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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도연명陶淵明

5言詩 22. 시작진군참군경곡아작始作鎭軍參軍經曲阿作

시작진군참군경곡아작始作鎭軍參軍經曲阿作

처음으로 진군장군의 참군이 되어 곡아를 지나며 짓다

 

약령기사외弱齡寄事外 젊어서부터 세상사 밖 뜻을 두고

위회재금서委懷在琴書 금琴과 책에 마음 맡겼나니

피갈흔자득被褐欣自得 거친 베옷 입고도 스스로 만족하였고

누공상안여屢空常晏如 자주 쌀독 비어도 항상 마음 편하였다

 

시래구명회時來苟冥會 기회가 참으로 우연히 찾아와

완비게통구宛轡憩通衢 고삐를 돌려 벼슬길 오르게 되었다

투책명신장投策命晨裝 지팡이 던져두고 새벽길 떠날 채비 시키니

잠여원전소暫與園田疎 잠시 전원과 멀어지게 되었다

 

묘묘고주서眇眇孤舟逝 아득히 멀리 외로운 배 떠나니

면면귀사우綿綿歸思紆 끊임없이 돌아오고픈 마음 휘감긴다

아행기불요我行豈不遙 내 갈 길 어찌 멀지 않은가

등강천리여登降千里餘 산 넘고 물 건너 천리 남짓 길

 

목권천도이目倦川途異 눈은 물길 따라 달라지는 경치에 지치고

심념산택거心念山澤居 마음은 산수 속 내 집을 그리워한다

망운참고조望雲慙高鳥 구름을 바라보니 높이 나는 새에 부끄럽고(부끄러울 참慙↔慚)

임수괴유어臨水愧游魚 물가에 임해서는 노니는 물고기에 부끄럽다

 

진상초재금眞想初在襟 진실된 생각 애초부터 가슴속에 있으니

수위형적구誰謂形迹拘 육신에 묶여 있다 누가 말할 수 있으랴

료차빙화천聊且憑化遷 잠시 자연의 변화에 따르지만

종반반생려終反班生廬 결국엔 반고班固가 말한 전원의 집으로 돌아가리라

 

►약령弱齡 젊은 나이.

►위회委懷 마음에 걸리다

►피갈被褐 갈 옷을 입다. 비천한 자가 입는 옷을 몸에 걸침. ‘褐 험한 옷’

►안여晏如 (불안不安하거나 초조한 빛이 없이)태연泰然스러움. (民心 등等이)편안便安하고 太平스러움.

►완비宛轡 말고삐를 늦추다

 

►묘묘眇眇 매우 작은 모양. 아득하게 먼 모양.

►면면綿綿 끊임없이 이어짐.

►‘굽을 우紆’ 굽다, 구부러지다. 굽히다, 구부리다. 얽히다

 

►반고班固(32-92)

반고는 섬서성陕西省 함양시咸阳市 위성구渭城区 출신으로

동한东汉 사학가 반표班彪의 아들로 자는 맹견孟堅이다.

 

동한东汉 광무제光武帝 건무建武 8년(서기 32) 출생하였으며

동한东汉 화제和帝 영원永元 4년인 92년 61세로 사망하였다.

 

반고는 부친의 유업을 계승하여 20여 년에 걸쳐 기紀 12편, 표表 8편, 지志 10편, 전传 70편 등

총 100 편의 한서汉书를 집필하였으나 완성하지 못하고 옥에 갇힌 채 사망하였다.

 

이에 화제和帝가 그 여동생 반소班昭로 하여금 편찬을 계속하도록 하였으나

마무리하지 못하고 죽자 그의 문인이 표表와 천문지天文志를 보완하였다.

 

반고는 또한 동한东汉 전기의 가장 저명한 사부辞賦 작가로

양도부兩都賦, 답빈희答賓戲, 유통부幽通賦 등의 작품이 있다.

 

 

위 시는 평소의 뜻과 부임 도중의 경치 묘사를 통하여 전원생활을 그리는 마음을 표현하였다

마지막 부분의 반생려班生廬는 반고班固의 초가집이란 뜻으로 반고의 <유통부幽通賦>에 있는

종보기이이칙終保己而貽則 끝까지 자기를 지키고 바른 법도를 남겼으며

이지인지소려里止仁之所廬 어진 인덕이 깃드는 집에 살다

라는 구절로 자기 아버지 반표班彪의 덕을 높인 말인데 도연명 역시 그렇게 살겠다는 다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