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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寒山詩

寒山詩 260

寒山詩 260

원비은일사元非隱逸士 본디 세상을 피해 숨어 사는 선비가 아닌데

자호산림인自號山林人 스스로 벼슬을 하지 않고 숨어 지내는 사람이라고 일컫네.

사노몽책백仕魯蒙幘帛 노魯나라 땅에서 벼슬하며 비단 관모緋緞冠帽를 쓰면서도

차애리소건且愛裏綀巾 또 거친 삼베 두건頭巾 두르는 것을 좋아하네.(리소裏綀↔과소裹綀)

 

도유소허조道有巢許操 소부巢父와 허유許由의 지조志操를 지녔다고 말하고

치위요순신恥爲堯舜臣 요堯임금과 순舜임금의 신하되기를 부끄러워하네.

미후조모자獼猴罩帽子 원숭이가 모자를 쓰는 격이요,

학인피풍진學人避風塵 배우는 사람이 티끌세상을 피하는 셈이네.

 

 

元非隱逸士 元來 숨어사는 선비가 아니면서

自號山林人 山에 사는 사람이라 스스로를 일컫네.

仕魯蒙幘帛 魯나라를 섬기면서 幘帛을 쓰고

且愛裹疏巾 또 疏巾 싸기를 사랑하는구나.

 

道有巢許操 巢父, 許由의 節槪가 있다 하여

恥為堯舜臣 堯, 舜의 臣下 되기를 부끄러워하네.

獼猴罩帽子 원숭이가 帽子를 쓰는 일은

學人避風塵 出家者가 風塵을 避하는 것 같다네.

 

 

원래부터 숨어 지내는 이가 아니었으나

스스로 산림 속에 사는 이라 이름 지었네

한 때는 노나라 땅에서 벼슬도 살았지만

지금은 거친 베옷과 두건 쓰고 지내네

 

유소의 혈거와 허유의 절조를 배우고

요순의 신하가 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네

원숭이가 모자를 쓰는 것과 다름없는 일

출가자는 그런 세상일 멀리하고 살 뿐이네

 

►은일사隱逸士 속세를 피해 숨어 사는 선비.

‘일사逸士’ 세상을 등지고 숨어 지내는 인사

 

►산림인山林人 은사隱士. 세상을 피하여 조용히 살고 있는 선비.

►사노仕魯 노魯나라를 섬김. ‘노魯’ 산동을 가리킴

노魯나라는 공자와 맹자가 태어난 예의의 고장으로 예절과 절개를 섬긴다는 뜻.

 

►책백幘帛 책幘. 건책巾幘. 백책帛幘. 북두감투. 비천한 사람만이 쓰던 모자.

‘책幘’ 두건, ‘백帛’ 옷.

머리에 쓰는 건巾을 잘라서 만들어 상투를 싸 묶은 것으로 관冠을 대신한다.

 

►차애과소건且愛裏綀巾 ‘과裹’ 싸매다. 휘감다.

‘쌀 과裹’ 싸다. 얽다. 그치다. 꾸러미. 꽃송이. 풀의 열매.

‘베 소綀’ 베(가늘고 설핀 베布). 자은 거친 실. 갈포葛布.

소踈=소綀. 거친 삼베로 만들 직물.

 

소건綀巾↔疏巾 소건踈巾. 거친 삼베로 만든 머릿수건.

빈천한 사람이나 숨어 사는 사람들이 쓰던 모자.

 

►도유소허조道有巢許操 소부와 허유의 지조를 지니고 있다고 말하다.

즉 소부와 허유처럼 지조를 지키고 있다고 스스로 말하다.

 

‘道’ 도를 설하다.

‘소허巢許’ 요堯임금 때 지조 높은 선비 소부巢父와 허유許由.

 

‘허조許操’

요堯 임금의 선위 의향을 듣고도 끝까지 거절의 뜻을 굽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 말을 들은 것을 부끄럽게 여겨서 영수潁水에 귀를 씻고

산림에 은거한 허유許由의 절조를 가리킨다.

 

소부는 요임금 시대의 은자다.

산에 살면서 속세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다.

나이가 들자 나무에 새집[巢]을 틀고 거기에서 살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소부巢父라고 불렀다.

요임금이 허유에게 천하를 넘기려 했다.

 

허유가 그에게 이를 말하자 소부는

“자네는 왜 자네의 몸을 숨기고 빛을 감추지 않는가?

내가 자네의 친구가 아니었더라면!”

그는 가슴을 치며 아래로 내려가 버렸다.

 

허유가 스스로 깨닫지 못했음을 한탄하며

이내 깨끗한 물로 나아가 귀를 씻고 눈을 닦으며 말했다.

“탐욕스러운 말을 듣게 되어 벗을 잃었구나.”

마침내 떠나가니 목숨이 다할 때까지 서로 만나지 못했다./황보밀 <고사전>

 

요堯 임금이 천하를 허유許由에게 넘겨주려고 이렇게 말했다.

“해와 달이 돋아 밝은데 관솔불을 계속 태우다니 그 빛은 헛되지 않습니까?

때맞추어 비가 내리는데 여전히 물을 대고 있으니 그 물은 소용이 없지 않습니까?

선생께서 임금이 되시면 천하가 잘 다스려질 터인데 내가 여전히 천하를 맡고 있습니다.

돌이켜보건대 나는 도저히 부족합니다. 부디 천하를 맡아주십시오.”

 

허유가 대답했다.

“그대는 이미 천하를 잘 다스리고 있소.

그런데 내가 그대를 대신하다니 천자라는 명목名目을 얻기 위해서 대신한단 말인가요?

명목이란 실질實質의 손(客)에 지나지 않소. 나더러 그런 손이 되란 말이오?

뱁새가 깊은 숲 속에 둥지를 짓는다 해도 불과 나뭇가지 하나면 족하고,

두더지가 강물을 마신다 해도 그 작은 배를 채우는 데 불과하오.

자, 그대는 돌아가 쉬시오. 내게는 천하란 아무 소용도 없소.

숙수가 음식을 잘 못 만든다고 시동尸童이나 신주神主가

술 단지와 고기 그릇을 들고 그를 대신할 수는 없는 일 아니겠소?”

/<장자·소유요>

 

►‘부끄러울 치耻’ 부끄러워하다. 욕보이다.

►미후조모자獼猴罩帽子 머리를 감은 원숭이가 모자를 쓰다.

‘獼猴’ 원숭이.

‘보쌈 조罩’ 고기 잡는 그물.

 

►풍진風塵 진세塵世. 세상에서 일어나는 어지러운 사건이나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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