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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도연명陶淵明

4言詩 9 귀조歸鳥

귀조歸鳥 돌아오는 새

其一

익익귀조翼翼歸鳥 훨훨 날아 돌아온 새

신거우림晨去于林 새벽에 숲을 떠났다.

원지팔표遠之八表 멀리는 땅의 끝까지 날기도 했고

근게운잠近憩雲岑 가까이는 구름 덮인 봉우리에 쉬었다.

 

화풍불흡和風不洽 부드러운 바람 흡족하지 않으면

번핵구심翻翮求心 날개 돌리어 마음 내키는 것을 구했다.

고주상명顧儔相鳴 서로 짝을 보고 우짖으며

영비청음景庇清陰 시원한 그늘에 그림자 숨겼다.

 

►익익翼翼 새가 날아오르는 모양

►팔표八表 팔방의 구석. 땅의 끝. 지극히 먼 곳을 가리킨다.

►운잠雲岑 구름 덮인 봉우리. 岑은 봉우리 ‘잠’. 산봉우리를 말한다.

 

►화풍和風 화창하게 솔솔 부는 바람. 부드러운 바람.

►‘흡족할 흡洽’ 흡족하다.

►번핵翻翮 날개를 돌리다. ‘날 번翻’ ‘깃촉 翮핵’

►고주顧儔 짝을 돌아다보다. 는 ‘무리 주儔’ 무리, 짝.

►영비景庇 그림자를 숨기다. 즉 자신의 몸을 숨겨 쉰다는 뜻. ‘그림자 영景’(=영影)

►청음清陰 소나무. 대나무 등의 그늘 . 맑고 시원한 그늘.

 

 

훨훨 날아 돌아가는 새 새벽같이 숲을 떠나네

멀리 날아가다 가까운 구름 산봉우리에 쉬고

온화한 바람 흡족하지 않으니 돌아갈 마음뿐

짝 찾아 서로 울더니 그 몸 푸른 그늘로 숨네.

 

 

其二

익익귀조翼翼歸鳥 훨훨 날아 돌아온 새

재상재비載翔載飛 하늘로 날아오르기도 하고 날아가기도 했다.

수불회유雖不懷遊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 없으나,

견림정의見林情依 숲을 보면 마음이 끌렸다.

 

우운힐항遇雲頡頏 구름 만나면 아래위로 나르면서,

상명이귀相鳴而歸 서로 소리 내어 울면서 돌아왔다.

하로성유遐路誠悠 멀고 먼 길 참으로 아득하나,

성애무유性愛無遺 천성으로 좋아하는 곳을 버릴 수 없었다.

 

►재상재비載翔載飛 날아 오르기도 하고 날아가기도 하다.

►회유懷游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

 

►힐항頡頏=길항拮抗. 맞버팀. ‘힐頡 새가 날아오르는 것’ ‘항頏 새가 날아 내리는 것’

►하로遐路 먼 길.

►성유誠悠 참으로 아득하다. ‘誠 참으로’

►성애性愛 타고나서부터 좋아하다.

 

 

훨훨 날개 치며 돌아오는 새

치솟아 오르고 날아오른다

거기서 놀기만 생각하지 않으나

수풀을 보게 되면 마음 끌린다

 

구름을 만나 오르락내리락

소리 내어 울면서 돌아왔도다

먼 길 정말 아득하나

천성으로 좋아 버리지 못하도다

 

 

其三

익익귀조翼翼歸鳥 훨훨 날아 돌아온 새.

순림배회馴林徘徊 숲을 따라 배회한다(馴↔相)

기사천로豈思天路 어찌 하늘로 가는 길 생각하랴,

흔급구서欣及舊棲 옛 보금자리로 돌아온 일 기뻐하노라.

 

수무석려雖無昔侶 비록 옛날의 친구는 없을지라도,

중성매해衆聲每諧 모든 소리와 언제나 어울린다.

일석기청日夕氣清 저녁나절 기운 맑으니,

유연기회悠然其懷 그 마음 유연해지누나.

 

 

훨훨 날개 치며 돌아오는 새

수풀을 보며 배회하는구나

어찌 하늘 길을 생각하랴

본래 살던 집에 와서 기쁘도다

 

지난 동무들이 없을지라도

여럿의 소리들이 언제나 어울리는구나

날 저문 저녁 공기는 맑아

그 감회가 아득하여라

 

 

其四

익익귀조翼翼歸鳥 날아서 돌아온 새​

즙우한조戢羽寒條 차가운 나뭇가지에 날개를 접는다.​

유불광림游不曠林 노는 곳은 넓은 숲 아니지만 ​

숙즉삼표宿則森標 잠은 우뚝 솟은 우듬지라네.

 

신풍청흥晨風淸興 새벽바람 맑은 흥취에​

호음시교好音時交 아름다운 소리로 때맞춰 주고받으니​

증교해시矰繳奚施 주살을 어찌 당기랴?​

이권안로已倦安勞 이미 지치고 피곤하니 어찌 애쓰게 하랴?​

 

 

훨훨 날개 치며 돌아오는 새

차가운 가지에서 날개를 접는구나

놀러 갔다가도 넓은 숲 버리지 않고

잠자리는 언제나 수풀의 꼭대기

 

새벽바람 맑게 일고

좋은 소리 때때로 어울리는구나

주살을 어찌 쓰리오

이미 지쳐 버렸는데 어찌 애쓸까 보냐

 

 

<귀조歸鳥>는 도연명陶淵明이 406년 42세에 지은 시이다.

도연명은 29세 때부터 벼슬을 시작해 13년간 벼슬을 하면서 줄곧 벼슬을 싫어하고 전원田園을 동경했다.

405년 그는 마지막으로 80여 일 동안 일했던 평택현령 벼슬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왔고

이후로는 관직에 나오지 않았다.

 

이 시는 팽택이 낙향한 이듬해에 지은 <귀원전거歸園田居>와 비슷한 시기 작품이다.

<귀조歸鳥>가 화풍和風을 만나지 못해 마음이 맞는 동조자를 구하고

하로성유遐路誠悠 하늘 길은 참으로 아득하고

성애무유性愛無遺 천성으로 좋아해 (옛 둥지를) 버리지 못한다.

는 것과 같은 자유로운 삶에 대한 향수와 추구를 보여줌으로써

시인의 자연 친화성과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의지를 표현했다.

 

1장은 거림去林(숲을 떠남)

2장은 견림見林(숲을 보다)

3장은 상림相林(숲을 찾다)

4장은 지림止林(숲에 머물다)이다.

시는 전체가 <시경詩經 비比>의 예술 기법을 채택하여 <귀조歸鳥>를 빌어 시인의 귀은歸隱의 뜻을 비유하였다.

/청천의 블로그

 

●<귀조歸鳥> 和陶詩

홍경부화도귀조사장洪敬敷和陶歸鳥四章 홍경부가 도연명의〈귀조〉시 네 수에 화운시를 지어

림기래별臨歧來別 떠나기에 앞서 찾아와 이별하기에

화답권의和答眷意 정성스러운 뜻에 화답하다/석견루시초石見樓詩鈔

 

►<석견루시초石見樓詩鈔>下 103의 <귀조歸鳥> 和陶詩는

이복현이 75~76세 때인 1841-1842년(헌종8)에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경부는 홍석모洪錫謨의 자이다.

 

1

익익귀조翼翼歸鳥 훨훨 날아 돌아가는 새여

우거우림于去于林 떠나기를 숲속에서 하였구나

풍부정수風不靜樹 바람은 나무를 잠잠히 두지 않고

우부정잠雨不靜岑 비는 봉우리를 잠잠히 두지 않네

 

천제상의天際翔矣 하늘 끝까지 자유롭게 날아올라

지허유심至虛遊心 지극히 텅 빈 곳에 노닐고 싶었건만

다숙묘첨夕宿茆簷 저녁이면 초가집 처마에서 잠들고

조제화음晁啼花陰 아침이면 꽃그늘 아래에서 울었으리라

 

2

익익귀조翼翼歸鳥 훨훨 날아 돌아가는 새여

재상재비載翔載飛 이리저리 자유롭게 나는구나

강산불수江山不殊 강산은 예전과 다르지 않고

천지의의天地依依 천지는 지금도 아른거리네

 

공상모비恐傷毛肥 윤기 나던 털 상할까 두려우니

왈귀왈귀曰歸曰歸 이제 돌아가자 이제 돌아가자

필지회회畢之恢恢 새그물은 넓고도 넓나니

덕급이유德及爾遺 그 손길 너에게도 미치리라

 

►의의依依 미련을 두고 헤어질 수 없다. 애틋한 모습.

나뭇가지가 바람에 부드럽게 흔들리는 모습을 묘사. 가슴을 맴돌며 미련을 두다.

 

►회회恢恢 넓고도 넓다, 매우 광활하다.

회회호기어유인필유여지의恢恢乎其於遊刃必有餘地矣

여유 있게 칼을 휘두를 수 있을 만큼 매우 넓다/<장자莊子·양생주養生主>

 

3

익익귀조翼翼歸鳥 훨훨 날아 돌아가는 새여

순림배회馴林裴徊 천천히 숲 위를 배회하네

기무환로豈無圜路 어찌 하늘 길 없으랴마는

안차유서安此攸棲 여기 깃들던 곳이 편안하네

 

순요앙징淳曜仰澄 반짝이는 햇빛은 머리 위로 맑고

협풍방해協風旁諧 부드러운 바람은 옆에서 어울리네

주장려지疇將勵之 누가 있어 나를 격려해줄까

호음이회好音以懷 아름다운 음성이 그립도다

 

►순림馴林 숲을 따라. ‘길들 순馴. 좇다, 따르다.’

►‘두를 환圜’ 하늘.

►유서攸棲 ‘바 유攸 장소, 처소, 곳’ ‘깃들일 서棲’

►순요淳曜 (광명光明 밝은 빛). (광요光耀 반짝이는 빛)

►협풍協風 봄,하늘에 온화한 바람.

►‘화할 해諧’ 어울리다. 조화되다. 화동和同하다.

►‘누구 주疇’

 

4

익익귀조翼翼歸鳥 훨훨 날아 돌아가는 새여

집우한조集于寒條 차가운 가지에 모였구나

진진일거振振逸擧 무리 지어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교교하표矯矯遐標 의기양양 높은 가지에 깃드네

 

천류만족千類萬族 일천 부류 일만 족속이

군지교교群至交交 무리로 와서 즐거이 노래하니

막작동비莫作東飛 동쪽으로 날아가지 말려무나

백로백로伯勞伯勞 백로여 백로여

 

►한조寒條 가을과 겨울나무의 가지.

익익귀조翼翼歸鳥 훨훨 날아 돌아가는 새여

집우한조戢羽寒條 차가운 가지에 날개를 접는다./도잠陶潛 <귀조歸鳥>

 

►진진振振 무리지어 나는 모습.

►교교矯矯 용맹스럽고 위풍당당하거나 범속을 초월하여 범상치 않은 것을 형용한다. 득의양양한 모양.

►하표遐標 ‘멀 하遐’ ‘표할 표標’ 고용高聳(높이 오르다). 높은 가지.

►교교交交 새가 우는 소리.

►동비백로東飛伯勞=동비백노가東飛伯勞歌 악부 잡곡가사.

동쪽으로 나르는 때 까지, 서쪽으로 나르는 제비, 서로 만나지 못하는 젊은 연인들의 슬픔을 말한 노래다.

 

●동비백노가東飛伯勞歌/양무제梁武帝

동비백로서비연東飛伯勞西飛燕 동쪽으로 백로 날고 서쪽으로 제비 나니

황고직녀시상견黃姑織女時相見 견우와 직녀가 서로 만나는 때로다

 

수가아녀대문거誰家兒女對門居 누구 집 여자인가 문을 보고 서 있는 저 사람

개안발염조리려開顔發豔照里閭 웃는 얼굴에는 교태를 머금고 그 얼굴 문을 환히 비추고 있네.

 

남창북유괘명광南窗北牖挂明光 남쪽 창 북쪽 바라지에 밝은 빛 걸린 것 같이 아름다운 얼굴

나위기장지분향羅幃綺帳脂粉香 엷은 망사 휘장과 비단 휘장 속에 분 향기도 가득하네.

 

여아년기십오륙女兒年紀十五六 여자 나이 십오륙 세

요조무쌍안여옥窈窕無雙顔如玉 아름답기 비길 바 없는 얼굴 마치 옥과 같네.

 

삼촌이모화종풍三春已暮花從風 3春은 이미 지나니 꽃은 바람 따라 지는데

공류가련수여동空留可憐誰與同 가련하게도 허망하게 호로 남아 있으니 누구와 더불어 함께 즐기리.

 

‘황고黃姑=하고河鼓’ 견우牽牛의 사투리. 직녀성織女星과 대를 이루는 별.

‘남창북유괘명광南窗北牖挂明光’ ‘광光 용모容의 광光’

남과 북쪽 창에 밝은 빛을 걸어둔 것과 같은 아름답고 화사한 처녀의 얼굴이 보인다.

 

‘연기年紀’ 12년을 일기一紀라고 함.

목성木星이 하늘을 1회전하는 시기를 말하기도 함. 또한 나이를 연기라고 하기도 함.

 

‘요조窈窕’ 얌전하고 아름답다.

‘공류가련수여동空留可憐誰與同’

꽃은 지고 소녀만 허망하게 머물러 있어도 가엽도다 누구와 함께 살려하는가.

꽃을 잃어버리고 홀로 봄을 지내게 된다.

 

<동비백로가東飛伯勞歌>는 남조南朝 양무제梁武帝 소연蕭衍이 민요를 개작한 七言古詩로

곽무천郭茂倩이 <악부시집樂府詩集>에 수록하였다.

이 시는 한 남자가 한 소녀를 연모하는 마음을 묘사한 것이다.

백로와 제비가 동쪽과 서쪽으로 날아오는 것은 정인간의 이별을 비유하고 견우와 직녀가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는 고사故事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질 수 없음을 비유한다.

 

 

●<석견루시초石見樓詩鈔>

조선 정조正祖 때 이복현李復鉉의 시집.

철종哲宗 8년(1857)에 그 증손 응인應寅이 수집 간행하였다.

 

이복현李復鉉(1767년 영조43-1853년 철종4)

자:견심見心, 호:석견루石見樓. 조선 후기의 문신·시인.

 

1786년(정조 10) 참봉으로 관직생활을 시작하여 비인현감·고성군수를 거쳐

1817년(순조 17) 청풍부사가 되었으며 뒤에 첨지중추부사에 올랐다.

 

시를 많이 남겼고 담박하고 탈속적인 시풍으로

이만수李晩秀·서영보徐榮輔·신위申緯·김조순金祖淳·김정희金正喜 등 당시의 문인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이복현의 시는 성당盛唐의 시풍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나 개성이 뚜렷하고 독창성이 있으며

한원閒遠·담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불교적 취향을 드러낸 것이 많아 사상적 배경을 읽을 수 있다.

저서로는 <석현루시초石見樓詩鈔>가 있다.

 

 

●귀조미소歸鳥迷巢

집으로 돌아가는 새가 구름 한 점에 방향감각을 잃고 헤매고 있다.

 

어느 스님이 낙포 선사께 여쭈었다.

"모든 부처님이 한 분의 무심도인보다 부족한 점이 무엇이며

한 분의 무심도인이 모든 부처님을 뛰어넘는 점은 어떠한 것입니까?"

 

이에 낙포선사께서 송頌 했다

 

일편백운횡곡구一片白雲橫谷口 한 조각 흰 구름이 계곡의 입구를 막고 있구나!

기다귀조진미소幾多歸鳥盡迷巢 둥지로 돌아가는 새들이 길을 잃고 헤매고 있구나!

/낙포선사洛浦禪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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