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252
가소오음굴可笑五陰窟 우습구나, 사람의 몸속에
사사공동거四蛇共同居 네 마리 뱀이 함께 살고 있다니.
흑암무명촉黑暗無明燭 껌껌하고 어두움 속에 밝은 촛불 하나 없는데
삼독체상구三毒遞相驅 탐貪, 진瞋, 치癡의 세 가지 煩惱가 번갈아 서로 몰아내네.
반당육개적伴黨六個賊 인간의 마음을 더럽히는 6塵이 한패가 되어
겁략법재주劫掠法財珠 불법佛法의 보배를 위협해서 빼앗네.
참각마군배斬卻魔軍輩 악마惡魔의 군사들을 베어 내고 물리치면
안태담여소安泰湛如蘇 되살아난 것처럼 마음이 평안하고 태평해지리라.
可笑五陰窟 다섯 가지 무더기도 可笑로운데
四蛇共同居 네 가지 毒蛇들이 안에 함께 살고
黑暗無明燭 한 줄기 빛도 없는 어둠 속에서
三毒遞相驅 貪瞋癡 三毒이 番갈아 몸 부리네.
伴黨六個賊 煩惱의 뿌리 六塵은 盜賊이 되어
劫掠法財珠 佛法의 보배를 가리고 훔쳐내니
慚卻魔軍輩 이러한 魔軍 무리 한칼에 베어내야
安泰湛如蘇 平安하고 淡白하게 되살아날 수 있네.
우습구나, 오음굴五陰窟에서
뱀 네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니.
칠흑 같은 어둠 속 밝은 촛불 하나 없는데
三毒은 서로서로 몰아 부치네.
도둑 떼 여섯 명
法의 재산 진주를 협박해 빼앗네.
魔軍의 무리를 베어 버리면
맑고 편안하기 소유酥油를 먹은 것 같으리.
►오음굴五陰窟 사람의 몸을 가리킴.
‘오음五陰’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의 취집聚集(모임. 모음).
“오음 역시 마찬가지다.
번뇌와 인연이 합해져 이 몸을 이루었으며
이 오음은 생로병사로 늘 중생을 한없이 고뇌하게 하고 매질한다.”/<백유경>
불교에서는 사람의 몸과 마음은 오음이 임시로 합해져 이루어진 것이나
실재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의 몸을 ‘오음굴’ ‘五陰城’ ‘五陰宅’ 등으로 인식한다.
또는 ‘오온택五蘊宅’ ‘오온굴五蘊窟 등으로 칭한다.
‘오음五陰’=5온蘊ㆍ5衆ㆍ5聚
<번역명의집翻譯名義集>6 새건다塞健陀(skandha)
차운온此云蘊 온위적취蘊謂積聚 여기에선 온蘊으로 적취積聚를 말함.
고번음古翻陰 옛날에 음陰으로 번역했다.
음내개복陰乃蓋覆 음陰은 곧 개부蓋覆이다.
적취유위積聚有爲 개복진성蓋覆眞性 유위有爲를 적취하고 진성眞性을 개부함이다.
우인왕운又仁王云 또 <인왕경仁王經>에 이르되
불가설식不可說識 생제유정색심이법生諸有情色心二法
불가설不可說의 식識이 모든 유정有情의 色과 心의 두 법을 낸다.
색명색온色名色蘊 심명사온心名四蘊 색은 이름이 色蘊이며 심은 이름이 4蘊이다.
개적취성皆積聚性 은복진실隱覆眞實 다 적취의 성품이며 진실을 숨기고 덮는다.
차이색수상행식명위오온此以色受想行識名爲五蘊 이는 色受想行識을 5온이라 이름 한다.
음의지귀운音義指歸云 <음의지귀音義指歸>에 이르되
한래번경위음漢來翻經爲陰 한漢나라 이래로 경을 번역하면서 陰으로 지었다.
지진승예개위중至晉僧叡改爲衆 진晉나라 승예僧叡가 고쳐서 衆으로 지었는데
지당삼장개위온至唐三藏改爲蘊 당나라 三藏(玄奘)에 이르러 고쳐서 蘊으로 지었다.
<전등록傳燈錄>30 소산심주가韶山心珠歌
오온신전상부지五蘊身全尙不知 5蘊의 몸이 온전하여도 오히려 알지 못하거늘
백해산후하처멱百骸散後何處覓 백해百骸가 흩어진 후 어느 곳에서 찾겠는가.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3 황벽단제黃檗斷際.
사운師云 스님이 이르되
오백보살득숙명지五百菩薩得宿命智 5백 보살이 숙명지宿命智를 얻어
견과거생업장見過去生業障 과거생의 업장을 보았다 하니
오백자五百者 5백이란 것은
즉니오음신시卽你五陰身是 곧 너희의 5陰의 몸이 이것이다.
►사사四蛇 지地∙수水∙화火∙풍風.
불교에서는 사람의 몸이 사대가 임시로 합성된 것으로 인식한다.
“몸을 대나무광주리처럼 관觀하라.
地水火風은 독사 네 마리와 같아서
눈으로 보아도 독이 생기고 몸에 닿아도 독이 생기고
독기를 받아도 독이 생기고 이빨에 물려도 독이 생긴다.
모든 중생은 이러한 네 가지 독을 만나기 때문에 각자의 목숨을 잃는다.
중생의 4大 또한 이와 같아서 눈으로 보아도 나빠지고, 몸에 닿아도 나빠지고
기운을 받아도 나빠지고, 이빨에 물려도 나빠진다.
이와 같은 인연으로 여러 가지 선善과 멀어진다.”/<대반열반경>
►흑암黑暗 무명無明을 비유한 말. 우치愚癡라고도 함.
►무명無明 12인연의 하나. 그릇된 의견이나 고집 때문에 모든 법의 진리에 어두움.
►삼독三毒 탐貪, 진瞋, 치癡.
►체상구遞相驅 서로 촉진促進시키다.
‘체상遞相’ 상호. 서로. 차례로 바뀌어.
‘몰 구驅’ 몰다.
►반당육개적伴黨六箇賊 겁약법재주劫掠法財珠
“그러므로 6塵이 항상 침입해 들어와 선법善法의 재산을 빼앗아 가는데
잘 지키지 못하기 때문에 빼앗기는 것이다.”/<대반열반경>
‘반당伴黨’ 한 동아리. 같은 일족. 같은 당파.
‘육개적六箇賊’ 6賊. 6塵을 비유한 말.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
“여섯 명의 큰 도둑들이란 곧 밖의 6塵이다.
보살마하살은 이 육진을 여섯 명의 큰 도둑들로 보아야 한다.
왜 그런가? 일체 모든 선법善法을 빼앗기 때문이다.”/<대반열반경>
‘법재주法財珠’
불교에서는 세속의 재산을 ‘世財’라 일컫고 佛法을 ‘法財’ ‘주珠’라 일컫는다.
그 진귀하기가 보배구슬과 같다고 말하는 것이다.
“무릇 해탈한 사람도 이와 같아서 法財와 진귀한 보배가 한없이 많고
세력이 자재하여 지는 일이 없다.”/<대반열반경>
►참각마군배斬却魔軍輩
‘마군魔軍’ 붓다의 깨달음의 완성을 방해했던 마왕.
마군은 갖가지 번뇌를 비유한 말.
‘魔軍’은 불경에 나오는 말인데
마왕 파순이 통솔하는 군대로 오직 불도佛道에 장애를 주는 일만 한다.
“구백만 마군을 파멸시켜 팔십 가지 장엄한 모습을 이루다.”
/돈황본 <파마변>
“진성眞性을 연마鍊磨하여 허공처럼 되면
자연히 전쟁에서 마군의 진영을 물리치게 된다.”
/<치문경훈 대당자은법사 출가잠>
►안태잠安泰湛 ‘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함’을 나타낸다.
‘괼 담, 잠길 침, 맑을 잠, 담글 점, 장마 음湛’
괴다(특별히 귀여워하고 사랑하다) 즐기다
►‘차조기 소蘇’=‘연유 소, 연유 수酥’
소유酥油(蘇油) 소나 양의 젖을 바짝 졸여서 만든 식품.
불경에서는 약물의 일종으로 열뇌熱惱(극심한 괴로움)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