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262
금일암전좌今日巖前坐 오늘 바위 앞에 앉아(巖=岩)
좌구연운수坐久烟雲收 오래 있으니 안개와 구름이 걷히네.(烟=煙)
일도청계냉一道淸溪冷 한 줄기 맑고 깨끗한 시냇물은 차고
천심벽장두千尋碧嶂頭 푸른 산꼭대기는 아득히 높이 솟았네.
백운조영정白雲朝影靜 아침에는 흰 구름 그림자 고요하고
명월야광부明月夜光浮 밤에는 밝은 달빛이 떠다니네.
신상무진구身上無塵垢 몸에 먼지와 때가 없는데
심중나갱우心中那更憂 마음속에 어찌 근심이 일겠는가.
今日巖前坐 내 오늘 바위 앞에 나와 앉았더니
坐久煙雲收 앉은 지 한참 만에 안개구름 걷히네.
一道清溪冷 한 가락 맑은 개울 물 소리 차고
千尋碧嶂頭 여기는 千길 푸른 山꼭대기
白雲朝影靜 아침에는 흰구름 그림자 조용하고
明月夜光浮 밤에는 밝은 달 빛 서려 오는 곳
身上無塵垢 내 몸에 한 點 티끌 없거니
心中那更憂 마음속엔들 무슨 걱정 있으랴!
오늘도 혼자서 바위 앞에 앉았네
한참 앉아 있었더니 안개와 구름이 흩어졌네
발밑으로 차고 맑은 계곡이 드러나고
눈 들어 보면 천 길의 푸른 산이네
아침에는 구름이 물에 비쳐 고요하고
밤이면 밝은 달 물 속에서 떠오르네
내 몸에 때 낀 게 하나 없는데
마음속에 어떻게 근심이 일어날까
►‘바위 암巖’=岩. 바위, 높다, 험하다, 巖의 俗字, 嵒의 俗字
►‘연기 연烟’ 연기, 연기가 끼다, 그을음 煙과 同字
►심尋 (길이의 단위) 길. 발. 1심尋은 8척尺,
사람 키 정도를 나타내는 길이의 단위로 비슷한 것으로는 인仞이 있음
►벽장碧嶂 푸른 산꼭대기. 병풍처럼 둘러친 푸른빛의 산봉우리
‘장嶂’ 산봉우리. 높고 험한 산.
►진구塵垢 먼지와 때. 번뇌의 다른 이름.
번뇌가 사람의 마음에 때를 끼게 하여 더럽히기 때문이다.
“먼지와 때를 멀리하면 법을 얻어 눈이 깨끗해진다.”/<유마힐경·불국품》
“원컨대 자비심을 내시어 저의 먼지와 때를 씻어 주소서.”/<능업경>
►나那 기豈. 어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