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수다리경須陀利經 第三
문여시聞如是 이와 같이 들었다.
불재사위국佛在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위국왕대신급리가소대경爲國王大臣及理家所待敬 국왕과 대신 벼슬아치들이
사우불해事遇不懈 반식의피飯食衣被 와상질약臥牀疾藥 공소당득供所當得
부처님을 극진히 공양하여 언제나 모시고 대접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음식과 의복·침상·약품 등 필요한 물품을 잘 바쳤다.
시시是時 범지자좌기강당梵志自坐其講堂 공의언共議言
이때 범지들은 그들의 강당에 모여 앉아 함께 이렇게 의논하였다.
아조본위국왕我曹本爲國王 대신인민리가소대우大臣人民理家所待遇
“우리들은 본래 국왕과 대신과 백성들과 벼슬아치들에게 좋은 대우를 받았었다.
금기불부용今棄不復用 실반사사문구담급제제자悉反事沙門瞿曇及諸弟子
그런데 이제 이들이 우리는 팽개쳐 버리고 다시는 등용을 하지 않으며
도리어 사문沙門 구담瞿曇과 그의 제자들을 섬기고 있다.
금아조당공작방편패지이今我曹當共作方便敗之耳
이제 우리들은 함께 방법을 강구하여 구담과 그의 제자들을 패배와 절망에 빠뜨리도록 하자.”
편공의便共議 그리고 다시 다음과 같이 의논을 모았다.
금단당구아조부오중최단정호녀공살지今但當求我曹部伍中最端正好女共殺之
이기사시以其死屍 매어기수간埋於祇樹間
“이제 우리들의 무리 가운데 가장 얼굴이 단정한 여인을 뽑아서
이 여인을 우리가 함께 죽이고 그 죽은 시체를 기수祇樹에 묻어 놓기로 하자.
이내훼상사문구담급제제자爾乃毀傷沙門瞿曇及諸弟子 령악명원문令惡名遠聞
대우자원리待遇者遠離 불부경지不復敬之
이렇게 한 다음 사문 구담과 그의 제자들을 비방하여 나쁜 소문이 멀리 퍼지게 되면
대우하던 이들이 그들을 멀리하여 다시는 공경하지 않게 될 것이다.
학자실불부득의식學者悉不復得衣食 개당래사아조皆當來事我曹
그렇게 되면 구담에게서 배우는 이들 모두가 의복과 음식을 얻지 못한 나머지
다 함께 우리들에게 와서 섬기게 될 것이다.
아조편당위세존我曹便當爲世尊 괴구담壞瞿曇 세무능승아조자世無能勝我曹者
따라서 우리들은 세상의 존경을 받고 구담을 물리쳐 세상에 우리를 이길 상대가 없게 될 것이다.”
즉공행卽共行 위호수언謂好首言 그리고 즉시 계획을 실행에 옮겨 얼굴이 아름다운 여인[好首]에게 말했다.
여녕지아조금기汝寧知我曹今棄 “너는 정녕 우리가 지금 국왕과 대신과 백성과 벼슬아치들에게 버림을 받아
불부견용不復見用 다시는 등용되지도 못하여
반이사문구담위사反以沙門瞿曇爲師 도리어 사문 구담이 그들의 스승이 되었다는 것을 알 것이다.
여녕능분汝寧能忿 위중작리불爲衆作利不
너는 정녕 이 사실에 분개하여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이로운 일을 할 수 있겠느냐?”
호수언好首言 작리운하作利云何 “이로운 일이란 어떤 것입니까?”
왈曰 유사수명사이唯捨壽命死耳 “너의 목숨을 버리고 죽는 것일 뿐이다.”
답언答言 아불능야我不能也 “저는 할 수 없습니다.”
왈曰 여불능이자汝不能爾者 종금이후從今以後 종불부내여저수중야終不復內汝著數中也
“네가 할 수 없다면 이제부터 다시는 너를 우리들 속에 넣어주지 않겠다.”
녀문대불락女聞大不樂 즉언卽言 여인은 이 말을 듣고 크게 괴로워한 나머지 말하였다.
낙시아직당야諾是我職當也 “좋습니다. 이는 마땅히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중학언衆學言 선재善哉 편공교녀언便共敎女言 이에 무리들이 장하다고 하고 이 여인에게 지시했다.
종금이후從今以後 조모도불소朝暮到佛所 수왕기수간數往祇樹閒
“이제부터 아침저녁으로 부처가 있는 곳으로 가서 자주 기수에서 거닐도록 하라.
실령만성견지여悉令萬姓見知汝 여시如是 그리하여 모든 백성들이 너의 이 같은 행동을 보도록 한 다음
아조공살여我曹共殺汝 매저기수간埋著祇樹閒 령구담득훼욕불令瞿曇得毀辱不
우리가 너를 죽여 기수에다 묻고서 구담으로 하여금 비방을 받게 할 것이다.”
소녀즉승교小女卽承敎 여인은 지시를 받고
수수왕래사문소數數往來沙門所 자주 사문들이 사는 곳을 왕래함으로써
령중인지녀여시令衆人知女如是 많은 사람들이 여인의 이 같은 행동을 알도록 하였다.
편취녀살便取女殺 매저기수간埋著祇樹閒 그러자 범지들은 여인을 죽여 기수에 묻었다.
중범지편상취회衆梵志便相聚會 도왕궁문到王宮門 칭원언稱怨言
무리를 지어 왕궁의 문으로 가서 이렇게 원망하였다.
아조학중유일녀我曹學中有一女 독단정獨端正 화색무쌍花色無雙
“우리들 중 이 여인이 유난히 얼굴이 단정하여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습니다.
금생망부지처今生亡不知處 그런데 지금 죽었는지 살았는지 그녀가 있는 곳을 알 수 없습니다.”
왕위언王謂言 왕이 물었다.
녀행래상재하소女行來常在何所 “여인이 평소 잘 다니던 곳이 어디인가?”
공대언共對言 범지들이 함께 대답했다.
상왕래사문구담소常往來沙門瞿曇所 “늘 사문 구담이 사는 곳을 왕래했습니다.”
왕언王言 왕이 말하였다.
이자당어피구爾者當於彼求 “너희들이 그곳으로 가서 찾아보도록 해라.”
편종왕걸리병便從王乞吏兵 왕즉여지王卽與之 범지들이 왕에게 병사를 청하자 왕이 즉시 주었다.
심구행전도기수간尋求行轉到祇樹閒 이렇게 하여 여인을 찾아다니다가 기수에 이르러
편굴출사시便掘出死屍 착상상著牀上 땅 속에서 죽은 여인의 시체를 찾아내어 평상 위에 놓았다.
공지어사위사도共持於舍衛四道 실편리항칭원언悉遍里巷稱怨言
그리고 범지들은 함께 여인의 시체를 가지고 사위국의 사방을 고을마다 다니면서 원망하는 말을 퍼뜨렸다.
중인관사문구담석가자衆人觀沙門瞿曇釋家子 상칭언덕계常稱言德戒 홍보무상弘普無上
“사람들은 사문인 구담 석가를 보고 늘 덕망과 戒行이 더없이 높고 크다고들 했습니다.
여하사여녀인통如何私與女人通 살매장지殺埋藏之
여시당유하법하덕如是當有何法何德 하계행호何戒行乎
그런데 어찌하여 몰래 여인과 간통하고는 죽여서 땅에 묻었단 말입니까?
이러고서 무슨 법이 있으며 무슨 덕이 있으며 무슨 계행이 있겠습니까?”
식시食時 중비구실지응기衆比丘悉持應器 입성걸식入城乞食 중리가인민衆理家人民 요견편매언遙見便罵言
식사할 때가 되어 비구들이 발우를 들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자 벼슬아치와 백성들이 멀리서 보고 욕하였다.
시조사문是曹沙門 “이 사문들아,
자칭언유법덕계自稱言有法德戒 스스로 법과 덕과 계행을 갖추었다고 말해 놓고서
자조소범약차子曹所犯若此 너희들이 이와 같은 짓을 한단 말이냐?
당유하선當有何善 내하부득의식奈何復得衣食 무슨 善이 있어서 어떻게 또 의복과 음식을 공양 받을 수 있느냐?”
중비구문여시衆比丘聞如是 지공응기持空應器 출성세수족出城洗手足 성장응기盛藏應器
비구들은 이러한 말을 듣고 빈 발우를 들고 성을 나와 손발을 씻고 발우를 갈무리하였다.
도불소到佛所 그리고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작례실주부좌作禮悉住不坐 예배를 올리고 모두 앉지 않고 선 채로
여사구설如事具說 성에서 겪은 일을 사실대로 말했다.
시시是時 불설게언佛說偈言 이때 부처님께서는 게송을 읊으셨다.
무상방의망어無想放意妄語 제멋대로 지껄이는 망령된 말일랑 생각조차 말지니
중투피전인통衆鬪被箭忍痛 무리 지어 싸우다 화살에 맞아 고통을 참는 격일세.
문범방선악언聞凡放善惡言 무릇 착한 말이나 악한 말을 들을 적에는
비구인무란의比丘忍無亂意 비구들은 참아서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도록 하라.
불고비구佛告比丘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아피시망방我被是妄謗 불과칠일이不過七日耳 “내가 이러한 비방을 받는 기간은 7일을 넘기지 않을 것이다.”
시시是時 유청신녀有淸信女 자유염字惟閻 이때 유염惟閻이라고 하는 청신녀가 있었다.
어성중문비구구식실공환於城中聞比丘求食悉空還
그녀는 성 안에서 비구들이 걸식하러 왔다가 모두 빈 발우를 들고 돌아갔다는 말을 듣고
심비념불급비구승甚鄙念佛及比丘僧 부처님과 비구들을 몹시 측은하게 생각한 나머지
편질행도기수便疾行到祇樹 지불소至佛所 두면작례頭面作禮 요불좌일변繞佛坐一邊
급히 기수로 가서 부처님께로 가 얼굴을 발에 대고 예배하고 부처님의 주위를 돌고는 한 쪽에 앉았다.
불위광설경법佛爲廣說經法 이에 부처님께서는 경법을 자세히 말씀하셨다.
유염문경경기惟閻聞經竟起 차수백불언叉手白佛言
유염은 경을 다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모으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원존급비구승願尊及比丘僧 종아가반칠일從我家飯七日
“원컨대 부처님과 비구들께서는 저희 집으로 가서 7일 동안 공양을 들도록 하십시오.”
불묵연수지佛默然受之 유염편요불삼잡이거惟閻便繞佛三帀而去
부처님께서 묵묵히 수락하시자 유염은 부처님의 주위를 세 바퀴 돌고서 떠났다.
지칠일至七日 불고아난佛告阿難 7일 째가 되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여중비구汝與衆比丘 “너는 비구들과 함께
입성실어리항入城悉於里巷 성으로 들어가 사방 마을의 거리를 다니면서
사요가도설게언四徼街道說偈言 이 게송을 읊도록 해라”라고 하시고 게송을 읊으셨다.
상기도사명常欺倒邪冥 늘 남을 속이고 삿된 짓을 하여
설작신불범說作身不犯 자신이 하고서 하지 않았다 하네.
중명행기구重冥行欺具 어리석음은 기만의 도구이니
자원도피고自怨到彼苦 스스로 원망하여 고통에 이르네.
수지리분구修地利分具 수행은 이익을 얻는 도구이니
불수원자적不守怨自賊 원망하는 이들은 자신만 해치네.
악언절두본惡言截頭本 악한 말을 하면 머리가 잘리나니
상관수기문常關守其門 늘 삼가 하여 입을 잘 지켜라.
당존반흥훼當尊反興毀 존경해야 할 이를 도리어 비방하여
존공무계인尊空無戒人 존경받는 이가 계행이 없다 하네.
종구내중우從口內衆憂 입을 따라 온갖 근심 들어오고
질심중불안嫉心衆不安 질투하는 마음에 뭇 사람이 불안하네.
단엄리인재摶掩利人財 제멋대로 속이며 남의 재물을 탐내어
력기역가치力欺亦可致 힘껏 기만하여 자기 것으로 만드네.
시실개가인是悉皆可忍 이러한 모든 짓을 차마 하건만
시최이망보是最以亡寶 그러나 결국 보배를 잃게 될 뿐
유원어정인有怨於正人 바른 사람에게 원망을 가지니
세륙여유오世六餘有五 육도 윤회에 갈 길이 한 곳뿐이네.
악유도치피惡有道致彼 악을 저지르면 그곳에 이르나니
좌의행부정坐意行不正 뜻과 행동이 바르지 않기 때문
기타유십만欺咤有十萬 아귀 지옥은 그 수가 십만이라네.
아난즉수교阿難卽受敎 구입성俱入城 아난은 즉시 분부를 받고 비구들과 함께 성으로 들어가
어리항사가도於里巷四街道 사방 마을의 거리를 다니면서
설여불소언說如佛所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게송을 읊었다.
즉시卽時 사위인민급제리가개생의언舍衛人民及諸里家皆生意言
그러나 사위국의 백성들과 벼슬아치들은 모두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석가자실무악釋家子實無惡 ‘석가는 실로 아무런 악한 행동이 없다.
학재석가學在釋家 종불유사행終不有邪行 석가에게 법을 배웠는데 끝내 삿된 행동을 한 적이 없었다.’
시시是時 중이범지자어강당유소송衆異梵志自於講堂有所訟
이때 다른 범지들은 강당에 모여 범행에 가담한 범지들을 성토하였다.
중유일인언中有一人言 그 중 한 사람이 말하였다.
로자조사露子曹事 “그대들의 소행은 탄로 나고 말았다.
어외출성언於外出聲言 밖에 나도는 소문대로라면
여조자공살호수汝曹自共殺好首 그대들이 용모가 아름다운 여인을 죽이고
이원불급제자호而怨佛及弟子乎 부처님과 그 제자들을 원망한 것이 아닌가?”
대신문시성大臣聞是聲 편입계왕便入啓王 대신이 이 말을 듣고 곧 궁궐로 들어가 왕에게 아뢰었다.
왕즉소중범지문王卽召衆梵志問 왕은 즉시 범지들을 불러 물었다.
여조자공살호수불汝曹自共殺好首不 “그대들이 스스로 용모가 아름다운 여인을 여럿이서 죽였는가?”
편언便言 실이實爾 “사실입니다.”
왕노왈王怒曰 왕은 노하여 말했다.
당중벌자조當重罰子曹 “그대들에게 중벌을 내리겠다.
내하어아국계柰何於我國界 어떻게 내 나라 안에서
자칭위도自稱爲道 스스로 도를 닦는다고 하는 사람들이
이유살해지심而有殺害之心 남을 살해할 마음을 가졌단 말인가?”
즉칙방신卽勅傍臣 왕은 곁에 있던 신하에게 명하여
실수자조悉收子曹 범행에 가담한 범지들을 모두 잡아다
편순사위성리항잡遍徇舍衛城里巷帀 사위성 마을마다 다니며 사람들에게 보이고
축출국계거逐出國界去 나라 밖으로 내쫓게 했다.
불이식시佛以食時 종제비구從諸比丘 개지응기입성皆持應器入城
부처님께서 식사 때가 되어 비구들과 함께 발우를 들고 성으로 들어가셨다.
시유청신사時有淸信士 명아수리名阿須利 이때 아수리라고 하는 청신사가
요견불遙見佛 편왕작례便往作禮 멀리서 부처님을 보고 즉시 달려와 예배하고는
양성백불언揚聲白佛言 소리 높여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한자불식사방명심심비閒者不識四方名心甚悲
“사방 갈 길을 알지 못하는 것을 두고 마음이 매우 슬프다고 한다고 들었습니다.
소문경법불능부송所聞經法不能復誦 이제 부처님께 들어오던 經法을 다시는 욀 수 없게 되었습니다.
문불급비구승원피악명聞佛及比丘僧怨被惡名
들리는 말에 의하면 부처님과 비구스님들께서 원통하게 악한 누명을 썼다고들 합니다.”
불위아수리언佛謂阿須利言 부처님이 아수리에게 말씀하셨다.
불적유시숙명인연不適有是宿命因緣
“나는 다른 곳으로 가지 않는다. 이는 전생에 악연惡緣이 있었던 것일 뿐이다.”
불편설게언佛便說偈言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게송을 읊으셨다.
역훼어소언亦毀於少言 말을 적게 해도 비방을 받지만
다언역득훼多言亦得毀 말을 많이 해도 비방을 받으며
역훼어충언亦毀於忠言 충직한 말을 해도 비방을 받나니
세악무불훼世惡無不毀 세상의 악은 가리지 않고 비방하네.
과거역당래過去亦當來 과거는 지나가고 미래는 다가오며
현재역무유現在亦無有 현재 역시 실재하는 것은 아닌데
수진수견훼誰盡壽見毀 누구건 수명을 다하도록 비방을 받아
진형상경난盡形尚敬難 밝혀내기 어렵고 공경받기도 어렵네.
불광위아수리설경佛廣爲阿須利說經 부처님께서는 아수리를 위해 경법을 말씀하시고
편도수달가便到須達家 직좌정좌直坐正座 수달의 집으로 가셔서 자리에 바른 자세로 앉으셨다.
수달편위불작례須達便爲佛作禮 차수언叉手言 수달은 부처님께 예배를 올리고 손을 모아 말했다.
아속자비我屬者悲 “저희들은 슬픕니다.
신불식방면身不識方面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하며
소문경법불능부송所聞經法不能復誦 부처님께 듣던 경법을 다시는 욀 수 없게 되었습니다.
좌불급비구승원피악명坐佛及比丘僧怨被惡名
들리는 말에 의하면 부처님과 비구스님들께서 원통하게 악한 누명을 썼다고들 합니다.”
불시시설게언佛是時說偈言 부처님께서는 이에 게송을 읊으셨다.
아여상행투我如象行鬪 나는 마치 전쟁에 나간 코끼리마냥
피창불착상被瘡不著想 아무리 상처를 입어도 개의치 않는다네.
념아인의이念我忍意爾 오직 마음속으로 참고 또 참을 뿐
세인무희념世人無喜念 세상 사람들은 다들 근심에 잠겨 있네.
아수무창양我手無瘡瘍 내 손에 아무런 상처가 없기에
이수파독행以手把毒行 손으로 독물毒物을 잡아도 그만
무창독종생無瘡毒從生 상처가 없으면 독물도 소용없듯이
선행악불성善行惡不成 선행에는 악한 자들도 어쩔 수 없다네.
불광위수달설경佛廣爲須達說經 편도유염가便到維閻家 직좌정좌直坐正座
부처님께서는 수달을 위해 경을 말씀해 주신 다음 유염의 집으로 가서 자리에 바른 자세로 앉으셨다.
유염작례경維閻作禮竟 차수언叉手言 유염은 부처님께 예배를 올리고 손을 모아 말했다.
속자아비屬者我悲 “저희들은 슬픕니다.
신불식방면身不識方面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하며
소문경법불능부송所聞經法不能復誦 부처님께 듣던 경법을 다시는 욀 수 없게 되었습니다.
문불급비구승원피악명聞佛及比丘僧怨被惡名
들리는 말에 의하면 부처님과 비구스님들께서 원통하게 악한 누명을 썼다고들 합니다.”
불인위유염설게언佛因爲維閻說偈言 이에 부처님께서는 유염을 위해 게송을 읊으셨다.
무효욕사뇌無曉欲使惱 무지한 이들이 나를 괴롭히려 하나
내정외하오內淨外何污 나의 마음 맑으니 밖에서 어찌 더럽히리.
우인원자오愚人怨自誤 어리석은 이는 원망하며 자신을 망치나니
향풍양세진向風揚細塵 바람을 향해 먼지를 던짐과 마찬가지라네.
유염시시쾌반식불비구승경維閻是時快飯食佛比丘僧竟
유염은 이때 즐거운 마음으로 부처님과 비구스님들께 음식을 공양한 다음
조수여澡水與 하좌청불설경下坐聽佛說經 손을 깨끗이 씻고 아랫자리에 앉아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경을 들었다.
불위설수계정행佛爲說守戒淨行 부처님께서는 계율을 지키는 청정한 수행을 말씀하셨고
실견제도편이거悉見諸道便而去 모든 도를 자세히 보여 주시고 유염의 집을 떠나셨다.
시국왕파사닉時國王波私匿 구종차기具從車騎 이왕위법以王威法 출성도기수出城到祇樹
이때 사위국왕인 파사닉이 시종관을 거느리고 말을 타고 왕의 위의를 갖추고서 성을 나와 기수에 당도하였다.
욕전견불고欲前見佛故 승기미도乘騎未到 하거보입下車步入
왕은 부처님을 뵙기 위해 왔으므로 말을 타고 가지 않고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들어갔다.
요견불遙見佛 편각개해관便卻蓋解冠 왕은 멀리서 부처님을 뵙고는 즉시 일산日傘을 치우고 왕관을 벗고
각제시종卻諸侍從 탈족금사脫足金屣 시종들을 물리치고 금으로 된 신발을 벗고
편전위불작례취좌便前爲佛作禮就座 부처님께 다가가 예배를 올리고 자리에 가서 앉았다.
차수백불언叉手白佛言 그리고 손을 모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속자심비屬者甚悲 “저희들은 정말 슬픕니다.
신불식방면身不識方面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하며
소문경법불부송所聞經法不復誦 부처님께 듣던 경법을 다시는 욀 수 없게 되었습니다.
문불급비구승원피악명聞佛及比丘僧怨被惡名
들리는 말에 의하면 부처님과 비구스님들께서 원통하게 악한 누명을 썼다고들 합니다.”
불즉위왕설게언佛卽爲王說偈言 부처님께서는 이에 왕을 위하여 게송을 읊으셨다.
사념설피단邪念說彼短 삿된 생각으로 남의 잘못만 말하지만
해의제설선解意諦說善 진리를 알고 보면 선행만을 말한다네.
구직차급존口直次及尊 입이 정직하면 점차 존귀하게 되나니
선악사불우善惡捨不憂 선악을 버려서 두고 근심하지 않네.
이행당나사以行當那捨 실행으로 어떻게 버려야 하는가.
기세욕자재棄世欲自在 세상 욕심 다 버려 대자유를 누리네.
포지덕불란抱至德不亂 지극한 덕을 지니고 흔들리지 않건만
제욕인소힐制欲人所詰 욕심을 제어함에 사람들이 힐란하네.
사위일국인민舍衛一國人民 실생념의悉生念疑 사위국의 백성들은 모두 의아한 마음을 가졌다.
불급비구승佛及比丘僧 종하인연從何因緣 치시악명성액致是惡名聲厄
‘부처님과 비구스님들께서 대체 무슨 인연으로 이러한 나쁜 소문에 시달리는 액운을 겪는단 말인가?’
공시불위신共視佛威神 그러나 모두 부처님의 위신력威神力을 보니
심대외외甚大巍巍 매우 크고 우뚝하여
여성중월如星中月 마치 뭇 별들 가운데 달이 떠 있는 것과 같기에
적무감난適無敢難 감히 따지고 묻지 못하였다.
불실지기소념佛悉知其所念 편설시의족경언便說是義足經言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잘 아시고 <의족경>을 말씀하셨다.
여유수계행인如有守戒行人 만약 계행을 지키는 사람이 있다면
문불급선구연問不及先具演 묻기도 전에 내가 먼저 말해 주었으리.
유의정비법도有疑正非法道 의심을 두면 벌써 정법의 도가 아니니
욕래학차자정欲來學且自淨 나에게 와서 배워 자신을 맑히길 바란다.
이지불구시세以止不拘是世 단지 세상에 구애되지 않는 것으로
상자설착계견常自說著戒堅 늘 계행을 굳게 지킨다 스스로 말하지만
시도법힐소신是道法黠所信 이 道法은 총명해야 믿는 법이니
불착기행교세不著綺行敎世 화려한 행실을 드러내지 않고도 세상을 가르치네.
법불닉불후언法不匿不朽言 법은 숨김도 없고 길이 변치 않는 말이니
훼존아불희공毀尊我不喜恐 나를 비방해도 기쁘지도 두렵지도 않네.
자견행무사루自見行無邪漏 스스로 행실을 봄에 삿됨이 없으니
불착상하진희不著想何瞋憙 개의치 않거늘 무엇을 성내고 기뻐하리.
소아유이전사所我有以轉捨 나의 소유를 점차 버려서
선명법정저지鱻明法正著持 정법을 밝혀 잘 지켜 갈지니
구정리득필공求正利得必空 바른 이익을 구하면 반드시 空을 얻나니
이상공법본공以想空法本空 공한 법이 본래 공함을 생각한다네.
불착여무소유不著餘無所有 어디에고 집착이 없고 나의 소유란 없어
행불원삼계생行不願三界生 삼계 그 어디에도 태어남을 원치 않네.
가명명실이단可瞑冥悉已斷 캄캄한 어리석음을 모두 끊어 버렸거니
운하행유처소云何行有處所 어찌 나의 心行에 처소가 있으리.
소당유실렬거所當有悉裂去 가진 것은 마땅히 모두 버리고서
소도설무애착所道說無愛著 어디에고 애착이란 없다고 말하네.
이불착역가리已不著亦可離 이미 애착이 없고 애착을 떠났나니
종행발실사거從行拔悉捨去 수행하여 없애고 모두 버린다네.
불설시의족경경佛說是義足經竟 비구환희比丘歡喜
부처님께서 이 <의족경>을 다 말씀하시자 비구들은 환희에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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