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5권 6-2
6 충蟲 벌레
2 촉직促織 귀뚜라미
야정천여소夜靜天如掃 밤이 하 고요하니 하늘을 쓸어낸 듯한데
공당월색명空堂月色明 빈 당엔 달빛만 하얗게 밝았네.
초근음갱고草根吟更苦 풀 밑에선 신음소리 더욱 괴롭고
상하소중정床下訴中情 상 밑에선 속마음을 하소연 하네
옥체풍초동玉砌風初動 옥뜰에 비로소 바람 움직이고
은하로이경銀河露已傾 은하수엔 벌써 이슬이 기울었네.
성성뇌인의聲聲惱人意 소리마다 사람 마음 아프게 하니
청이기수성聽爾起愁城 네 소리 들으면 걱정거리 일어나네.
►촉직促織
귀뚜라미를 말하는데 우는 소리가 마치 베 짜는 소리와 같으므로 가을이 되었으니
사람에게 빨리 베 짜라고 재촉한다는 뜻에서 이렇게 불렀다 한다.
<귀뚜라미>
절지동물문 메뚜기목에 속하는 귀뚜라미과는 긴꼬리류, 방울벌레류, 땅강아지 및 귀뚜라미들을 포함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약 900종이 기록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40여 종이 알려져 있다.
1
동물 메뚜기목 귀뚜라밋과의 곤충을 통틀어 이르는 말.
애귀뚜라미, 알락귀뚜라미, 왕귀뚜라미 따위가 있다.
2.
동물 귀뚜라밋과의 곤충.
몸은 진한 갈색에 복잡한 얼룩점이 있으며 8~10월에 나타나
풀밭이나 뜰 안에 살면서 수컷이 가을을 알리듯이 운다.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 널리 분포한다.
►옥체玉砌=옥계玉階 대궐안의 섬돌. 섬돌의 美稱
●<詩經 국풍國風 제10 당풍唐風> 실솔蟋蟀 뀌뚜라미
【毛詩 序】
실솔蟋蟀 자진희공야刺晉僖公也 <실솔蟋蟀>은 진晉나라 희공僖公을 풍자한 詩이다.
검불중례儉不中禮 검소하여 禮에 맞지 않았기 때문에
고작시시이민지故作是詩以閔之 이 시를 지어 그로써 민망하게 여기고
욕기급시이례자우락야欲其及時以禮自虞樂也 그때에 미쳐 禮로써 스스로 근심을 노래하고자 하였다.
차진야此晉也 이위지당而謂之唐 이 진晉나라 詩인데 일컫기를 당풍이라 하며
본기풍속本其風俗 우심사원憂深思遠 본래 그 풍속은 근심이 깊고 생각이 원대하여
검이용례儉而用禮 검소하면서 禮를 따르니
내유요지유풍언乃有堯之遺風焉 이에 요堯임금의 유풍이 그곳에 있었다.
실솔재당蟋蟀在堂 세율기모歲聿其莫 귀뚜라미 문밖에 이르니 해가 드디어 저무는구나.
금아불락今我不樂 일월기제日月其除 지금 내가 즐기지 않으면 세월이 그냥 가버리네
무이대강無已大康 직사기거職思其居 너무 즐기려 하지 말고 일하여 살 생각도 해야지
호락무황好樂無荒 량사구구良士瞿瞿 놀기 좋아해도 지나침 없는 어진관리는 조심하네.
실솔재당蟋蟀在堂 세율기서歲聿其逝 귀뚜라미 문밖에 이르니 해가 드디어 지나가구나
금아불락今我不樂 일월기매日月其邁 지금 내가 즐기지 않으면 세월이 그냥 멀어지네
무이대강無已大康 직사기외職思其外 너무 즐기려 하지 말고 바깥일도 생각해야지
호락무황好樂無荒 량사궐궐良士蹶蹶 놀기 좋아해도 지나침 없는 어진 관리 부지런하네.
실솔재당蟋蟀在堂 역차기휴役車其休 귀뚜라미 문밖에 이르니 일하는 수레도 쉬는구나.
금아불락今我不樂 일월기도日月其慆 지금 내가 즐기지 않으면 세월이 그냥 묻힌다네.
무이대강無已大康 직사기우職思其憂 너무 즐기려 하지 말고 어려운 일도 생각해야지
호락무황好樂無荒 량사휴휴良士休休 놀기 좋아해도 지나침 없는 어진 관리는 분발하네.
옛사람들의 詩의 기본은 <詩經>이다.
<詩經>은 孔子의 작품이 아니다.
孔子는 <詩經>을 편집했고 아들과 제자들에게 <詩經>으로 이끌었다.
‘述而不作’으로
한글이 창제되기 전의 한자 문화권 사람들은 한문에 동화되어야 했고 文人들은 <詩經>이 바탕이 되었다.
漢詩/韓詩와 한문을 이해하는데에는 알맞는 전거典據가 필요하다
매월당 詩 또한 <詩經>의 내용을 끌어와야 이해될 뿐 아니라 많은 詩들이 전거典據를 필요로 한다.
오직 ‘述而不作’으로 많은 사람들의 觀點을 보고자 여기저기서 타인의 글들을 가져오지만 진흙탕이다.
/空空(無無)
●촉직促織 귀뚜라미/서거정徐居正(1420 세종2-1488 성종19)
추소독불매秋宵獨不寐 가을밤에 홀로 잠 못 이루는데
촉직이지음促織爾知音 귀뚜라미 네가 내 마음을 아는구나.
절절여상어切切如相語 간절懇切하게 서로 이야기 나누는 듯하고
처처역공음淒淒亦共吟 슬프고 처량凄涼하게 함께 읊는 듯하네.
수두풍경향樹頭風更響 나무 꼭대기에는 바람 소리가 더욱 울리고
옥각월초침屋角月初沈 용마루 끝에는 달이 비로소 잠기는구나.
입이성상속入耳聲相續 소리가 계속 이어져 들리니
기어강개심其於慷慨心 서러운 마음을 어찌한단 말인가.
●촉직促織/이제현李齊賢(1287 충렬왕13-1367 공민왕16)
촉직복촉직促織復促織 베 짜라 재촉하고 또 베 짜라 재촉하는데
애명하측측哀鳴何惻惻 슬피 우는 것이 어찌 그리도 불쌍한고.
종석롱기저終夕弄機杼 밤새도록 베틀의 북을 놀려대어도
평명무촌루平明無寸縷 아침에는 한 치의 베도 없구나.
리부재문루사천嫠婦才聞淚似泉 과부들 이 소리 듣고 눈물이 샘솟듯 하고
정부일청조주안征夫一聽凋朱顔 출정한 군사들도 한 번 들고 붉어진 얼굴에 주름살 낀다네.
춘풍융난화착자春風融暖花着子 봄바람 따뜻하면 꽃은 열매 맺고
하경서장연성루夏景舒長燕成壘 여름철 기나긴 날 제비도 집을 짓는데
호위부자모胡爲不自謀 어찌하여 너 자신 생각지 않다가
직대상청로랭방지추直待霜淸露冷方知秋 찬 이슬과 된서리가 내려야만 가을을 깨닫느냐,
촉직이하우促織爾何愚 귀뚜라미야 너는 어찌 그렇게 어리석은가,
일월기긍위이유수유日月豈肯爲爾留須臾 잠깐인들 세월이 어찌 너를 위해서 머물까?
'韓詩 > 매월당집梅月堂集'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월당 시집 제5권 6-4 (0) | 2025.03.10 |
---|---|
매월당 시집 제5권 6-3 (0) | 2025.03.10 |
매월당 시집 제5권 6-1 (0) | 2025.03.10 |
매월당 시집 제5권 5-4 (0) | 2025.03.10 |
매월당 시집 제5권 5-3 (0) | 2025.03.10 |