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의 詩世界 硏究-禪文學的 입장에서
李日宰(慈明) 東國大學校 大學院 1993 寒山詩 博士學位論文
Ⅷ. 結 論
이상과 같이 寒山의 詩世界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우리는 이제까지의 연구 과정에서 한산시를 살피기에 앞서 禪文學의 맥락에 대해서 알아보았고
佛敎文學 속에서 어떻게 위치하고 있으며 그 형식적인 여러 가지 모습들을 살펴보았다.
禪文學에서 게송문학과 어록문학과 송고문학은 대단히 중요한 분야라 할 수 있음도 알게 되었다.
다음에 寒山詩의 형성배경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寒山詩의 형성배경에는 물론 사회적 혹은 역사적 배경이 깊이 깔려있다.
현재 한산의 생애를 전해주는 유일한 일차 자료라 할 수 있는 閭丘胤 서문 속에서
한산자가 어떻게 신화화 되는 과정을 거쳤는가도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인간관계로서 豊干과 拾得과의 교유관계이다.
뒷날 이 세 사람의 관계는 신화로 윤색되어 불보살의 화현으로 숭앙되기에 이른다.
아울러 王梵志를 이어 白話詩의 전통 위에
더욱 심화된 모습을 寒山詩는 나타내주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전통은 뒤에 선가의 禪語錄 형성에 영향을 주었으며
禪文學의 발전적 방향에 기여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울러 불교사상으로서 法華思想이 많이 배어 있음을 살펴볼 수 있었으며 한산이 天台山에
은둔한 사상적 배경으로 중국전통의 은일사상과 맥을 함께 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리고 寒山의 禪詩에 대한 분류를 살펴보았다.
禪詩 분류의 문제는 硏究方法論上 매우 중요한 문제로
일반 문학적 입장과 불교문학적 입장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한산시 중에 승가와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도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이어서 寒山詩의 禪思想에 대하여 알아보고 寒山詩가 가장 성공을 거두고 있는
禪詩에 있어 그 思想의 바탕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았다.
寒山詩의 선사상적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南宗禪의 祖師禪 영향을 받고 있음을 들 수 있다.
이는 선종이 형성되던 시기에 한산이 살았던 역사적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여 진다.
이런 맥락에서 寒山은 선과 자연의 어우러짐 속에서 시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寒山詩의 가장 빼어난 작품은 바로 이런 부류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寒山詩의 특징으로 格外性을 들어서 살펴보았고 또 선의 언어관과
분석철학의 일상 언어와 유사한 언어적 태도를 비교하여 보았다.
半詩 혹은 半格詩의 시적 형식은 寒山詩가 갖는 가장 이채로운 모습이라고 볼 수 있으며
格外的 입장에서 전통적 시 형식을 벗어나 半格詩라는
독특한 시 형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야말로 한산시의 특징에서 뺄 수 없는 것이다.
이는 뒤에 선가의 어록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구어체 문학의 중요한 전통을 확립하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寒山詩가 보여주고 있는 특징으로 直觀的 언어의 입장을 들 수 있다.
진리를 파악하는 태도에 있어서 동양의 직관적 태도는 형식논리를 거부하며 어떤 상대적 관념도
배제한 순수직관의 입장을 세우고 있는데 한산의 시는 바로 이러한 성격을 잘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한산시가 성취하고 있는 선과 시가 일여한 높은 경지를 보여주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아울러 寒山詩가 후대에 어떻게 수용되었는지를 알아보았다.
중국에서는 일찍부터 선가에서 많이 읽혀져 왔으며 한산시를 본 딴 많은 작품이 나오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찍이 고려 때부터 소개되었음을 볼 수 있는데
특히 眞覺慧諶과 한산시와의 관계는 매우 긴밀한 영향을 받았음을 그의 어록은 전하고 있다.
眞覺國師는 선종사에서 찬연히 빛나는 존재로서 <禪門拈頌>은 바로 공안의 집대성집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선문학사에서 높이 평가 받을 수 있는 탁월한 작업이다.
眞覺國師와 한산의 관계는 기회를 달리 하여 연구할 과제로 남겨둔다.
일본에서도 오래된 여러 가지 주석서를 찾아 볼 수 있으며
가장 활발하게 주석서와 평론서들이 나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白隱의 한산시평은 매우 괄목할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근래에는 미국에도 소개되어 상당히 대중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런 여러 가지의 고찰을 통하여 寒山詩의 진정한 세계와
우리 삶과의 관계를 새롭게 풀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깊이 인식하게 되었다.
연구 결과 몇 가지 특징으로 드러난 것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寒山詩가 성공을 거둔 분야는 특히 선과 관련 된 영역이라 할 수 있다.
寒山詩의 다양한 세계 중에서 禪思想을 바탕으로 한 시적 성공을 확인할 수 있었다.
寒山詩가 드러내고 있는 靑山과 白雲의 상징 세계는 體․用 구조라 할 수 있는 바
體用思想은 佛敎的 사상을 바탕한 동양정신의 보편적 세계 인식의 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寒山이 우리에게 제시하여주는 것은
자연과 인간의 상호 조화를 통하여 삶을 이루어 가는 지혜인 것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새로운 문명에 맞는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할 때
우리는 體․用의 구조야말로 인간과 자연을 통일시키고 인간의 본래성을 회복시킬 수 있으며
불교의 중도사상에 입각한 가장 훌륭한 매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삶의 지극한 경지가 寒山에 있어서는 任運思想이라고 할 수 있다.
任運思想은 자유자재의 세계며 절대 해방과 해탈의 걸림 없는 무애자재의 경지인 것이다.
寒山은 이미 신화적인 세계로 싸여 있으며
寒山의 의미는 天台山의 특정한 지명에서 유래된 寒山子를 나타냄과 동시에
모든 사람의 보편적인 마음에 은둔자로서 상징적 원형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寒山은 隱者이면서 禪子이고 詩人이면서 哲人으로
영원히 동양의 정신적인 세계를 표상하며 모든 이에게 살아 있다.
필자가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은
佛敎文學중에서 禪文學 분야이고 그 중에서도 禪詩라고 할 수 있다.
선은 언어를 부정하는 입장을 취하나 시는 언어를 떠날 수 없는 입장에 있는데 그러나 역설적으로
禪과 詩가 만나서 이루어내는 세계에 대하여 우리는 새롭게 이해를 해야 할 것이다.
禪詩 역시 살아있는 인간 활동 속에서 이루어지는 현상이고 이런 점에서 무엇보다도
인간의 가치를 회복하는데 가장 근원적인 의미를 두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이런 점에서 궁극적으로 禪詩의 지향하는 바는 다름 아닌 正法의 회복이라고 하겠다.
내가 보고자 했던 한산시의 세계는 그의 禪文學的 입장이다.
내가 바라보는 寒山의 세계는 寒山의 세계가 보여주는 극히 한 부분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적인 해석들이 모여 전체를 이루는 것이다.
寒山詩의 세계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禪詩로 연결시켜주고 있는 점에서 매우 훌륭하다.
인간은 결코 자연을 벗어나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일찍이 寒山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를 우리들에게 일깨워 주었다.
생사해탈의 자유로운 경지를 그는 任運의 경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도 寒山에 대한 이해는 새롭게 조명되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그의 진정한 정신이 무엇인지를 우리는 다시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며
오늘의 현실에서 寒山을 새롭게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寒山은 과거의 존재이면서 늘 현실 속에 살아 있는 존재이기도 하며
寒山이 우리에게 의미 있는 것은 현실적 존재로 만날 때에 생명력을 갖게 된다.
그는 은둔으로 일생을 숨어 살았으나 결코 역사에 무관심하지 않고
투철한 역사의식을 보여주고 있음을 그의 비판시를 통하여 확인하게 되었다.
본 논문을 통하여 寒山詩의 세계를 일부분이나마 해명하고자 노력하였으며 궁극적으로
寒山에 대한 이해는 寒山으로 돌아가 그를 이해해야만 올바른 이해가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오늘의 나의 시각에서 寒山을 바라보고 잴 때
빠지기 쉬운 문제점과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고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모든 면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어디까지나 우리가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현재와 과거가 함께 하는 열린 공간이어야 하기에
나의 고정된 자로 寒山을 재단한다는 것은 매우 온당하지 못한 태도라고 보여 진다.
이는 마치 寒山을 그 당시의 사람들이 몰이해 하였던 오류와 같은 잘못이라고 본다.
이것은 바로 二元論의 함정이라 할 수 있으며
한산시의 靑山과 白雲이 상징하는 것은 이러한 이원론을 극복하는 體․用의 논리이며
體用의 논리는 바로 이런 이원론의 대립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靑山과 白雲이 상징하는 바
體․用의 사상은 동양의 세계인식의 전형적인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寒山의 세계는 무한이 열려져야 할 해석의 지평인 것이다.
寒山의 詩世界를 살펴보고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선가에서 애송되는
한산시의 眞面目이 어디에 있는가를 이해하게 되었다.
한산이 보여주고 있는 자연과 일여한 경지에서 禪과 詩가 하나로 표출되어 나오는 세계는 바로
다름 아닌 우리들 모두의 心性속에 내재해 있는 영원히 귀의해야 할 보편적 존재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靑山과 白雲이 상징하는 표상이며 體․用의 뿌리라고 본다.
/李日宰(慈明) 東國大學校 大學院 1993.
'漢詩 > 寒山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寒山詩와 北宋詩壇 (0) | 2024.08.05 |
---|---|
陶淵明과 寒山子의 歸隱 樣相 比較 (0) | 2024.08.05 |
寒山의 詩世界 硏究 Ⅶ. 後代 寒山詩의 受容 (1) | 2024.08.05 |
寒山의 詩世界 硏究 Ⅵ. 寒山詩의 特徵 (0) | 2024.08.04 |
寒山의 詩世界 硏究 Ⅴ. 寒山詩의 禪思想 (0) | 2024.08.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