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276
욕향동암거欲向東巖去 동쪽에 있는 바위에 가 보려고 했는데
우금무량년于今無量年 지금까지 많은 세월이 흘렀네.
작래반갈상昨來攀葛上 어제는 칡넝쿨 더위잡고 올랐는데
반로곤풍연半路困風煙 바람과 안개 때문에 반밖에 못 갔네.
경착의난진徑窄衣難進 길이 좁아 옷이 걸리적거리는 바람에 나아가기 어려웠고
태점리부전苔黏履不前 이끼가 달라붙어 발을 내딛을 수가 없었네.
주자단계하住玆丹桂下 붉은 계수나무 아래 머무르다가
차침백운면且枕白雲眠 흰 구름을 베개 삼아 잠이 들고 말았네.
欲向東巖去 저 東쪽 山 바위에 살아보자고
于今無量年 벼른 지 이제 몇 해나 되었던가?
昨來攀葛上 이제 와 칡 넌출을 더위잡고 올랐더니
半路困風煙 바람 煙氣에 半길 못 가 시달렸네.
徑窄衣難進 소슬 길이라 옷자락 어물대고
苔粘履不前 이끼 미끄러워 신발은 주춤거린다.
住茲丹桂下 차라리 이 붉은 桂樹나무 밑에서
且枕白雲眠 흰 구름 베개하고 暫時 한 잠 잘거나.
뜬금없이 동쪽 절벽 올라보고 싶어서
생각해보니 가본 지 언제인지 모르겠네
어제는 칡넝쿨 잡고 낑낑대며 올랐는데
바람 불고 안개 많아 길 가기 어려웠네
좁은 길은 옷이 걸려 나아가기 어려웠고
이끼 낀 바위 미끄러워 걸을 수가 없었네
붉은 꽃 피는 계수나무 밑에 앉아 쉬다가
머리 밑에 흰구름 베고 잠이 들었네.
►우금于今 지금까지.
►무량無量 무수無數.
►반갈攀葛 칡넝쿨을 더위잡고 오르다.
►반로半路 도중
►곤풍연困風煙 바람과 안개 때문에 나아가기가 곤란하다.
‘풍연風煙’ 바람과 연무. 길을 가기가 몹시 어려움을 나타내는 말.
►이부전履不全 걷기가 불편하다.
►태점苔粘 이끼가 끈끈하다. ‘점粘’ 붙다. 끈끈하다. 차지다.
►단계丹桂 계수나무의 일종. 붉은(꽃)계수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