤 사람인지 미상.

►현위懸危 높이 매달려 떨어지려고 함.

 

 

동림총상당거차화東林摠上堂擧此話 동림총東林摠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련거유일고덕도連擧有一古德道 이어서 들되 한 고덕古德이 있어 말하되

 

건봉요두乾峯搖頭 건봉은 머리를 흔들었고(搖頭)

운문파미雲門擺尾 운문은 꼬리를 흔들었고(擺尾)

자승지시개당로주한者僧只是箇撞露拄漢 이 중은 다만 이(是箇) 노주를 친(撞) 자니

각근하투과야부지脚跟下透過也不知 각근하脚跟下에 투과透過한 줄도 알지 못했다.

 

편위동가점등便謂東家點燈 서가암좌西家暗坐

곧 이르기를 東家에서 점등點燈하고 西家에서 암좌暗坐했다 하거니와

 

룡함해보龍㘅海寶(재갈 함㘅) 유어불고遊魚不顧

용이 해보海寶를 머금은들 유어遊魚는 돌아보지 않는다.

 

사운師云 금일불가今日不可 스님이 이르되 금일은 불가하다.

야수파축랑也隨波逐浪 림위송인臨危悚人

또한 수파축랑하면서 임위臨危하여 사람을 송연悚然케 한다 하거니와

 

수부지대소건봉운문殊不知大小乾峯雲門 구피저승감파俱被這僧勘破

너무 알지 못하나니 大小 건봉과 운문이 모두 이 중에게 감파勘破됨을 입었다.

 

차도且道 그래 말하라,

십마처시감파처什麽處是勘破處 어느 곳이 이 감파한 곳인가?

 

량구운良久云 양구하고 이르되

다시우수多時雨水 여러 시일에 빗물을 내린지라

불급쇄랑不及曬㫰 쇄랑曬㫰(젖은 것을 볕에 말림)이 미치지 못했다.

격선상擊禪床 선상을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