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241
자선산간락自羨山間樂 산속에서 사는 즐거움을 스스로 부러워하였으니
소요무의탁逍遙無倚托 그 무엇에도 의지하고 않고 슬슬 거닐어 돌아다니네.
축일양잔구逐日養殘軀 날마다 늙어 쇠약해진 몸을 돌보고
한사무소작閑思無所作 한가롭게 생각하고 일을 만들지 않네.
시피고불서時披古佛書 때때로 오래된 불경佛經을 펼쳐 읽고
왕왕등석각往往登石閣 이따금 돌로 지은 누각樓閣에 오르네.
하규천척애下窺千尺崖 아래로 까마득한 벼랑을 내려다보는데
상유운반박上有雲旁礴 위에는 구름이 머물러 있네.(두루 방旁↔반盤 박礴↔泊)
한월냉수수寒月冷颼颼 한산寒山을 비추는 달빛 차고 바람 부드럽게 부는데
신사고비학身似孤飛鶴 내 몸은 외롭게 날아가는 학鶴과 같네.
自羨山間樂 山中에 사는 즐거움을 부러워하였거니
逍遙無倚托 依支할 것 없이 自在롭게 홀로 거니네.
逐日養殘軀 하루하루 그날그날 늙은 몸 건사하고
閑思無所作 閑暇로이 생각하고 일 짓지 않네.
時披古佛書 때때로 오래된 佛經 펼쳐 읽고
往往登石閣 이따금 천천히 돌樓閣에 오르네.
下窺千尺崖 아래로 千길 벼랑 보고 있노라면
上有雲盤泊 머리 위에는 흰구름 머물러 있네.
寒月冷颼颼 寒山에 뜬 달 맑고 차가운데
身似孤飛鶴 내 몸은 홀로 날아가는 鶴 닮았네.
산속의 즐거움 스스로 부러워하여
아무도 의지함 없이 슬슬 거니네.
하루하루 쇠잔한 몸돌보고
한가로이 사색할 뿐 조작함이 없네.
때때로 낡은 불경 펼쳐 보고
이따금 돌 누각에 오르네.
아래론 천 척 벼랑 보이고
위로는 구름이 머물고 있네.
싸늘한 달, 찬바람 소리
몸은 홀로 나는 학과 같구나.
►‘부러워할 선, 무덤길 연羨’ 부러워하다.
►소요逍遙 슬슬 거닐어 돌아다니다.
►의탁倚托 의지하다. 의존하다. 기대다.
►축일逐日 하마하마. 하루하루. 매일. 날마다.
►잔구殘軀 늙어 쇠약해진 몸. 노인이 자신을 낮춰 부르는 말.
►무소작無所作 無作. 조작함이 없다.
인연에 의해서 생기지 않는 것. 생멸生滅 변화를 초월한 것.
“부처는 계율을 지키지 않으며, 부처는 선을 닦지 않으며,
부처는 악을 짓지 않으며, 부처는 정진하지 않으며,
부처는 게으르지 않다. 부처는 조작함이 없는 사람이니[無作人]
부처를 보고자 집착한다면 부처는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소실육문·혈맥론>
►‘헤칠 피披’ 펴다. 열다.
►왕왕往往 이따금. 때때로.
►석각石閣 돌로 지은 누각.
돌을 깎아 만든 벽돌로 지은 전각으로 절에서 경전 등을 보관하는 곳
►방박旁礴↔반박盤泊 머무르다.
‘방박旁礴’ 구름이 널리 퍼지면서 뒤섞이는 모양.
‘두루 방旁’ 두루, 널리, 곁, 옆, 가깝다, 다가서다.
‘널리 덮일 박礡’ 널리 덮이다, 가득하다
‘소반 반, 소용돌이칠 선盤’ 서리다. 돌다. 소반, 대야, 대臺, 밑받침
‘배 댈 박泊’ 배를 물가에 대다, 머무르다, 멎다, 정지하다, 몸을 기탁하다,
►한월寒月 추운 겨울의 달. 싸늘한 느낌의 달.
►수수颼颼 바람이 부는 소리. 춥고 차가운 모양. (바람이나 비) 등의 소리.
►고비학孤飛鶴 곁에 의지하는 사람 없이 홀로 자유롭게 소요함을 비유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