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經/디가니까야

<빠띠까 경 Pāṭika Sutta D24> 신통 사기꾼

<디가 니까야> 제3권 빠띠까 품 Patika vagga

<빠띠까 경 Pāṭika Sutta D24> 신통 사기꾼

2013-12-27 02:50:14

 

‘오는 사람 막지 말고 가는 사람 잡지 말라.’

절집에 출가하러 들어오면 제일 먼저 듣는 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출가란 완전히 출가하는 사람 개인 의지이다.

아무도 출가하라고 부추기지 않고 환속한다 해서 잡지 않는다.

부처님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출가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환속을 하였다.

그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의사이다.

 

예를 들면 본서 제1권 <뽓타빠다 경(D9 §32)>에 나타나는 코끼리 조련사의 아들 찟따는 이미 7번이나 환속하였고 8번째에 자아에 관한 세존의 법문을 듣고 다시 출가하여 아라한이 되었다고 한다.

 

본경은 릿차위의 후예 수낙캇따의 환속을 두고 전개되는 세존과 박가와곳따라는 유행승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다.

 

본경에서 수낙캇따는 자신이 환속하는 이유를 두 가지로 들고 있는데

첫째는 세존께서 자신을 위해서 신통의 기적을 나투시지 않는다는 것과,

둘째는 세상의 기원을 천명하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세존께서는 이미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런 신통변화와 세상의 기원을 보이셨지만 수낙캇따는 그래도 환속을 하였다고 경은 말하고 있다.

 

이처럼 수낙캇따의 환속 사유는 신통과 세상의 기원이라고 하는 출가자가 추구하는 도 닦음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다.

그는 신통이라는 비본질적인 관심과 세상의 기원이라고 하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견해의 문제 때문에 출가하였으니 환속은 불 보듯 뻔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것은 달리 말하면 불교의 근본입장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바른 견해[正見]가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른 견해가 확립되지 않고 뒤뚱대면 그의 중노릇도 수행도 뒤뚱대게 마련이다.

그래서 환속은 불 보듯 뻔한 것이 되고 만다.

 

그리고 본경이 세존과 박가와곳따라는 유행승이 수낙캇따의 환속을 두고 나눈 대화로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경의 제목이 <빠띠까 경>인 이유는 신통변화로 세존께 도전을 한 나체 수행자 빠띠까뿟따에 대한 세존의 대처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통변화는 세속인들의 관심사이기도 하면서 외도들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빠띠까는 신통변화로 세존께 도전장을 던지지만 세존의 단호한 대처에 겁을 먹고 안절부절 어찌할 바를 모른다.

 

물론 세존은 필요할 때 적지 않게 신통을 나투신 것으로 경들에 나타난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근본적으로 신통변화를 비롯한 인간을 넘어선 법(uttarimanussa-dhamma)을 재가자들에게 드러내지 말 것을 비구계목 안에 포함시키셨다.

 

율장의 해당 부분의 설명이 보여주듯이 비구계목(구족계) 속에 신통변화를 나투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이 나타난다는 말은 세존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비구들이 신통을 나툴 수 있었다는 말이기도 하고 그런 신통이 승가에게 불편함을 주었다는 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