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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寒山詩

寒山詩 28

寒山詩 28

등척한산도登陟寒山道 한산 길 오르는데

한산로불궁寒山路不窮 한산 가는 길은 끝이 없다

계장석뢰뢰溪長石磊磊 개울 길은 길고 바위는 첩첩이고

간활초몽몽澗闊草濛濛 산골 물은 넓고 풀은 우북하구나

 

태활비관우苔滑非關雨 이끼 매끄러움이 비 때문은 아니고

송명불가풍松鳴不假風 바람도 없는데 소나무 스치는 소리라

수능초세루誰能超世累 그 누가 세상 번뇌 초탈 하여

공좌백운중共坐白雲中 흰 구름 속에 함께 앉아 볼 수 있을까

 

 

한산寒山을 오르는데

한산 길 끝이 없구나.

긴 골짜기, 겹겹 쌓인 돌무더기

넓은 개울, 안개 자욱한 풀.

 

이끼 미끄러운 것 비 온 탓 아니요

소나무 우는 것 바람 탓 아니라네.

누가 세상번뇌 다 벗어버리고

흰 구름 속에 함께 앉을 수 있을까?

 

►등척登陟 (산 따위) 높은 곳에 오름. ‘陟’ 오르다.

►뢰뢰磊磊 돌이 겹겹이 싸인 무더기. ‘磊(뇌. 뢰)’ 돌무더기.

►몽몽濛濛 (먼지ㆍ비ㆍ안개ㆍ연기 따위가) 자욱한 모양.

 

►태활苔滑 이끼가 미끄럽다.

►관우關雨 비가 온 탓이다. 비가 왔기 때문이다. ‘關’ 관계하다.

►가풍假風 바람을 빌리다. 바람이 불기 때문이다.‘ 假’ 빌리다.

 

 

한산寒山을 오르는데

한산 길 끝이 없구나.”

 

어느 산이건 그 등산길은 끝이 있는 법인데 왜 한산을 오르는 길은 끝이 없다고 하는가?

한산은 영적靈的인 산이기 때문이다.

그런 영적靈的인 산을 오르는 길, 즉 영적 수행의 길은 끝이 있을 수가 없다.

 

수도修道의 길은 험난하다.

그래서 영적靈的인 산, 한산寒山을 오르는 길은 험난하다.

 

골짜기는 길고 길어 걸어가기가 힘들고 지루하며 돌은 겹겹이 쌓여 있어

발바닥에 물집이 생기고 발이 돌에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개울은 넓고 깊으며 물살이 빨라 건너기가 어렵고 위험하다.

개울가에 우부룩하게 자란 풀밭에 안개가 자욱하다.

 

비가 온 것도 아닌데 나무들이 무성한 깊은 골짜기라 늘 습기에 차 있어

이끼 낀 길이 미끌미끌하여 걷다가 넘어지기 십상이다.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소나무 우는 소리가 난다.

오랜 세월에 걸쳐 자란 낙락장송落落長松으로 제 무게에 저절로 떨려 울리는 소리일 것이다.

 

이토록 한산 길을 걸어 올라갈 때 마주치는 많은 것들이

오르는 자를 힘들고 위험하고 지루하고 고통스럽게 한다.

한산은 이렇게 수도의 길을 산을 오르는 길에 비유하였다.

 

이 세상은 사바세계라 영적靈的 수행修行에 장애가 되는 요소들이 너무나 많다.

유혹적인 것들이 너무 많다는 말이다.

조금만 욕심을 부려도, 잠시 동안만 방심을 해도, 수행의 정도正道에서 벗어나기 일쑤이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는 영적 수행의 길을 걷는다는 게 여간 힘들고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의 마음에는 본래부터 정심淨心과 염심染心을 다 갖추고 있기 때문에

외부의 유혹에 쉽게 마음이 물들어 금방 더러워진다.

 

누가 세상번뇌 다 벗어버리고

흰 구름 속에 함께 앉을 수 있을까?

 

이는 ‘누가 그토록 어려운 수행의 길을 참고 걸어서 마침내 한산에 올라

구름 속에서 나와 함께 앉아 즐길 수 있을까?’라는 뜻이다.

 

‘구름 속’은 속세의 번뇌를 초탈한 경지를 말한다.

따라서 이 시구를 다시 말하면

‘누가 수도를 하여 속세의 번뇌를 다 녹여 없애 버리고 한산처럼

모든 걸 다 초탈한 경지에 올라 그곳에서 한산과 함께 즐길 수 있을까?’라는 뜻이다.

 

이 말 속에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을 한산이 몹시 바라고 있지만

그런 사람을 찾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innerlight34님의 블로그

 

 

入山修道하여 신선이 되리라

닭소리 개소리 없는

오지게도 깊디깊은 산속에서

죽기 살기로 道를 닦으리라.

 

가부좌 틀고 앉아

흩어지는 마음을 다 잡고 다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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